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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극(演劇)을 위시한 극(劇)을 직접 본 다음 극평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나름의 계기가 있었다. 현대 한국의 연극계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며, 연극의 거목이었던 이해랑(李海浪·1917~1989) 선생의 존재가 컸다. 때마침 올해 2019년은 선생의 타계(他界)로부터 30주기가 되는 해이기도 하다. 사실 타계 후 30년이 지나며 범인(凡人)들은 '이해랑'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 같다. 그럼에도 이해랑은 동국대학교의 '이해랑 예술 극장'이나 연극인들에게 주어지는 '이해랑 예술상' 등으로 아직도 숨 쉬고 있다.
나는 다른 글에서도 여러 번 어필한 바 있지만 연극 판과는 어떤 접점이나 인연이 없는 사람이다. 당연히 연극 판의 섭리나 돌아가는 시스템을 알지 못하며 더군다나 이미 한 세대 전에 세상을 떠난 선생을 알고 있을 리 또한 만무했다. 구독해 보는 신문에 간간이 이해랑 예술상의 수상 소식란을 접하며 '이해랑'이라는 이름을 단편적으로 알고 있을 뿐이었다. 내가 이해랑 선생을 존경하고 인간적으로 흠모(欽慕) 하는 이유는 비단 그의 연극 예술 및 연출적 재능뿐만은 아니다. 선생이 고희를 맞아 그동안 썼던 글과 신문에 기고한 글들을 모아 묶은 수필집 『또 하나의 커튼 뒤의 人生』(보림사, 1985.)이라는 책을 읽고 또한 여러 일화들을 접하였기 때문이다. 이해랑이라는 인물을 알게 되면서 연극과는 인연이 없지만 인간적으로 호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연극 등의 예술을 보며 극(劇)에 대한 안목을 넓히려고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일생을 극(劇)으로 살았던 '연극인 이해랑'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한 달이 조금 넘게 다가온 4월은 이해랑 선생의 타계로부터 30년이 된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