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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모자의 용도란 햇빛 가리개와 얼굴을 조금 감추고 싶을때다. 멋스러움을 느끼고 싶을때 쓰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드문 일. 내가 뭐 모델도 아니고. 하지만 예쁜 모자에 대한 로망은 있다. 예를 들면 하얀 마가렛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곳에 갔을때, 몇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해야 할때 모자를 쓴다면 더 우아하게 보이겠지하는 생각을 했던 적은 있다. 패션을 위해 쓴 모자 말고 모자 속에 감춰진 뭔가 마력이 있다면. 우리는 그 모자를 갖기 위해 갖은 수를 쓰지 않을까.
소제택의 재무담당자 다니엘 메르시에는 아내와 아이가 여행가고 없는 어느 날 저녁 기분 전환 삼아 고급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겨우 자리를 구해 앉아 있을때 프랑스 대통령인 프랑수아 미테랑이 식당에 들어왔다. 그것도 자신의 옆자리로 말이다. 붉은 염교 식초를 한 숟가락 떠서 굴에 부어 먹고 있을 때였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쓰던 모자가 놓여 있었다. 그것을 본 다니엘은 그 모자를 집어 갔다.
모자 하나가 나에게 모자를 쓰지 않은 자들에 대한 권위를 부여해 주는 것 같군, 하고 그는 생각했다. (42페이지)
모자가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모자를 쓴 뒤로 다니엘은 재무 팀장에게 맞설 수 있었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는 다른 지방의 재무 팀장으로 가게 되었다. 모자 때문이었다. 모자 하나가 그를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모자가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은 건 다니엘 뿐만 아니라 몇 년 동안 유부남과 사랑을 이어오던 파니 마르캉에게도 결단의 시간을 주었고, 오랫동안 새로운 향수를 만들지 못하던 피에르 아슬랑에게도 새로운 향수를 만들게 해주었다. 늘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랐던 베르나르 또한 자신의 결정으로 현대 미술 작품을 고를 수 있었던 용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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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모자 위에 손을 얹었다. 손에 힘을 주면 줄수록 정신이 자유롭고 홀가분해지는 것 같았다. 그는 마치 아주 오래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가령 인생이 아직 길어 보이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청소년 시절로. (205페이지)
이처럼 삶은 어느 한 순간에 결정된다. 꼭 그게 모자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누구에게는 애틋한 모자지만, 누군가의 모자라는 이유만으로도 왠지 새로운 삶을 살게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행운이라고 부른다.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용기를 얻은 것도 모자로 인한 행운이었다. 모자로 이어지는 행운의 릴레이였다.
내가 혹시 프랑수아 미테랑 아니 어느 유명인의 모자를 주었다면 어떻게 될까. 나는 무엇에 대한 용기를 얻고, 용기로 인해 어떤 행운이 올까. 일단 유명인의 모자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흥겹고 뿌듯하겠지만, 행운이 함께 한다면 더 즐거울 것도 같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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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테랑 대통령의 모자가 가는 곳에 함께 따라다니는 것은 무엇일까. 결과적으로는 행운이 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첫번째 남자에게는 자신감이었고, 두번째 여자에게는 결단이었고, 세번째 남자에게는 용기였고 네번째 남자에게 모자는 혁신의 또다른 이름이었다. 말을 고르느라 헛수고를 했지만, 사실은 그게 그거다. 어쨌든 미테랑 대통령이 식당에서 두고 간 모자가 우연히 누군가에게로 오면 그 모자를 가진 사람의 인생에는 행운이 뒤따랐다. 다니엘이 그 모자를 처음으로 경험(?)하고 기차에 두고 내렸을 때는 저런 이걸 어째 싶어, 내 일처럼 안타까왔으나, 그런 식으로 모자가 돌고 돌아 다른 사람에게도 다른 종류의 행운을 가져다 줄 거란 건 충분히 짐작할만 하다. 내게도 잠시나마 이런 행운이 생겼으면 싶었다. 모자를 쓰게 되면, 나에겐 어떤 일이 생길까. 늘 동료에게 치이기만 하고, 누구나 가지고 있는 최신영화 케이블 채널 이용권도 없는 찌질남이 아내와 아들이 여행간 사이에 밥해먹기가 귀찮아 들른 곳이 값비싼 식당이었다. 젊었을 때는 돈이 없어서 못간 곳에는 나중에 돈이 있어도 그 젊은 시절 못갔던 시간들을 묘한 마음으로 뒤돌아보게 된다. 그 때 가지 못했던 곳은 지금 가봤자 아무 의미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아내도 없는데.. 그래도 다니엘은 저벅저벅 들어가서 물쓰듯 해산물 모둠 요리를 시키고 값비싼 와인을 시켰다. 그리고 미테랑 대통령 일행이 자신의 옆자리에 동석하게 되는 경험을 한다. 이런 절묘한 우연에 다니엘은 가슴뛰는 경험을 했는데, 더욱 더 큰 행운은 대통령이 자신의 좌석 위에 두었던 모자를 챙겨가지 않은 데 있었던 거다. 그는 대통령의 모자를 쓰고, 무언가 자신도 모르게 보이지 않는 어떤 '나노입자'가 자신의 정신에 작용을 해서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풍부한 영감과 생각과 아이디어와 유창함과 자신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그는 중요한 발표에 핵심을 찌르고 잘 발표해서 자신을 눌러 찍던 동료를 물리고 승진을 거듭한다. 머리카락에서 힘이 생기는 삼손처럼, 그는 모자에서 자신감과 능력이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아뿔사 그것을 기차에 두고내린 것이다. 결혼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 이름은 파니. 몰래 하는 사랑이 괴로워진 것은 어느 날 남자가, 사랑한다고, 아내와 이혼할 거라고 말하면서부터다. 가볍던 만남은 여자에게 사랑이라는 환상을 심었고 몇평짜리 작은 호텔방 이외의 공간에서는 서로를 만날 수 없는 처지에서 오로지 기댈 것은 남자의 결단이다.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해. 그 시간이 의미하는 것, 그리고 시간이 가져오게 될 결과를 왜 사람들의 눈을 속여, 밝은 대 함께 걸을 수도 없는 처지의 결혼한 남자에게서 예측하지 못했겠는가. 만남은 관성을 낳고, 그 관성 속에서 같은 속도로 반복되는 일상을 깨뜨릴 용기가 필요했으리라. 기차에서 주운 모자가 그 여자에게 씌어졌을 때, 소설을 쓰던 그 여자는 호텔에서 바지 벗고 기다리고 있던 남자가 웬 모자냐, 누구 모자냐, 어떤 남자가 줬느냐고 하자, 소설을 쓴다 아니 말한다. 섹스를 끝낸 후, 타인의 사람이 되어 버리는 남자에게 질투할 수 없었던 여자는 모자의 존재로 인해 자신을 질투하는 남자에게 가상의 모자의 주인을 만들어낸다.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끝나는 거 참 쉽다. 그 길로 남자는 바지를 주워입고 냉정하게 호텔을 떠난다. 한 번도 붙잡지 않은 채로. 사실인지 아닌지 더 묻지도 않은 채로. 모자는 그녀에게, 결단을 주었다. 피에르는 8년째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우울증 상담을 받고 반폐인인 채로 살고 있는 조향사다. 절대 후각의 지존으로, 코로 들어오는 공기중에 포함된 단 하나의 분자까지 정확하게 감지하여 성분을 알아낸다. 공원 벤치에서 발견한 모자 덕에 그는 우울증에서 빠져나와 획기적인 새로운 향기를 만들어낸다. 보수적 프랑스 귀족들과만 사교하며 화석처럼 변하지 않을 낡은 가치를 최고의 가치로 알며 살아가던 베르나르의 모자가 어느 식당에서 바뀌었을 때 그는 기적적으로 자신이 그 화석을 부수고 나와 살아있는 생명이 되고자 했다. 처음으로 자기 생각을 말하고, 자신의 예술적 취향을 분명히 하고, 무엇을 지지하는지를 확실히 한다. 그자들은 화석이야 영원히 아무것도 바뀌지 않기만을 바라며 오래된 아파트에서 예전과 똑같은 실내장식 안에 머물러 있는 화석들 185 그가 속한 세계는 더 이상 그를 자기편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간혹, 인생이 당신을 어디론가 인도하면 당신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갈림길로 들어서게 된다. 운명의 gps가 정해 준 경로를 따라가지 않게 되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음을 알려주는 표지판도 없다. 이를테면 우리 존재의 버뮤다 삼각지대는 신화이면서 동시에 현실인 것이다. 유일하게 확실한 한가지는 이 난기류 지역에 일단 들어서게 되면 당신은 절대로 원래 가려던 항로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이다. 지옥은 바로 타인이라고 좌파의 거두 사르트르가 말했는데, 그의 말이 옳았다. (...) 익숙한 바위에만 딱 달라 붙어 사는 홍합들처럼 자기들의 신념에만 매달리는 편협한 정신의 빈대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가 신봉해 왔던 원칙들이 그가 가하는 비판에 의해 하나씩 차례로 무너져 내리면서 그는 날개가 솟아오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204~205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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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어떤 사람의 모자라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의 특징이 옮겨질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한다면 천재들의 물건을 서로 가지려고 하지 않을까. 1981년 사회당 후보로 프랑스 대통령이 되었던 미테랑의 모자를 주요 소재로 다루고 있다. 물론 소설은 픽션이었는데, 실제 이름이 종종 등장하였다. 사회당 대통령의 당선은 프랑스에서 조차 놀라운 일인가 보다. 대통령은 모자를 두고 가는 실수를 하고 모자는 여러 사람에게로 흘러간다. 모자를 주운 사람들은 저마다 변화가 찾아왔다. 그 변화는 자신 안의 재능을 돋보이게 해준다든지, 잃어버렸던 능력을 되찾게 해준다든지, 새로운 안목으로 사람들 속에서 부각 되는 것이었다.
대통령의 모자를 첫 번째로 주운 사람은 다니엘 이었다. 다니엘은 재무 담당 직원으로 스트레스 받고 있는 중에 아내와 아이들만의 여행을 떠나 홀로 식사하기 위해 식당에 찾았다가 대통령과 만났다. 옆 테이블에서 우연한 만남. 갖가지 환상을 했던 다니엘은 정말로 대통령의 모자를 줍는 행운을 얻게 된다. 모자 안쪽에는 금박으로 된 이니셜이 있었다. F.M 너무 고습러워 보이는 모자였으며, 행운을 줄 것 같은 느낌을 품게 되었다. 당연히 다니엘은 모자에 빠져 지내게 되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자랑을 늘어놓는다. 회사에서도 승진하게 되었다. 그러나 공원에서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다. 나중에 다니엘은 모자를 되찾기 위해 수소문 하고, 사설 탐정인 척 커피숍에 가서 장부를 보기도 하였다.
파니라는 여학생이 모자를 주웠다. 그녀는 유부남과 몰래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 불안한 밀회가 계속되는데, 유부남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모자를 보더니 질투심에 불타 오른다. 남자 모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심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모자가 너무 멋졌기 때문일까, 도통 질투를 모르던 남자였는데 모자 앞에서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다. 파니는 그 남자와의 만남을 그만두고, 모자와 관련된 단편 소설을 써서 상을 받게 된다. 그녀는 서점을 운영한다. 그녀도 모자를 잃어버렸다.
모자는 조향사 피에르에게 넘어갔다. 피에르는 천재적인 감각으로 향수를 만드는 사람인데, 최근에는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재능이 사라졌다고 여기던 순간, 모자와 함께 그의 재능은 다시금 흘러 나오게 된다. 우울증 치료를 받느라 고액의 정신과 상담 중이었던 피에르는 상담을 종료 하고, 드디어 신비한 향수를 세상에 내놓게 된다. 또 다른 남자, 베르나르는 보수적인 아내와 그 친구들 사이에서 괴로워 한다. 그와 그들의 마인드는 다르다. 아내와 친구들은 그의 취향을 놀리고 조롱한다. 참다 못한 그는 아내의 친구들과 다툰다. 무언가 결심한 베르나르는 자신의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서인지, 화랑을 찾아가 진보적인 취향의 신진 작가의 그림을 대거 구입하는데, 그의 안목은 성공적이었다.
모자를 가진 사람은 자신감이 늘었고, 잠재되어 있던 새로운 능력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모자는 사람을 변신하도록 도와주었다. 마이클 잭슨이 모자를 쓰고 현란한 춤을 추듯이 말이다. 현실의 인물들과 모자가 가질 수 있는 환타지적인 요소들을 조합하여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저자가 유쾌하고 기발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같았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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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하나로 인생이 바뀐다?
사실 모자 하나가 문제가 아닙니다 자신속의 꼭꼭 숨겨져 있던 자의식이나 두려움 주저함 등이 갖고 있던 능력마져 깕아 먹어버려서 자신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했기 때문에 인생이 힘들었던 것은 아닌가 싶어요
인생의 누구의 것도 아니고 자기 자신의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누구나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말이지만 진정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가기가 힘이 듭니다 누군가의 가족이거나 주변의 시선이 신경쓰이고 자신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삶이 무너지까 두려움이 앞으로 나가거나 자신의 틀을 깨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의 모자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잃어버린 모자가 힘을 주고 없던 자신감을 준것처럼 느낄수 있지만 이것은 자기 내면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을뿐 인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을 믿고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간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데요 나이가 들수록 작아지고 삶의 중심이 자기 자신이 아닌게 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도 힘을 주기도 할것 같아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프랑스 대통령의 모자를 만나 인생을 바꿀수 있었듯이 누군가에게 프랑스 대통력의 모자 같은 사람이 될수 있었으면 좋겠고 꼭 대통령의 모자가 없더라도 두려움이 지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책이었는데요 두껍지 않고 분량도 많지 않더라구요 이야기속 등장인물에 감정 이입을 하면서 읽게 되고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이 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읽게 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현실에서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나 요술램프를 만나기는 힘이 듭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바꿀수 있는 힘은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 책페이지를 덮으면서 긍정의 힘을 가득 얻은것 같아서 힘이 나네요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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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가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우리의 삶에도 어느 순간 찾아오는 터닝포인트가 있다. 어떤 모서리를 돌면 어느 순간 우리 인생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인생을 뒤바꾸는 그 모서리는 눈치채기 어려울 만큼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서 비롯되어 만들어지곤 한다. 나도 모르게 모서리를 돌아 나아가다가 어느 순간 풍경이 바뀌어 있음을 깨닫고 뒤를 돌아보면 이미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어떻게 될는지 알 수 없다. 어느 순간 내가 인생의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늘 왼쪽 길로만 다니던 사람이 어느 날은 오른쪽 길로 들어섰을 때 그의 인생이 바뀔 수 있고, 어제처럼 오늘도 그 왼쪽 길로 들어섰는데 그전까지와는 다른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든 내 인생의 방향을 결정지을 터닝포인트가 다가온 순간 내가 그곳을 돌아 다른 길로 갈 수 있을 만큼 용기를 지니고, 준비가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일 터이다. <프랑스 대통령의 모자>는 바로 이러한 터닝포인트를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모두 인생의 지루한 진창에 발목이 붙들려 있다. 그런 그들이 어느 순간 소설 속 배경이 되는 시대에 대통령을 지내던 프랑수아 미테랑의 모자를 수중에 넣게 된다. 처음으로 혼자 고급 레스토랑에 가게 된 다니엘의 바로 옆자리에 미테랑 대통령이 측근들과 함께 와서 식사를 한다. 그가 놓고 간 모자를 다니엘은 냉큼 주워 제 머리에 얹고 식당을 빠져나온다. 미테랑의 모자를 옆에 둔 그는 회사에서 멋진 언변으로 자신의 실력을 선보인다. 그날따라 알 수 없는 용기가 솟아난 것이다. 재무부 전체 수장이 참여한 회의에서 부실한 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다니엘의 모습은 빛나보였다. 결국 그는 승진을 하여 루앙의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지만, 모자를 잃어버린다. 비를 피하기 위해 기차에서 주운 모자를 쓰게 된 스물일곱 살의 아가씨 파니는 유부남 에두아르와 만나고 있다. 기차를 타고 가는 것도 그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웬 남자의 모자를 쓰고 나타난 파니를 본 에두아르는 전에 없던 질투를 한다. 어쩐지 재미있어진 파니는 모자를 사준 남자와 만나고 있다고 말해 버린다. 말은 더욱 앞서나가고, 그간 아내와 헤어지겠다고 빈말만 거듭하던 에두아르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하기에 이른다. 계속되는 파니의 재촉에 질려있던 에두아르는 화를 내는 척하면서 옳다구나, 호텔 방에서 빠져나간다. 늘 글쓰기를 꿈꿔왔던 파니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진짜 소설을 쓴다. 그리고 문학적 감성이 이끄는 대로 모자를 공원의 빈 벤치에 놓아 둔다. 벤치에서 모자를 주워든 사람은 한물 간 조향사 피에르 아슬랑. 그는 8년째 새로운 향수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주운 신사 모자는 잘 나가던 시절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그가 꾀죄죄한 머리 위에 모자를 얹은 모습을 본 그의 아내는 별다른 말 없이 '턱수염과 모자가 안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한다. 늘 인내하며 기다려주는 아내와, 피아니스트인 그녀가 반복해 치는 피아노 소절, 어울리지 않는 모자와 턱수염. 그는 마침내 지저분한 턱수염을 깨끗이 밀어버린다. 모습이 달라진 그에게 사람들은 좋아보인다고 말하기 시작했고, 그는 '다시금 타인의 시선 속에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넝마 같은 패딩을 불꽃 속에 던져버리고, 거리에서 사람들의 향수 맞추기 연습도 시도하며 그는 달라진다. TV 속에서 미테랑이 신년연설을 하는 동안 피에르는 낯설지만 매혹적인 향기를 맡는다. 눈에 젖었던 모자가 말라가며 나는 냄새였다. 그는 드디어 새로운 향수를 조향해내어 최고의 조향사로 재등극한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찾은 레스토랑에서 다른 사람의 모자를 쓰고 나온다. 한때 귀족이었던 집안 사람들의 모임은 베르나르 라발리에르에겐 지루하기만 하다. 음식은 그야말로 보잘것없으며 대화가 재미있지도 않다. 그들 가족이 방문했던 레스토랑에서 만난 아름다운 피아니스트에 대해 시작된 이야기는 문화 전반에 대한 비난으로 발전하고, 급기야 미테랑에 대한 빈정거림에까지 이른다. 심사가 좋지 않던 베르나르는 이에 딴지를 건다. 이 보수주의자들의 모임에서 베르나르는 배신자 취급을 받는다. 진력을 내며 집으로 돌아오지만, 자신의 집 풍경이 그들의 집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처음으로 보수 신문이 아닌 진보 신문을 산다. 그가 사는 건물에서 유일하게 진보 신문을 읽던 인물과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고, 이 만남은 다시 진보주의자들과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집에 있던 망가진 시계를 장식하는 그림을 확 치워버리고 싶던 베르나르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미술관에 작품이 전시조차 되지 않던 화가 바스키아의 작품을 여럿 구입한다. 그리고 귀족 집안의 냄새를 짙게 풍기는 집 안 인테리어를 현대적으로 바꾼다. 내내 이 '마법의 모자'를 뒤쫓던 다니엘은 신문을 사기 위해 거리로 나온 베르나르의 머리 위에서 모자를 훔쳐 달아난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떠난 이탈리아 여행. 그곳에서 그는 우연히 모자없이 거닐고 있는 미테랑을 보고, 모자를 돌려주기로 마음먹는다.
다니엘은 빵 한 조각을 집어 버터를 바른 다음 식초를 살짝 찍었다. 식당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을 때면 그가 늘 하는 일종의 의식이었다. 식초의 맛을 차가운 백포도주의 맛이 날려 버렸다. 그는 흡족함에 겨워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는데 그 소리가 거의 탄식에 가까웠다. 그렇다, 이제야 그는 자기 자신과 새롭게 만난 것이다. 드디어 잘게 부순 얼음 위에 해산물이 종류별로 가지런히 놓인 접시가 도착했다. 먼저 굴을 한 개 집어 든 그는 4등분한 레몬 한 조각을 그 위로 가져가 지그시 눌렀다. 레몬 즙 한 방울이 굴의 표면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 위에 떨어지자 굴은 즉시 몸을 움츠렸다. 굴의 표면에서 번져 나오는 무지갯빛 광채에 정신이 온통 사로잡힌 다니엘은 종업원이 바로 옆자리 테이블을 약간 옆으로 옮기는 것도 보는 둥 마는 둥이었다. (p. 19) 다니엘이 식당에서 와인과 해물모둠을 주문해 먹는 장면이 너무나 맛깔나 보여 나도 모르게 입에 침이 고였다. 해산물은 엄청 좋아하지만 사실 굴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도 살짝 비릿한 굴 향과 시큼한 레몬 향, 레몬 즙에 수축하는 굴의 모습이 그대로 상상됐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음식을 먹는 주인공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그래서 미테랑 대통령이 측근들과 함께 도착해 다니엘의 신경이 온통 그쪽에 쏠려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기계적으로 먹게 됐을 때는 안타깝기조차 했다. 현장에 있는 것이 나라도 그랬을 테지만, 난 프랑스의 독자가 아닌 한국의 독자로서 미테랑보다는 싱싱한 해산물 쪽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앞으로 굴에 염교 식초를 쳐서 먹을 때마다 미테랑이 측근에게 한 말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한 부분에선 미소를 짓고 말았다. '내가 지난주에 헬무트 콜에게 그 얘길 했지......' 대단한 문장도 아니지만 인간의 오감이 기억을 자극하는 측면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다니엘은 전혀 뜬금없이 굴과 미테랑 사이에 이어진 추억을 갖게 됐다. 단지 그저 그 특별한 순간 들려온 문장이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미테랑의 모자를 갖게 된 사람들은 모두들 그들이 원하던 인정을 받는다. 다니엘은 자신이 다니던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파니는 그녀의 가치를 몰라주던 남자에게서 벗어나 그녀가 꿈꾸던 다른 남자에게 인정받는 동시에, 작가로서도 인정을 받는다. 피에르는 한물 가기는커녕 다시 돌아온 뛰어난 조향사로서 인정받으며, 베르나르는 흘러간 옛 시대가 아닌 그가 현재 살고 있는 시대에 속해 있는 인물로서 인정받는다. 모자가 진짜로 마법의 힘을 지녔기 때문에 그들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단지 모자는 그들이 답을 알고 있었지만 행하지 못했던 일을 행하는 계기를 우연찮게 만들어 주었을 뿐이었다. 결국 답은 그들 스스로가 내린 데 지나지 않는다. 때로는 인생이 제멋대로 흘러간다 싶더라도 언제나 그 커다란 흐름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니까. 세 가지 향이 뒤섞여 실내의 온기 속에서 균형을 찾아 가는 중이었다. 완벽한 융합, 이상적인 결합. 피에르가 잠시 숨을 멈추고 얼굴을 모자 가까이로 가져가자, 그 순간 시간이 멈추었다. 그는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솔스티스와 오다드리앵, 그리고 불에 타는 나무 냄새, 이 세 가지 요소의 황홀하고 내재적인 완벽한 균형. 수정 결정처럼 완벽한 전혀 새로운 향기. 천사의 향조. 아슬랭의 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가 8년 동안 마주치지 못했던 천사의 향조. 그만의 비밀스러운 뮤즈가 한 해의 마지막 순간에 다시금 미소를 보내 오다니. 그는 두 눈을 감고 이 비물질적인 혼합물이 그의 몸 안에 스며들 때까지, 그의 핏속에 도달할 때까지, 그의 혈관을 가득 채우고 혈구와 하나가 되어 그의 온몸을 돌며, 그의 안에 깃들어 있는 잠자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그가 1970년대 말 어느 저녁에 불태워 버린 그곳의 미로를 모두 깨울 때까지 들이마셨다. (p. 125) 프랑수아 미테랑은 프랑스가 필요로 하던 보다 나은 삶의 질 향상을 이루게 해준 인물이다. 그는 프랑스 최초로 좌파 정당 출신으로서 대통령 자리에 올라 많은 업적을 이뤘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위대한 프랑스를 주창하며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주도했고 프랑스 국민들에게 국민으로서의 당당한 자부심을 심어준 역사상 세 명의 지도자를 꼽으라면 아마도 프랑스인들은 나폴레옹과 드골, 미테랑을 꼽을 것'이라고 한다. 미테랑은 프랑스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프랑스에선 여전히 사랑받는 인물이다. 모자의 주인이 반드시 미테랑이어야 했을 이유는 없으나 미테랑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럴 듯한 마법을 부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여담이지만, 어쩌면 프랑수아 미테랑도 이 모자 때문에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대통령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 재밌는 상상이다. 가볍게 술술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진짜 마법의 모자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인생이 달라졌다. 그들이 갖고 있던 문제는, 책을 통해 보아서는 무겁지 않으나 실제로는 전혀 가볍지 않았을 그런 문제이다. 그래서 그들의 문제들이 사라지고 한 발 앞으로 발전해나간 것이 부러웠다. 나에게도 마법의 모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앞에서 적었듯 중요한 것은 모자의 유무가 아니라 그 모자를 갖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이다. 아마도 모자가 행동하지 않는 사람에게 갔다면 모자는 그냥 모자로만 남고 다시는 본래 주인에게로 되돌아가지 못했으리라. 이 책은 '독서의 즐거움을 기준으로 삼는 '여행자의 릴레이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확실히 즐거운 독서였다. 그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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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를 직역하자면 '미테랑의 모자'이다. 한마디로 이 소설은 미테랑 대통령에 대한 오마주라고 할 수 있다. 미테랑 대통령이 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그가 쓰고 온 모자를 놓고 가게 되는데, 최근 회사의 상사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다니엘 메르시에라는 남성이 미테랑 대통령 일행과 바로 옆자리에서 식사를 하다가 대통령이 놓고 간 모자를 발견하고 가져가게 된다. 대통령의 모자를 쓰게 된 이 남성은 그 후 회사에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논리적으로 발언하게 되고 자신의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새로운 부임지로 가게 되는 기차안에 그만 실수로 모자를 놓고 내린다. 이후 이 모자는 유부남과 지지부진한 관계를 끌어오던 파니라는 한 젊은 여자의 손에 들어가고 모자의 힘으로 우유부단한 유부남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모자에 관한 글로 원하던 문학상을 위한 작품을 완성한 파니는 모자를 공원의 벤치에 두고 절대 후각으로 성공했지만 오랫동안 새로운 향수를 발명하지 못한 한 조향사가 이 모자를 줍게 된다. 그리고 이 모자는 다시 정치적 성향까지 남들 눈치를 보며 맞춰야만했던 한 남자의 손에 들어가는데 ...이렇게 미테랑 대통령의 모자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그 사람들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결국 모자는 여러 사람의 인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후 다시 미테랑 대통령에게 돌아오게 되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게 된 경위를 보여주는 '뒷이야기'는 깜짝 반전을 선사한다. 어딘지 알라딘의 마술램프를 생각나게 하는 이 작품은 단순하고 무겁지 않은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묵중한 긍정의 에너지를 선사해준다. 대통령의 옆자리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대통령을 향한 경외감을 온 몸으로 분출하는 다니엘의 이야기나, 극우파들 앞에서 당당하게 미테랑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게 되는 베르나르의 에피소드를 보면 작가가 미테랑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극명히 드러난다.
소설을 읽고 가장 하고 싶었던 건, 레몬즙을 짜 넣은 싱싱한 굴에 핫소스를 한방울 떨어뜨려 먹고 싶다는 것이었고, 실제로 한 일은 모자 쓴 미테랑 대통령의 사진을 찾아보는 일이었다. 구글에서 열심히 찾아봤는데도 의외로 모자를 쓴 미테랑의 사진은 거의 없었고 딱 하나 발견! 이 모자 안에 F.M.이라는 이니셜에 금실로 새겨져 있고 모자의 가죽 테두리 속에 '보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메세지가 적힌 종이쪽지가 숨겨져 있다고 상상해보시라. 당장 이 소설을 읽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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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라는 명칭이 지니는 무게와 위압감과 쉽게 근접할 수 없는 의엄이 대통령의 모자라는 상징성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한 대통령을 표현한 것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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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적 의미가 지니는 가치는 상당하다. 그래서 기업은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자신들이 만든 물건을 팔기위해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사람들을 모델로 기용하는데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인기있는 모델이 사용하는 물건을 자신도 사용함으로써 동질감 같은 심리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순한 인기인을 넘어 한 나라의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사용한 물건을 우연한 기회에 얻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프랑스 대통령의 모자』에선 이런 흥미로운 설정에서 이야기가 출발한다. 지난 2012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출간된 이 책은 1980년대의 파리르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81년에서 1995년까지 재임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파리에 위치한 어느 식당에서 모자를 잃어버리게 되고 이를 우연한 기회에 그 옆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한 회계사가 줍게 죄면서 일어난다.
회계사인 다니엘 메르시는 아내와 아들이 친정인 노르망디에 가고 혼자 있게 된 어느 날 홀로 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린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다니엘 옆에는 미테랑 대통령이 자신의 일행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식사가 끝난 후 미테랑 대통령이 모자를 두고 간 것을 다니엘은 발견한다.
이 모자를 얻게 된 다니엘은 그때부터 어딘가 모르게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데 그만 이동 중에 기차안에서 모자를 놓고 내려버린다. 이후 프랑스 대통령의 모자는 한 파니라는 한 여성의 손에 들어가는데 이전까지 파니는 유부남과 사귀면서 그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었지만 모자를 얻게 된 이후로는 이 관계를 깔끔하게 청산한다. 나아가 그녀는 모자에 대한 글을 써서 문학상을 타기 위한 작품까지 완성한다. 그런 모자가 이번에는 조향사에게 닿게 되고 다시 한 소심한 남자의 손에 닿게 되는데...
이처럼 모자는 여러 사람들을 거치면서 그들을 긍정적이면서 능력있는 사람들로 변모시킨다. 단순히 대통령의 모자이기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하기엔 놀랍도록 신비로울 정도인데 이미 이러한 변화를 경험한 다니엘이 잃어버린 모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절박해보일 정도이다.
결국 모자는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서 본래의 주인인 미테랑 대통령에게도 돌아온다. 그런데 이후 밝혀지는 이야기가 또 한번 놀라움과 유쾌한 반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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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이 어느 한 물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장나감이 되었든, 인형이 되었든 아이는 잠들기 전까지 그 물건을 놓지 않는다. 아마도 아이는 그 물건에게서 마음의 안정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에 작은 물건에 엄청난 집착을 보이게 되는 것 같다. 행운의 부적처럼 어딜 가든지 함께 하려고 한다. 정말 귀여운 아이의 사랑이다. 어쩌면 우리들에게도 행운과 자신감을 주는 물건이 있다면 쉽게 버리지 못 할 것이다. 더욱이 그 물건이 한 나라의 최고의 자리에 있는 이의 물건이라면, 대통령의 모자라면 정말 버릴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모자가 주인공인 듯한 재미난 이야기다. 우연히 식당에서 대통령의 모자를 주운 다니엘은 승진을 하는 행운을 얻게 되고 그 행운이 왠지 모를 자신감을 주는 모자 덕이라 믿게 된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모자를 분실하고 행운을 찾기위해 모자의 행방을 추적하게 되면서 이 흥미로운 이야기는 펼쳐진다. 유부남과의 오랜 불륜을 청산하고 작가로 훌륭하게 데뷔한 파니, 몇년간의 방황을 접고 신비로운 향수를 만들어낸 피에르, 그리고 안일한 삶에 안주하며 살다가 모자와 함께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삶을 살면서 부와 명성을 함께 얻게 되는 베르나르. 이들 모두가 신비로운 모자와 함께 행운을 맛본다. 신비로운 모자를 잠시나마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들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인생에서 다시 한번 주인공의 자리에 서게 된다. 그런 행운을 가져다주는 신비로운 모자라면 나 또한 가져보고 싶다. 이런 신비한 모자를 찾기위한 다니엘의 노력은 어린 아이들의 집착에 가깝게 느껴진다. 과연 다니엘의 집착은 행운의 모자를 찾게 해줄지, 신비로운 모자는 다니엘의 것이 될수 있을지.. 이 책은 흥미로운 스토리 이외에도 프랑스의 맛난 요리를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그림이나 사진이 없는데도 작가의 섬세한 묘사로 옆에서 함께 먹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신비로운 모자를 쓰고 훌륭한 프랑스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재미나면서도 맛난 책이다. 또, 실제 인물들과 가상의 인물들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서 읽는 동안 검색과 함께 한다면 많은 미술 작품들과 현대 미술가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올 여름 꼭 한번 만나보길 강추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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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무언가'만 있다면 달라질 수는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기는 한다. 물론 그 결정적인 '무언가'라는 것은 조금 추상적인 개념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여기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의 모자가 있다.
한 식당에서 대통령이 우연히 놓고 간 모자를 옆에 앉아 먹고 있던 다니엘 메르시에란 회계사가 그것을 슬쩍 한다. 얼마 뒤 다니엘은 회사 재무 부문 전체 회의에서 재무 팀장 장 말타르의 의견에 일목요연에게 반박한 결과 승진을 하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지사로 부임하기 위해 이사를 하던 중 기차에 모자를 두고 내린다. 그날 저녁 유부남인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끊어내야할지 말지고민하고 있었던 파니 마르캉은 열차에서 모자를 줍는다. 그리곤 새로운 사람이 된 것같은 느낌에 휩싸여 이별을 고하고 말끔하게 털어내기 위해 한 벤치 위에 모자를 두고 간다. 그리고 그 모자는 그 뒤 천재 조향사였으나 몇 년간 신작을 내놓지 못해 퇴물 취급 받던 피에르 아슬랑, 프랑스 우익파의 한 인물이었으나 그들끼리 모여 좌파를 욕하기만 하는 이들에게 신물을 느끼던 베르나르 라발리에르, 그리고 다시 다니엘 메르시에에게의 손으로 돌고 돈다. 『프랑스 대통령의 모자』의 이야기다.
나는 프랑스의 정치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고 프랑수아 미테랑이 어떤 위치에 있었던 인물인 지는 모르겠다. 이 책을 읽는 데도 그 점은 그다지 중요한 점이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의 모자다. 한 나라 수장의 모자라니. 분명 평범한 모자진 않을 것이다. (디자인은 평범하더라도 재질 등은 고급일 테니까.) 아니 평범하더라도 대통령이 썼던 모자라는 사실을 안다면, 혹은 길거리에서 쉽게 발견할 것 같지 않은 품격있는 모자를 손에 쥐게 된다면 어떨까. 그냥 새로운 모자를 하나 얻어다 라는 생각만 하고 큰 변화가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일 같이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 평소에 보지 못할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
다니엘 메르시앙은 물론, 파니 마르캉, 피에르 아슬랑, 베르나르 라발리에르까지 조금의 변화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인생의 변환점을 맞이해야할 시점이라는 것을 알고도 있고 심지어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알고 있지만 쉽사리 문제를 직시하지는 못한다. 변화의 터닝포인트를 접하고 이후 변한 삶을 과연 유지할 수 있는 걸까? 의문이 계속된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로 모자를 발견하고 소유하게 된 다니엘 메르시앙이 대통령 모자에 엄청난 집착을 하는 것이다. 여기 나온 주인공들 중에서 제일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는 인물이기 때문에, 모자가 없으면 자신의 능력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말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들이 변화를 직시하고 맞이한 것은 프랑스 대통령의 모자를 주워서 썼기 때문은 아니다. 그들은 그저 그 모자를 발견함으로써 변화를 위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나의 모자가(비록 그 모자가 한 나라 수장의 모자이며, 고급스러운 물건이라 하더라도) 인생의 터닝포인트로써 결정의 촉진제가 되어준 것에 불과하다. 소설은 프랑스 대통령 모자의 여정을 따라 가볍게 따라간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어가는 과정을 보는 재미는 마냥 가볍기만 하지 않다. 특히 평생을 극우파로 살아온 베르나르 라발리에르의 이야기가 그렇다.
특히 베르나르 라발리에르의 인생은 모자가 터닝 포인트는 아니었다. 그저 어쩌다 보니 모자를 갖게 되었고, 모자를 갖게 되기 전 그는 이미 변화를 시작한 인물이다. 그저 모자가 좀 더 그 뒤의 인생을 촉진시켜준 것인데, 극우파가 좌파의 신문을 보고 좌파의 사람들과 친해지는 과정들을 보면서 당시 이 사람이 어떤 수모를 당했을지, 왜 이런 변화를 보인 것인지 걱정이나 고민이될 정도였다. 그가 왜 바뀌었는 지는 모르겠고 모자와도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그는 발빠르게 세상의 변화에 몸을 맡기기 시작한다.
왜 작가는 이런 이야기까지 넣어야 했던걸까?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을 고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그 답까지는 해주지는 않지만 모자를 따라 마지막까지 여행을 하고 난 뒤 나에게 이런 인생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무언가가 나타날 것인가? 혹은 오기 전에 내가 먼저 변화를 시작할 것인가, 에 대한 생각을 했다. 그냥 마냥 평범하다가도 볼 수 있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 나의 터닝포인트는 어디에 있는가, 내가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혹은 아직 내가 변화를 결심하지 못한 걸까. 가볍게 읽었지만 남는 것은 상당히 묵직한 메세지였다. 2015년, 프랑스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고 하는 데 상당히 궁금하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