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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다큐멘터리 중에 '생명을 건 포획'이라는 시리즈가 있다. 베링해에서 킹크랩을 잡는 어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시리즈는 언제나 같은 어부들의 같은 이야기가 반복이 되는 것 같으면서도 항상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세대가 바뀌고 새로운 세대가 배와 일을 이어받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경의로운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일을 하는 그 공간이 그 제목만큼이나 죽음이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는 곳이기에 더욱 그렇다. 언제나 이 다큐멘터리에서 시리즈마다 한 번 정도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바다에서 세상을 떠난 이들과 생명을 다하고 바다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배들을 비추는 것은 역시 그 사람들의 그 삶이 바로 그 죽음들과 바로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위해 바다가 보이는 곳에 만들어진 묘지의 하얀 십자가들이었다. 이 영화 퍼펙트 스톰은 바로 그 십자가들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였다. 영화 퍼펙트 스톰은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것이 직업인 이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바다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가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조금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인간이 얼마나 하잘것 없는 존재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 퍼펙트 스톰의 주인공은 선장을 연기한 유명한 배우인 조지 클루니도 초보 어부로 선장과 함께 마지막까지 영화를 이끌어가는 마크 월버그도 아니다. 이 영화 퍼펙트 스톰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바다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태풍과 만난 세 집단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바로 어부들이 타고 있는 배와 바다를 여행 중인 보트 그리고 태풍을 뚫고 이들을 구하려는 노력을 하는 구조대의 이야기이다. 재미있게도 이들은 처음에는 태풍 속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두려움 없이 그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들의 그동안의 경험과 능력을 철저하게 믿고 움직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이들은 모두 자연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증명하는 존재들일 뿐이다. 자신의 항해술에 대해서 엄청난 자신감을 보이는 보트의 선장은 그것이 얼마나 오만한 행동이었는 지를 항해 경험이 적은 동승자들의 결단으로 구조가 되면서 증명을 한다. 구조를 위해서 목숨을 걸고 그 폭풍 속으로 들어가는 구조대도 결국은 자연 앞에서 한없이 약한 존재라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집단이 어부들인 것은 당연한 결과일 지도 모른다. 결국 그 폭풍과 제대로 싸우는 이들은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화 퍼펙트 스톰은 그 사투를 너무나 강렬하고 리얼하게 보여준다. 심지어 그 마지막의 어쩌면 냉혹하게 느껴질 정도로 현실적인 결말이 반전처럼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이 영화 퍼펙트 스톰은 그렇게 자연을 이겨낸 인간의 이야기가 아닌 자연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 지도 모른다. 인간은 이 지구에 등장한 그 순간부터 자연과 싸우는 생활을 해 왔다. 그 싸움에서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했지만, 어쨌든 인간은 그 속에서 생존을 이루어냈다. 가진 것이 가장 적었던 동물들 중의 하나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것은 기적과 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연선택설이 힘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이 영화는 인간에게 허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그 모두를 열어주지는 않고 있는 이 지구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 지도 모른다. 그 거대한 힘 앞에서 이 영화의 초반을 이루는 등장인물들의 이런 저런 사연들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어느새 우리는 거대한 자연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가 잊고 있는 아니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자연에 대한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주제는 아닐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가장 강렬한 메시지 중의 하나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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