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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죽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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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죽는가    우리는 죽음에 이르러 자기 몸을 떠나는 순간에도 우리 존재의 이 심오한 부분이 온전히 남아있음을 직감한다. 이런 자기 정체성의 근본적 변화와 더불어 자기 존재에 대한 이해가 생길 때, 우리의 죽음은 공포스러운 적, 패배, 우주의 한심한 실수가 아니라 우리가 통과하는 또 하나의 변화, 모든 모험을 초월하는 모험, 하나의 관문, 엄청안 성장의 순간 그리고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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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죽는가 

 

우리는 죽음에 이르러 자기 몸을 떠나는 순간에도 우리 존재의 이 심오한 부분이 온전히 남아있음을 직감한다. 이런 자기 정체성의 근본적 변화와 더불어 자기 존재에 대한 이해가 생길 때, 우리의 죽음은 공포스러운 적, 패배, 우주의 한심한 실수가 아니라 우리가 통과하는 또 하나의 변화, 모든 모험을 초월하는 모험, 하나의 관문, 엄청안 성장의 순간 그리고 일종의 졸업식으로 변모하게 된다.

 

퀘이커 교도들이 주장하는 '내면의 고요하고 작은 목소리'를 듣고, 우리를 탄생시킨 이 우주의 패턴, 법칙, 조화를 경청하는 것이다. 고요한 명상의 정신과 자애로운 열린 마음으로 섬세한 균형을 이룬 채 귀 기울이는 것이다. 서로를 향산 우리의 봉사가 필요하다. 이제 막 죽음을 향해 열린 문이 암흑의 문이 아니라 광명의 문이 되려면, 반드시 직관적 마음과 정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심화하는 이런 노력을 거쳐야만 한다.

 

오늘 하루, 거의 20만 명이 죽었다. 이것은 마치 루이스 토머스가 《세포의 생활》에서 말한 바와 비슷하다. "신문의 사망기사 난은 우리가 날마다 죽어 없어지고 있음을 알리고, 그 페이지 한쪽에 있는 더 근사한 탄생 소식들은 우리가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도 우리는 거대한 규모로 이뤄지는 이 교체 과정을 도무지 실감하지 못한다. 지구상에는 30억 인구가 있고, 그 30억은 틀림없이 예정된 일정대로, 이생애 내에 죽게 된다. 매년 5000만 이상이나 되는 엄청난 수의 죽음이 소리 소문 없이 발생한다…"(2007년 현재 세계 인구는 66억을 넘었고, 연간 사망자 수는 약 1억 명에 달한다.)

 

화가 없다는 것은 욕망이 없다는 것, 세상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모델도 없다는 것을 뜻한다. 욕망이 없으면 좌절도 없다. 좌절이 없으면 화도 없다. 만일 정신이 주위의 그 어떤 것도 움켜잡지 않는다면 아무런 화도 생겨나지 않는다. 우리의 호는 세상에 대해 우리가 바라는 욕망이 현실 앞에서 무너질 때 발생하는 일종의 자연발화 현상이다. 우리가 가진 '모델', 즉 자신이 누구이고 세상이 어떠해야 한다는 관념이 '새장'을 만들어 낸다. 자신의 모델과 관념을 넘어갈 때, 우리는 불안을 느끼고 방어적 태도를 취한다.

 

인생의 무게를 짊어지고 죽음의 문을 통과할 시기가 되었을 때 가족도 친구도 하인도 재산도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지요 집착의 마음은 짐승의 마음이요. 집착을 버리시오. 허상의 꼭대기에서 얻는 쾌락이 아무리 짜릿하더라도 사람은 또 다시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숨을 곳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무지의 수레바퀴 위에서 헛돌게 되지요. 탐욕을 버리시오. 정신과 육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평온을 유지하려면 얼마나 대단한 명철함과 열린 마음이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그는 특별히 더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안다. 다시 말해 지혜로운 사람은 명성도, 체면도, 가족도, 나라도, 그 무엇도 갖지 않는다. 오직 살아갈 삶이 있을 뿐…. 곧 사형당할 죄수가 있었다. 그 사형수는 자신에게 특별사면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몇 주 동안 사형수는 피 말리는 심정으로 자신을 죽일 수도, 멀쩡히 살릴 수도 있는 결과를 기다렸다. 그런 뒤 면회 온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있잖아, 내가 죽든 살든 한 가지는 분명해졌어. 내가 할 일은 완전히 똑같다는 거야." 그 할 일은 현재를 인정하는 것, 이 순간을 충실히 사는 것, 순간순간 자기 삶에 전념하며 자애로운 마음으로 느끼고 보고 듣는 것을 관찰하는 것이다. 분석적 정신으로 사물이 일정한 자기 이미지, 우주에 대한 특정 모델과 왜, 어디서, 어떻게 연관되는지 따지는 것이 아니라, 예리한 자기탐구의 불빛을 비추며 매 순간 펼쳐지는 세계를 신선한 경이로움으로 맞이 하는 것이다.

 

행복은 괴로움을 일으키는 요인을 끊임없이 놓아버릴 때 찾아온다. 행복은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사람, 존재 자체를 탐구하는 사람에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이 세상에서 가볍게 걷는 법을 찾으려면 인생이 고통일 필요도 탐욕일 필요도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나는 욕망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보면서 움켜쥔 손을 놓아버렸어요. 나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더욱 평화롭게 살게 되었어요.

 

결국,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며 과시했던 겉모습들은 자기 새장의 창살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참존재의 광대함에 열려있지 못한 채 상황이 어떠하고, 어떠할 것이고, 어떠해야 한다는 따위의 관념들과 모델들로 가득한 비좁은 새장 속에서 한평생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그들은 더 이상 자기가 만든 헛된 모델들에 붙잡힌 포로가 아니다. 그들은 세상 만물이 매 순간 속에 들어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들의 상황에 부족한 것이란 없고, 그들의 해방을 방해하는 것도 전혀 없다. 그들은 미래의 공상들과 과거의 꿈들을 자신의 의식과 동일시한 착각이 얼마나 자신의 온 인생을 감옥 속에 몰아넣었는지 본다. 얼마나 자신들이 매 순간 저절로 드러나는 자기 존재를 외면해왔는지 깨닫는다.

 

나는 그 무엇도 될 필요가 없어요. 이상한 소리 같지만, 나는 평생 이보다 더 행복했던 적이 없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저항도 자기의혹도 거의 갖고 있지 않거든요. 사실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지만 상관없답니다. 내가 나 자신이라고 믿은 어떤 것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테니까요. 아무튼 나는 언제나 어떤 다른 존재이고, 난 그게 무언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것은 확실히 내가 처음으로 해보는 가장 충실한 탐험이에요. 내가 별로 아는 게 없는 상태에서 그 안으로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지요. 난 그곳의 정체를 모르는 채로 그곳에 뛰어들 겁니다. 나의 지식이 항상 내 깨우침을 가로막고, 나를 옭아매고, 나를 혼란시켰거든요. 지금 나는 진실의 문앞에 와있어요. 버릴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에요. 나는 먼저 모든 것을 버려야 했지만, 그것을 토앻 소유해야 할 것이 거의 없음을 알았답니다. 하여튼 내게는 상상한 것 이상이에요.

y****a 2020.07.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