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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시집을 처음 만든 사람은 얼마전에 세상을 떠난 민음사 박맹호 회장이라고 한다. 박맹호 회장이 시집을 만든 다음 여러 출판사에서 비슷한 크기 시집을 내놓았다. 어디에서나 100, 200, 300이 되면 기념시선집을 내는지. 다른 때도 냈을지 모르겠는데 문학과지성사에서는 300번째에 기념시선집을 냈다. 문학동네에서는 50번째에 기념 자선시집을 냈다. 문학동네는 50번째에서 내다니 할지도 모르겠는데, 예전에 나온 것과 달라진 뒤 50번째다. 창비시선 400 기념시선집을 보고 이런 말을 하다니. 책을 볼 때 출판사를 아주 안 보는 건 아니지만 그것 때문에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아는 작가는 작가 이름으로 모르는 작가는 책 제목을 먼저 본다. 출판사는 그다음이다. 출판사가 아주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이런 저런 책을 보다보면 출판사를 기억하고 이름 아는 작가 책이 나오면 저 출판사에서 나왔구나 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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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eoqkrtnzl/221039889727 http://blog.daum.net/eoqkrtnzl/15427857 단시로 엮은 창비시선의 86편을 엮은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다>. 창비에서 40년 동안 400권의 시집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대단하다. 매년 10권씩 출간을 한 모양이다. 시를 쓰는 사람의 감성이나 시를 즐기는 사람의 감성은 조금 다르단 생각을 하게 된다. 산문이나 소설과는 달리 시는 함축된 의미가 시를 읽는 사람마다 달리 다가올 것이란 짐작이다. 그날의 감정 상태에 따라 달리 느껴지고 겪어온 삶만큼 짧은 문장과 하나의 단어도 느낌이 다를 것이리라. 사람과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아낸 창비시선 400 기념 시선집! 인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다>는... 박성우, 신용목 시인이 301번부터 399번까지 각 시집에서 시 한 편씩을 선정하여 엮어놓았다. 비교적 짧은 호흡으로 따라 읽을 수 있는 시라는데... 천천히 읽으니까 더 의미심장한 것 같았다. 한 페이지에는 추천하는 시가 다른 페이지에는 시인의 말이 있어 그동안 출간된 시집들이 궁금해졌다. 사실 나는 시보다는 에세이를 더 선호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천천히 시를 음미할 마음의 여유가... 생활의 여유가 없어 시를 가까이하기엔 먼 당신처럼 여겼다. 그래도 간혹 시집을 접하게 되고 수록된 시들을 일부러 천천히 읽으며 시를 즐기려 노력은 해왔었다. 좋은 시를 만나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왠지 모를 아련한 감정까지 없던 감성도 생겨나려 했었다. 어쨌든 내가 느끼기엔 시란 바짝 마른 밭에 물을 대듯 그렇게 촉촉하게 말랑하게 따사롭게 만드는 듯했다.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다>에는 긴 시도 없다. 굳이 어렵게 풀어놓은 시도 없다. 그래서 손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시간 되는 대로 그렇게 읽기 좋은 시들만 수록된 듯해서 좋았다. 한 편 두 편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다>에 수록된 시를 읽으며... 이럴 수가... 처음엔 그냥 좋은 시구나... 했다가 점점 시가 주는 슬픔이... 삶의 무게가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한다. 응...? 꼴랑 한 문장인데...? 딸랑 몇 줄의 글인데...? 얼라리오...? 이래서 시를 읽나...? 했다. 하얀 겉표지를 벗기면 알록달록 무지갯빛을 가진 속표지가 있듯... 내게 그렇게 다가온 시들이었다. 역시 시단의 쟁쟁한 시인들의 시란 좋구나를 다르구나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고 말할 수가 있겠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시인들의 시를 한꺼번에 모아서 읽는 재미가 색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마음에 와 닿는 시를 읽으며 시인의 말도 유심히 읽게 되고 시가 수록된 시집의 이름도 유심히 보았다. 짧은 글이랄 수 있는 시인의 시에 묵직한 울림이 있고 우리네 삶이 철학이 담겨있어 감동이었다. 감동도 감동이었지만 한편으로 동감이 가는 시를 읽으면서 현재의 나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표지도 예쁘고 사이즈도 적당해서 가방 속의 필수품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시는 문학의 정점이란 생각도 잠시 해본다. 긴 시도 있겠지만 짧은 시에 담긴 함축적인 의미가 참 대단하다. 하고픈 많은 이야기를 짧디짧게 줄여 표현하려면 얼마나 많은 습작을 해야 할까란 생각도 해보게 된다.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다>는 오랫동안 발간되었던 좋은 시를 한꺼번에 만나는 행운의 시집 같았다. 누군가가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달랑 들고서 냠냠 맛나게 먹는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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