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딤돌 (이삼형 외)> 중학교 1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와 <지학사(이용남 외)> 중학교 1학년 2학기 생활국어에 실린 시입니다.
------------------------------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청포(靑袍) : 푸른 도포. 도포는 옛날에 조정에서 예복으로 입던 남자의 겉옷. ------------------------------
* 목연 생각 :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 그리고 <광야>! 고등학교 이상을 졸업한 한국인 중에 이 시인과 작품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작품도 훌륭하지만 독립운동의 제단에 몸 바친 그의 영웅적인 생애는 귀감을 넘어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이 시에서 흰 돛단배는 해방의 소식이고, 손님은 해방(광복, 독립)이라는 것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겠지요. 독립운동의 제단에서 투쟁을 하느라고 손님은 고달픈 몸일 수밖에 없었으며, 그런 귀한 분이기에 두 손이 젖는 수고야 기쁘게 감수하면서, 은쟁반에 대접하겠다는 겨레의 마음이 담겨 있는 시입니다.
흔히들 일제 강점기의 저항 시인으로 이육사, 윤동주, 이상화, 한용운 등을 꼽고 있지만, 실제로 총을 들고 온몸으로 저항한 이는 이육사 시인뿐입니다. 시인뿐만 아니라 소설, 수필 등 문학 각 분야에 걸쳐서 거의 유일한 독립 투사가 이육사 시인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죄스러움과 안타까움도 느껴집니다. 이완용, 송병준 등 매국노의 후손들을 자숙하기는커녕 제 할아비가 나라를 팔아 먹은 더러운 돈을 돌려달라고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 있고, 대한민국의 그 잘난 벌관들은 그들의 손을 들어주기도 하였으니까요.
일제에 무릎을 꿇었던 친일역적들과 족벌 신문들은 해방된 조국에서도 여전히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이 나라의 실세로 큰 소리를 치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육사 시인의 후손들은 안중군, 이봉창, 윤봉길 의사의 후손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으며, 국가는 그들에게 어떻게 보상을 하였을까요?
친일인명사전이 나오자 그것도 용납하지 못하겠다고 딴지를 부리며 온갖 방법으로 방해를 하고 있는 친일역적의 후손들과 족벌신문, 그리고 수구단체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육사 시인이 기다리던 '내가 바라는 손님'은 아직 오지 않았나 보구나. 그가 <광야>에서 노래했던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은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광복절 날 아침에 이 글을 쓰면서 친일 역적들을 척결하는 그 날이 이 땅에 하루속히 찾아오기를 기도해 봅니다.
* 이육사(1904~1944) : 시인, 경북 안동에서 태어남. 본명은 원록. 1933년 <신조선>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함. 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에 가입하는 등 항일운동을 벌이다 베이징 감옥에서 순국함. '육사'는 투옥당시의 죄수 번호(64번)에서 따온 그의 호임. 만주 벌판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며 풍찬노숙의 생활을 하는 동안 불굴의 지사적 기개를 보여주며 고도의 상징적인 언어를 구사했던 시인임. 유고시집으로 <육사시집>이 있으며, 사후에 많은 시집이 출판 됨.
* 자료 출처 : 2010학년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디딤돌> 국어교과서와 <지학사> 생활국어교과서에 실려 있으며, 감상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