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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고 고마워서 고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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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비름 1 하루 종일 뙤약볕 내려 봐라 내가 죽나  아무리 허리를 꺾어서 던져 봐라 내가 죽나  용용 할머니 약 올리며 어깃장 부리던 쇠비름  할머니 돌아가시자 마디마디 노란 눈물 달고 서럽게 피었어요.    서시다. 우리나라에서 피는 풀꽃을 노래한 50편의 시 중에서 맨 앞에 나온다. 각각 다른 풀꽃을 노래하고 있는데 쇠비름만 두 편을 노래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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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비름 1


하루 종일

뙤약볕 내려 봐라

내가 죽나

 

아무리 허리를 꺾어서

던져 봐라

내가 죽나

 

용용 할머니 약 올리며

어깃장 부리던 쇠비름

 

할머니 돌아가시자

마디마디 노란 눈물 달고

서럽게 피었어요.

 

 

서시다. 우리나라에서 피는 풀꽃을 노래한 50편의 시 중에서 맨 앞에 나온다. 각각 다른 풀꽃을 노래하고 있는데 쇠비름만 두 편을 노래했다. 그 만큼 시인이 쇠비름에 대해 할 말이 많다는 얘기가 되겠다. 시인은 쇠비름의 끈질긴 성질을 먼저 노래한다. 알다시피 쇠비름은 잘 안 죽는다. 밭에 났을 때 뽑아서 밭둑에 던져두어도 곧잘 뿌리를 다시 내린다. 줄기와 잎에 물기가 많아서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잘 안 마른다. 줄기가 낫이나 호미에 잘려도 땅에 닿아 있으면 뿌리가 새로 나서 살아난다. 그 만큼 끈질긴 풀은 어디서든 자라나는 어린이의 특성을 나타낸다. 그런데 용용 약 올리던 대상인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마디마디 노란 눈물 꽃을 달았다. 끈질긴 생명력의 쇠비름 꽃에서 역설적으로 죽음과 눈물을 보고 있다. 시인에게 풀꽃의 세계를 알려 준 남동생의 죽음이 어른거리는 탓일 게다.

 

 

고마리

 

 

우리 동네 개울가에 핀

연분홍 자잘한 꽃

 

더러운 말 맑게 하느라

종일 바쁜 모양이다

 

- 고맙다, 고맙구나.

  지저분하던 개울이

  네 덕에 꽃단장했으니.

 

동네 사람들 개울 내려다보며

고맙고 고마워서

고마리라 부르는데,

그래도 쉬지 않고 일만 한다

참 고마운 꽃.

 

 

풀꽃은 쉽고 재미있는 이름이 참 많다. 백성들이 이름을 짓고 함께 쓰던 것이다 보니 쉽고 재미있다. 시집에 나온 풀꽃 이름에서만 뽑더라도 ‘방가지똥’ ‘도깨비바늘’ ‘쥐오줌풀’ ‘애기똥풀’ ‘고슴도치풀’ ‘궁궁이’ ‘까마중’ ‘깽깽이풀’ ‘낙지다리’ ‘개미자리’ ‘개구리발톱’ ‘뜽딴지’ ‘요강나물’ 등 하나하나 이름을 가만히 불러 보면 슬몃 웃음이 난다. 어려운 외국말이 하나도 없다. ‘냉이’ ‘달래’ ‘꽃다지’ 같은 이름은 발음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진다. “바보라서 산속 친구들이 / 다 좋아하는 꽃”(「바보여뀌」)도 있다. ‘고마리’ 또한 정겨운 이름이다. 고맙고 고마워서 고마리라 부른다지 않는가. 그러나 시인은 고마리의 이름을 노래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더러운 물을 맑게 하는 생태에 대해서도 노래한다. 실상 풀꽃을 노래한 시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인데 풀꽃의 생태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있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16.08.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