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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원 홍상화 한국문학사/2016.7.15.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시작된 동서진영의 냉전은 끝났지만 아직도 한반도에선 그 끝자락을 붙잡고 남한과 북한으로 갈려 이데올로기 전쟁을 진행중이다. 남한에선 유래 없는 경제발전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으나 부의 분배 실패와 정치의 부패로 인해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다. 한편 북한에선 자기들의 체제를 유지하고 살아남기 위해 핵무기개발에 전념을 하여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념 대립의 절정은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남아있다. 이런 이념의 대립과 삶에 대한 성찰을 나타내는 작품이 <정보원>이란 소설로 발표되었다.
남파간첩 정사용은 안정된 가정에서 태어나 6.25 발발 전 중학교 재학 중 맹목적으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빠졌다. 외아들인 그는 부모의 만류에도 삐라를 뿌리거나 벽보를 붙이는 등의 좌익학생운동에 참여한다. 6.25가 발발하자 그는 북한 의용군에 자원입대, 중상을 당한 뒤 하급노동자로 전락한다. 대극장의 소품담당으로 일하던 중 여배우 최영실과 결혼하여 딸 지숙을 낳아 열 살이 되던 해 밀봉교육을 받은 후 간첩으로 남파된다. 그는 숙부 등 친척들의 포섭에 실패하여 강제로 자수하게 된다. 숙부의 도움으로 남한에 정착하지만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못잊어 괴로워한다. 가문을 위해 마침내 전향하여 결혼도 하고 경제적 안정까지 누리게 된 그는 어느 날 위암을 가장한 후 자살해 버린다.
정보원 김경철 역시 안정된 가정에서 태어나 명문대학에 입학한 후 학보병으로 입영, 육군 정보부대에 배속된다. 그 인연으로 5.16 쿠데타가 일어난 후 정보부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로부터 15년 동안 정보요원으로 일한다. 그러던 중에 강제로 자수한 정사용 심문을 맡게 되면서 그와 인연을 맺고 친하게 지내게 된다. 정사용의 자살건에 대해 수사를 하라는 상부의 지시로 자살의 추적에 나선다. 그의 인생을 체험으로 알아보기 위해 단식원에 들어갔다가 결국 정사용의 인생으로 살아 보고 싶다는 욕망 실현에 나선다.
정사용은 처음 만난 숙부로부터 어느 곳을 제일먼저 들렀느냐는 물음을 받고 부모님의 묘소에 들렸다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실컷 울었다고 말했을 때, 숙부는 적이 안심이 되는 구석이 생겼다. 그러나 북쪽에 있는 가족을 버리고 자수 하라고 했을 때 정사용은 강하게 반발을 했다. ‘가족 살리기(처자)냐 가문 살리기냐의 과제로 압축되어 첨예하게 정사용에게 강요되자 ’내 가족은 어쩌란 말이냐‘고 처절하게 울부짖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북쪽의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접선시간을 넘긴 후까지 난수표를 숨기려 애쓰는 모습에서 그의 가족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숙부의 가문을 위한 강력한 자수 요구에 정사용은 억지로 자수한다. 숙부의 농장에 기거하며 남한 생활에 적응하지만 그 마음은 언제나 북쪽에 있는 가족을 떠나지 못한다. 그들을 잊기 위해 술도 마시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농담을 하면서 어울린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을 때가 있었다. 쏟아지는 빗소리를 듣는 깊은 밤이면, 슬픔이 가슴을 짓눌러왔다. 빗소리에 놀라 깬 딸을 껴안고 날이 새기를 기다리는 최영실의 모습이 그의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럴 때면 가슴을 천천히 짓누르는 슬픔보다 차라리 가슴을 찢는 아픔이기를 바랐다. 처음 얼마 동안은 술로 달래보려고 했으나 헛수고였다. 그런 주체할 수 없는 낮과 밤이 종종 있었으나 정사용은 자본주의 생활에 하루가 다르게 익숙해져갔다.(상p.222)”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애틋함이 조금씩 색 바래져 가는 과정을 이렇게 그리고 있는 것이다.
<정보원>의 모델인 “작가의 숙부는 전향 후 사업가로 재출발, 상당한 재산을 모았으나 암으로 죽었다 한다. 그는 북에 처와 어린 딸을 남겨두고 남파되었는바, 그 딸이 바로 <피바다>와 더불어 북조선이 자랑하는 대표적 가극 <꽃 파는 처녀>의 히로인을 맡은 홍영희여서 참으로 ‘사실은 소설보다 기이하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p.254)”는 일역판 역자의 말처럼 저자는 1989년 장편 <피와 불>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피와 불>을 상하 두 편으로 나누어 다시 재출판하며 <정보원>이라고 제목을 바꾸게 되었다. 이 작품을 영화로 각색하여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다. 2005년 소설<동백꽃>으로 제 12회 이수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여러 편의 소설을 발표했고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일상적 삶이란 누구에게나 추상적 삶이며 꼭두각시놀음이 아닐 것인가. 이런 삶이 15년간이나 지속된 김경철도 보통 사람들과 한 치도 다르지 않은 삶이 아니었던가. 어느 날 문득 ‘나는 무엇인가’라고 묻는 순간 일상적 삶은 송두리째 흔들리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다. 그 시기란 틀림없이 온다. 이를 삶의 위기의식이라 하거니와, 그 시기는 언제 오는가. 사내 40세가 그 고비인 것, 정사용도 그랬고, 김경철도 그러했다.(p.251)”라는 김윤식교수의 작품 해설처럼 우리는 일상생활을 새롭게 인식하고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을 갖게 되는 때가 올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한번쯤 나에 대한 통찰의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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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문학은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산물로 인하여 생성된 우리 고유의 문학 장르가 아닐까 생각된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분단 문학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지만, 홍상화 작가처럼 꾸준히 분단 문학이 소개가 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최근 박완서 작가의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라는 작품을 읽었는데, 이 또한 분단 문학의 한 작품이었음을 상기한다면 홍상화 작가의 신작 <정보원>은 당연히 관심을 가질만한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6.25 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분명 우리는 전쟁의 부산물인 분단의 상황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분단 문학은 꾸준히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현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정보원>은 정사용과 김경철이라는 두 인물의 시선을 통하여 이야기가 전개된다. 둘은 남한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걸어온 길은 사뭇 다르다. 정사용은 사회주의에 심취하여 6.25 전쟁 기간에 의용군에 지원하여 종전과 함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북한에 남게 된다. 김경철은 6.25 전쟁 당시 특별한 언급은 없지만,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그의 행적은 그가 정보기관에서 근무한 시점부터 시작된다. 이 둘의 접점은 정사용이 결혼 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자신의 숙부와 사촌형에 대한 공작을 하기 위하여 남파되었다가 숙부에 의하여 자수를 하면서 그를 직접 김경철이 심문하면서 인연을 맺게 된다. 짧게나마 둘이 절친하다는 표현 말고는 이야기는 둘의 각각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정사용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전반부의 이야기는 전에 읽었던 다른 분단 문학과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이데올로기에 의하여 부모님과 헤어져 의용군에 입대한 그의 운명은 우리가 익히 아는 것과 그리 달라보이지 않는다. 북한에서 최영실이라는 여자와 결혼하여 딸을 낳고 나름 행복하게 살던 그가 남한 정계에서 꽤 큰 힘을 가지고 있던 숙부를 대상으로 공작을 하는 임무를 받고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그의 운명은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숙부의 강권으로 자수를 하면서 새로 가정을 이루고, 이후 남한의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막대한 부(富)를 축적하는 그는 일견 성공한 사업가의 모습마저 보여준다. 최인훈의 <광장>에서 볼 수 있었던 이데올로기에 따른 개인의 고뇌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진부하게 보이는 정사용의 삶 속에서 작가는 가족을 비중있게 담아낸다. 이데올로기로 인하여 부모와 작별을 하는 장면, 북한에서 최영실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모습, 남한에서 집안에 피해를 줄 것 같아서 결국 자수를 하게 되는 대목들은 그의 삶 자체가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초반부에 의용군에 지원할 정도로 사회주의에 대한 열성적인 모습을 감안한다면 전쟁 이후 이데올로기가 아예 그의 삶에 영향을 주지 않게 됨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남한이든 북한이든 그는 자신이 있는 곳에서 가족을 가장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북한에 남겨두고 온 아내와 딸이 가장 소중하지만, 그가 자수를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숙부를 비롯한 집안 사람들 때문이었던 것이다. 또한 그가 자본주의라는 틀에서 쉽게 적응하는 것도 새롭게 꾸린 가정에서 태어난 아들 때문이라는 점도 그러한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김경철의 시선으로 담아내는 후반부의 이야기는 오히려 정사용의 삶에 대하여 더욱 깊게 다루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정사용의 의문의 자살을 조사하던 김경철은 죽음의 의문에 다가갈수록 오히려 그는 미국에 있는 아내와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기 시작한다. 이는 정사용과 최영실이 분단의 상황에서 겪을 수 밖에 없는 비극적인 이별을 하였음에도 여전히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심지어 최영실이 남편에게 보낸 편지를 통하여 김경철은 점점 정사용의 삶 속에 녹아들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급기야 단식원에서 정사용이 되어야 한다는 일념하에 극단적인 단식을 하던 그는 정신분열을 겪게 된다. 즉, 김경철은 자신이 바로 정사용이라고 혼란을 겪게 된 것이다. 다소 극단적인 설정이지만, 자신이 정사용이라고 정신 착란을 일으킨 김경철의 북한으로의 망명은 그동안 이데올로기 또는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가족을 통한 극복을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정사용이 북한에 남겨진 가족을 위하여 자살을 하는 것은 이미 그가 이데올로기에 대한 혼란으로부터 자유로움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심지어 정신 분열을 통하여 자신이 정사용이라고 착각하는 김경철은 오히려 원래의 가족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그 대안이 정사용의 가족임을 보여주는 장면은 이러한 작가의 의도를 극대화시키는 대목이 아니었을까? <정보원>은 내가 경험했던 기존의 분단 문학과는 확실한 차이점을 보여준다. 주로 6.25 또는 이념의 대립에서 희생적인 삶을 강요당하는 개인의 고통과 아픔이 주로 다루어졌지만, 이 작품은 오히려 그러한 비극적인 상황에서 가족이 차지하는 의미가 고난 극복의 대안임을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념의 우위에 따라 망명을 한 것이 아니라 비록 정신 착란이라는 독특한 상황을 도입하여 가족에 대한 일념에 의하여 망명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한 정사용과 달리 6.25라는 비극적인 상황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가정을 이루었던 김경철의 삶을 비극적인 결말로 보여준 것은 어쩌면 6.25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 나름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 이 리뷰는 출판사 한국문학사의 도서 지원으로 읽고 쓴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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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원...이상향을 찾아? 남북 이념 이데올로기를 다룬 작품은 그동안 숱하게 접해왔지만 대부분 비판적 시각과 함께 이념에 안주하는 분위기였다. 자본주의든 민주주의든 아니면 공산주의든 각각의 이념적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인간적인 것은 도외시되고 거대한 체제에 잠식당한 채 순응하거나 피해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음을 토로하는 일색이었다. 하지만 홍상화 작가가 다룬 이 소설은 픽션과 논픽션이 가미되어 너무도 인간적인 결론을 유도하고 있다. 체제의 승리가 아닌 인간의 순수성에 기초한 가족이란 모토를 통해 지켜져야 할 게 진정 무엇인 지를 체제가 다른 두 삶을 지켜보면서 하나로 귀결 시키고 있다. 남파 간첩으로 억지? 자수한 정사용. 그는 누구인가. 중학생 시절 불온사상을 접하고 삐라 살포를 하는 등 좌경화에 물들었고 6.25발발후 의용군으로 참전, 패퇴하는 북한군을 따라 월북, 평양에서 생활하다 배우 최영실을 만나 10년간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사이 정지숙이란 예쁜 딸도 낳았고, 그야말로 꿈같은 세월 - 일종의 이상향 - 을 보냈다. 그러나 남북의 이념 대결은 급기야 남한 출신 정사용에게 닥쳐오고 가족을 볼모로 남한에서 잘 나가는 거물 정치인이자 숙부인 정희성 포섭이란 목적을 가지고 밀파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오히려 가문의 희생을 막기 위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자수한다. 그 과정에서 김경철과 만난다. 군 정보기관에서 3개월의 심문을 거쳐 남한에 정착한 정사용은 남한 처녀와 결혼을 한다. 그리고 왕성한 사업 수단을 발휘, 짧은 기간 안에 고도 성장을 이룬다. 이대로 끝나면 무언가 아쉬움이 남을 터, 역시 반전이 시작된다. 승승장구하던 정사용은 어느날 자살한다. 물론 이를 둘러싼 정보부 수뇌와 군 수사기관의 알력이 진행되고 재등장하는 김경철, 그도 어느새 15년의 정보원 세월을 거치면서 뉴욕 주재 영사 신분으로 나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이쯤에서 김경철을 한 번 살펴보자. 그는 수재다. 일류대답게 머리 회전이 빠르고 군에서 정보계통에 근무한 경력을 살려 박정희 쿠데타후 정보부에 근무하면서 정사용을 심문하면서 인연이 시작된다. 서로 각자의 길을 가면서 간간히 안부 인사 정도 혹은 인간적인 교류를 하던 가운데 급작스런 정사용의 죽음을 둘러싸고 김경철은 다시 전면에 나타난다. 정사용은 과연 자살인가. 아님 가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암으로 인한 죽음인가. 그리고 사라진 거액의 향방은? 이를 4주간에 걸쳐 밝혀낸다. 특유의 기민함과 치밀함으로 무장한 김경철은 결국 모든 걸 밝혀내지만 스스로 망명을 선택한다. 아이러니한 결과가 도출되어 의아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설 내용을 찬찬히 더듬다보면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오랜 정보원 생활을 통해 잔뼈가 굵었지만 정작 가정사는 그리 녹록치 못했다. 가진 것 없이 병원장 딸과 결혼했던 그에게 있어 가문은 보잘 것 없었고 아내와의 의식 차이 역시 엄연히 존재했다. 이를 악물고 성공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여기까지 왔지만 오는 동안 아내의 외적 지향성을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 그 당시 자본주의 고위층을 형성한 아내의 왕성한 대외 활동을 따라잡기엔 열등감이 내재될 수 밖에 없었다. 근본적인 차이를 극복하고 그나마 뉴욕 주재 영사의 위치까지 왔지만 더 이상은 없었다. 그에게는 가족도, 가문도, 정치적인 배경도...결국 그가 지향하고자 했던 이상향은 그 정점을 찍었고 대안 마련에 골몰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정치적 망명이란 한 방을 노렸다. 물론 이면에는 정사용의 유언을 통해 과연 정사용이 지키고자 했던 이상향에 대한 동경과 빙의가 되어버린 김경철 자신이 그대로 정사용이 되어 그 가족을 만나고자 했던 것. 현실과 괴리된 결말이지만 김경철에게는 4주 동안 펼쳐진 의문투성이 죽음을 밝혀내면서 그 자신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했던 실체에 접근한 것이다. 망명을 통해서. 여기까지가 정보원의 대체적인 이야기이다. 정보원에서 하고자 했던 주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정사용의 현모양처형 최영실과의 결혼 10년이 가장 행복한 이상향이었다면 이를 되돌리고자 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자살 역시 북한 가족 보호 혹은 꿈꾸던 이상향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김경철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자신이 가족의 행복한 이상향을 꿈꾸지만 결코 범접할 수 없는 가문의 차이 때문에 오히려 열등감의 내재와 함께 정사용이 꿈꾼 이상향을 그릴 수 밖에 없었고 목격하고 싶기도 했을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민감한 소련 붕괴와 황장엽 망명 같은 사안, 더 나아가 홍상화 작가의 친척인 홍영희 인민 배우 관련 이야기까지 맞물려 있는 시대 배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 이념의 승리자는 그 누구도 아니었다. 오히려 순수한 인간성에 기초한 가족 사랑이란 주제가 일체의 이념을 뛰어넘어 지켜야 할 소중한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보원에서 언급한 명 문장을 살펴보면서 마무리한다. '자유란 모든 사람이 향유하지 않는다면 특권에 불과하다'(상권. P.57). "혹독한 전쟁을 직접 치르고 나니께 깨달은 게 있소. 우리 모두는 그들에게 개, 돼지처럼 이용당했다는 거요. 김일성, 스탈린, 트루먼 그들에게 욕이라도 실컷하고 싶소"(P.65). "불행하게도 우리가 겪은 전쟁은 친구를 찾을 곳을 알려주지 않았고, 적이 있는 곳만 알려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더“(P.75). '어린 나이에 서울에서 삐라 뿌리고 노동자 농민 위한 사회건설 이념에 불탔던 자신이 한심했다‘(P.112). '정사용은 세상에는 사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체험했다‘(P.182). '자본주의에서 살면 외롭고, 공산주의에서 살면 지루하다‘(P.212).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보니 인생에서 죽는 순간까지 찾으려고 노력할 만한 것이 있음에 틀림없다‘(하권. P.65). ‘서두르지 말고 자유를 가지라는 자연의 손짓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작정 앞에 있는 무덤만 보고 힘을 다해 치닫는 그와 같은 수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P.92). '인생이라는 것은 어떤 희생을 치르면서라도 연장시켜야 할 만큼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선물 중에서 시기에 맞는 죽음보다 더 훌륭한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P.136). '리정선을 죽이고 김경철 자신이 망명해 정사용의 영웅적인 죽음을 북한 당국에 알려줌으로써 정사용 가족을 살리는 것‘(P.159). '인간은 이데올로기의 노예일 수 없으며 삶의 근원적, 본질적인 문제 앞에서는 아무것도 장애물이 될 수 없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P.232). '정사용의 자살과 김경철의 월북은 이데올로기와 무관하다. 정사용의 자살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북에 남겨두고 온 아내와 딸을 위한 마지막 보호본능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김경철의 월북은 그가 살아오면서 막연히 꿈꾸게 된 이상향에의 회귀를 위한 초월의지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P.238). '정사용이란, 그러니까 김경철에게 일상적 삶에서 깨어나 참된 자기를 찾게끔 하는 촉매제에 지나지 않는 존재다. 추상적 인간, 허깨비에 지나지 않는 김경철이 참된 자기를 인식하고 그것을 찾아나서는 모험담‘(P.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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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원 홍상화 한국문학사/2016.7.15. sanbaram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시작된 동서진영의 냉전은 끝났지만 아직도 한반도에선 그 끝자락을 붙잡고 남한과 북한으로 갈려 이데올로기 전쟁을 진행중이다. 남한에선 유래 없는 경제발전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으나 부의 분배 실패와 정치의 부패로 인해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다. 한편 북한에선 자기들의 체제를 유지하고 살아남기 위해 핵무기개발에 전념을 하여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념 대립의 절정은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남아있다. 이런 이념의 대립과 삶에 대한 성찰을 나타내는 작품이 <정보원>이란 소설로 발표되었다. 남파간첩 정사용은 안정된 가정에서 태어나 6.25 발발 전 중학교 재학 중 맹목적으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빠졌다. 외아들인 그는 부모의 만류에도 삐라를 뿌리거나 벽보를 붙이는 등의 좌익학생운동에 참여한다. 6.25가 발발하자 그는 북한 의용군에 자원입대, 중상을 당한 뒤 하급노동자로 전락한다. 대극장의 소품담당으로 일하던 중 여배우 최영실과 결혼하여 딸 지숙을 낳아 열 살이 되던 해 밀봉교육을 받은 후 간첩으로 남파된다. 그는 숙부 등 친척들의 포섭에 실패하여 강제로 자수하게 된다. 숙부의 도움으로 남한에 정착하지만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못잊어 괴로워한다. 가문을 위해 마침내 전향하여 결혼도 하고 경제적 안정까지 누리게 된 그는 어느 날 위암을 가장한 후 자살해 버린다. 정보원 김경철 역시 안정된 가정에서 태어나 명문대학에 입학한 후 학보병으로 입영, 육군 정보부대에 배속된다. 그 인연으로 5.16 쿠데타가 일어난 후 정보부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로부터 15년 동안 정보요원으로 일한다. 그러던 중에 강제로 자수한 정사용 심문을 맡게 되면서 그와 인연을 맺고 친하게 지내게 된다. 정사용의 자살건에 대해 수사를 하라는 상부의 지시로 자살의 추적에 나선다. 그의 인생을 체험으로 알아보기 위해 단식원에 들어갔다가 결국 정사용의 인생으로 살아 보고 싶다는 욕망 실현에 나선다. 정사용은 처음 만난 숙부로부터 어느 곳을 제일먼저 들렀느냐는 물음을 받고 부모님의 묘소에 들렸다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실컷 울었다고 말했을 때, 숙부는 적이 안심이 되는 구석이 생겼다. 그러나 북쪽에 있는 가족을 버리고 자수 하라고 했을 때 정사용은 강하게 반발을 했다. ‘가족 살리기(처자)냐 가문 살리기냐의 과제로 압축되어 첨예하게 정사용에게 강요되자 ’내 가족은 어쩌란 말이냐‘고 처절하게 울부짖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북쪽의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접선시간을 넘긴 후까지 난수표를 숨기려 애쓰는 모습에서 그의 가족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숙부의 가문을 위한 강력한 자수 요구에 정사용은 억지로 자수한다. 숙부의 농장에 기거하며 남한 생활에 적응하지만 그 마음은 언제나 북쪽에 있는 가족을 떠나지 못한다. 그들을 잊기 위해 술도 마시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농담을 하면서 어울린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을 때가 있었다. 쏟아지는 빗소리를 듣는 깊은 밤이면, 슬픔이 가슴을 짓눌러왔다. 빗소리에 놀라 깬 딸을 껴안고 날이 새기를 기다리는 최영실의 모습이 그의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럴 때면 가슴을 천천히 짓누르는 슬픔보다 차라리 가슴을 찢는 아픔이기를 바랐다. 처음 얼마 동안은 술로 달래보려고 했으나 헛수고였다. 그런 주체할 수 없는 낮과 밤이 종종 있었으나 정사용은 자본주의 생활에 하루가 다르게 익숙해져갔다.(상p.222)”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애틋함이 조금씩 색 바래져 가는 과정을 이렇게 그리고 있는 것이다. <정보원>의 모델인 “작가의 숙부는 전향 후 사업가로 재출발, 상당한 재산을 모았으나 암으로 죽었다 한다. 그는 북에 처와 어린 딸을 남겨두고 남파되었는바, 그 딸이 바로 <피바다>와 더불어 북조선이 자랑하는 대표적 가극 <꽃 파는 처녀>의 히로인을 맡은 홍영희여서 참으로 ‘사실은 소설보다 기이하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p.254)”는 일역판 역자의 말처럼 저자는 1989년 장편 <피와 불>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피와 불>을 상하 두 편으로 나누어 다시 재출판하며 <정보원>이라고 제목을 바꾸게 되었다. 이 작품을 영화로 각색하여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다. 2005년 소설<동백꽃>으로 제 12회 이수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여러 편의 소설을 발표했고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일상적 삶이란 누구에게나 추상적 삶이며 꼭두각시놀음이 아닐 것인가. 이런 삶이 15년간이나 지속된 김경철도 보통 사람들과 한 치도 다르지 않은 삶이 아니었던가. 어느 날 문득 ‘나는 무엇인가’라고 묻는 순간 일상적 삶은 송두리째 흔들리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다. 그 시기란 틀림없이 온다. 이를 삶의 위기의식이라 하거니와, 그 시기는 언제 오는가. 사내 40세가 그 고비인 것, 정사용도 그랬고, 김경철도 그러했다.(p.251)”라는 김윤식교수의 작품 해설처럼 우리는 일상생활을 새롭게 인식하고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을 갖게 되는 때가 올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한번쯤 나에 대한 통찰의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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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간첩 정사용은 안정된 가정에서 태어나 6.25 발발 전 중학교 재학 중 맹목적으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빠졌다. 외아들인 그는 부모의 만류에도 삐라를 뿌리거나 벽보를 붙이는 등의 좌익학생운동에 참여한다. 6.25가 발발하자 그는 북한 의용군에 자원입대, 중상을 당한 뒤 하급노동자로 전락한다. 대극장의 소품담당으로 일하던 중 여배우 최영실과 결혼하여 딸 지숙을 낳아 열 살이 되던 해 밀봉교육을 받은 후 간첩으로 남파된다. 그는 숙부 등 친척들의 포섭에 실패하여 강제로 자수하게 된다. 숙부의 도움으로 남한에 정착하지만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못잊어 괴로워한다. 가문을 위해 마침내 전향하여 결혼도 하고 경제적 안정까지 누리게 된 그는 어느 날 위암을 가장한 후 자살해 버린다. 정보원 김경철 역시 안정된 가정에서 태어나 명문대학에 입학한 후 학보병으로 입영, 육군 정보부대에 배속된다. 그 인연으로 5.16 쿠데타가 일어난 후 정보부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로부터 15년 동안 정보요원으로 일한다. 그러던 중에 강제로 자수한 정사용 심문을 맡게 되면서 그와 인연을 맺고 친하게 지내게 된다. 정사용의 자살건에 대해 수사를 하라는 상부의 지시로 자살의 추적에 나선다. 그의 인생을 체험으로 알아보기 위해 단식원에 들어갔다가 결국 정사용의 인생으로 살아 보고 싶다는 욕망 실현에 나선다. 정사용은 처음 만난 숙부로부터 어느 곳을 제일먼저 들렀느냐는 물음을 받고 부모님의 묘소에 들렸다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실컷 울었다고 말했을 때, 숙부는 적이 안심이 되는 구석이 생겼다. 그러나 북쪽에 있는 가족을 버리고 자수 하라고 했을 때 정사용은 강하게 반발을 했다. ‘가족 살리기(처자)냐 가문 살리기냐의 과제로 압축되어 첨예하게 정사용에게 강요되자 ’내 가족은 어쩌란 말이냐‘고 처절하게 울부짖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북쪽의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접선시간을 넘긴 후까지 난수표를 숨기려 애쓰는 모습에서 그의 가족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숙부의 가문을 위한 강력한 자수 요구에 정사용은 억지로 자수한다. 숙부의 농장에 기거하며 남한 생활에 적응하지만 그 마음은 언제나 북쪽에 있는 가족을 떠나지 못한다. 그들을 잊기 위해 술도 마시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농담을 하면서 어울린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을 때가 있었다. 쏟아지는 빗소리를 듣는 깊은 밤이면, 슬픔이 가슴을 짓눌러왔다. 빗소리에 놀라 깬 딸을 껴안고 날이 새기를 기다리는 최영실의 모습이 그의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럴 때면 가슴을 천천히 짓누르는 슬픔보다 차라리 가슴을 찢는 아픔이기를 바랐다. 처음 얼마 동안은 술로 달래보려고 했으나 헛수고였다. 그런 주체할 수 없는 낮과 밤이 종종 있었으나 정사용은 자본주의 생활에 하루가 다르게 익숙해져갔다.(상p.222)”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애틋함이 조금씩 색 바래져 가는 과정을 이렇게 그리고 있는 것이다. <정보원>의 모델인 “작가의 숙부는 전향 후 사업가로 재출발, 상당한 재산을 모았으나 암으로 죽었다 한다. 그는 북에 처와 어린 딸을 남겨두고 남파되었는바, 그 딸이 바로 <피바다>와 더불어 북조선이 자랑하는 대표적 가극 <꽃 파는 처녀>의 히로인을 맡은 홍영희여서 참으로 ‘사실은 소설보다 기이하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p.254)”는 일역판 역자의 말처럼 저자는 1989년 장편 <피와 불>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피와 불>을 상하 두 편으로 나누어 다시 재출판하며 <정보원>이라고 제목을 바꾸게 되었다. 이 작품을 영화로 각색하여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다. 2005년 소설<동백꽃>으로 제 12회 이수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여러 편의 소설을 발표했고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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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속의 한국의 비극을 다루고 있는 정보원, 너무나 똑똑했기에 이념과 현실의 벽 속에서 방황했던 인생을 그리고 있다. 학창시절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좌익운동에 앞장서 삐라를 뿌리고, 경찰서에 잡혀 가는 생활이 이루어지면서 그것만이 삶의 존재 이유처럼 생각했던 이 땅의 젊은 지식인들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들은 곧 그들이 원하는 모든 인민이 평등하게 잘 사는 나라가 올 줄로 알았다. 이 땅에 지상천국이 벌어질 줄 알았다. 그랬기에 나라에서 그리 금기처럼 여기는 좌익운동에 발을 빼지 못하고 자신의 신체를 구속하면서까지 열심을 낸 것이다.
아마 당시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과 같은 입장에 있었으리라. 주인공 정사용은 그들을 대표하는 자이리라. 정사용은 대구 근교에서 비교적 부유한 집의 아들로 성장한다. 술도가를 경영하는 엄한 부모의 아래에서 성장하면서 똑똑하고 자의식이 강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그는 비교적 뛰어난 능력을 지닌 존재다. 그런 그가 이상적인 이념의 너울 속에 빠져든다. 그것이 부모가 반대하는 데도 좌익운동을 하게 되는 이유다.
글의 처음은 경찰서에서 나온 주인공이 집에서 아버지에게 매질을 당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외형상으론 상당한 효자로 표현되는 주인공은 부모에게 누가 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부모 앞에서는 고분고분하다. 부모가 하지 말라고 하면 우선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 그러겠다고 하는 골수 좌익주의자로 그려진다. 그러는 가운데 육이오가 터진다. 바로 주인공과 같은 사람들의 세상이 된다.
그런데 북쪽에서 내려온 사람들에 섞여 일을 하게 되면서 공산주의의 허구에 대해 알게 되고, 이념에 대해 환멸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론과 실제가 다른 모습을 만나면서 이념의 살상에 대해 눈을 떠가게 되는 것이다. 집의 아버지가 지주 계급으로 몰려 집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끌려가 곤욕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정사용은 현실 속에 있는 것이 괴롭다. 그래서 의용군에 입대한다. 부모와 헤어지는 것은 괴로우나 공간주의자들이 장악한 현실은 더 자신을 괴롭게 만들어 도피처로 군대를 삼은 것이다.
그는 간단한 훈련을 받고 낙동강 전투에 투입되기 위해 남으로 내려간다. 김천 쪽으로 내려가다 남침의 가장 위력적인 부대였던 105 포병대가 후퇴하고 있는 것을 만난다.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되어 그것을 대응하기 위해서 낙동강 전투에서 빠져나왔다는 그들이다. 하지만 주인공의 눈에는 그들이 패잔병으로 보인다. 의용군은 포병대를 따라 북으로 돌아간다. 그러다 한 곳에서 미공군의 공습을 받게 된다. 그리고 미군의 습격을 받게 된다. 그들의 군대는 거의 죽고 포로가 되고 약 50여 명 정도 전장에서 탈출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같은 의용군으로 서울대 법대생이었던 성의식과 신준희를 만난다. 그들은 얘기를 통해서 서로 공산주의의 환상을 버렸다는 점을 알게 된다. 그들은 이념보다는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사는 형국으로 군대와 함께 움직인다.
그리고 그들은 북으로 북으로 도망하게 된다. 낮에는 쉬고 밤에는 행군하면서 휴전선 가까이 이르게 되고, 남쪽을 장악한 유엔군이 북쪽으로 침공하지 않고 있는 상황 속에서 북쪽으로 넘어가게 된다. 소강상태에 빠졌던 전쟁이 다시 재게 되고, 그는 그동안 의지처였던 친구들을 잃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죽을 상황에 처하면서도 포병대의 머리인 유소장을 구하게 되는 행운을 얻는다. 그리고 자신은 실명하여 병원에 머물게 되고, 건장을 회복한 유소장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거의 휴전이 임박할 때쯤 유소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 오고, 그는 휴전 후 혈혈단신으로 북쪽에 남게 된다. 남쪽 출신들이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리숙한 행위를 하면서 갖은 애를 쓰게 되고, 북한군의 영웅이었던 유소장을 구한 인연이 힘이 되어 평양대극장 건축 현장에 배치된다. 그리고 평양의 삶을 이루어나가게 된다. 그리고 대극장이 완공되자 그곳에서 소도구를 관리하는 직책을 맡게 되고, 노동자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도 가지게 된다. 또 옆에 예술가 아파트의 간단한 보수공사를 하는 의무가 주어진다. 그의 그곳에서 부인이 되는 인민배우 최영실을 만나게 된다. 우연히 만난 그들은 서로의 진실성에 끌려 자주 만나게 되고, 북한의 선전용의 도구가 되어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 정사용은 삶의 이유를 가지게 된다. 이념이 그의 삶의 이유가 된 것은 오래 전에 이미 그에게 좌절을 가져다주었고, 그는 아내와 자식이 삶의 모든 가치가 되어 행복한 10년을 살아간다.
그들이 그러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결혼 10년 후 정사용은 당의 부름을 받는다. 남쪽에 내려가 국가의 요직에 있는 삼촌, 그리고 재력으로 힘이 있는 사촌형들을 회유할 것을 몀 받는다. 그는 북쪽에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남쪽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삼촌과 사촌을 만나게 되고, 오히려 그들의 자신을 보전하고자 하는 이유를 들어 그를 회유한다. 서로가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남쪽의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를 신고한다. 그는 많은 조사를 받고 풀려나 삼촌의 보호아래 부모의 묘를 관리하면서 근처의 농장에서 지낸다. 하지만 북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하여 삼촌은 남쪽에서 가족을 만들어 주면 나으리라 생각하고 그를 결혼시킨다. 그는 아들을 낳고, 북의 가족이 희미해져 갈 때, 인민배우로 성장한 딸의 소식을 듣는다.
그 후 그는 뛰어난 상술을 발휘하여 거부가 되고, 해외여행 차 프랑스에 들리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북쪽에서 자신과 아내를 이어주었던 사람을 만나 가족의 소식을 듣는다. 아내가 힘겹게 살고 있다는 것과 딸이 인민배우가 되어 살고 있다는 내용이다. 대화를 하는데, 상대는 매우 긴장한 얼굴로 좌우를 살핀다. 더 깊은 얘기는 나누지 못하고 다음에 만날 약속을 하면서 헤어진다. 1권의 끝 부분 내용이다. 2권이 기다려지는 스토리 전개다.
이 책은 이념 소설에서 우리가 많이 문제 삼아 왔던 내용에서 벗어나 있다. 상당히 이질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거의 국군이나 반공포로 등을 소재로 하여 북한의 실상을 그려주는 글들을 많이 보는데, 이 글은 정반대의 주인공을 가져왔다. 남쪽 출신으로 북쪽에 생활 근거지를 마련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남북의 살상과 이념의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생경하면서도 내용이 잘 인지된다. 그것은 그만큼 진실한 내용이어서라고 생각된다. 홍상화의 소설들이 깔끔하면서도 던져주는 메시지가 남다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이념의 허구와 삶의 실상을 찾아가는 기회가 될 것이라 여겨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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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용군으로 북한에서 살다가 남파간첩으로 내려온 정사용. 그의 이야기가 계속될 것으로만 생각했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전혀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김경철. 그는 미국 중앙정보북 파견영사로 근무하고 있다. 정사용과는 그가 자수를 했을때 직접 대면한 적이 있다. 급하게 한국에 불려 들어온 그는 아직 아무 이유도 모른다. 자신이 왜 급하게 들어와야 했는지 말이다. 윗선에서 그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자수를 하고 남한에서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고 성공한 기업인처럼 보이며 잘 살았던 정사용이 위암에 걸려 죽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게 실제로는 병에 걸려 죽은 것이 아니라 자살이라는 것이다. 계획된 자살. 더군다나 그가 죽은 후 많은 돈이 사라졌다. 그 많은 돈을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것일가. 군에서는 그가 아직도 북한과 연락이 있었고 그 자금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모든 것을 알아보기 위해 급히 김경철을 불렀던 것이다. 그는 과연 어디까지 알아낼 수 있을가.
정보물이나 첩보물과는 다르게 한 사람이 한사람의 인생을 좇아간다. 더군다나 그가 죽기전에 자신에게 부친 편지를 발견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더 급물살을 타고 간다. 사업차 그가 해외에 나갔었고 그곳에서 누군가를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김경철은 정사용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삶을 살고 있었는지 그를 이해하게 된다.
그가 단식원에 입원했었다는 것을 알아내고 직접 그가 되어보기로 한 김경철은 자신 또한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와 같은 행동을 함으로 그가 생각했던 것을 그대로 느껴보려고 한다. 그 결과 그에게 주어진 것은 무엇일까.
그는 사막 한가운데서 갈증을 느끼는 것처럼 지금의 상황이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다. 허식 속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느낌이었다.(170p)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이 되는 일이 가능이나 한 일일까. 그것도 단 한달 안에 말이다. 생전 보지도 않았던 사람을 사진을 보고 사랑하게 되는 일도 가능한 일일까. 자신이 정사용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당연이 북에 있는 아내가 그리울 것이다. 하지만 김경철은 김경철일뿐 정사용이 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단지 며칠동안 단식을 하고 사람의 생존에 필요한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않았다고 해서 정신이 분열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너무 뜻밖의 소식을 접하면 멍하게 된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을 때쯤의 나도 그런 상태가 아니었을까. 한 사람의 심리에 아주 가깝게 다가가려고 한 이야기. 결국 김경철은 정사용이 될 수 있을까. 그래서 겉모습은 깅경철이지만 정사용의 정신으로 북한으로 가서 자신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북의 아내를 만날수 있었을까.
잘은 모르겠다. 한 사람의 집념이 어디까지 끈질긴지 그로 인해서 벌어질 일은 어떤 결과를 낳지 모르겠지만 에필로그를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아주 쓴 무언가를 먹고 난 듯한 느낌이었다. 그 쓴맛이 책장을 덮고 난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남아 있는 듯한, 아무리 물로 입을 헹궈도 쉽사리 없어지지 않은 그런 씁.쓸.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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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212쪽 자본주의에서 살면 외로울 수밖에 없어요. 공산주의에서 살면 지루해요.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면 지루해서 못 살아요. 사랑하는 사람만 있으면 살 많나 세상이에요. 아니, 아주 살기 좋은 세상이에요.
하권 143쪽 관절은 100개가 넘지요. 거기다가 뼈는 200개가 넘고 근육은 600개가 넘어요. 한 인간의 몸은 하나의 완벽한 우지이지요. 그래서 한 인간은 일단 세상에 태어났으면 무시하지 못할 존재가 되는 거예요. 이것이 평등사상의 기본이고 민주주의의 기본이지요.
하권 169쪽 아내는 완벽했다. 아니, 거의 완벽에 가깝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아내는 친구들 앞에서나, 동료들과 있을 때나, 공식 행사거나, 외국인 이웃과 있을 때나 늘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정확히 알았고 또 실수 없이 행동했다. 아내는 아름다웠고 생동감이 있으며 적어도 겉으로는 매우 지적이었다. 아내는 쉽게 미소 지었고 다른 사람의 실수에 매우 관대했다. 그가 별다른 이유 없이 잠자리를 멀리할 때는 침대에 그가 좋아하는 향수를 뿌리고 선정적인 잠옷을 걸치는 적극성도 보였다. 그렇지만 아내에게 한 가지 빠진 게 있었다.
북한에서 파견한 간첩이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하다가 자살했다. 이 자살을 추적하는 남한의 정보원은 북한의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이 소설의 배경은 1950년부터 1970년까지인데, 지금 읽어도 어색하지 않다. 비극적인 결말은 최인훈의 소설 <광장>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특히 사업가로 성공하기 위해 돈 많은 회장에게 젊은 여자를 주선하는 역할을 하며 자책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매우 안쓰러웠다. 정말로 자본주의에서 살면 외롭고, 공산주의에서 살면 지루할까? 북한에 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공산주의에서 산다고 외롭지 않을 것 같지는 않다. 북한과 남한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는 없고, 오히려 사랑, 결혼, 자식, 가문 등에 대한 인간적인 소견들이 보기 좋게 나열되어 있다. 나는 결말이 나오기 전까지 주인공의 자살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에 두고 온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위해 주인공이 충분히 자살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배우였던 아내를 이어 딸도 배우가 되었는데, 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남한에 파견된 임무를 수행하다가 죽은 것으로 되야 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남한에 적응하기 위해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급하게 결혼하여 아들을 낳기도 한다. 주인공의 아들은 어찌되었을까? 남한의 정보원은 풍요롭게 살지만 오히려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정신착란증으로 북한에 가서 정신병원에 수감되었다는 결말은 매우 신선하다.
212쪽의 말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세상은 살 만한 곳으로 변한다. 이데올로기에 대한 자세한 견해 피력은 피하고 싶다. 전문서적을 따로 찾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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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에 현실은 세계 그 어느나라에도 존재하지않는 분단국가이다.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현실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것이다. 이책 표지를 서점에서 처음 보았을때는 우리나라에 분단에 대한 아픔을 쓴 책인줄만 알았다.소설이라고는 생각안했는데 이책은 소설이다. 소설이란 허구를 바탕으로 상상력으로 써내려간 글이라는 의미인데 이책은 분명 소설이지만 실화같은 소설이란 느낌이 아주 강한 책인거 같다. 역사에 남아있는 분단에 아픔을 알기에..지금도 현실이기에 그런건지는 모르겠디만...
"정보원" 이책속에는 분단과 이데올로기↙적 (사회 집단에 있어서 사상, 행동, 생활 방법을 근본적으로 제약하고 있는 관념) 문제들을 깊게 스며들게하고 극을 전개한다.
이책은 주인공 정사용 ,김경철에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상.하로 이루어지 이소설은 상에서는 정사용에 어린시절부터 자신에 성장과정 애기라면 하에서는 김경철에 이야기들로 정사용과 맞물리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정사용은 부유한 집안에서 외아들로 태어났지만 부잣집 도련님이 아닌 공산주의적 이념에 빠져 부모님에 걱정으로 살아가던 중학생이었다.아버지가 하지말라고 타이르기도 하고 때리기도 하며 말렸지만 삐라를 뿌리는등 자기자신에 뜻을 굳히지 않는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였다. 전쟁이 나고 의용군으로 지원하며 전쟁터로 나가 죽을고비를 몇번이나 넘기며 북으로 가게되는데..거기서 정사용은 남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혹시나 남한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하는 염려와 자신이 남한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의심에 눈초리로 감시하는 사람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 노동을 하면서도 어리숙하고 실없는소리 잘하는 청년으로 자리매김하며 자신에 존재는 숨기고 살게된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사람이 북한 여배우아내 최영실이다. 결혼을 하고 딸아이까지 얻으며 그야말로 과거에 힘들고 괴로운일들은 다잊고 행복한 나날을 살아가게 되는데... 행복도 잠시 그는 남한공작원 즉 간첩으로 가게 되면서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게 되는데 남한 간첩으로 오게된 그는 정보국 사람 김경철에 의해 조사와 고문을 받으며 새로운 삶을 살게되었다. 자기에 의지로 북한으로 갈수없으며 북한에서 지시한 간첩활동도 수행하지못해 북한가족에 안전조차 알지못한채 불안하고 힘든 나날들을 보내지만.. 그럼에도 한순간도 의심에 눈초리로 자신을 감시하는 정보국 사람들을 믿게하기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에 결혼을 하게되고 아들을 얻게되지만..아내와에 결혼생활은 그야말로 무의미한 자체이며 그럴수록 북에 두고는 딸과 아내만이 그리울뿐이었다. 처음에는 아내에 구박이나 가슴을 찢어놓는 아픔도 힘이 들었지만 자신만에 방법으로 사업에 하게되면서 우연한 기회에 외국 출장을 가게되고 그곳에서 북에 두고온 딸아이와 부인에 대한 애기를 듣게된다.. 그리고 막연하게 잘살고 있을거라 믿은 딸아이와 부인은 힘든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자신은 편하게 살고만 있었던 시간인거같아.. 자기자신을 너무도 증오하고 미워하게 되면서 자살을 계획한다.
저글속에서도 볼수 있듯이 정사용은 너무도 힘들어하며 모든것을 놓아버린다. 그토록 사랑하는 가족을 만날수도 있었을텐데...그가 극단적은 방법을 택한 이유는 뭘까....
하에서는 김경철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있다. .그는 미정보국 사람이나 정사용이 자살 햇다는것에 의문을 품고 자살한 정사용에 살았던길.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정사용을 쫒으며 그는 어느새 정사용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중인격으로 변해서 정사용인거 같은 행동을 보여주곤 한다.. 극 마지막에는 그에 그런행동들이 극에 달해서 ] 자신을 정사용하해서 착각하며 월북까지 감해하며 정사용에 아내와 딸을 보기위해 북으로 가게되면서 이이야는 마무리짓는데... 한남자에 살아온 아픔을 이야기하며 현실과도 같은 미묘한 느낌에 소설을 그대로 잘 나타내준거 같다. 두남자에 정보원 생활은 정보원이 아닌 분단에 아픔과 이대올로기에 대한 두남자에 아픔으로 극대화해서 잘 표현해낸 책인거 같다.
비록 이책속에는 다소 무겁고 힘든 내용들이 가득할꺼 같으나
구수한 사투리와 대화체들이 많아서 읽는재미가 더한거 같다. 사이즈두 가방속에 쏙쏙...한국문화사에 작은책시리즈라고 하는데 언제든지 가지고 다니며 즐거운 책읽기를 할수 있을꺼 같다.. 제목만으로 어렵고 힘들거라고 생각한 책속 내용들은 나에게 어렵다는 생각보다 인간으로서 정사용에 삶이 너무도 슬펐다. 김경철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그 둘은 분명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들이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조차도 허락치 않는 잔인한 현실에서 스스로 죽을수 밖에 없었던 그 아픔이 그대로 느껴져 한없이 서글펐다. 분단과 이데올로기에 의한 두남자에 이야기는 이책을 보는 시각에 따라 분명 다를테지만... 우리에 현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였고... 인간으로서에 그 슬픔은 더 크게 와 닿는거 같다.. 정사용이 왜 그럴수밖에 없었는지는 책속으로 들어가 마음껏 책장을 넘기길 바라며... 나또한 느끼고 아파했던 감정들이 이책을 읽는 모든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가슴아픈 현실이 더이상은 없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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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생각보다 작아서 놀랐다. 하지만 오히려 한 손 안에 들어오는 크기라서 시작을 쉽게 할 수 있었다. 또한, 작은 크기라는 점이 들고 다니기에도 더욱 편하게 느껴져 어디서나 읽을 수 있다는 강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정보원』은 초반에 전쟁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생각보다 전쟁이야기를 자세하게 적어서 당황스러웠다. 아무래도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주인공이 남한과 북한의 간첩으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쟁이야기가 별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쟁이야기가 책속으로 더욱 몰입시켜 준다고 생각한다. 또한, 왜 주인공이 간첩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내가 겪지 않았던 전쟁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 실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전쟁이야기는 내가 이 책을 읽는 데 몰입은 물론이고, 도움을 주기까지 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의 좋은 대학을 졸업해서 좋은 직장을 가질 것만 같았던 아들이 서울의 좋은 대학에서 대모를 하며, 정부에 맞서는 일을 했다. 그리고 아들은 경찰서에 잡혀갔고, 고문에도 자신과 함께 삐라를 뿌린 이들을 말하지 않았다고 어머니께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이에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에게 말을 하다가 결국 몽둥이로 때린다. 정사용은 대학시절부터 이미 정부에 맞선사람이다. 그리고 인민군이 남진을 계속할 때도, 의용군에 지원했다. 강요가 있었기도 하지만, 서울에 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의용군에 지원했다. 그리고 2주일동안 집을 비운 후 집으로 돌아간 정사용은 자신의 집이 엉망진창이 되어 있고, 아버지가 끌려갔다가 돌아왔다는 말을 어머니께 들었다. 그 때 그는 결국 이 상황이 끝난다고 해도 북이나 남이나 결국은 피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보원』은 생각보다도 더욱 생각지 못한 현실이었다. 그래서 읽으면서도 믿어지지 않았고, 단순한 소설인지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웠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가 없었던 일이 되지도 않으며,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헛되이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보원』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전쟁은 참 슬프고 아픈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전에 『전쟁국가의 부활』을 읽은 후에도 그랬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이 끝이 아니며, 전쟁이라는 것에 끝은 없었다. 전쟁의 아픔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아직도 정전이 아닌 휴전국가이다. 그리고 『정보원』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되겠지만, 일어날 수도 있다. 그래서 두려움을 먼저 느껴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책을 읽었기에 우리나라가 휴전국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자각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와 같은 또래들은 물론이고, 나보다 더욱 어린 사람들은 전쟁의 공포를 모른다. 나도 그랬다. 그리고 '설마 일어나겠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기에 더욱 위험하다. 하지만 『정보원』을 읽고, 내가 자각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아직 우리나라가 휴전국가이며,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리뷰는 책의 출판사인 한국문학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