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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행자와 도쿄 “도쿄의 보이지 않는 손은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 사이의 거리를 섬세하게 튜닝하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도쿄에선 모든 것이 정교하게 세팅되어 있고 주의 깊게 조절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있어야 할 것이 있어야 할 곳에 있고 모든 사물이 마치 행성들이 제 궤도를 따라 공전하듯 정확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일본인은 작은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이 서로 어울려 지낼 수 있는 최적의 세팅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인에게는 조화와 적절한 거리, 주어진 공간 안에서 최대한의 만족을 추구하려는 정신이 있다.” 도쿄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묘사하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거리에서, 카페에서, 상점에서, 롯폰기힐즈 전망대에서, 이렇듯 도시의 세부를 유영하면서 쓴 김영하의 글은 밀고 당기기가 안 되는 롤라이35의 주밍을 대신 해준다. 때로는 먼 곳에서 조망하듯이, 가끔은 세밀하게 파고들면서 최적의 앵글을 잡아낸다. 조화로운 세팅을 추구하는 도쿄를 여행하면서, 작가 자신도 도시 한 귀퉁이에 자기 자리를 찾은 것 같다. 도쿄를 묘사하는 문장들에서 가끔 찰칵찰칵 하고 딱 떨어지는 튜닝음이 들려오는 것 같으니 말이다. 2. 롤라이35와 맥주 그나저나 ‘수동 필름 카메라’라는 말은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듯 그것의 단점이 곧 장점이 된다. 그저 옛날 것이 좋더라라는 식의 복고 찬미가 아니다. 연필은 샤프펜슬보다 쓰기가 불편하다. 매번 깎아서 써야 하는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연필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일상에서 우리가 칼로 나무를 깎을 일이 그것 말고 뭐가 있겠는가? 우리 안에 남아 있을 나무꾼의 유전자가 연필을 부르고 있다. 사삭사삭 연필을 깎는 사이 일상을 짓누르던 잡념의 구름에서 벗어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이거야 말로 취미의 세계가 갖는 자비로움 아닐까. 그 어떤 궤변도 답이 될 수 있는. 맥주는 뭐 일본에 가면 종류별로 마시는 즐거움을 많은 이들이 알 것이다.
“내게 여행은 어떤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포기하면서 만족하는 것을 배워가는 과정이다. 호텔은 집이 아니고 여행 가방에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없으며, 먹고 싶은 것을 다 찾아 먹을 수도 없다. 카메라도 마찬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거기 익숙해지는 수밖엔 도리가 없다. 그리고 그 안에서 최상의 결과를 뽑아내면 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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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적립금이 풍성히 남아있었다. 뭔가 나를 위한 책을 질러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뒤지던 중 예스24 검색이 추천해줘서 만나게 된 책. 김영하는 사실 내가 매우 좋아하는 작가다. 게다가 미리보기로 보여주는 짧은 소설이 아주 감칠맛이 나길래 얼른 주문해서 책을 받았다. 헉스...책을 읽어본 내 입에서 처음으로 나온 말은...한마디로 당했구나...배신감...첫날은 이 책을 반품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한방에 날아가버린 내 적립금이 너무나 아까웠다. 둘째날은 이 책에 긍정적인 리뷰를 단 사람들은 다 출판사가 고용한 알바인가? 하는 어이없는 생각조차 들었다. 그리고 셋째날, 나는 아침부터 들어와서 이 리뷰를 쓰고 있다. 혹시나 나처럼 책에 대해 잘 모르고 그저 작가의 유명세를 보고 안심하며 이책을 질러댈 지도 모를 불쌍한 독자에게, 구매자에게 뭔가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는 온라인이 주는 한계를 맛본 뒤 일종의 책임의식을 느끼며 이 글을 쓴다. 일본을 좋아하고 그래서 일본 여행을 여러번 했고 일본관련회사에서 근무한 나로서는 그동안 쏟아져 나온 일본에 관한 에세이 류의 책들이 성에 안찬 부분들이 많았다. 내게 일본은 환상 이기도 하고 현실이기도 하고 그 여러가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뒤섞여 돌아가는 만물상자 같은 곳이다. 갖가지 추억과 내 젊은 날의 삶이 그 속에 있다. 그래서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 중 개중에는 일본 뒷골목을 뒤지고 오거나 만화가게나 옷가게 등 온통 쇼핑리스트만을 적어서 알려주거나...유명 배우가 장난치듯이 찍은 사진집이라든가...이를 테면 이것도 옷가게, 크레페 가게, 잠자고 일어난 호텔방 등등을 찍어서...일본이 적어도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본이라는 아이콘을 나름대로 색칠해서 보여주는 것은 좋으나...그 역시 내가 느낀 일본과는 많은 거리가 있었다. 그랬다 , 나는 적어도 내가 일본에서 느낀 감동을 누군가와 나누며 맞장구를 치고 싶었던 거다. 그런 면에서 정통 작가의 일본여행기라길래 정말 구미에 당겼다. 그러나 웬걸... 이 책은 일본의 무엇을 보여주는 걸까. 이 책은 일단 사진이 엄청 실망스럽다. 작가는 본문 속에 작가가 사용한 롤라이라는 카메라의 특색과 한계를 엄청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가며 이야기해주고 있는데 일리가 있는 소리다.어쩌면 그건 일종의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변명같다. 그런 부연설명조차 없었더라면... 이 카메라를 통해서 들여다 본 사물과 세상은 마치 눈나쁜 사람이 안경을 벗었을 때의 세상 쯤 되는 거 같다. 둘째, 글이 엄청 실망스럽다. 누구나 다 자기 자신속의 세상을 만난다지만..결국 그건 이봐, 세상은 만만하지 않고 복잡해, 그러므로 니가 세상에 대해 이런 소소한 느낌을 갖는 것은 니 자신이 소소해서야...그래서 작가의 깨끗한 파인더가 필요한 것인데...무심한 여행자의 일본여행기. 일본의 변죽만 열심히 울리다 만 듯한 글이다. 앞부분의 산뜻한 소설과 적당히 짜맞춘 듯한 여행 수필은 나로 하여금 어안이 벙벙하도록 한다. 훌륭하지 못한 글과 흐릿한 시야를 가까스로 열어서 보여주는 답답한 사진, 이런 것들이 그동안 작가가 이룩한 훌륭한 이름 석자에 얹혀지는 무게감에 무임승차해서 용서될 수 있는 것인지. 한마디로 이 책을 삼으로 해서 날려버린 적립금이 엄청 아까운, 속상한 책이다. 작가에게 묻고 싶다. 이런 책을 왜 내셨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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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여행자 도쿄] 김영하 <아트북스> 2008 자기 앎을 버리고 떠나는 여행 다시 길 위에서 김영하의 여행자 시리즈가 두 번째 모습을 드러냈다. 여덟 대의 카메라로 여덟 개 도시를 담는다는 그가 아니면 상상하기도 또 실행에 옮기기도 어려운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두 번째 결과물을 받아들고 천천히 책장으로 시선을 옮긴다. 야심찬 프로젝트의 서막을 알렸던 하이델베르크 편에서 느꼈던 짧지만 강한 여운을 기억하며 이번엔 그가 어떤 길 위에서 단상을 쏟아내 줄지 큰 기대를 가지며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그리고 도쿄 실상 이 책을 읽어보면 그는 일본에 다녀온 것이 아니다. 그는 ‘도쿄’라는 아주 이색적이고 또한 국적불명인 한 도시를 여행 한다. 서점가에 여름 휴가철을 맞아 폭포처럼 쏟아지는 일본과 도쿄에 대한 여행안내서들 속에 평범한 여행안내서가 아니면서도 비행기에 꼭 싣고 가야할 것 같은 이 작은 책은 그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다. 그 이유는 작가 자신의 정체성이 모호한 것도 커다란 원인이 될 터이지만 <그는 성공한 소설가로, 또한 대학의 강단에 서는 교수이기도 하다. 문학 혹은 문화 평론가라는 직함도 사용한 적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꾼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사진가이기도 하며, 라이카와 롤라이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빈티지 카메라에 열광하는 장비병 환자 수준의 카메라 마니아이기도 하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편집체계의 독특함이 이 책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contents를 잘 살펴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섣불리 정의할 수 없는 이 책의 정체성을 수용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집으로서의 ‘여행자’ 이 책은 사진집일까?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그렇다’ 이 책은 사진집의 범주에 들어가기에 충분한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다. 사용한 카메라와 필름의 정보가 충실하게 드러나 있고, 사진집에 적합한 수준의 고급 지질을 사용하여 인쇄하였으며 무엇보다 전문 사진작가 수준의 사진들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 주며 이 책에 사용된 사진마다 정확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진을 편집하고 배치하는 데 고심하고 신경을 쓴 것이 역력히 보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한 권의 독립된 사진집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문학작품으로서의 ‘여행자’ 이 책의 성격 중 하나인 문학성에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소설가인 작가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여 여타의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의 첫 산문은 ‘마코토’라는 소설이 차지하고 있다. 한 여자의 사랑과 그 사랑의 대상으로부터 느끼는 배신감 그리고 현주라는 제3의 여자. 때문에 소설의 갈등구조는 삼각관계라는 진부하지만 역시 흥미진진한 정격소설의 완결성을 가진다. 소설의 말미에 등장하는 기막힌 반전까지... 게다가 남자주인공 마코토의 국적이 일본이라는 점, 시간이 흐른 뒤 우연하게 첫사랑 마코토와 조우하는 곳이 도쿄 긴자의 한 커피숍이고, 그 해후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인 희정언니와 우연히 만나게 되는 곳도 도쿄의 가장 번화하고 사람들의 이동이 빈번한 ‘시부야’ 한 복판이라는 점 역시 이번 [김영하 여행자 도쿄]라는 책의 큰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레 독자들의 발길을 도쿄의 도심으로 나아가게 이끌어 주는 이정표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이후 실린 단문들과 에세이들 역시 작은 꼭지마다 완결성을 가지고 있어 이 책의 정체성이 문학작품이라는 <정확하게는 산문집 정도의 범주에 무리 없이 들어갈 수 있겠다>점을 강조해 준다. 여행안내서로서의 ‘여행자’ [김영하 여행자 도쿄]는 분명 길 위를 떠돈 흔적이다. 여행안내서의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여행지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 정보나 교통, 숙박, 음식, 쇼핑에 관한 정보들은 구체적이지 않아 실용적인 여행서로서 점수를 크게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행 대상지<이 글에서는 도쿄로 한정한다>에 대한 주관적인 관점의 제시라는 부분, 론리 플래닛류의 여행안내서가 가지는 근원적인 한계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여행안내서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그렇기에 작가가 제시하는 도쿄는 일상적인 여행안내서에 제시된 도시의 정보와는 조금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독특한 여행안내서라고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여행자가 여행안내서를 선택한다. 그러나 한 번 선택하면, 그 한 권의 여행안내서가 여행자의 운명을 결정한다. 짧은 여행 기간 동안 여행자는 여행안내서 한 권의 체제에 익숙해지기도 힘이 든다. 어떤 여행안내서는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비로소 그 체제를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여행안내서들은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 여행자들은 그 안의 일부만을 몸소 경험할 수 있을 뿐이다. 즉, 여행자는 여간해서는 자신이 선택한 책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김영하 여행자 도쿄] 262P 여행안내서 부분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도쿄를 ‘안내’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떤 책은 도쿄를 ‘카페’로, 또 어떤 책은 ‘숍’으로, 또 어떤 책은 ‘장난감 가게’로 묘사한다. 모두 흥미로운 관점이다. 어쨌든 그것들은 모두 부분적으로 옳고 전체적으로는 틀리다. 어쩌면 우리는 도시를 여행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여행안내서 안을 열심히 돌아다니다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김영하 여행자 도쿄] 268P 여행안내서 부분 이 책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앞에서 이 책이 가진 세 가지 스펙트럼에 대해 간단하게 언급하였다시피 이 책은 사진집이며 산문집이고 동시에 여행안내서이기도 하다. 정확하게 무어라 정의 할 수 없는 이 이상한 책은 바로 이런 때 그 존재가치가 빛난다.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여행을 간다고 가정해 보자 공항에서의 대기시간이나 비행시간과 여행지에서의 여가를 위해 어떤 이는 닌텐도DS 또는 PSP류의 오락거리를 준비하거나 혹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CD를 고르거나 최신곡들을 MP3에 차곡차곡 저장할 것이다. 나의 경우는 바로 함께 여행할 ‘책’을 고르는 일부터 시작 할 테고 반드시 이런 고민이 뒤따를 것이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싣고 있는 여행안내서를 가져갈 것인가? 아니면 감성을 자극하는 문학작품을 가져갈까? 사진을 위주로 한 여행지의 사진집은 어떨까? 결국 이 세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서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효용의 원칙에 따라 두 가지 책은 버려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나의 감성과는 달리 책 세 권의 무게와 정신적 효용을 저울질하게 되고 결국 선택은 그 내용을 압도하는 컴팩트한 사이즈와 가벼운 무게가 언제나 승리하는 법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때 유용하다. 이 책은 사진집<풍부한 컬러사진과 독특한 흑백사진, 그리고 사진의 퀄리티를 저해하지 않는 고급지질>이며, 소설책<물론 단편소설이긴 하지만 재미있고 무엇보다 ‘소설가 김영하’의 작품이지 않은가!>이고 에세이집<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카메라에 대한 내용도 있다. 아싸~>이면서 또한 여행지의 정보를 알려주는 여행안내서<절대 론리 플래닛류의 누구나 다 아는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돈 들여 외국 나왔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익숙한 한국어로 분위기 팍 깨줄 확률이 적은 곳으로 나의 발길을 이끌겠지...>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그리 크지 않은 판형과 책 세권을 합친 것에 비해 가벼운 무게까지... 마치 빅토리녹스의 작은 다용도 주머니칼 같지 않은가! 자기 앎을 버리고 떠나는 여행 이 책은 ‘왜 여행을 떠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다음과 같은 힌트를 우리들에게 던져준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즉각적이고 기능적인 판단을 한다.” “우리가 뭔가를 알고 있다고 말할 때, 그것은 그 뭔가를 잘못 알고 있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우리의 앎에 갇혀 있다. 특히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무지하다.” [김영하 여행자 도쿄] 233P '앎‘ 부분 “도시에 대한 무지, 그것이야말로 여행자가 가진 특권이다. 그 것을 깨달은 후로는 나는 어느 도시에 가든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말을 다 신뢰하지는 않게 되었다. 그들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앎에 ‘갇혀’있다. 이런 깨달음을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도 적용해보면 어떨까? 갇힌 앎을 버리고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김영하 여행자 도쿄] 236P '앎‘ 부분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여러 답들 중 하나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잡고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그 독자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구에 불을 지필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출간시기를 절묘하게 잘 포착한 출판사의 얄팍한 상술을 알면서도 유쾌하게 넘어가 줄 아량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의 선택을 크게 후회하지는 않을 듯하다 사족이지만 개인적으로 [김영하 여행자 하이델베르크]편의 책속 부록이었던 음악CD에 홀딱 반해버려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도 MD에 리핑해 듣던 나로서는 이번 책의 부록인 폴라로이드 사진 크기의 엽서 달랑 다섯 장은 정말 실망이다. 시부야 거리를 걸으며 귀에 꽂은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멋진 그루브를 기대했던 건 너무 큰 욕심이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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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상콤한데요? ^^ 나도 도쿄! 도쿄! 하고 외치게 됩니다. 맨 앞에 실려있는 짧은 소설은 마지막에 아핫- 웃음이 나와요. 여자 남자 주인공 둘 다 참 귀엽다는 ㅋㅋ 암튼 후회없는 책입니다. 예쁜 다락방 구석 책상 위에 고이 놓아두고 싶은. 그래서 기분이 울적할 때마다 조금씩 펼쳐보고 싶은. 함께 받은 엽서 세트도 완전 소중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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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데, 김영하 작가님도 좋고, 사진도 참 좋고, 짧은 소설도 좋고, 에세이도 좋고.
대체 배송은 어쩔 ... 완충포장 하나도 없고 책 한쪽 모서리가 완전히 뭉개졌네요
너무너무 기다리던 책이고 빨리 읽고 싶던 것만 아니라면 반품하고 싶었을 정도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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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 전의 여행자가 아주 조금 실망스럽긴 했지만, 어쨌든 내가 찬탄하는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써낸 김영하의 저력에 다시한 번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냥 잠들기 전에 잠깐 볼 요량으로 이 책을 펼쳐든 순간!! 아아, 나는 도쿄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그가 롤라이 35 시리즈 카메라와 사라져가는 필름 아그파(안 사라진 코닥도 있긴 함)를 사용해서 찍은 사진들에서 뭔가 애잔함이 느껴졌다.
고백하자면 나에게도 롤라이 35가 있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나는 끝내 녀석과 친해지지 못한 채, 스페인 여행경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녀석을 팔았어야 했던 것이다. ㅠㅠ 그런 녀석의 친구쯤 될 카메라를 벗삼아 도쿄의 구석구석을 담아온 모습을 보니 잠시 감상에 젖기도 했다. 더군다나 책 안의 이미지들은 내가 도쿄에 한달을 머물며 구석구석을 쏘다녔던 곳들이 많아서 더 짠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시원한 에비스, 기린, 아사히, 삿포로가 내 목구멍으로 꼴깍꼴깍 넘어들어가는 그 생생한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혔다. "도쿄에서 뭐했어?" 하고 사람들이 물으면 내가 해준 대답에사람들은, "뭐야, 도쿄 다녀오긴 한거야?" 라고 시큰둥하게 반응했으리만큼 관광객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이상한 구석들을 쏘다녔던 그 도시가 그리웠다.
마고토와 주인공의 귀여운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다. 소름 끼치도록 맞는 말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에세이는 또 어떻고!! 이것이 이 작가의 내공이구나 하는 생각. 일본이라면 오랜 세월 이곳저곳 쏘다니며 많이 보았고 일본사람도 많이 만나온 나로서는 누군가 도쿄에 대해 이렇게 근사한 책을 낼 수 있다는 점에 있어 책의 중후반부에는 살짝 질투심까지 일었는데, 그나마 책장을 덮으며 스스로를 위안할 수 있던 것은 아직 그가 모를지도 모르는 숨은 곳들을 내가 조금 더 많이 알지도 모른다는 밑도 끝도 없는 이상한 우월의식(?) 때문이었다. 어쨌든 여행자 스리즈 다음편이 기대되는 바이다. 그는 어떤 카메라를 들고 또 사진을 찍어올까? 어떤 도시에 관한 그만의 썰을 풀어낼까? :) 추신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것이지만- 도쿄의 맥주가 그리운 밤이다. 꼴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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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그곳은 어떤 곳일까.
나는 궁금했다. 김영하의 것이라 더 궁금했다.
소설이 있었다. 소설을 읽었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일본인과 그를 좋아한 한국 여인의 이야기. 한국인들은 그에게 곤란한 질문을 던진다. 독도는 누구 땅? 뭐 그런 질문이다. 그 어려운 질문을 그를 이리 저리 잘 피하고 한국 여인의 마음은 애간장 타는데, 김영하의 소설답다. 한마디로 재밌단 말이다.
사진도 있었다. 사진을 읽었다. 일본에 이런 것이 있구나...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뜻밖의 사실을 알아서 메모장을 열어 급히 적었다. 언젠가 그 파일을 다시 열어볼 날이 오겠지?
후. 나도 여행자가 되고 싶다. 책을 보면서 가슴이 들썩거리는 느낌, 그런 다짐으로 달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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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여행자 첫시리즈는 그냥저냥이었죠, 인터넷서점 리뷰들도 그리 좋지 못했고.저도 김영하작가 팬이지만 한번 읽고 사진 휘리릭 보고 책장에 꽂아넣은게 다였는데이번 편은 굉장히 좋네요. 앞에 짧은소설도 굉장히 재밌답니다. 사진 많고 에세이랑 사진기에 얽힌 얘기도 있고,, 솔직히 전편 비슷하겠지, 하고 나오면 그래도 어련히 사니까 이번에도 주문한건데 생각보다 훨씬 충실하고 내용 좋아요. 김영하작가님이 인터넷리뷰 신경써서 많이본다고 하시드만 자극받으셨는지ㅎㅎ 저는 좋게 읽었네요~ 팬이시라면 보셔도 후회 안하실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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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여행자 도쿄를 읽어보니, 이제서야 여행자 시리즈의 기획의도가 잡혔다. 전작 하이델베르크를 읽었을 때는 기획은 참 신선하나, 이것이 독자에게 얼마나 어필할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왜냐 그때는 단순히 여행서라고만 생각하고 책을 받아들었으니까. 더군다나 카메라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였으니까. 왜 카메라에 촛점을 맞췄을까 의아했다. 김영하 작가의 팬인데도 불구하고, 하이델베르크 편은 실망스러웠다. 그리하여 여행자 시리즈를 다시 사지는 않으려고 했으나, 이번 책 도쿄를 읽고는 이 책의 컨셉이 확실히 잡혔다. '롤라이35' 카메라에 대한 설명을 읽고 나면, 이 책에 실린 사진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글은 말할 것도 없다. 책을 읽는 것이 너무나 즐거웠으니까. 나는 사실 일본이라는 나라에 흥미가 없다. 하지만 처음으로 일본에 그리고 도쿄에 가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 책이다. 이런 면에서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책을 보면서, 정말 맥주가 먹고 싶었다. 거품이 소복이 쌓인 맥주가. 일본에 간다면, 혼자서 맥줏집에 가서 홀짝여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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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사용하고 있는 책갈피는 지난 달 도쿄에 갔을 때 구입하고 사용했던 도쿄메트로패스다(참고로 내가 책갈피로 이용하는 것들은 대중이 없다. 명함을 사용할 때도 있고, 영화 쿠폰을 이용할 때도 있고, 백화점에서 나눠주는 향수 적신 종이를 이용할 때도 있다).
김영하의 책 중에서도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다른 무엇도 아닌 ‘도쿄’ 때문이다. 도쿄를 다녀와서가 아니라, 도쿄를 좀 많이 다녀야 할 사정이 생겨서다. 김영하와 비슷한 감성으로 다닐 상황도 아니지만, 그래도 그냥 여행안내서를 뒤적이고 싶지는 않았다(내가 도쿄를 갈 이유는 분명 여행도 아니니). 잠깐 경험한 도쿄는 삭막한 도시였다. 그 뜨거웠던 여름에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며 돌아다녔던 교토와 너무나 달랐다. 그래서 김영하의 이 책을 찾았는지도 모른다. 도쿄에서 뭔가 감성적인 것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그러나 이 책에서도 그런 건 찾기가 힘들었다. 김영하가 롤라이(Rollei)35 카메라를 들고 찍은 도쿄의 모습은(나는 이 책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에세이가 도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진기에 대한 것인지 착각할 뻔했다), 내가 느끼기엔 감성과 너무 거리가 있었다. 더군다나 김영하는 도쿄라는 도시를 ‘강박증 환자의 서랍’ 같다고 하고 있다. 시부야의 골목으로 들어가면 찾을 수 있는 작은 상점들에 정(情)을 느낄 수도 있고, 일본의 다양한 맥주에 살짝 취할 수도 있겠지만(이건 인정!), 나쓰메 소세키의 묘지에서 감상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과연 어디를 가야 할지를 묻는 나에겐 어떤 대답도 들려주지 못한다.
그래도 다시 도쿄를 가면, 그 도시가 달리 보일 것 같기도 하다. 김영하는 “어쩌면 우리는 도시를 여행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여행안내서 안을 열심히 돌아다니다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어쨌거나 나는 김영하의 ‘도쿄 여행안내서’를 읽었고, 그래서 도쿄라는 도시에 칠해진 김영하의 감성을 아주 조금은 내가 받아들였을 것이다. 이만하면 이 책은 내게 가치가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