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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와 말미에 하루키는 성공한 선수가 아닌 중간에 탈수 현상으로 레이스를 포기 해야만 했던 한 마라토너에 집중하고 있다 요즘 사회에서나 학교에서나 모두 결과만 중요시하고 과정에서의 노력은 보려하지 않는 현 세태에서 참 신선하고 따뜻한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첫장 부터 마지막 장까지 잔잔한 감동을 주는 책이며 오랜만에 음미하는 하루키의 좋은 문장을 감상 할 수 있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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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수필은 가벼움과 함께 깊이를 담고 있다. '승리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이 책 역시도 가벼움과 깊이를 함께 담고 있는 책이다. 나는 이러한 가벼움과 깊이가 공존할 수 있는 이유는 전적으로 작가의 역량(?), 삶에 대한 자세에 있지 않나 싶다.
올림픽의 열기 속에서도 작가는 흐름에 편승하기 보다는 한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지키며 열기 속에서도 자유롭다. 그렇기 때문에 올림픽이 가지는 비정상성이나 사람들의 올림픽에 대한 몰입에 대한 의아함도 말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한 글쓰기는 자칫 성의 없거나 빈정댄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는 거기서 개인의 깊은 성찰과 생각을 스스럼 없이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하루키를 읽어나가는 사람들이 그러하듯 우리는 거기에 공감하고 그 성찰에서 오는 떨림을 느끼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고 작가가 무조건 비판적이거나 제삼자의 입장에서만 올림픽을 보고 글쓰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올림픽이 가지는 프로그램의 특성이나, 연출되지 않은 뜨거운 감동도 담아내고 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제목이다. 이 책의 원재는 '시드니'이라고 알고 있는데, 아마도 시기적으로 늦어진 탓도 있어서 제목을 저렇게 바꾼듯 하다. 나는 오히려 이렇게 제목의 바꿈이 이 책을 잘못 판단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책은 승리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루지만, 가장 큰 전제는 시드니 올림픽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작가가 바라보는 올림픽의 이야기들이다. 승리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테마는 그중에 포함되어 있는 것일 뿐, 오히려 읽는 내용에서 억지로 제목이 가지는 소재를 끌어내려 하는 독후감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아무튼, 편집상의 문제는 뒤로하더라도 이 책은 내가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시드니올림픽을 상상하게 해준다. 물론 상쾌함과 웃음도 주고 있다. 그리고 산다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도 한다. 다시 말하면 수필이 가지는 최대한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린 작품이다. 하루키의 다른 수필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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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해 나의 일터가 내 방 책상에서 마루 티브이 앞으로 옮겨졌다. 밥상 하나 펼쳐 놓고 노트북으로 일을 해가면서 올림픽 중계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시청하고 있다.(회사 다니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모든 중계를 다 지켜보지만 경기마다 느낌은 다 다르다. 물론 "이기자!!"라는 마음은 다 같으나,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타닥타닥 타자쳐가며 보게 되는 경기도 있는가 하면, 초조해서 모니터 뚜껑 탁 덮어버리고 경기에 몰입하여 혼자 열심히 괴성(?)을 내지르며 보게 되는 경기도 있다. 이렇게 보든 저렇게 보든 결과는 늘 둘 중 하나다. 이겼거나 졌거나(아, 비기는 경우도 있지!).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싸운 경기에서 이겼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졌더라도 아쉬움 뒤에 배어나는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모습에서 '승리보다 소중한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승리보다 소중한 것>을 만난 것은 베이징 올림픽이 시작되기 며칠 전이었다. 워낙 하루키 작가의 팬이기도 하고,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올림픽을 소재로 한 책이라니 당장 집어 들 수 밖에! 이 책은 올림픽 취재기도 아니고, 에세이도, 여행기도 아니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나는 올림픽을 앞둔 상황이어서 그랬는지 '올림픽 취재기'의 느낌을 팍팍 받으며 읽었다. 지금껏 보지 못한 신선한 형식의 글이었다. 하루키 작가가 전해주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8년 전 올림픽을 떠올리려 애써 보기도 하고, 올림픽 다음 해에 방문했던 시드니 올림픽 경기장의 모습도 떠올려 보며 그렇게 과거의 올림픽을 다시 만나고, 곧 다가올 올림픽에 대한 기대도 한껏 부풀어 갔다.
이 책을 통해 8년 전의 올림픽을 더듬어 가다보니 그때의 영광의 순간들이 하나둘 머릿속에 떠올랐다. 개막식 때는 남북 동시 입장으로 얼마나 감동적이었던지...그 때의 한반도 기가 눈 앞에 생생하게 펼쳐져 보이는 듯 했다. (사실 잊고 있었는데, 하루키 작가가 개막식에 관해 적은 글을 통해 다시 떠올랐다. 작가는 올림픽 개막식을 지독히 싫어해서 중간에 그냥 나와버렸는데(나는 올림픽 개막식을 참 좋아하는데...이번 올림픽 개막식은 피서를 가느라 보지 못해서 무척 아쉬웠다) 남북한이 동시 입장 할 줄 알았더라면 마저 지켜봤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경기장에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려퍼지던 환희의 순간들도 떠올랐다. 올림픽 때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 되는 것이 바로 '메달'이다. 메달 중에서도 '금메달'...얼마나 많은 메달을 땄는가, 누가 메달, 특히 금메달을 땄는가...아무래도 경쟁이기 때문에 빠질 수 없는 부분이지만, 지나치게 메달에 환호하고, 메달의 색깔에 집착하는 탓에 올림픽 때마다 '메달'보다는 선수들의 '노력'에 더 많은 찬사를 보내줄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온다. 나는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아쉬운 은메달'이라는 표현을 참 싫어한다. 물론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상황까지 갔는데 아쉽게 은메달을 땄다는 지극히 당연한 표현이지만, 어째서 그 '값진' 은메달을 '아쉬운' 은메달로 만들어 버리는가!(동메달은 다행히 아쉽다는 소리를 잘 안 한다. 잘못하면 노메달이 될뻔 한 상황에서 건져올린 쾌거이기 때문일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이 무척 훌륭하다는 생각도 들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전해주는 '승리보다 소중한 것'의 의미를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잘 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승리보다 더 소중한가, 이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흘간의 대회를 지켜보면서 내가 가장 감동 받았던 경기는 유도에서 은메달을 딴 김재범 선수의 경기와 역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배영 선수의 경기이다. 그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어서 감동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들이 경기 과정에서 보여준 바로 그것, '승리보다 소중한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마치 방금 물에 빠졌다 나온 것처럼 온 얼굴에서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져 내리고 그 두꺼운 도복이 젖는데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 상대 선수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허리를 꺾고 헉헉 거리는데 이글이글 타는 듯한 눈빛으로 '잡아먹을' 기세로 돌진하던 선수의 그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힘든 순간이 다가올 때 마다 "못해 못해!" "힘들어 죽겠어!"라고 말하던 내 모습이 심히 부끄러워지는 장면이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듯한 무게를 들어 올리다 다리에 경련이 일어난 선수. 경기를 지켜보던 우리 가족들이 모두 숨을 죽이고 눈물까지 글썽일 지경이었는데 부상 따위는 아랑곳 않고 다시 올라와 혼신의 힘을 다하다 결국 쓰러지며 마지막까지 바벨에서 손을 떼지 않던 그 모습. 이런 선수에게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승리'하지 못했다고 욕할 사람이 있는가? 아무리 메달 경쟁이고 순위 경쟁이지만 결국에는 승리보다 더욱 값진 것들이 사람들 가슴 속에 오래오래 남게 될 것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정말 멋진 책을 만났다. 이 책 덕분에 이번 올림픽을 대하는 마음이 조금 남달랐다. 하루키 작가와 시선을 맞추어서 올림픽을 보려는 시도가 내 내면에서 은근히 일어났기 때문일지도... 이 책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또 있었는데 그건 바로 매일매일 기록되어 있는 하루키 작가의 달리기 시간!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니면서도 어디를 가든 하루도 달리기를 빼놓지 않는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게 사실이구나 확인하면서 정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달리기를 사랑하는 작가이기에 그가 그려낸 마라톤 장면은 그만큼 훌륭했다! 벌써부터 이번 마라톤이 무척 기다려진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은 우리 모두가 '승리보다 소중한 것'을 제대로 느끼고, 모든 출전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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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하루키의 작품을 그다지 많이 읽어보지 않았다. 하루키 신드롬이 한국을 덮칠때에도 괜한 반항심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랫만에 하루키를 만났는데, 이 책은 완전 내 스타일이고 만 것이다. 난 영화건 책이건 요란시끌벅쩍한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냥 담담하게 일상을 그려낸 에세이 형식의 영화, 별다른 사건 사고가 없어도 이야기가 되는 그런 작품을 좋아한다. 음식으로 따지자면 담백한 나물, 빵으로 따지자면 크림치즈를 바르지 않은 베이글 정도라고나 할까. 하루키의 작품인만큼 소개가 요란하다. 하지만 "모든 장르를 포용하면서도 이제까지 그 어떤 작가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라는 수식어는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하루키는 하루키이며 그의 작품이 맘에 드는 사람은 감탄하면 되는 것이고 맘에 들지 않으면 그냥 책을 내려놓으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하루키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취재하면서(사실 취재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취재와 관람의 중간 정도라고나 할까) 때론 감동하면서 때론 비판하면서 그리고 대부분은 담담한 필체로 써내려간 일기 형식의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중간 중간 발휘된 그의 괄호신공 즉 덧붙이는 말이나 혼잣말은 마치 투덜이 스머프를 연상하게 하는 말투라서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글에 양념이 되고 있다. 하루키가 마라톤 매니아이자 직접 달리는 것 또한 좋아한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다. 시드니에 머무는 동안에도 거의 매일 한시간 이상씩 조깅을 했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새삼 그가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이 올림픽 취재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이유는 그가 끊임없이 올림픽은 지루하다는 말을 내뱉기 때문이며 그가 자신이 이야기 하고 싶은 종목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부분이 달리기가 포함된 마라톤/철인3종경기/중거리 경주 등이라서 하루키의 "달리는" 것에 대한 관심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그가 그저 경기 자체에 대해서만 썰을 풀어내는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굉장히 담담한 말투라서 객관적 사실만 말할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스포츠 종목에 대한 그의 가치관이나 개념이 잘 들어간 문장이 두드러진 부분이 많다. 몇가지를 살펴보자면, 그는 장거리 달리기 선수들의 정신력은 보통이 아닌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였고 마라톤 선수에 대한 개인적 느낌을 표현할 때에도 '흔들림 없는 이미지',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집중력', '강철같은 자립심', '오랜 꿈을 꿀 수 있는 힘' 등 생각해낼 수 있는 최고의 찬사들로 그들에 대한 경외를 나타낸다. 이 책에 집중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없는 애국심도 발휘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이 올림픽 게임에서 하루키는 비교적 관조적 입장에서 일본팀들의 경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일, 8월8일 드디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있는 날이다. 8자를 유난히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원래 8월8일8분8초에 개막식을 하려고 했다고 한다(지금은 8시 정각에 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 올림픽 기간에 맞추어 내가 하루키의 이 작품을 읽었다는 건 우연이지만 이 우연으로 인해 내가 무심히 TV 화면을 통해 보아왔던 편집된 장면들이 결코 경기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아무래도 마라톤을 가장 유심히 보게 될 것 같다. 아마 내 눈은 마라토너들 중에 하루키가 없는지 살펴볼 것만 같다. 가장 맘에 들었던 한마디. "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경쟁이다. 인생에서 필요한 것은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후회없이 싸우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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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감이 물씬 느껴지는 하루키의 이야기는 대회의 이면을 보고 있는 생각까지 들게했다. 지루한 취재기가 아닌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읽고 느끼고 있는 느낌까지 들게 해 주었다. 날씨와 경기장의 모습을 소설가의 눈빛답게 이야기에 이야기를 더해 하나의 이야기로 통하고 있었다. 그 속엔 경기장의 경기 결과처럼 감동과 아쉬움이 함께 교차했다. 현장감은 생생함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었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생중계의 모습까지 가져다 주었다. 하루키가 시드니에서 머물며 그가 담고자 했던 것들과 더불어 그가 미쳐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이 떠올라 보고 있는 사람들으로 하여금 그 속에 함께 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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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게 궁금했다. 승리보다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하루키는 언제나 불확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면서 확정적인 이야기를 한다. 그냥 그건 그래. 라고 말해 버리지만 그게 정말 그런 것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시원하다. 좋은 것은 좋고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한다. 좋은 것은 이러 저러해서 좋고 싫은 것은 이러 저러해서 싫다는 식으로 구구절절 설명하는 작가 들의 글을 읽다가 단정적으로 "난 그래"라고 말해 버리는 하루키의 화법은 그래서 언제나 사람을 쿨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항상 하루키의 책은 기대를 가지고 집어들게 되고 그럴때마다 실망하지 않고 기분 좋은 시간을 만끽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충분히 굉장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깊이에 대한 기대보다도 관점에 대한 신선함을 원한다면 오랜만에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기대해도 될 듯하다. 그게 이 작품의 목적이고 의미이고 결과인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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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착한 책, 하루키의 '승리보다 소중한 것'은 교보문고에서 '발견'되었다. '하루키'라면 우선 사고 보는 애독자의 눈에 띈 것이니 '발견'이란 말이 가장 적절할 터. 눈팅은 교보에서 구매는 예스에서! (예스 사장님이 좋아하겄다). 짧은 휴가를 함께 하기에 하루키의 에세이만한 것도 없는데 이 책은 좀 이상하다. 아니 특별하다? 에세이라고 하기엔 올림픽이라는 '초점'이 있고, 올림픽 관람기라기엔 올림픽을 몹시 지루해하는 하루기의 뚜렷한 주관이 곳곳에 드러나며 잡지사와 계약에 의한 '일'의 성격이 짙다. 그렇다고 '승리보다 소중한 것'이란 착한 제목에 딸린 하루키의 '인생관'이라 하기에도 뭔가 부족하다. 하루키 애독자라면 역시 하루키답다!와 2%로 부족한 거 아냐? 가 동시에 존재하는 책이 요놈인 듯 하다. 이 책은 소설이라면 액자의 구성을 띄고 있다. 일본의 마라톤 선수 아리모리 유코(여)와 이누부시 다카유키(남)을 3인칭으로 내세워 그들의 경기 혹은 연습장면을 그려낸 프롤로그와 그들의 인터뷰로 그려진 에필로그가 책의 앞뒤를 싸고 있다. 책을 덮고 보니 이 두 부분이야말로 하루키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하루키는 올림픽을 거대한 산업으로 본다. 거기에 투입된 막대한 돈의 경기. 따라서 깔끔하지 못한 구석이 많은... 오히려 올림픽의 시초인 아테네에서 고정적으로 경기를 하고 프로 리그가 있는 축구,야구,농구 등은 올림픽에서 제외시키는 이상적 방법을 제안하기도 한다. 올림픽이야 말고 가장 지루한 볼거리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러나 이런 비판의 시간 속에서 그는 배울 것이 전혀 없다고 말하진 않는다. 지루한 올림픽 기간 중에는 분명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만한 장면이 몇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가 내세운 두 선수는 '최근의 싸움에서 패배한' 이들이다. 승리한 이들의 열광과 환호를 배제한 대신 실패와 절망을 앞세운 그는 '삶'을 살아가고 자신의 '사고방식'을 지켜가면서 스스로 보다 높은 곳으로 나아가는 것을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하루키다운 전개로 이어진 글 속에서의 이야기는 또 새롭고 재미나다. 마치 가까운 친구에게 '내가 말야, 시드니 올림픽을 다녀왔거든...그건 그렇고 이건 이렇고... 참, 호주의 코알라는 말야.. 또 호주 음식은 대체로 모두 맛있더군... 그 틈에 노트북도 도둑맞았지 뭐야, 휴대폰도 분실하고... 여튼 패배한 두 선수들의 모습은 참 아름다웠어. 프로답달까? 투쟁과 경쟁을 토양으로 자신만의 방식을 갖고 멋지게 살아가는 것, 이런 게 삶이 아닐까?' 뭐 이렇게 밤새 이어지는 이야기같달까. 조근조근 나지막히 이어지는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하다. 그래, 51세의 작가에게도 여전히 삶에 대한 의지와 열정과 성찰이 있는데 (하루키가 많이 나이들었다....), 젊은 내게야 무엇이 더 없겠는가. 힘내자, 나도... 그리고 당신도. 화이팅!!
참, 몇 군데인가 오타가 있더군요. ('매우'를 '매운'으로 써 놨다든가...) 요런 거 시정이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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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내가 이걸 왜 읽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좋아해도 애초에 에세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먼 북소리는 그런대로 볼만 했고, 그 정도의 기대를 갖고 보았지만 그것에 미치지 못했다.
그냥 무라카미 하루키 자신의 올림픽에 대한 가벼운 감상글이며, (원래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냉소적이면서 그다지 진지하지 않게 접근하며 가볍게 적어내려간 글로 느껴진다.
랄까, 이런 리뷰를 올리면 니가 뭐나 된거냐 - 라는 식의 말을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그렇지만 책을 읽다보면 이건 괜찮고 이건 별로고.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하게 되며, 이 책은 읽는데 큰 재미도 없었고, 읽어나가는데 걸리는 시간도 오래 걸렸다 - 라는 말을 하고 싶을 뿐.
(하긴 벌써 이 책을 산지 1달도 넘게 지났군.)
먼 북소리는 한번 읽고 다시금 읽고 싶다는 감상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은 그러지 못했다. 그 정도의 느낌을 받은 책이었다.
사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고 기대하며 봐온 나이기에, 큰 기대를 갖고 에세이를 읽었기 때문에 실망을 하는 것인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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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런 책을 써도 베스트 셀러가 되겠지 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여기서 '이런 책'이라 함은 너무 쓰잘것 없어서 존재할 필요가 없는 책 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하루키의 글이 보여주는 엉뚱한 유머아닌 유머와 너무 무겁지 않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 이런 것들로 인해 하루키의 글을 쓰잘것 없는 경우는 많지만 존재할 필요가 없는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 약간은 습작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 지나치게 '쓰기위해 쓰여진' 글이라는 느낌을 많이 주는 글들이 여럿 있다.
기본적으로 하루키라는 인간이 올림픽 따위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냥 어쩌다 보니 시드니 올림픽에 대해서 글을 쓰겠다고는 했는데 올림픽 보러 시드니까지 갔더니 역시 본인은 올림픽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나 할까. 하지만 어쨌든 일단 쓰기로 한 글을 써야하기에 끝까지 마무리한.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여자마라톤에 대한 글이나 그 밖에 몇몇 글들은 꽤 인상적이다. 그러나 역시. 이 책은 하루키의 최고작은 절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