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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에 이어 읽은 와타야 리사에 대한 2번째 경험.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쓴 소설로 문예상 수상과 함께 그녀를 일본 순수문학계에 등단시켜준 작품이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 세상을 주로 교과서를 통해서만 이해한, 수험생으로서의 약간은 어리숙하고 복잡한 심리구조가 그대로 투영된 소설로 볼 수 있겠다. 그걸 '순수하다'라고 하면 '순수문학상'을 줘도 될 듯^^
다만, 그 소재(매춘, 인터넷 음란채팅 등)가 어린 여고생이 다루기에는 지나치게 세속적이고 암울한 것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는 소설. 비록 담담하고 쿨한 태도로 소재를 가볍게, 그리고 거리감있게 다루고는 있지만, 일본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중성의 잣대'와 친절하고 따듯한 얼굴뒤에 숨겨진 비뚤어진 욕망과 광기가 어쩔 수 없이 어려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인스톨'이라는 제목의 하나의 중편과 'You Can Keep It'이라는 하나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고생이 학교를 그만두고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음란채팅 아르바이트를 한다던지(인스톨),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들이 마음에 들 만한 선물을 몸에 지니고 있다가 선뜻 내어준다는(You Can Keep It) 설정은 쉬이 공감이 가는 내용들은 아니다. 다분히 '일본사회의 특수성'에 기인한 독특한 정서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 일본에서는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 하니, 책을 읽으며 느끼는 이질감의 정도 차이에서 일본은 참으로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 본다.
나와 내 주변의 모두가 좀 더 나은 대학으로의 진학 만을 목표로 하던 시절, 하늘이 무너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었다. 지옥같은 입시전쟁이나, 왜 배우고 외워야 하는지 모르겠는 글자들에 질려가며, 차라지 세상이 확 뒤집혀 버렸으면... 그래서 이런게 다 필요없는 세상이 되었으면하며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여전히 그대로인, 어제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 세상을 원망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스스로는 아무것도 벗어버릴 수 없는, 남들이 모두 오른 손을 들 때, 홀로 왼 손을 들 용기가 없었던 어리고 또 어리석던 소년의 푸념이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 시절이 많이 그립다. 애틋함이나 즐거운 기억보다는 미련이 많기 때문이다. 인생에 단 한번뿐인 가장 '싱싱'했던 시기를 푸념과 체념 속에서만 살아갔던거 같아 꽤 아쉽다. 그건 이제는 소용없는 후회지만 여전히 안타까운 마음만은 어쩔 수 없나보다. 만일 인생의 '리셋'버튼이 있다면, 그래서 인생을 어느 시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나는 주저없이 그 시절로 돌아가는 단추를 누를거 같다. 그랬다면 지금과는 사뭇 다른 프로그램들이 현재 내 안에 '인스톨'되어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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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야 리사라는 작가는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이란 책을 쓴 작가이다. 한번 마음에 드는 작가의 책은 다른 책도 훓어보는 버릇때문에 사게 되었다. 딱딱한 하드표지에 분홍색의 표지.작게 그려져있는 주인공들의 뒷모습. [열일곱 살, 파란 하늘, 나는 인스톨 된다] 인스톨 Install 1. (장비,가구를) 설치하다. 2. (컴퓨터에 새 프로그램을) 설치하다. 3. (흔히 공식적인 의실을 거쳐) 취임시키다. 이 경우는 2번. 새 프로그램을 설치하다가 되겠다. 17살의 고등학생 아사코, 10살의 초등학생 카즈요시. 똑같은 일상, 똑같은 수업이 지긋지긋한 아사코. 자신의 방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쓰레기장에 버리며 등교 거부를 하게 된다. 엄마를 속이고 등교거부를 하는 별종인 척 하기 좋아하는 아사코이다. 방 안을 전부 비워버리며 쓰레기장에서 카즈요시를 만나게 되는데.. 자신을 걱정하며 다가오는 카즈요시에게 할아버지가 사 주신 고장난 컴퓨터를 주게 된다. 얼떨결에 이웃에게 받은 선물에 엄마가 답례하고 오라던 그 집에는 카즈요시가 살고 있었다. 고장난 컴퓨터가 사실은 고장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카즈요시가 건낸 일에 작은 호기심을 내며 학교를 가지않고 카즈요시의 집에 몰래 들어가 컴퓨터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는 아사코는 신세계를 경험하며 재미를 느낀다. 그러나 어느 날 아사코는 엄마에게 등교거부 사실이 들통났다. 등을 보인채 울고 있는 엄마가 낯설다. 게다가 카즈요시의 새엄마에게까지 들통나서 혼란스러워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몫으로 받아온 30만엔의 보수. 후련한 마음으로 돈을 사용 할 곳을 찾는 두 사람. 라는 내용. "너, 나까지 인스톨시켜 줄 작정이니?" 라고 웃으면서 아사코는 카즈요시에게 묻는다. "그런 대단한 건 아니지만요." 라고 대답하는 초등학생인 카즈요시. 이제 사회로 나가야할 아사코에게 카즈요시는 큰 사람처럼 보였다. 책을 보면서 카즈요시가 초등학생이 맞는가 싶기도 했다. 정확한 나이는 몰랐다. 영화에서 보니까 10살이라길래 '아, 10살이였어?!'라고 놀랬을 뿐.. 10살 같지 않은 어른스러운 모습. 아사코에겐 의젓한 모습을 보이는 건가 싶기도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이에서 학생으로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는 불안감이 든다. 안 그러는 사람은 그야말로 엄.친.아이랄까.. 그런 불안정한 감정으로 등교거부하는 아사코 앞에 나타난 카즈요시는 나름 동아줄이 아니였을까? 일살을 탈피 할 수 있는 탈출구.. 분홍색의 표지를 바라보자면 연애 부분이 나올 듯 싶은데... 17살과 10살.. 아사코와 카즈요시의 커플은 재미있고 상반되는 듯 하다. 물론 커플이 되지 않고 그 날의 추억. 어린 날의 추억이 될 수 있지만.. 내 마음에선 커플로 남아야한다. 훈훈하게! 왠지 아사코에겐 아까운 카즈요시.. 귀엽고 의젓한 카즈요시! 단 한 명의 주인공이라고 생각되는 아사코지만.. 난 절대로 카즈요시를 뺄 수 없다. 카즈요시는 인스톨에 없어서는 안되는 주인공! 아사코보다 좋다!! - http://tidl.tistory.com/7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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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17살의 소녀.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매일이 지겹게만 느껴지던 어느 날. 소녀는 등교 거부를 선언한다. 선언이라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시작되고 유지 될 수 있었던 등교 거부였다. 학교측엔 친구의 애인인 담임 선생님이 모르는 척 해주었기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고, 부모님의 경우엔 자신과 단 둘이 사는 엄마가 늘 일 때문에 바쁘고, 성격상 그녀를 다정다감하게 챙겨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단은 자신의 방에 있던 모든 물건들을 버리는 것으로 시작하던 중 소녀는 어느 꼬맹이를 만난다. 그리고 그에게 자신의 고물인 줄(?) 알았던 컴퓨터를 선물한다. 한 번으로 끝날 줄 알았던 인연은 우연히도 이어지고 둘은 모종의 계약을 맺게 된다. 약간의 평범함과 엄청난 비밀 생활을 하게 된 소녀와 꼬맹이. 둘의 비밀 생활은 한 동안 계속된다. 인스톨. 가구나 장비를 설치한다는 의미를 지닌 단어이다. 컴퓨터의 경우엔 새 프로그램을 설치한 다는 의미이고. 처음엔 좀 쌩뚱맞은 단어를 제목으로 썼구나 싶었다. 기계적인 느낌이 너무나도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니 정말 딱 맞는 제목을 썼구나 싶다. 몸과 마음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주입한다는 것, 그래서 더욱더 그 성장을 돕는다는 의미와 조금 맞닿아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주입이라는 말이 주입식 교육과 조금 비슷한 의미를 가진 것 같아 좀 걸리긴 해도.. 소녀는 정말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왕따를 당하지도 않고, 성적으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말 그대로 평범. 오늘도 내일도 비슷비슷한. 가만히 앉아있기 보다는 좀 움직여보고 싶어하는 소녀에게는 그것이 곧 고역이었으리라. 그렇기에 소녀는 평범의 룰을 깨기로 한다. 그 시작은 참 용감했다. 무턱대고 등교 거부부터 하다니.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소녀는 알고 있었을까? 그리고 소녀를 새로운 세계로 이끈 꼬맹이. 컴퓨터같이 기계적인 것 보다는 쭈쭈바가 더욱더 잘 어울릴 것 같은 꼬맹이가 소녀를 완전히 다른 세계로 안내한다. 둘이서 하는 일(?)은 엄격히 금지된 것이었지만 그 일을 통해서 소녀는 뭔가를 깨닫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동안 뿌리치려고만 했던 평범함에 대해, 자신에게 무관심하다고만 여겼던 엄마라는 사람에 대해서. 책은 끝 무렵에 아주 짧은 이야기가 하나 더 있었다. 자신의 것을 남에게 퍼주는 남자의 이야기였다. 말 그대로 퍼주기. 그럼으로써 상대방과 관계를 이어가고자 하는 남자는 그것이 관계가 지속되는 유일한 방법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안타까울만큼 어리석은 남자의 이야기. 이야기는 짧았지만 그 내용은 앞의 소녀보다 더욱더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이 작가의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이라는 책을 봤었다. 그때는 좀 심심한 느낌이 강했었는데 이 책은 잔잔하면서도 강했다. 왠지 앞으로가 더욱더 기대되는 작가분의 다음번 책이 조금 궁금해졌다. |
| 17세의 작가가 쓴 여고생의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처럼 같은 나이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잡아냈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좀 읽는 의미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남는 시간을 이용한 독서 행위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의미가 없어서야... 이 책의 일본에서 상을 받은 것은 보면 그것은 내 자신의 감성의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