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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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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병환으로 돌아가시는 과정을 지켜본 자식들이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는지 궁금한 적이 있습니다. 병명을 알려드리고 치료방향에 대해서도 같이 의논을 할 것인가도 궁금합니다. 제 경우는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의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치료방향도 직접 결정하시도록 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은 미국의 미국의 소설가이자 문예 평론가 그리고 사회 운동가인 수전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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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병환으로 돌아가시는 과정을 지켜본 자식들이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는지 궁금한 적이 있습니다. 병명을 알려드리고 치료방향에 대해서도 같이 의논을 할 것인가도 궁금합니다. 제 경우는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의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치료방향도 직접 결정하시도록 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은 미국의 미국의 소설가이자 문예 평론가 그리고 사회 운동가인 수전 손택의 아들 데이비드 리프가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느낀 다양한 심경을 정리한 책입니다.


수전 손택은 <사진에 관하여; https://sarak.yes24.com/blog/yang412/review-view/7805119>, <타인의 고통; https://sarak.yes24.com/blog/yang412/review-view/7834214> 등을 읽으면서 수전 손택이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독특한 면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녀의 주장에 공감하는 점도 많지만, 동의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특히 <은유로서의 질병; https://sarak.yes24.com/blog/yang412/review-view/7950050>을 읽으면서는 질병. 특히 결핵, 암 그리고 에이즈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해석에 반대한다>를 통하여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이미지나 은유 등의 해석을 덧씌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은유로서의 질병>을 읽으면서 그녀 역시 나름대로의 해석한 결과를 담아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은유로서의 질병>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녀는 마흔 두 살이 되던 해 유방암으로 진단받아 치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죽음>을 읽고서는 65새 되던 해에 자궁유종으로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았고, 생애의 마지막 해에 진단받은 골수이형성증후군에 병발한 급성백혈병으로 죽음을 맞게 되었습니다.


골수이형성증후군은 말초혈액에서 적혈구, 호중구, 혈소판 등이 감소하면서 감염 혹은 출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급성백혈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질환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혈구세포의 돌연변이가 축적되거나, 특정 유전질환 혹은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에서 생기는 원발성 골수이형성증후군이나, 암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시행하는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의 합병증으로 오는 경우 이차성 골수이형성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수혈 등 보존적 치료를 하면서 혈액암의 발병을 감시하거나 조혈모세포 이식수술과 같은 적극적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죽음>의 원제목이 <Swimming in a Sea of Death>인 것처럼 질병으로 투병하는 과정에서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였던가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이런 대목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투병 기간 몇 달 동안에, 어머니를 어떻게든 위로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대신 우리는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살 수 있다는 이야기나 암 투병 이야기는 하면서, 죽음에 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23쪽)” 그 이유는 “어머니는 살아온 대로 돌아가셨다. 사람은 누구나 죽으며, 어머니도 언젠가는 죽는 존재라는 사실과 화해차지 못한 채로, 그런 고통을 겪었는데도.(…) 어머니는 그 모든 것을 무릅쓰고 카네티와, 위대한 시 「새벽의 노래(Aubade)」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종교적 위안, 여타의 정신적 속임수에 대한 경멸을 노래했던 필립 라킨(Philip Larkin)과 한편에 섰다.


심지어는 페루의 위대한 시인 세자르 바예호()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언제까지나 살고 싶어, 꼼짝 못 하고 누워만 있더라도. / 왜냐면 전에도 말했고 다시 말하지만 / 삶은 아무리 넘쳐도 모자라니까! 그렇게 많은 세월에도, / 언제까지나, 아주 많이 언제, 언제, 언제까지나!(129쪽)”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옛말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어머니가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본 데이비드 리프는 이런 생각도 합니다. “가끔 차라리 어머니 대신 내가 죽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일까? 그런 면이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일 뿐이다.(143쪽)”


이야기 막바지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마지막 순간에 뒤라스의 공포보다는 브레히트의 평정심을 얻었기를 빌어 보았자 그것은 기껏해야 사랑의 표현일 뿐, 속 빈 강정보다 나을 것 없는 소리다. 확신하건데 이런 감상은 어머니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며, 어머니가 그런 감상을 경멸하는 것은 정당했다. 어머니는 그 본질을 꿰뚫어보았을 테니까. 그것은 계속 살아갈 사람들을 위한 위안이라는 것을.(153쪽)”


여기서 말하는 뒤라스의 공포와 브레히트의 평정심은 이렇습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말년 일기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리라는 사실과 화해할 수 없다.(151쪽)” 그런가하면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병실에서 마지막 나날을 보내면서도 놀라운 연작시를 섰다고 합니다. 병실밖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면서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면 (…) 아무 것도 잘못될 게 없지. 이제 나는 내가 떠나고 난 뒤에 지저귈 지빠귀의 노래도 즐길 수 있다네.” 손택은 어느 날 일기에 “‘나’를 초월하지 않는 한 죽음은 견딜 수 없는 문제다.”(151쪽)라고 적었다고 합니다.

y*****2 2025.07.2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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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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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의 아들이, 암과 싸우면서 끝까지 삶의 의지를 불태우다 꺼져버린 수전 손택의 마지막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총 162페이지의 얇은 책이지만, 가족 중에 암환자가 있는 사람이라면 100% 공감가는 내용들로 꽉꽉차있다.  가족중에는 유방암 4기 ('의학적인 완치'는 기대할 수 없는 상태) 암환자가 있어서, 나는 매일 인터넷을 뒤지면서 암관련 카페를 들락거린다. 유방암 1,2,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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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의 아들이, 암과 싸우면서 끝까지 삶의 의지를 불태우다 꺼져버린 수전 손택의 마지막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총 162페이지의 얇은 책이지만, 가족 중에 암환자가 있는 사람이라면 100% 공감가는 내용들로 꽉꽉차있다.

 

가족중에는 유방암 4기 ('의학적인 완치'는 기대할 수 없는 상태) 암환자가 있어서, 나는 매일 인터넷을 뒤지면서 암관련 카페를 들락거린다. 유방암 1,2,3기까지야 완치율이 높지만, 4기가 되면 완치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 삶의 질을 고려해서 적극적인 치료인 수술은 하지 않고, 고통없이 살수 있는 날을 최대로 늘리는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암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언젠가는 떠나야 할 삶을 잠시 살고 있을 뿐이지만, 이미 암이 4기에 이르렀다면, 몸이 견딜수 있을 만큼의 치료를(호르몬, 항암, 방사선 등등) 받으면서 최소한 통증만이라도 없도록 조절하면서 하루 하루 소중하게 살아내는 것이 최선이다. 언젠가는 획기적인 치료약이 나올것이라는 희망을 꼭꼭 붙들어맨채로......확률적으로 몇 퍼센트 정도는 암이 있어도 의학적 통계와는 상관없이 오래 오래 삶을 살아내기도 한다.

 

수전 손택은 1975년에 유방암 4기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정확하게는 림프절 17개에 전이된 유방암이라고 하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유방암 3기가 아닐까 한다. 4기는 타장기에 전이가 된 상태이고, 림프절까지만 전이가 되면 3기로 분류하고 있다. (#참고사이트)

 

3기이든 4기이든 1970년대 당시의 의학기술로는 의사들이 살 가망이 없다고 포기한 상태에서, 수전 손택은 유방암을 이기고 생존했다. 그녀의 탁월한 저술활동이 없었더라도, 이 사실만으로도 그녀는 이미 '특별'하다.

 

수전 손택은 이후 발병한 자궁 종양도 거뜬히 이겨냈지만, 3번째로 찾아온 병인 골수이형성증후군 (혈액암의 일종)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천하의 손택이지만 이미 노년에 접어든 나이탓일수 도 있을것이고, 항암치료를 이겨내고 다시 찾아온 암세포가 더 강력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암환자 가족들이 언젠가는 겪게 되는 딜레마가 있다. 여명이 몇달 남지 않았다는 말을 의사로부터 들었을때 환자에게 사실을 말할 것인가 (사실을 말하면 미리 절망하여 그나마 남은 여명을 더 단축할 수도 있고, 의학적으로는 가망이 없어도 스스로의 의지로 병을 이겨내는 몇 퍼센트 기적의 가능성을 박탈한다), 거짓을 말할 것인가 (자신의 삶을 정리할 기회를 박탈한다) 하는 것이다.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시몬드 드 보부아르의 어머니는 의사와 가족들이 암이 아니라 복막염이라고 속인 덕분에 맑은 정신으로, 자신이 무엇을 겪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아주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수전 손택은 이미 암에 대해서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베테랑이었다. 그녀는 어떠한 위안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직면할수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 역시 살수 있는 확률이 있다는 희망적인 말을 간절히 듣고 싶어했다. 그리고 데이비드는 어머니가 원하는 말을 해드리는 것을 선택한다. 그러면서도  어머니에게 희망이라는 독배를 끊임없이 채워 드림으로써 어머니에게 못할 짓을 한 것은 아닐까 의심한다.

 

책의 말미에서 그는 외친다. "내가 어머니를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을 나는 아직까지도 믿을 수 없다."라고.

 

데이비드만 그런것이 아니라, 사실 우리 모두가 그렇다. 의사도 어찌할수 없는 상태라면, 가족들이 환자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사실 별로 없다. 수전 손택이라는 특별한 어머니를 둔 아들의 고백적인 이야기지만, 암 환자 가족이라면 누구나 겪게되는 보편적인 현실이기도 하다.

 

수전 손택은 떠났지만 그녀가 남긴 글을 통해서 여전히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아들 데이비드 뿐만 아니라, 암과 싸워본 선배로서 현재 암투병중이 환자와 그리고 앞으로 암환자가 될 우리중 누군가에게 (확률적으로 3명중 한명) 이렇게 말하고 있다.

"슬픔의 골짜기에 이르렀을 때는 날개를 펼쳐라" (수전 손택의 유방암 투병중 일기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 책은 끝난다).

 

유투브에서 건져올린 동영상

 

데이비드가 인터뷰에서 인용하고 있는 책은 이사야 벌린의 '고슴도치와 여우'이다. 그리스의 시인 아르킬로코스 "여우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는 하나의 큰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한 것을 인용하고 있다. (그런데 인터뷰에서 데이비드는 여우와 고슴도치를 반대로 말한것 같다. 말이 너무 빨라서 휙휙 지나가지만 몇번 반복해서 들어보니...) 누구 아들 아니랄까봐 짧은 대화에서도 지식인 티가 팍팍 묻어난다.

 

 

s******g 2016.03.0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