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8.0
  • 50대 8.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서민이 주인공이 되어 조선사회를 돌아본 소설
"서민이 주인공이 되어 조선사회를 돌아본 소설" 내용보기
연암의 소설 12편을 소개한 책이다. <양반전>, <허생전>, <호질> 등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도 있고 <마장전>, <예덕선생전>, <민옹전>, <광문자전>, <봉산학자전>과 같이 이름만 들었던 작품들도 다수 소개되어 있다. 양반 중심의 신분사회인 조선에서 주인공인 양반이 아닌 거간꾼, 분뇨 수거인, 걸인, 역관, 과부 등 개성있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이런 등장
"서민이 주인공이 되어 조선사회를 돌아본 소설" 내용보기

연암의 소설 12편을 소개한 책이다. <양반전>, <허생전>, <호질> 등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도 있고 <마장전>, <예덕선생전>, <민옹전>, <광문자전>, <봉산학자전>과 같이 이름만 들었던 작품들도 다수 소개되어 있다. 양반 중심의 신분사회인 조선에서 주인공인 양반이 아닌 거간꾼, 분뇨 수거인, 걸인, 역관, 과부 등 개성있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런 등장인물들은 결국 조선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백성들의 입장에서 절박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고 올바른 삶의 방식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예덕선생전>을 통해 엄 행수가 비록 똥을 치고 밥을 먹으니 그의 발은 더럽다지만 그의 입은 깨끗하다고 칭찬하면서 양반들의 허세를 꼬집는다. <마장전>은 성공하기 위해 아첨하는 세태를 비판하며, <역학대도전>에서는 학문을 팔아 곡학아세하는 양반이야말로 나라의 큰 도적임을 고발한다. <양반전>과 <호질>은 직접 양반을 등장시켜 그들의 허세와 불합리함을 고발한다.


사회비판적 내용들이라 소설의 형식을 빌어 이야기를 풀어간 것 같다. 연암 자신이 연경에 사절단으로 다녀오면서 이용후생의 실학사상을 키워갔지만 양반 자신인 본인이 대놓고 조선후기 양반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허생>의 내용은 허약한 조선사회의 개혁 당위성과 방법론은 자유롭게 고민해 본 시도였고, <호질>은 중국의 이야기임을 빗대고 있지만 그 대상이 조선사회라는 것은 명확하다.


고대소설이지만 연암의 글 솜씨가 여기 소개된 많은 소설들을 살아있게 만드는 역할은 한다. 때로는 비분강대하는 투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해학과 유머를 통해 현실사회를 애둘러 비판하기도 한다. 여러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호질>에 등장하는 위선적 양반 북곽선생이 똥통에 빠졌다가 호랑이를 만나 호랑이에게 들은 다음 한 마디가 아닐까 싶다.  

"이 선비놈아! 구린내가 역하구나" 

c******4 2018.06.16. 신고 공감 5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연암 박지원 소설집』_ 연암 선생의 12 개의 한문소설
"『연암 박지원 소설집』_ 연암 선생의 12 개의 한문소설" 내용보기
위 도서는 정규교육을 받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소설인 「호질」 이나 「양반전」 , 「허생전」 등 연암 박지원의 12개 한문소설을  문학박사 '간호윤'선생의 해설과 함께 소개한 도서로써당시의 주로 이야기 되는 주체인 양반 뿐만 아니라 과부, 역관, 말거간꾼, 광인, 신선, 호랑이 등 다양한 인물과 소재를 주인공으로 한 점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으며, 280년전(1737
"『연암 박지원 소설집』_ 연암 선생의 12 개의 한문소설" 내용보기

위 도서는 정규교육을 받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소설인 


호질 이나 양반전 허생전 등 연암 박지원의 12개 한문소설을  문학박사 '간호윤'선생의 해설과 함께 소개한 도서로써


당시의 주로 이야기 되는 주체인 양반 뿐만 아니라 과부, 역관, 말거간꾼, 광인, 신선, 호랑이 등 다양한 인물과 소재를 주인공으로 한 점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으며, 280년전(1737년)의 글임에도 불구하고 생동감 넘치고 재치가 있다.


다른 연암 박지원 소설집과 다른 점은


각 소설마다 앞뒤로 해설이 위치해 있기에 소설을 좀더 내밀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였고,


박지원 선생에 대한 설명도 소개되어 있는데, 


소탈하면서도 사려 깊은 심성을 가진 연암 선생에 대해 좀더 알 수 있어 좋았다.


 

 

http://blog.naver.com/jesse_ed/220819227407

특히 작년에 읽었던 『조선의 꽃 열하일기』를 통해 호질, 민옹전에 대한 이해가 있던 터라 비교해서 읽는 재미가 있었는데,


그중 소설 「호질」 작자에 대한 여러가지 논란에 대해 


① 연암이 지었다는 연암 창작설, 


② 중국인이 지었다는 중국인 창작설, 


③ 연암이 중국인을 끌어들였다는 연암 가탁설 


④ 중국인의 원작품을 본밑으로 재창작하였다는 연암 절충설


크게 4가지로 나누어 설명해준 점이 좋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권력을 위선자들의 질투에 고역을 많이 치뤘고 자신을 3류 선비라고 하며 조심했던 연암 박지원의 행적을 고려해봤을때 ③ 연암이 중국인을 끌어들였다는 연암 가탁설도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간호윤 선생의 의견인 '④ 중국인의 원작품을 본밑으로 재창작하였다는 연암 절충설' 이 다른 가설보다 좀더 설득력이 있음에 동의한다.


언젠가 중국을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연암 선생이 호질을 기록한 옥전玉田지역을 찾고 싶다.



 「호질」 외에도  그의  초기작품인 「마장전」은 한편의 판소리를 보듯 구성진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고,


「광문전」아래의 글을 보면서 남녀차별이 극심했던 조선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에 대한 열린 시각을 가진 것에 탄복했다.



 “대체로 모두 아름다운 얼굴을 좋아하는 법이지. 


하지만 사내만 그런 게 아니라 여인네들도 그렇거든. 


나는 얼굴이 추해서 내가 보아도 용납될 수가 없다네.



그 외에도 「우상전」 에 소개된 우상의 죽음에 기리는 우상의 스승인 이승휴가 지었다는 만사(輓辭:죽은 이를 위해 지은 글)는 지금 읽어도 큰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처연한 감정을 잘 묘사하여 인상적이었다.



자취가 묘연한 하찮은 한 사나이,


죽으니 사람들 빈자리를 깨닫겠지.


어찌 세상 도리에 관계치 않으리,


빗방울처럼 사람들도 많다지만.



끝으로 연암 박지원 선생의 소설은 풍자가 일품이기에 Aziz Nesin 아지즈 네신(1915 ~ 1995)의 글이 연상되기도 했는데, 


혹시 관심 있는 분이 있다면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갈 수는 없다』와 『일단, 웃고나서 혁명』를 추천한다.



==============================



마장전



귓결에 이별한다'라는 말을 듣자마자 가락지를 빼 팽개 치고 수건을 찢으며 등잔불을 등진 채 벽을 향하여 고개를 푹 숙이고 울음을 삼키는 것은 믿을 만한 첩이 되고, 간을 토하고 쓸개를 쏟아놓으며 손을 꾹 쥐고서는 마음을 드러내보여야만 믿을 만한 친구로 여긴다.


그러나 콧등에 부채를 대고는 두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고 끔적끔적이는 것은 말 거간꾼과 집주름의 술수다. 위협적인 말로 마음을 흔들어놓고 꺼리는 곳을 건드려 속을 떠보며 강한 것은 위협하고 약한 것은 억압하며, 친근한 사이는 떼어놓고 다른 놈은 모이게 하니 이는 곧 패자나 설사들이 즐기는 패합의 권모였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있었다.


심장에 병이 있어 부인을 시켜서 약을 달이게 했는데 약의 양이 많았다 적었다 하며 맞지 않자 화를 내며 그 일을 첩에게 시켰다. 첩은 많지도 적지도 않은 것이 한결같았기에 그는 첩을 매우 마땅히 여겼다. 어느 날 창에 구멍을 뚫고 몰래 보았더니 많으면 땅에 쏟아버리고 적으면 물을 더 붓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첩이 약의 양을 적당하게 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므로 


귀에 입을 대고 속삭이는 말은 지극한 말이 아니요, 


비밀이 새나가지 않도록 하라고 말하는 것은 깊이 있는 사귐이 아니며, 


정이 얕은지 깊은지 밝히려는 것은 참다운 벗 이라고 할 수 없다.



     p 021 ~ 023

        - 마장전



탑타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충忠으로 벗을 대하고 의義로 벗을 얻는다면 어떻겠나?"


그러자 덕흥이 냅다 탑타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꾸짖었다. 


“더럽구나. 더러워! 네가 한 말이. 그것을 말이라고 해? 자네 내 말 좀 들어봐. 


대체로 가난한 사람은 바라는 것이 많기 때문에 한없이 의를 사모하는 거야. 왜 그런고 하니 하늘을 쳐다보면 막막하건만 오히려 곡식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생각하고 남의 기침소리만 들어도 '무엇을 주지 않나' 하고 목을 석 자나 뽑곤 하잖나. 


반대로 대체로 재산을 지닌 자는 인색하다는 이름쯤은 부끄러워하지도 않아. 남들이 자기에게 바라는 것을 아예 끊어버리려 하기 때문이지. 


대개 천한 사람이라야 아낄 것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도 헤아리지 않고 충심을 다하는 게야. 왜 그런고 하면 물을 건널 때 바지춤도 걷지 않는 것은 다 떨어진 바지를 입었기 때문이 아닌가. 


거꾸로 수레를 타는 사람이 가죽신 위에 덧버선을 신는 것은 오직 진흙이 묻을까 염려해서잖나. 아, 신발 밑창도 이렇게 사랑하는데 하물며 그 자신이야 오죽 아끼겠나. 그런 이유로 충이니 의니 하는 것은 빈천한 사람들의 문제일 뿐 부귀한 사람들에겐 논할 바가 아닌 게야.”


이러하니 탑타는 정색을 하고 안색이 변하여 말하였다.


“내 차라리 이 세상에서 벗을 사귀지 못할망정 군자의 벗 사귐은 도저히 못하겠네."


그리고 그들은 서로 갓을 망가뜨리고 옷을 찢은 후 때 묻은 얼굴에 머리를 풀어 헤치고 새끼줄을 허리에 질끈 동여매고는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며 노래를 불렀다.


     p 027 ~ 028

        - 마장전


==============================



예덕선생전



선비가 입과 배 때문에 구차해지면 백 가지 행실이 이지러지고, 


부유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은 탐욕스러움을 경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엄 행수가 비록 몸소 똥을 쳐서 밥을 먹을지라도 발은 더러우나 입은 깨끗하다. 이에「예덕선생전」을 쓴다. 


士累口腹 百行餒缺 鼎食鼎烹 不誡饕餮 嚴自食糞 迹穢口潔 於是述穢德先生



     p 042

        - 예덕선생전



“그러면 네가 수치로 여기는 것은 이곳에 있는 게지 저곳에 있는 게 아니로구나. 


무릇 시교(市交 : 시정잡배의 사람 사귐)는 이해로 사귀는 것이고 면교面交는 아첨으로 사귀는 것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가까운 사이라도 세 번 도움을 청하면 사이가 벌어지지 않을 수 없고, 묵은 원한이있는 사이라도 세 번 도와주면 가까워지지 않을 수 없는 일 아니냐. 따라서 이해로 사귀면 계속 관계가 이어지기 어렵고 아첨으로 사귀면 오래갈 수가 없는 법이다. 


무릇 큰 사귐은 얼굴로 사귀는 것이 아니며, 좋은 벗은 지나치게 가깝지 않고 다만 마음으로 사귀는 것이고 덕으로 벗을 해야 하는 거란다. 이것을 이른바 도의지교라 하지. 그러면 위로는 천 년 전의 사람을 벗하더라도 멀지 않을 것이며, 만리 밖에 떨어져 있더라도 소외되지 않게 된단다.



     p 046

        - 예덕선생전



논어「위령공」편에서 공자는 이런 말을 했다. 


“더불어 말할 만한데도 함께 말을 하지 않으면 아까운 사람을 잃어버리고, 


더불어 말할 만하지 못한데도 함께 말을 하면 말을 잃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도 말도 잃지 않는다.


可與言而不與之言 失人 不可與言而與之言 失言 知者 不失人 亦不失言 



겉모습만 화려한 이들의 뒤꽁무니를 붙좇지 말고 주위를 찬찬히 살펴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저런 이들을 찾아 사귀어볼 일이다.


 

     p 054

        - 예덕선생전


==============================



민옹전




어느 날 저녁 민옹과 함께 이야기를 했다. 그는 자리를 같이 한 사람들에게 농담도 하고 그들을 꾸짖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그를 어쩌지 못했다. 한 사람이 민옹을 궁색하게 만들려고 말을 붙였다. 


“노인장께서는 귀신을 본 적이 있는지요?"


“보았지.”


“귀신이 어디에 있습니까?"


민옹은 눈을 부릅뜨고는 등불 뒤에 앉아 있는 한 사람을 한 참동안 바라보더니 마침내 큰 소리로 외쳤다.


“귀신이 저기 있다."


그 손님이 역증이 나서는 따지고 드니 민옹이 말하였다.


“대저 밝은 곳에 있으면 사람이 되고 어두운 곳에 있으면 귀신이 되는 걸세. 


지금 자네는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을 바라보고 있네. 


모습을 숨긴 채 새긴 듯이 앉아 사람을 엿보니 어찌 귀신이 아니겠는가?"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모두 웃고는 또 물었다.


“노인장께서는 신선도 보셨겠구려?"


민옹이 말했다.


“그럼 .”


“그러면 신선은 어디에 있지요?"


“집이 가난한 사람이 곧 신선일 뿐이지. 


부자는 언제나 세상에 연연해 하고, 


못 사는 사람은 늘 세상을 미워하니, 


세상을 싫어하는 자가 곧 신선이 아니겠나?"


     p 070, 071

        - 민옹전


==============================



양반전




선비士란 곧 하늘이 내린 작위이니, 


사士와 심心을 합하여 뜻志이 된 것이다. 



그 뜻은 어떠한가. 


권세와 이익을 염두에 두지 않고 


벼슬과 명성이 높아 이름이 드러나더라도 


선비의 처지를 떠나지 않으며 


곤궁해도 선비의 지조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명분과 절의에 힘쓰지 않고 


하릴없이 문벌을 상품으로 삼아 


여러 대를 걸쳐 쌓아온 가문의 미덕을 남에게 팔았으니 


장사치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에 「양반전」을 쓴다.


士迺天爵 士心爲志 其志如何 弗謀勢利 達不離士 窮不失士 不飭名節 徒貸門地 酤鬻世德 商賈何異 於是述兩班 


 

     p 091

        - 양반전


==============================



광문전



광문은 다니다가 다투는 사람을 만나면 웃통을 벗어부치고 싸움판에 끼어들어서는 말을 떠듬적거리며 구부정히 엎드려 땅에 금을 긋는 것이 꼭 잘잘못을 따지는 듯했다. 그러면 이런 모습에 온 거리 사람들이 모두 웃어버리니, 싸우던 사람들도 웃고는 흩어져 가버렸다.


광문은 나이가 사십이 넘도록 머리를 땋고 다녔다. 그래서 사람들이 부인을 얻으라고 권하면 사양하며 말했다.


 “대체로 모두 아름다운 얼굴을 좋아하는 법이지. 


하지만 사내만 그런 게 아니라 여인네들도 그렇거든. 


나는 얼굴이 추해서 내가 보아도 용납될 수가 없다네.



또 집 칸이나 마련하라고 하면 사양하면서, 


“나는 부모형제나 처자식도 없는데 무엇 때문에 집을 마련한단 말이오? 


또 나는 아침에 노래를 부르며 시장에 들어갔다가 저녁이 되면 어느 부귀한 집의 처마 밑에서 한뎃잠을 자잖소. 


한양성에는 팔만 호의 집이 있으니 내가 만날 자는 곳을 바꾼다 해도 내 생전에는 다 돌아다니지 못할게요 ”라고 하였다.


 

     p 137, 138

        - 광문전


==============================



우상전



오색이 찬란한 이상한 새가,


뜻밖에 용마루에 와 앉았네.


사람들 다투어 몰려들어 보려 하니,


깜짝 놀라 날아가 간 곳 모르겠네.



...



자취가 묘연한 하찮은 한 사나이,


죽으니 사람들 빈자리를 깨닫겠지.


어찌 세상 도리에 관계치 않으리,


빗방울처럼 사람들도 많다지만.


     p 178, 179

        - 우상전


==============================



호질




대체 제 것 아닌 것을 취함을 '도'盜라 하고, 남을 못살게 굴고 그 생명을 빼앗는 것을 '적'賊이라 한다. 


네 놈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쏘다니며, 황황히 팔을 걷어붙이며 눈깔을 부릅뜨고, 함부로 남의 것을 착취하고, 훔쳐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지. 심지어는 돈을 '형'이라 부르지 않나, 장수가 되기 위해 아내를 죽이는 일까지도 있지 않나. 


이러고도 다시 인륜의 떳떳하고 변하지 않는 도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할수는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메뚜기에게서는 식량을 가로채 먹고 누에로부터는 그 옷을 빼앗아 입고, 벌을 가두어 그 꿀을 긁어 먹고. 아! 심지어는 개미 알로 젓갈을 담가서 제 조상에 제사 지낸다고 하니, 그 잔인하고 박정한 행실이 너희보다 심한 것이 어디 있느냐?



너희는 말만 했다 하면 '이치'를 논하고 성품의 움직임이 어떻고 하며, 번번이 하늘을 일컫더구나. 


하지만 늘이 마련한 바로써 본다면 범이나 사람이 다 매한가지 동물이요, 하늘과 땅이 만물을 낳아 기르는 이치로 논한다면 


우리 네 범과 메뚜기ㆍ누에개미와 사람도 모두 함께 길러지는 것이니 서로 도리에 벗어난 짓을 할 수 없다. 


그 선악으로 시시비비를 따져보랴. 


공공연히 벌과 개미의 집을 노략질하고 긁어가는 놈들이야말로 단연코 천지 간의 큰 도적이 아니며, 


메뚜기와 누에의 살림을 제멋대로 빼앗고 훔쳐가는 족속이야말로 어찌 인의仁義(도덕)의 큰 적이라고 하지 않겠느냐?


     p 237 ~ 239

        - 호질


==============================



열녀함양박시전 병서




제나라 사람이 말하였다.


“열녀는 두 사내를 섬기지 않는다."


이를테면 『시경』 '백주' 편의 시가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법전인『경국대전』에는 


“개가한 여자의 자손에게는 정직을 주지 말라”고 하였다. 


이 법을 어찌 이런저런 모든 성씨의 일반 백성들을 위해서 만들었겠는가?


우리 왕조가 들어선 이래 사백 년 동안 백성들은 이미 오랫동안 교화敎化에 젖어 여자들이 귀하거나 천하거나 가리지 않고, 집안이 미천한지 높은지도 가리지 않고 절개를 지키지 않는 과부가 없게 되었다. 마침내는 이것이 드디어 풍속이 되었으니 옛날에 '열녀'라 부르던 것을 이제는 모든 과부에게 요구한다.


농가의 젊은 아낙네부터 뒷골목의 청상과부들에 이르기까지 부모가 진실로 핍박하는 것도 아니요, 자손의 벼슬길이 막히는 부끄러움을 당하는 것도 아니건만 과부의 몸을 지켜서는 족히 절개를 지켰다고 할 수 없다 여긴다. 그리하여 왕왕 스스로 낮 촛불을 꺼버리고, 남편을 따라 죽기를 빌며, 물과 불에 몸을 던지거나, 독약을 마시며 끈으로 목을 매다는 것을 마치 낙지(樂地 : 늘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좋은 곳)라도 밟는 것처럼 여긴다.


열녀의 열烈은 '매서울 렬烈'이라지만, 어찌 지나친 것이 아닌가! 


     p 315, 316

        - 열녀함양박시전 병서




아아! 슬프다.


처음 상복을 입고도 죽음을 참은 것은 장례를 치러야 해서요, 


장사를 지내고도 죽음을 참은 것은 소상(小祥: 사람이 죽은지 한 돌 만에 지내는 제사)이 있어서요, 


소상을 끝낸 뒤에도 죽음을 참은 것은 대상(大祥:사람이 죽은지 두 돌 만에 지내는 제사)이 있어서였다. 


이제 대상도 다 끝나서 삼년상을 마치자 지아비가 죽은, 한날한시에 죽어서 끝내 그 처음의 뜻을 이루었구나. 



어찌 열烈 이 아니랴!


-『연암집』, 『연상각선본』 



     p 323

        - 열녀함양박시전 병서


==============================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갈 수는 없다
아지즈 네신 저/이난아 역
조선의 꽃 열하일기
조성원 저
연암 박지원 소설집
박지원 저/간호윤 역
예스24 | 애드온2
b*******s 2017.05.0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연암 박지원 소설집
"연암 박지원 소설집" 내용보기
고전으로 분류되는 작가님 중에서 휼륭한 책을 저술한 작가분들이 한 두분이 아니겠지만 제가 존경하며 관심을 가지는 분중에 연암 박지원 선생님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시대를 역행하는 듯 하는 현대적 감각이며 남의 시선을 두려워 하지 않는 당찬 행동은 저에게 통쾌한 용기를 주시는 분입니다.박지원 선생님도 인간이신지라 완벽한 분은 않으시겠지만 그래도 시대를 변화시키
"연암 박지원 소설집" 내용보기

고전으로 분류되는 작가님 중에서 휼륭한 책을 저술한 작가분들이 한 두분이 아니겠지만 제가 존경하며 관심을 가지는 분중에 연암 박지원 선생님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시대를 역행하는 듯 하는 현대적 감각이며 남의 시선을 두려워 하지 않는 당찬 행동은 저에게 통쾌한 용기를 주시는 분입니다.

박지원 선생님도 인간이신지라 완벽한 분은 않으시겠지만 그래도 시대를 변화시키신 분중에 한 분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리라 봅니다. 박지원 선생님의 책은 작금에 사는 세대에게도 모자라지 않는 휼륭한 길잡이가 될거라 확신해 봅니다.   

g*****7 2020.03.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