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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삶의 활기와 생기가 팍팍 전해져 오는 표지다. 젊은 미소이자 아름다운 여인의 미소는 비타민이다.
<이책은> 리뷰어클럽 당첨 도서
<저자는>
<책읽은 소감> 지난 달에 여동생네 죽집에서 급호출을 받았다. 이유인즉슨 제부의 후배 아내가 출산한 후 사망했다는 것. 병원만 가면 안전한 출산일거라 생각하는데 이런 사고도 생길 수 있구나 싶어 한동안 마음이 묵직했었다. 하긴, 나도 수술대에 실려 들어가며 신발이 한번 쳐다봐지던 기억이 있다. 사랑의 열매인 동시에 욕망이 빚어낸 원하지 않는 결과물일 수도 있는 임신. 그렇게 태내에서 자란 아이가 출산의 고통을 통해 이 세상에 안착하는 일, 이 책에선 조산사의 충실한 실화들이 여럿 열거된다.
1950년대 영국 런던의 빈민가에서 일어난 감동과 충격의 실화 인 콜 더 미드와이프를 만났다. BBC역사상 최고의 시청률 드라마였다고 한다. 그야말로 생생리얼의 현장이다. 제니는 가질 수 없는 사랑을 했고 간호사의 길을 선택한다. 병원인 줄 알고 도착한 곳은 빈민가의 수녀들이 운영하는 조산원 노나터스 하우스였다. 고령의 수녀님들 사이에서 조산원이 갖춰야할 덕목과 실습을 받는다. 원했던 일은 아니었지만 희생과 봉사정신이 바탕이 된 이타심이 없었다면 이 일을 하지 못했으리.
1950년대 영국 런던의 빈민가라는 곳이 가늠도 되지 않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빈민가일수록 아이들은 왜그리도 많이 낳는지. 열악한 환경이다보니 많이 잃어서 많이 낳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올바른 피임법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대여서리라. 빈민가다 보니 병원을 접할 기회도 없을뿐더러 비용도 문제고, 접한 적이 없어서 겁내던 시대였나니. 심지어는 실전에 강한 조산원들이 의사들에게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같이 병행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겪어보지 않았고 주위 사람에게서 보지 못했던 임신중독증상을 자간증이라 한다는데 그게 심도 있게 다가왔다. 자간전증은 자각증상이 나타나기에 가정분만예약을 했을 경우에 늘 체크를 하기에 예방이 가능하지만 손 쓸 새도 없이 자간증으로 냅다 돌입해 사망한 산모 이야기에 경악했다. 참으로 아름답게 사랑한 한 쌍의 부부가 새 생명을 탄생시키지도 못하고 사망한 경우였다. 얼마만큼 사랑했느냐 따라서 산모와 아기를 잃은 남편의 슬픔은 체감은 더하리라.
또 하나의 이야기는 스페인 아내와 런던 남편이 20살 이상의 나이 차가 났다. 둘은 몸 대화는 되어서 자식을 무려 25명을 낳았다. 타고난 미인인 아내에다 사교성과 진실성을 두루 갖춘 남편이기에 아이들은 너무나 화목하고 미남미녀들의 집단이라고 한다. 25번 째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살인적인 스모그로 인해 넘어져 뇌진탕이 되고, 늦게 발견해 조산을 한다. 700g의 아이를 위해 고군분투한 의료진과 산모의 놀라운 정신력이 빚어낸 리얼기는 모성의 위대함을 대변해준다.
혼혈 출산 이야기는 웃기기도 하고 종두득두를 떠올리게 했다. 뻑적지근하게 결혼한 한 커플 이야기는 실소를 자아냈다. 출산을 앞둔 몇 달전부터 우울증이 심해졌는데 출산 당일에 산모는 실토를 한다. 검은 피부 아이가 나오면 남편이 자신을 죽일거라고 낳지 않겠다고. 아이를 여럿 둔 또다른 산모는 출산을 한후 혼혈인 아기를 보며 남편이 그날부로 아이를 치우라해 입양을 보낸다. 나이 차 많게 재혼한 어느 부부는 혼혈임에도 바보 아빠가 된다. 전 부인과의 사이에 아이가 없었으니 무정자증이었지 않았을까.
모니카 수녀님은 90세의 고령이신데 시도 쓰셨다고 한다. 부유한 가정에서 안락한 삶을 뒤로하고 선택한 삶. 지적이며 유머도 풍부고 우아하며 보통고집도 아니었다고 한다. 제니가 퍽 좋아한 수녀님이라는데 그 중 이런 시가 흥미로웠다.
까다롭고 애정도 없고 예의도 없지만 낯짝은 두꺼운 늙은 아빠 어찌 그리 앞뒤 생각이 없는지! 나팔을 불며, 삼류 연극배우처럼, 어찌 그리 얼빠진 짓을 하는지! 도대체 왜 그러시나요? 말해봐야 입만 아픈 건가요? 그런데도 늘 허풍스럽게 말하죠. '나만 믿어.' 503~504 페이지
빈민가의 산모들은 집안팎에 주렁주렁 빨래가 널리고 대추열매처럼 많은 자식들을 뒀다. 노나터스 하우스의 수녀들과 조산원이자 간호사인 그녀들은 대단한 여성들이었다. 산모를 돌보고 출산으로 새 생명의 탄생을 이끌어내는 일은 얼마나 숭고한 일인지. 조산사라는 직업을 인정해주지 않던 시대에 진정한 인류애를 실천한 분들. 빈민가의 남자들조차도 간호복을 입은 이네들에겐 집적거리지 않고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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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에 주목했다. 이 소설을 읽고 다시 <작가의 말>을 읽었다. 소재가 낯설었기 때문이다. '조산사' 라! 21세기에 조산사라는 말은 산부인과 의사라는 말에 비해 현저히 낮은 비율로 사용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두 단어 사용률을 비교한 데이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순전히 경험상으로 추측컨대 조산사보다 산부인과 의사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하기 때문이다. 조산사의 손길이 닿는 경우는 조산원 분만이나 가정분만에서나 등장한다. 다시 <작가의 말>을 읽으며 이 책을 쓰게 된 작가의 동기에 대해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의사들은 수많은 문학 작품에 등장해서 전문 지식을 뽐내며 주옥같은 조언을 한다. 간호사도 좋든 나쁘든 문학 작품에 나온다. 그런데 조산사는 왜 문학 작품에 등장하지 않는 걸까? 조산사가 주인공인 소설을 본 적이 있는가?" 작가 제니퍼 위스는 전직 간호사이자 조산사다. 아마 또 추측해보건데 최초의 '조산사이자 작가'는 제니퍼 위스가 아닐까 싶다. 소설을 쓰게 자극해준 '테리 코츠'의 기사를 그녀가 읽었다는 것은 이 소설(드라마 포함)을 사랑하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지구 반바퀴 떨어진 곳에 사는 독자인 나에게도 말이다. 그마만큼 즐겁고 기분좋은 책읽기 시간이었다. 영국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어 인기를 얻었다고 책띠지에 홍보 문구가 새겨질 정도다. 작가 제니퍼 위스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제까지 다른 작가들은 다루지 않았던 '조산사' 이야기라서 가능했을 것이다. [콜 더 미드와이프]를 만난 나는 새로운 세계의 문을 또 하나 열게 되었다. 조산사의 세계에 대하여, 1950년대 영국 사회에 대하여, 런던의 빈민가에 대하여, 여성의 임신, 출산, 육아의 역사에 대하여, 사회 복지의 발전에 대하여 등, 종합적인 특징을 지닌 신세계에 발을 디디게 된 것이다. 이 소설이 매력적인 이유다. 이야기의 즐거움과 지적 즐거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문학 작품이다. 표지만 보면 상업적이고 가벼울 것 같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전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시길. 영국의 그 유명한 베버리지 보고서 발표 이후 변화된 영국의 복지 사회 초기 단계를 빈민 문제와 여성 문제, 의료 문제 측면에서 어떻게 접근하였는지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엮은 소설이기 때문에 여러 기록들이 생생하게 작품의 실제성을 받쳐주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은 런던 빈민가 한가운데 위치한 노나터스 하우스(조산원)에 사는 인물들이다. 수녀 네 명과 간호사 네 명이 이 지역의 산전 관리와 출산을 담당하는 조산사였다. 신입 조산원 제니 리가 소설의 화자이다. 옴니버스식 소설 구성이라 일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한땀한땀 수놓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됐다. 따라서 1950년대 영국 빈민가나, 사창가, 중산층의 삶을 출산이라는 공통 주제로 층층의 색을 띤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었다. 무려 500페이지나 되는 분량이 약 서른 개의 토막 이야기로 분절되어 있어도 가독성이 좋은 이유는 낯선 소재가 주는 신선함과 무엇보다 작가의 탱글하고 생생한 글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의 공공 정책이 얼마나 세심하고 유기적이고 책임성 있는지, 의료 분야만 봐도 상당히 앞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의 우리 나라보다 오히려 더 나은 공공 의료 지원이라 상당히 놀랐다. 사회 복지의 시작이 영국이라곤 하지만 어떻게 첫 출발부터 탄탄하고 촘촘한 정책 설계를 했는지 감탄스럽고 부러웠다. 일화들은 또 얼마나 재밌는지. 아쉬운 것은 영국 빈민가의 현장을 상상하는 데 내 경험적 한계가 있었다는 것. 이 부분은 드라마로 채우고 싶다. 드라마를 봐야할 이유가 크다. ^^ 일화 중 흥미진진했던 것은 사창가에서 도망나온 소녀 임산부 메리 이야기, 스물 다섯 명의 아기를 출산한 콘치타 이야기, 그리고 임신, 출산, 조산사 등을 조합해도 전혀 상상치 못했던 세 개의 흑인 혼혈아 소동 이야기는 정말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책 뒷표지에 실린 등장인물들. 나의 추측(왼쪽부터) 버나뎃 수녀-신시아-에반젤리나 수녀-모니카 수녀-제니 리-처미-줄리엔느 수녀님-트릭시가 아닐까?
소설에 등장한 여덟 명의 조산사. 소설 속 묘사와 표현을 통해 누가 누구일지 감이 왔다. 드라마 감독도 그런 점을 염두하여 캐스팅을 하였을테니. 표지 속 사진을 보며 소설 속 인물들을 상상했다. 충분히 상상에 도움이 되었다. 여기에 등장한 사례들은 작가 자신의 경험과 여러 기록들, 경험담 등을 훌륭한 솜씨로 다듬어 흥미로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순전히 작가의 기량이다. 전직 간호사라는 직업을 생각한다면 문학적 재능을 타고 난 사람이 아닐까 싶을만큼 균형미 넘치는 글이었다. 진지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인간미와 솔직함, 유머까지 갖추고 있었다. 여름의 막바지에 대만족하는 소설을 읽는 행운을 누려서 내내 기분이 좋다. 폭염으로 짜증만 내기 바빴는데 독서 후의 기쁨을 며칠 간 더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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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동안 젊은 한국 작가들의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가장 큰 불만이라고 한다면, 소설에서 삶의 내음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흔히들 문학은 삶의 반영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읽었던 소설들은 삶의 반영 같지 않았다.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것들은 즉자적인 삶의 현장이 아니라, 그저 관념 속에서 만들어진 삶 같았다. '정말 이런 것이 삶이로구나!' 할 만한 것이 소거(消去)된 느낌? 문장의 인도를 받으며 내가 거니는 곳이 땀내 물씬 풍기는 삶의 공간이 아니라 무색, 무미, 무취의 언어만이 조합의 놀이를 벌이고 있는 작가의 머릿속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참 많이도 했더랬다. 신체의 족쇄로 인해 인간이 숙명적으로 가지게 되는 유한성 때문에 살면서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만큼 다양한 경험을 하기가 어렵다. 예술은 어쩌면 그런 욕구, 내가 전혀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에서 나왔는지도 모른다. 소설도 그렇다. 이는 소설이 처음 등장했을 때, 주로 다뤘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소설들이 현실과 멀리 동떨어진 곳의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던 것이다. 소설은 독자를 부여잡는 현실의 중력에서 벗어나 타자의 세계로 훌쩍 데려갔다. 내가 속하지 못했던 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내가 될 수 없었던 '나'가 되는 경험을 주었다. 그렇게 하여, 전혀 다른 시각과 생각을 갖도록 하였고 그 눈과 마음으로 현실 세계마저 가늠하게 만들었다. 타자가 될 수 있을 정도의 경험 세계의 생생한 복원.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소설의 세계다.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마구 부대껴오는 소설. 그랬기에, 이제는 고인이 되신 제니퍼 워스가 그녀의 나이 66세에 발표한 '콜 더 미드와이프'가 더욱 반가웠는 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엔 그야말로 치열한 삶의 냄새가, 주인공 제니 리에게 산모 릴의 벌어진 다리에서 훅 끼쳐 왔던 '퀴퀴한 오줌 냄새, 질 분비물, 땀 냄새(p. 118)'만큼이나 생생하게 감돌고 있었던 것이다. 이야기는 50년대의 영국을, 그러니까 아직 전후의 불안한 경제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가난한 자들은 더욱 극심한 빈곤에 내몰리고 있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그 중에서도 최악이라 할 만한 곳이 바로 도클랜드다. 작가는 도클랜드에 대해 직접 이렇게 말한다. 도클랜드는 두말할 여지없이 위험한 곳이었다. 칼부림도 다반사였다. 길거리 싸움도 흔했다. 술집에서는 허구헌 날 몸싸움이 벌어졌다. 식구들이 북적대는 좁은 집에서는 가정 폭력도 빈번했다.(p. 13) 주인공 제인 리는 이런 지역에서 조산사로 일한다. 제목의 '미드와이프'가 바로 조산사를 뜻한다. 제목을 직역하면, '조산사를 불러줘' 정도 될까? '조산사'가 'MIDWIFE'가 된 것은, 어미가 되는 'MID'가 'with'의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아내와 함께, 아내를 도와 아이를 낳는 여자라는 의미에서 'MIDWIFE'가 된 것이다. 조산사는 인류의 아주 오랜 직업 중 하나다. 하지만 사회에서 받는 대접은 옛날이나, 50년대의 영국이나 마찬가지로 형편없다. 제인 리의 하소연에 따르면 '하루 열 일곱 시간을 일하고 잠이라곤 겨우 세 시간밖에 자지 못한다. 누가 이런 일을 하려고 할까?(p. 23)' 이렇게 몸마다 덕지덕지 달라붙는 는 피로를 간신히 이겨내며 그래도 산모가 건강한 아이를 무사히 출산할 수 있도록 헌신하는데도 돌아오는 것은 냉대와 무시뿐이다. 그러니 제인 리 스스로도 늘 '제정신이 아니다' 되뇔 수밖에. 그런 제인 리는 참 다양한 산모들을 만났는데, 거기엔 가정 폭력에 끝없이 시달리는 몰리라는 산모도 있고, 문란한 남편 때문에 매독에 걸려버린 릴이라는 산모도 있으며, 가난한 자의 그림자와 같다고 말해지는 구루병에 걸린 브렌다라는 산모도 있고, 어려운 가정 환경 때문에 별 수 없이 런던에 내몰렸다가 간악한 남자들의 흉계로 매춘부가 되어 끝없이 착취당하다 결국은 임신까지 하고만 십대의 메리라는 산모도 있다. 소설은 이런 식으로 제인 리가 조산사로 만나는 산모들을 각각 하나의 별도 에피소드로 만들어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소설은 BBC에서 드라마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여기엔 이야기가 가진 생생한 삶의 현장이나 캐릭터 그리고 흡인력 못지 않게 꽤나 드라마로 만들기 좋은 이런 구성 또한 분명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는 아주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 작품이 그만한 대중의 인기를 얻었던 것은 분명 소설이 그리고 있는 세계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공감은 아무래도 소설이 '그 때 그 시절'의 삶을 실제 모습 그대로 충실히 복원하고 있다는 것에서 나왔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까닭이 있다. 이 소설은 작가 제니퍼 위스의 자전적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실제 그 때 조산사로 일했다. 바로 그 때의 경험을 소설로 옮긴 것이다. 제니퍼 위즈가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 그것은 문학에 조산사라는 직업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한 미드와이프 저널의 기사 때문이었다. 기자 테리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의 문학 작품을 세밀하게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산사'라는 직업이 문학 작품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p. 10) 그녀는 조산사가 하는 일이야말로 모든 아이는 사랑과 욕망으로 잉태되고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태어나기에 멜로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그렇기에 아이가 탄생하는 모든 순간을 함께 하는 조산사는 참으로 중요한 존재인데 어째서 지금까지 문학에 등장하지 않았는지 궁금하게 여겼고, 그렇다면 조산사였던 자신이 바로 그들의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렇게 해서 '콜 더 미드와이프'는 세상에 나왔던 것이다 처음으로 조산사가 주인공인 소설이 되어... 한 편, 이 소설은 폭력과 차별에 노출된 여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 사회 전체가 당하는 불행은 아래로 갈수록 무게가 가중되기 마련이다. 여성은 여기서 가장 바닥에 속한다. 아이와 노인에게 주먹을 휘두르지 않는 도클랜드 남자들이 여자에게는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무책임 속에 여성들은 홀로 아이들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으며, 그러면서도 그들이 가진 불만과 분노를 몸으로 받아내야 했고, 방관 속에 건강을 잃고 유산도 경험해야 했다. 그들은 비오는 날의 진흙처럼 아무렇게나 짓밟혔다. 그리고 쉽게 무시되었다. 조산사는 이런 여성들의 삶에 가장 내밀한 목격자다. 왜냐하면 직업으로 인해 그들 삶에 깊숙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녀들이 살고 있는 집의 현장이, 신체에 새겨져 있는 폭력과 학대의 상처들이 코에 훅 끼쳐 오는 몸의 냄새처럼 그녀의 현재를 알리며 다가오는데 어떻게 그녀의 삶 속으로 깊숙이 침윤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랬기에 이런 정밀한 복원도 가능했으리라. 소설의 이야기가 더 가깝게 다가오는 것은, 소설 속 여성들의 이야기가 과거 우리 여성들의 삶과도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는 소설에 나오는 산모들 중 하나에서 자신의 어머니 모습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정말 열악하기 그지 없는 노동 환경 속에서 사회의 냉대와 무시를 받으면서도 미래의 희망이 될 아이가 무사히 나올 수 있도록 헌신했던 '콜 더 미드와이프'의 조산사들처럼, 우리의 어머니들도 똑같은 환경 속에서 비록 자신의 삶은 진창 일망정, 자녀만은 희망의 햇살을 머금을 수 있는 꽃으로 피어나도록 헌신했었다. 앞서 나는 좋은 소설은 현실 바깥으로 나를 데려갔다가 다시 나를 현실 안으로 데려가 도리어 현실의 삶을 달리 보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 소설은 좋은 소설이다. 나와 참으로 먼 50년대의 여성들의 삶의 충실한 경험을 통해 비슷한 과거를 지녔을 어머니의 삶을, 그리고 그것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삶을 반추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산모는 십대의 '메리'이다. 그녀는 다행히 자신의 아이를 무사히 출산했지만 기를 수는 없었다. 그녀가 아이를 양육할 여건이 안된다는 사회의 평가 때문에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아이가 다른 가정에 입양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메리는 그 사실에 절망하여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메리에게 아무 도움도 못 되었던 작가는 그것이 평생 트라우마로 남는다. 그래서 소설 첫 페이지에 이렇게 적는다. '메리의 역사를 바칩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사라진 메리가 많을 것이다. 남성들의 폭력과 차별 속에 지워져 버린 여성의 역사가. 우리나라 소설에서도 '잃어버린 메리'를 다시 찾게 되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삭제 되어버린 그녀들의 삶이 충실히 복원되어, '나도 이 대지에 살았노라!' 하는 증언이 생생하게 들려오는 일이. 그것은 바로 우리 어머니들의 역사이기도 할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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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책 커버의 이 이쁜 언니들을 만난 것은, 어쩌다 마주친 BBC Entertainment 채널이었다. 잠도 못자고 힘들게 일하고, 또 매우 황폐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나오는. 그러나 가끔 보더라도 그 느낌은 따뜻했다.
일전에 미리 영상화된 작품을 보면서 원작 소설을 읽다가, 전자를 먼저 보게 되자 후자에 관심을 잃어버린 적이 있어, 조심스레 다시 영드를 보기 시작했는데, 영상화된 작품 속에 되살아난 이야기는 원작소설에는 생략되었던 인물들의 행동들에 살을 붙여 설득적으로 만들어나갔고, 소설 속의 이야기는 원래 자체가 실화기반인지라 영상 속의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지, 수녀원에서 조산사가 일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게 쟁취해낸 것인지 등을 알 수 있어 좋았다. 무엇을 먼저 알더라도 흥미를 잃을 것이 없는, 정말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인지라 질릴 수가 없었다.
매우 다양한 형태의 사랑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사랑과 이용을 구분못하는 소녀, 결국 사랑을 줄 수 있는 아기를 만났으나, 인간성이 없은 제도에 의해 빼앗기고 괴로워하던.. 그렇게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를 병원의 차가운 형광등 속에 데려갈 수 있음에도 저항을 하여, 자신의 가슴에 매달아 자신의 체온과 심장박동을 듣게 했던 엄마. 작은 차이였지만, 누군가 그녀를 도와주고, 또 누군가는 그저 제도에 따라야 하므로 포기했기에 그녀들의 인생은 극과 극이 되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여성자체가 유색인종보다 더 참정권을 늦게 받았으므로, 아무리 귀부인이라 신사들의 인사와 예의를 받더라도 지적으로는 열등하다고 생각되었고 그랬기에,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고 필수적인 산전의 산부인과 진료, 전문적인 조산사, 여성의 의학공부 같은 것들도 계속 싸워서 얻어내야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에 다소 가슴이 아프면서도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1950년대 런던의 동부 부두가의 치안도 안좋고 극도로 가난한 이들이 살던 지역, 노타너스 수녀원에선 간호사와 조산사 자격을 가진 수녀와 간호사가 있었다. 이야기는, 음악에도 예쁜 옷에도 관심이 많던 제니 리 존스가 소모적인 사랑에서 빠져나와, 이 곳으로 오면서 시작된다.
다정한 줄리엔느 수녀님, 화가나면 얼굴이 붉어지고 콧물이 나는, 거친 말투이지만 진심이 담긴 행동으로 언제나 놀라게 하는 에반젤리나 수녀님, 원래는 귀족출신이었던 지금은 가끔 정신이 오락가락하지만 언제나 멋진 시구와 말을 꺼나 상대방을 눌러버리는 모니카 수녀님, 잘 까불던 트릭시 간호사, 멋진 목소리로 사람을 사로잡던 신시아 간호사, 너무나 커다란 덩치에 혼자 힘들어하지만 다정하고 재주많은 '처미' 간호사, 힘든 시기를 꾸준한 노력으로 버틴 프레드 등등.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을 몰랐다면, 매일같이 씻고 소독하고 병원에 검진을 다니고, 영양과 운동 어쩌고 하는 것들이란 상식적인 것들이 지켜지지않음에 경멸을 느꼈을 수 있었지만, 제니는 점점 더 이곳의 상황과 보기엔 이상하지만 그 사람들의 사연들을 알고선, 섯부른 자신의 반응에 반성을 하게 된다. 제대로 잘 먹고 잘씻고 살 수 있는 것보다는, 그런 제도보다는, 조금 더 힘들지만 조금 더럽지만 그래도 무조건적인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며 살 수 있다는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제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꺠달았어야 했는데.. 머리보다는 쓸모없어보이는 가슴이 필요했을 터인데..
사랑은 너무나 흔한 말이지만, 언제나 감동을 안겨다준다. 헌신은 너무나 어려운 말이지만, 그걸 해내는 이들은 쉽게 간과되고. 사랑과 헌신을 가슴에 품은 이들은, 다른 이들의 논리에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언제나 밝은 기운과 아름다운 미소를 가지게 된다.
영상화된 작품들은 원작에서 비판하는 부분보다는, 보다 인물들에게 포커스를 맞춘터라 다소 아름답게 그려진 부분이 없지않았다. 그랬기에 나는 영드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을 다 좋아하게 되었고, 소설로 읽으면서 비슷한 처지라도 서로 다른 반응과 후대에 어떻게 그 인물들이 바뀌었는지까지 읽으면서 소리내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흐뭇해서 웃고, 어떤 부분에서는 눈물을 흘리고.. 엔딩이 마무리없기 중간에 끝난 느낌인지라 살펴보니, 3부작의 첫번째. 나머지 두 작품도 소개되어서 마저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읽고있으니 뭔가 착해지는 느낌의 작품이었다.
아참, 찰스 디킨즈 소설의 끔찍한 모습이 아니라, 정말로 조산사가 멋지게 등장하는 작품이 있는데... Victoria Thompson의 The Gaslight Mystery Series (가스등이 밝히는 20세기초 뉴욕의 미스테리 시리즈)
p.s: 1) Jennifer Worth
Eczema and Food Allergy: The Hidden Cause? (1997)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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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시절에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들이 얼마나 값진 일을 해내는 것인지 ...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1950년대면 우리나라도 더더욱 가난한 나라였던 시절이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숱한 원조와 도움들로 살아냈던 그 시절.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발 벗고 나서서 어려운 이들을 도우려 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런던의 이스트엔드는 1950년 대 무척이나 가난한 동네였다. 그곳의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조산원의 조산사들이 주인공인 이야기인데 ... 분명 책 뒤표지에는 소설이라고 적혀있지만 내가 읽기에는 소설이라기보다는 르포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의 전개보다 상황에 따라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는 것 같단 생각이 더 많이 들었고, 전반적으로 설명이 더 긴 문장들이 많아서 일 것이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하여 영국에서 드라마가 만들어졌다고 하니 이 책 속의 숱한 에피소드들이 그렇게 그 시절의 풍광과 함께 어려웠던 시절을 이겨낸 이야기와 고난을 함께 나눈 감동을 전달하지 않았을까 싶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의사가 간호사가 아닌 조산사가 주인공인 글을 적어보았다고 하는데, 사실 가만히 생각해봐도 조산사가 주인공인 그런 글들은 어디서도 보지 못한 듯하다. 산파라는 이름으로 잠시 스쳐 지나가는 정도의 등장들이지 않았나 싶다. 외국 번역 서적을 읽을 때마다 간혹 느끼게 되는 것은 지방어 혹은 사투리의 번역인데 ... 이 책에서도 이스트엔드에 주로 몰려서 사는 이들의 언어를 우리나라 전라도나 충청도 혹은 그 둘을 섞어 놓은 듯이 번역을 하고 있다. 물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표준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스트엔드 지역 사람들의 말투 느낌을 최대한 이끌어내려 했음일 것인데, 그런데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느낌이 들었던 것은 ... 그 옛날 우리나라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도 늘 허드렛일을 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은 사투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스트엔드 역시도 무척이나 가난한 동네인데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비록 영국에서 표준어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이 한국어 책으로 번역되며 전라도 혹은 충정도 언어로 번역될 때, 왜인지 표준어와 방언의 직위 고하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약간 애매하게 느꼈다고 할까? 이 책은 1950년대 이스트엔드 지역에서 조산사로 일을 했던 경험을 담은 책인데 재미난 소동 같은 일들도 많고 산파로 일할 때뿐만 아니라 주변의 이야기들도 차곡차곡 담겨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그런 책이 아닐까 싶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책보다 드라마가 더 재미날 것 같단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쩌면 내가 영국의 혹은 런던의 그 당시 문화를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영상이 보여주는 모습들에 더 큰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 책 내용 중에 하나를 소개하자면 혼혈아 소동을 꼽고 싶은데 영국 백인 사이에서 혼혈아가 태어났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엄청난 사건이 터졌을 것이다. 작가는 혼혈아 소동을 세 편으로 들려주는데 한 편은 임신 전 흑인과 관계를 맺은 산모가 아이를 출산하기 직전에 몹시 두려워하며 혼혈의 아이를 낳고 싶어 하지 않는데 태어난 아이는 결국 남편의 아이여서 별일 없이 넘어가게 되었는데 작가는 지금껏 이 이야기에 대해 비밀을 지켰다고 한다. 이 책을 빌려 비밀을 털어놓은 것일까? 두 번째 혼혈아 이야기는 부인이 혼혈아를 출산하고 남편이 몹시 화가 나서 다 뒤집어엎었다는 이야기이고 세 번째 혼혈아 이야기는 태어난 아기가 혼혈아임에도 불구하고 아빠는 아이를 이뻐하며 평생을 사랑하는 눈길로 아이를 쳐다봤다는 이야기인데 ... 어찌 생각하면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이야기가 다 발생한 것 같아 어딘지 직접적 경험뿐만 아니라 재미를 위한 이야기도 약간 곁들인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본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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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즈음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영국 북부의 뉴캐슬 근처에 삼년 정도 살았었다. 둘째를 그곳에서 출산을 했는데 산전 서저리 다닌것부터 분만 그리고 그 이후 과정까지 한국에서 출산한 첫째와는 정말 많이 달랐다. 출산후 이틀후 퇴원하고 집에 오니 그 날 오후부터 그 이름도 생소한 미드 와이트가 집으로 방문을 했다. 이주까지는 매일 한번, 한달까지는 주에 두번, 석달까지는 격주로 와 아기를 살펴주었다. 중간에 한번인가는 산전 다니던 서저리 닥터도 다녀갔다. 참 이런게 선진국인가 싶기도 하고... 영국민들이 타 민족에게 배타적인 측면이 많다고 들었지만 그네들은 참으로 친절했다. 아기뿐만 아니라 산모도 무척 꼼꼼하게 살펴주었고 수유때문에 고생했는데 담당 닥터와 연락에 오후에 약을 처방받아서 다시 방문해주기도 했다. 제니터의 시대 배경은 1950년대이지만 그시절 열악한 생활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진심으로 산모들과 아기들에게 최선을 다했고 사회적으로도 어려운 이들을 보호하기위해 노력했다는게 감탄스러웠다. 우리나라도 아기를 낳을수 있는 상황 뿐만 아니라 양육하는 과정 또한 정부에서 적극 노력하지않으면 점점 더 출산률은 떨어질것이고 이는 사회적으로 정말 큰 문제가 될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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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만 낳아 잘기르자', '하나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이런 문구가 유행할 때도 있었는데 전세계적으로 저출산이 문제시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요 그중에서도 한국은 최고로 저출산국가로 꼽히고 있다. 초만원은 커녕 더이상 사람들도 없어서 나중에는 정통 한국인이 몇이나 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아버지 시대만 하더라도 8남매였는데 우리시대만 하더라도 남매면 끝이었다. 예전에는 왜 그리 아이들이 많았을까. 아무래도 병이나 다른 이유로 잘 크지 못하고 죽는 아이들도 있었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의학이 발달이 되지 않았던 시절 산모들은 자신이 벗어놓은 신을 다시 신을 수 있을까를 걱정하며 아이를 낳으러 들어갔다고 하니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일이었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것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의학이 먼저 발달한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영국의 조산사였던 저자가 직접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해서 쓰여진 이 책은 그래서 더욱 사실적이고 그 당시 동네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저 밖에서 보는 관광이 아니라 그곳에 살아가며 속 내부 하나하나를 다 들여다보는 느낌이랄까. 요즘은 가족들끼리도 집에 오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밖에서 만나서 음식을 먹고는 헤어지는 일이 많은데 자가분만이 당연시 되던 이때는 조산사들이 직접 기구들을 들고 그 집을 방문해서 아이들을 받아내곤 했었다. 그러니 미리 방문해서 그 집이 아이를 낳기에 적합한지를 알아보는 작업도 필요했다.
지금보다 위생시설도 낙후되었던 그 시절, 잘 살지 못하는 동네였던 도클랜드는 배설물과 쓰레기들의 혼합도시였기도 했다. 물론 어느 정도 돈이 있는 사람들은 갖추어 놓고 살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들 그런 것을 당연시 하면서 살던 그 시기였던 것이다. 그런 곳에서 세인트 레이먼드 노나터스 하우스는 그녀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닐수 없었다. 수녀님들로 구성되어 있었던 곳, 그곳에서 리간호사는 조산사로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수녀도 아니었고 자신이 평생을 봉사하겠다는 생각도 없었는데 왜 그곳에 갔을까. 그것은 운명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밤낮 가리지 않는다. 스모그로 가득차 한치앞을 볼수 없는 그때에도 아이가 태어난다고 하면 어떻게든 그녀는 그곳에 도착해야 했고 크리스마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언제든 아이가 태어난다고 했을 때 그녀는 최선을 다해서 아이를 받아내는 일을 해야만 했다. 힘든 때도 있었고 위험한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아주 즐거움으로 일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25번째 아이를 낳았던 스페인 여자 이야기였다. 리간호사 조차도 수녀님이 기록을 잘못 한 줄로만 알고 있었던 그녀의 분만 숫자. 어떻게 사람이 아이를 25명이나 낳을수가 있을까. 물론 그녀가 워낙 일찍부터 아이를 낳기 시작을 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가능한 숫자라는 것에 더욱 깜짝 놀라고 만다. 아기가 태어난 순간보다 더 고귀한 순간이 있을까. 그 순간을 오롯이 함께 하는 조산사는 의사라기보다는 가족같은 느낌이나 또는 산모들에게 엄마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실제의 나이와는 별개로 말이다.
의학이 발달하고 위생과 소독이 중요하게 되고 현대적인 시설이 갖춰지면서 가정분만보다는 병원에서 분만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지금도 가정분만을 원하는 경우에는 조산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의 조산사은 50년대와는 아주 다르겠지만 그래도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그녀들도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어려운 시대였지만 아이 탄생을 가장 보람되게 여겼던 그녀들의 수고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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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더 미드와이프>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주인공인 조산사를 필요로 했던 여러 장면들을 그리고 있다.
옛날에 아이 낳다가 죽는 일이 흔했다고 '듣기는' 했으나,
저자는 조산사로 일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을 겪었지만, 나도 주인공처럼, 후회 없는 헌신을 하며 그 충만함을 느끼고 싶었다.
한편, 메리 이야기는 너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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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더 미드와이프.( CALL THE MIDWIFE ) 1950년대 영국 런던의 빈민가에서 일어난 감동과 충격의 실화.
제니퍼 워스 글. 고수미 옮김. 북극곰. 2016년. 저자는 영국에서 태어난 간호사이면서 조산사이다. 문학작품에서 조산사라는 직업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부터 지적하면서 자신이 경험한 실화들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문을 두드리는 책이다. 첫 도입부분부터 집중하며 흡입하는 힘이 강하였던 책이다. 그 당시 영국의 상황과 국민들의 실제상황들을 짐작하며 떠올려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빈민 지역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일했으며, 조산사들은 콜레라, 장티푸스, 소아마비, 결핵 등 전염병이 창궐하는 동안에도 쉼 없이 일했다.(p.22) 20세기 초반 세계대전 두 번 중에서도 일을 멈추지 않았으며, 독일이 런던 항만 시설에 폭탄을 퍼부어댄 블리츠 대공습 때에도 조산사들은 그 곳에서 일을 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아가게 된다. 도대체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니다.(p.23) 저자가 자신에게 물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루 열일곱 시간을 일하고 세 시간밖에 자지 못하는 일. 저자는 신앙이 있었던 것도 아니였다. 이야기가 흐를때마다 자꾸만 묻게 되는 질문이기도 하다. 왜 저자는 이 일을 시작했을까?라고. 하지만 책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알게 된다. 신의 부르심이였다는 것을 온전히 만나게 된다.이야기들마다 헌신과 소명이 아니라면 이겨내지 못할 상황들이 겹겹이 예견된 빈민가이다. 그 빈민가이 여성들의 아이들을 받아낸다는 것은 어떠한 상황인지 아주 상세하게 세밀하게 작가는 글로써 충분히 그려낸다. 거주하고 있는 공동주택의 상황, 그들의 직업, 척박한 경제적 상황, 가정폭력, 알콜중독, 고아가 되는 아이들, 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 성매매업, 구빈원의 슬픈 이야기 등을 만나게 된다. 얼마나 많은 여자가 산고를 견디다가 죽었는지 모른다. 가난한 사람들은 사회적 소모품이었기에 (p.134) 그 당시 산전관리에 무관심했으며 산부인과도 인정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우리나라도 '산파'가 있었듯이 영국도 수녀원의 끝없는 노력들이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서도 알아가게 된다. 여러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위트도 넘치는 부분이 있어서 웃기도 하면서 읽어간 책이다. 물론 안타까움이 더 넘쳐나는 빈민가의 이야기임에는 분명하다. 상상할 수 없는 그러한 주거환경과 가정환경들이 여성의 출산이라는 상황을 더 힘겹게 하기도 한다. 그 누군가의 고된 노동시간들과 희생이 있었기에 많은 여성들이 산고속에서도 살아났음을 만나게 된다. 물론 안타까운 죽음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그러한 병명과 전조현상도 이 책은 전해준다. 생명을 가진다는 것을 고귀한 것이며, 모성도 놀라운 것이다. 조산사들의 수고가 얼마나 큰 것인지도 알아가게 된다. 오늘날 병원에서 출산하는 과정에 처방 되어지는 수축제에 대한 의견도 저자는 서술해주고 있는데, 조산사들이 산모에게 일러주는 출산과정은 매우 의미깊게 읽어간 내용이기도 하다. 너무 인위적으로 빠르게 출산과정을 거치는 현대의학도 잠시 떠올려보게 된다. 자연스러운 것이 좋은 것임을 출산과정에서도 배운다. 조산사들이 기다리는 그 기다림의 시간들을 통해서도 배우는 것들이 많아진다. 재미있게 읽은 내용, < 처미, 귀족집안 거인 처녀 > . 처미를 통해서 배우는 깨달음이 너무나도 많았던 것 같다. 문제를 만났을 때 거인처녀 처미가 대처한 방안들과 삶을 바라보는 자세와 신이 부르심을 거부하지 않고 집안의 상황과 상관없이 조산사로써 일을 해처가는 그 모든 과정들이 잊혀지지 않게 된다. 이 한 권을 읽은 덕분에 조산사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으며, 1950년대 영국의 상황들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게 된다. 특히나 구빈원에 관한 내용들은 너무나도 슬프며 아팠고 잔인하기까지 하다. 1950년대의 슬픈 그 시대의 여인들과 아이들의 이야기가 된다. 책 속의 한줄 우리는 밤이건 낮이건 아무 두려움 없이 어디든 혼자 다닐 수 있다. 간호사들과 조산사들은 항상 혼자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수돗물이 없을 때는 어떻게 더운물을 마련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어떤 분만에서든 태반을 온전히 꺼내는 일이 가장 어렵다. 여자 몸속에는 망각을 도와주는 시스템이 있는 게 분명하다.(중략)극도의 고통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만든다.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 후회하는 건 아닐까?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 나는 이 일을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수녀님들이 항상 모유 수유를 권장하는 걸 보고. 병원과 수녀원의 근무환경비교. 이곳에서 주님은 우리의 힘이며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수녀님의 광채가 속세의 가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영적인 차원의 에너지일 거라고는 짐작조차 못했다. 종소리는 서글픈 쪽빛과 짙은 주황빛으로 노래를 부르고. 나는 종교적인 사람이 전혀 아니다. (출산상황) 아기가 정말 힘들게 일한 것 같죠? 당신이랑 내가 아니고?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내키지 않는 일이 꼭 있기 마련이다. 어느 날 갑자기, 본인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자신의 소명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가난하고 햇볕을 충분히 쬐지 못한 아이들은 자라서 다리를 절기도 했다. 당시는 여성들이 진보적인 의견을 내려면 해고 당할 위험을 무릅써야 했다. 임신과 출산이란 상황에서 여자는 완전히 방치되다시피 놓이는게 일반적이었다. 용감하고 부지런하고 헌신적인 여성들이 결국 승리했다. 조산사 법안이 통과되었다. 웰클로스 자선단체는 21세기인 지금까지 존재하며 여전히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즉, 매춘굴에서 탈출할려는 여성들을 돕는 일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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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odefa&logNo=220795303597 < 케이리의 서평 > 콜 더 미드와이프 Call the midwife 제니퍼 워스 지음 고수미 옮김 ---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1950년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이고 우리나라도 똑같이 어려웠던 바로 그 때에 대해서 과연 누가 이런 조산사 이야기를 주목했을까? 지금은 아기를 낳는 것은 축복이고 모든 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정말 대단한 일이지만, 이 시기에는 전쟁 후에 먹고 입기도 힘들었던 시대라 아기는 그냥 나오는 줄 알았을 거다. 수녀님들과 조산사들의 이런 전문지식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라는것을 이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이렇게 책을 집중해서 읽은건 정말 오랫만이었다. 드라마를 보는것처럼 생생하게 머리속에서 상상이 되었다. 25명의 아기를 낳은 콘치타이야기에 많이 울었다. 오늘날엔 캥거루 케어라고 하지만, 콘치타는 아무런 의학지식없이 엄마의 사랑으로 미숙아를 살려내는 그런 기적같은 이야기. 구빈원이라는 곳에서 아이들을 모두 잃고 정신을 잃은 젠킨스 부인 이야기..... 또한,, 모두가 하나같이 엄마의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아기를 낳고 엄마가 된 여자들에게 충분히 공감이 가고, 나 역시 그런 얘기들에 푹 빠져버리는 그런 책이었다. ?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원작을 토대로한 영국드라마가 보고 싶어 진다.. ^^ 책 표지에 있는 얼굴들을 보니 하나같이 캐릭터와 딱 떨어지는 듯,, 얼른 찾아 봐야지~~ 차 한잔과 함께 올 가을에 읽을 수 있는 감동드라마 원작으로 콜 더 미드와이프를 추천합니다~~ p.s. 런던의 오래된 방언인 코크니말을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충청도 사투리로 번역한 역자의 센스도 돋보이는 책~ 원래 영국영어가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코크니 방언은 정말 알아듣기 어려운 영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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