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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으로 난 길』푸른바다색, 쪽빛을 따라 떠난 예술 기행
"『쪽빛으로 난 길』푸른바다색, 쪽빛을 따라 떠난 예술 기행" 내용보기
바다를 닮은 푸른 색을 좋아해서일까. 어떠한 그림이나 풍경을 보았을때 푸른색을 보면 그저 마음을 놓는다. 하염없이 바라보게 되는 색, 푸른 바다색. 파란색은 내게 그런 색이다. 스쳐가듯 본 책이었다가, 푸른 바다빛에 홀려 읽게 된 책이 『쪽빛으로 난 길』이었다. 무엇보다 쪽으로 염색을 하는 이의 쪽빛을 찾아 떠난 예술 기행이라는 이유가 더 컸다.  언젠가 TV에서 한 가수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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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닮은 푸른 색을 좋아해서일까. 어떠한 그림이나 풍경을 보았을때 푸른색을 보면 그저 마음을 놓는다. 하염없이 바라보게 되는 색, 푸른 바다색. 파란색은 내게 그런 색이다. 스쳐가듯 본 책이었다가, 푸른 바다빛에 홀려 읽게 된 책이 『쪽빛으로 난 길』이었다. 무엇보다 쪽으로 염색을 하는 이의 쪽빛을 찾아 떠난 예술 기행이라는 이유가 더 컸다.

 

언젠가 TV에서 한 가수 출신이 시골 폐교에서 감물로 염색을 하던 프로그램으로 봤다. 그저 감물일 뿐인데, 그걸로 인해 하얀 천이 갈색으로 변하던게 신기했었다. 쪽으로 염색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어디선가 본 듯 한데, 쪽빛으로 염색을 한다는 그 직업이 참 마음에 들었다. 쪽으로 염색을 하는 사람들의 손은 파랗다고 한다. 날마다 쪽을 만지느라 파랗게 물들었을 그들의 손을 떠올리며 이 책에 대한 글을 쓴다.

 

 

쪽이라는 식물로 색소를 추출하고 발효시켜 물을 들이는 일을 하는 저자가 떠난 예술 기행에서 우리는 쪽빛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푸른 바닷빛처럼 파란 쪽빛의 향연을. 박지원의 글에서 처음 발견한 화포. 즉 반물빛(검은빛을 띤 남빛) 바탕에 흰 꽃무늬를 박은 무명때문에 떠난 여행이기도 했다.

 

밀랍을 이용해 천에 점을 찍어 꽃잎의 모양을 만드는 점이 신기했다. 점을 하나 찍으면 꽃잎이 되고 다섯 개를 빙 둘러 찍으면 꽃송이가 된다는 것이다. 이 밀랍이 이런 역할을 하는줄은 몰랐다. 그가 떠난 길위에서 우리는 쪽빛으로 염색한 화포를 구경할 수 있다. 화포를 처음 만들었던 먀오족와 몽족을 찾아 떠났다.  

 

몽족의 화포에는 곡선이 거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천에 밀랍으로 무늬를 그리던 도구 때문이다. 식으면 곧바로 굳어버리는 밀랍의 성질 탓에 긴 선이나 곡선을 그리는 것이 불가능했다. 여러 번 이어서 그을 수도 잇었지만 그래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들은 짧은 선으로 마치 조각난 빛을 그리듯 그렇게 화포를 그렸다. (107페이지)

 

화포를 만드는 사람들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쪽 염색에 대한 열정을 만날 수 있었다. 과거에 화포를 만들던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을까. 어떤 작품을 만든 것일까. 백의민족이라고 일컬었던 조선에서부터 화포를 입었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중국의 영향으로 신지식인들은 중국 문물을 일찍이 받아들이긴 했다. 중국의 먀오족와 몽족에서부터 쪽물을 들이고, 벌집의 밀랍으로 무늬를 만들었던 그들의 숨결을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당신의 삶은 안전한가. 당신의 삶은 당신의 것이며 그 삶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화면 가득 흩날리는 꽃잎을 그리며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을 그리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237페이지)

 

예전에 했던 방식으로 해오는 곳도 있었지만, 신문물로 인해 현대의 방식을 들여오는 건 어쩔수 없는 것 같다. 염색 또한 사람들이 많이 찾아야 염색 기술도 유지가 되는 법. 찾는 이가 없으면 쪽으로 하는 염색 기술은 점점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옛날 방식으로 쪽염색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 반가웠을지 모른다.

 

오래전의 중국과 일본에서 만들었던 쪽 염색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우리는 쪽 염색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이처럼 예전의 방식대로 쪽 염색을 하는 이가 있기에 예술의 명맥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한 염색가의 색에 대한 진정한 탐구정신을 만나볼 수있는 에세이였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6.09.05. 신고 공감 8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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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푸른 빛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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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을 좋아한다. 바다의 색, 밤하늘의 색, 김환기의 캔버스, 박노수의 한지에 물든 파랑, 그리고 화가 이현의 짙푸른 색. 주황색, 버건디색도 좋고 리시얀셔스의 보라색도 아찔하지만 내 마음을 통째로 흔드는 것은 언제나 푸른색이다.여기 푸른색에 미친 사내가 있다. 염색가 신상웅. 그는 아직까지 전통 방식으로 쪽빛 물을 들이고 손수 염색을 하는 곳을 찾아 아시아를 누볐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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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을 좋아한다. 바다의 색, 밤하늘의 색, 김환기의 캔버스, 박노수의 한지에 물든 파랑, 그리고 화가 이현의 짙푸른 색.
주황색, 버건디색도 좋고 리시얀셔스의 보라색도 아찔하지만 내 마음을 통째로 흔드는 것은 언제나 푸른색이다.

여기 푸른색에 미친 사내가 있다. 염색가 신상웅. 그는 아직까지 전통 방식으로 쪽빛 물을 들이고 손수 염색을 하는 곳을 찾아 아시아를 누볐다. 그리고 그 얘기를 책으로 엮었다. ‘쪽빛으로 난 길’. 나도 책 속의 저자를 따라 중국 구이저우, 태국의 치앙마이, 라오스의 길을 쫓아간다.

그는 18세기 중국을 떠나 라오스에 정착한 몽족을 찾는다. 몽족은 어릴 때부터 고유의 푸른 염색술과 의상 기술을 익히고 지금까지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소수 민족이다. 화포(무늬를 넣어 쪽물을 들인 천)를 좇던 저자는 어느 틈인가 몽족, 그리고 토착민들과 섞이고 그들 얘기에 더 흥을 내기도 한다. 여느 시골 마을처럼 순박한 사람들의 모습. 염료와 옷이 발달한 라오스 몽족의 시끌벅적한 전통 옷시장 풍경은 듣는 것 만으로 재미있다.

길은 일본의 교토, 아리마쓰, 도쿠시마로 이어지고 내 주위 공기에도 어스름하게 푸른빛이 감도는 듯 하다. 염색이 지역산업으로 자리 잡은 일본은 지금은 많은 공정이 분업화 되고 자동화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일본답게 전통은 엄숙하게 여겨지고 관련자들은 이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애초에 그에게 길을 이끈 것은 쪽빛이었다. 색을 향한 순정한 마음이 짐을 꾸리게 하고 수많은 만남을 가능하게 했다. 나를 매혹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잘 모르겠다. 어쩌면 엄연한 그 부름을 애써 외면하고 살아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도 주저 없이 나의 푸른색을 찾아 떠나고 싶다. 좋은 여행기는 독자를 몸달게 한다.

저자가 만난 염색가를 묘사한 글 중 마음을 건드린 구절.
“일본에는 오래전부터 속담처럼 전해오는 말이 있었다. 쪽 염색을 하는 사람은 결코 나쁜 일을 할 수 없다고. 손에 물든 푸른색 때문에 누구인지 금방 들통이 나기 때문이었다. 시모무라 씨의 굵고 뭉툭한 손마디에도 푸른빛이 감돌았다.”




k*****3 2016.08.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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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으로 난 길] 전통 염색가의 동아시아 여행기
"[쪽빛으로 난 길] 전통 염색가의 동아시아 여행기" 내용보기
저자는 염색을 한다. 색 중에서도 '푸른색'이 주 종목이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염색한 천들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염색한 천을 섞어놓는다면 내 것이 아닌 것을 골라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과연 나는 어디쯤에서 저 푸른색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연암 박지원의 글을 만났다. '작년 가을 화포(花布) 두루마기를 유혜보에게 빌려줬는데...' 화포라니
"[쪽빛으로 난 길] 전통 염색가의 동아시아 여행기" 내용보기

저자는 염색을 한다. 색 중에서도 '푸른색'이 주 종목이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염색한 천들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염색한 천을 섞어놓는다면 내 것이 아닌 것을 골라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과연 나는 어디쯤에서 저 푸른색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연암 박지원의 글을 만났다. '작년 가을 화포(花布) 두루마기를 유혜보에게 빌려줬는데...' 화포라니. 주석에는 화포를 '반물빛(검은빛을 띤 남빛) 바탕에 흰 꽃무늬를 박은 무명'이라고 했다. 화포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졌나. 전통 화포의 흔적을 찾아 그 길로 여행을 떠났다.


...난 또 그만 가슴이 먹먹해지는 장면과 마주하고 말았다. 옷과 머플러와 장신구를 파는 곳이었고 그집 천장에 먀오족과 몽족 여인의 푸른 화포가 늘어져 있었다. 먼 길을 돌아 여기까지 온 그녀들의 화포였다. 나라의 뒷골목에서 바사의 먀오족 여인들과 몽족 여인 쟈와 팡을 다시 만난다. (p.329) 


이 책은 염색가 신상웅이 10여 년간 중국, 태국, 베트남, 라오스, 일본 등을 돌며 그 지역의 염색과 민족과 문화와 일상을 두루 관찰한 내용을 담은 기행서다. 저자가 찾은 중국과 태국, 베트남, 라오스, 일본은 모두 한국과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가까운 나라들이다. 그동안 이 나라들에 대한 여행 책을 적지 않게 읽었건만, 염색이라는 테마로 묶어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염색, 그중에서도 푸른색이 주 종목이고 화포에 관심이 있다 보니 무얼 보든 푸른색만 도드라져 보이고 어딜 가든 화포를 찾게 된다는 저자의 열정이 나를 책 속으로 쑥 잡아끌었다. 


일본에 관심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일본 여행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8세기 경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의 쪽 염색은 에도시대를 거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우키요에나 노렌 하면 떠오르는 남빛이 쪽 염색의 결과물이다. 어느 나라나 전통 염색이 현대식 염색에 밀리는 추세지만, 일본에는 쪽 염색의 전통을 지키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아리마쓰에서 시보리 염색을 배우는 프랑스 여자 소피가 '한국에도 시보리가 있느냐'고 물었을 때 얼른 대답할 말이 없어 머뭇거렸다는 저자의 말에 마음이 아팠다. 한때는 있었지만, 염색이란 당연히 공장에서 기계가 하는 줄로만 아는 나 같은 사람 때문에 한국에서 전통 염색이 자취를 감춘 게 아닐는지. 한국의 쪽빛이 궁금하다.

j****y 2016.11.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