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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6일, 군함이 서해안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침몰했다. 군은 북한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정부는 명료한 까닭을 밝히지 못했다. 당국 간에도 의견 일치가 되지 않았다. 실종된 46명의 젊은이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만이 명확한 사실이었다. 그런데도 군은 침몰 원인을 묻는 실종자 가족을 성가신 존재로 여겼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의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South Koreans see their state as the real monster」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단다. 2006년에 만들어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예를 들며, ‘정부가 국민들에게 괴물의 공격에 대한 아무 설명 없이 격리시키기만 해 분노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상 서해안 군함 침몰 사고뿐일까.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세상. 세상은 괴물로 변해갈뿐더러 한 개인을 괴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노무현이 그렇고 정연주가 그렇고 김정헌이 그렇고 이 책에 나오는 스티브의 경우도 그렇다.
스티브 하먼. 농구와 영화를 좋아하는 열여섯 살의 평범한 소년이다. 평탄을 길을 걸을 수 있 있는 스티브는 살인사건에 연루되며 검사에 의해 ‘괴물’이라고 불린다. 연루된 사건은 간단하다. 스티브가 사는 동네 편의점 주인이 강도짓을 하러 들어온 두 흑인과 실랑이를 하다 살해당한다. 이후 수사가 시작되자 용의자로 지목된 흑인들이 편의점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체크하기로 한 공범으로 스티브를 지목한 것이다. 느닷없이 감옥에 갇혀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 처한 스티브는 끔찍한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스티브의 재판 과정은 고스란히 시나리오로 기록되고, 스티브는 이와 별도로 일기를 쓰면서 자신이 겪은 일과 복잡한 심경의 변화를 적어나간다. 이 책의 대부분은 시나리오로 쓴 재판 과정이고, 스티브의 일기가 장을 구분 짓는 역할을 한다. 재판이 진전함에 따라 스티브는 자신의 무죄 입증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브라이언 그게…… 솔직히 너의 무죄를 입증할 증거가 없거든.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우리 질문에 뭐라고 대답을 했건 간에 배심원들 중에 절반은 너를 본 순간부터 유죄라고 믿고 있을 거야. 너는 어리고, 흑인이고, 재판을 받고 있어. 그것 말고 무슨 정보가 필요 있겠니? 배심원들이 사건을 어떤 식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거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를 둘러싼 피고와 검사 간의 공방전이라고 생각하면 검사 편을 들 거야. 검사는 아주 중요한 인물인 것처럼 걸어 다니고 있잖니. 검사를 가리켜 나쁜 사람이라고 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하지만 너는 괴물이라는 욕을 듣고 있어. 배심원들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 거야. 검사가 무엇 때문에 거짓말을 하겠느냐고. (64 -65쪽 발췌)
스티브의 변호사인 오브라이언이 무죄 증명이 쉽지 않음을 일러주는 대목이다. 스티브는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평생 감옥에서 썩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떤다. 그러나 스티브가 공범임을 주장한 용의자들 진술은 ‘범죄에 가담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여 자신의 형량을 낮추려는 의도였음을 주장한 오브라이언의 주장이 배심원들에게 먹혀들었는지 무죄 판결을 받는다. 스티브가 오브라이언을 껴안으려고 하자 오브라이언은 뻣뻣하게 굳는 표정으로 몸을 돌린다. 오브라이언은 스티브를 유죄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마지막 부분은 스티브에 대한 판결을 다시 의심하게 한다. 이에 대해 작가는 ‘스티브가 저지른 행동의 결과를 보면서 얼마나 어마어마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독자들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 책은 괴물일지도 모르는 청소년 스스로 행동을 살펴본 뒤 세상도 함께 바라볼 것을 권유한다고 할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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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ou are a monster. '너는 괴물이야'. 재판정에서 검사는 자신의 눈 앞에 서 있는 소년에게 그렇게 선고한다. 검사에게 있어서 소년은 존중받아야 할 인간으로서의 타인이 아니다. 그는 그저 엄격하게 처벌하여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할 괴물에 불과하다. 눈 앞의 소년은 죄를 저질렀고, 설령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태생부터 범죄의 위험성을 타고난 존재이다. 이미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게 프로그래밍된 소년. 스티브. 도대체 왜 그는 괴물이 되었나. #2. 백인사회에서의 흑인소년의 위치 그저 편의점 앞을 서성거리다가 강도 사건에 휘말리고 만 스티브.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도주의 위험성이 있다는 판단과 함께 죄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구치소에 갇히게 된다. 스스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스티브는 재판을 받으며 구치소 안에서 자신을 소재로 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다. 시나리오의 제목은 '몬스터'. 그 안에서 흑인소년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그저 하나의 존재에 불과하다. 그러나 검사를 비롯한 배심원들은 그를 '악한 존재'로 규정짓는다. 그것은 단순히 백인이 흑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뛰어넘는 것인데, 작품은 잔인하게도 그것을 아버지의 말로서 규정한다. 스티브의 아버지는 재판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예측하는데, 그의 말을 잠시 빌리자면 '백인을 죽였고, 흑인이고, 청소년이기까지 한 네가 무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은 전무'하다. 단지 백인이 흑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라, 흑인 스스로가 자신들의 처지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이 대사는 스티브 본인이 작품이 끝날 때까지 스스로 유죄인지 무죄인지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으로 마무리 된다. #3. 법정 위에서의 공방전 실상 '몬스터'는 법정드라마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재판과정을 유심히 다루고 있다. 특히 그 안에서 법이 인간을 다루는 방법을 보다보면 분통이 치밀어오를 정도이다. 스티브를 적으로 간주하고 맹렬하게 물어뜯는 검사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스티브의 변호를 맡고 있는 변호사조차 스티브가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티브를 끝까지 변호한다. 그리고 그것에 방해가 되는 것은 바로 또 다른 범인으로 의심되는 '킹'이라는 소년. 스티브와 어느 정도 안면을 트고 있으면서 동시에 스티브를 이용해 자신의 형량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스티브를 공격한다. 이런 재판정 위에서 아무도 스티브의 곁에 있어주지 않는다. 심지어 견학 온 학생들조차 스티브를 '우리 속의 동물' 보듯이 쳐다볼 뿐이다. 다시 말해 법 위에서 죄를 저지른 인간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위에 얽힌 이해관계 뿐이다. 변호사는 돈을 위해서 변호를 하고, 검사 또한 그저 '승소'하기 위하여 맹렬하게 죄를 뒤집어 씌운다. 최후에 스티브가 무죄판결을 받았을 때, 재판을 승소로 이끈 변호사는 스티브와 함께 기뻐하지 않는다. 그저 더러운 것을 피하려는 듯 잽싸게 자리에서 사라질 뿐이다. #4. 모두가 적이다 이런 상황을 스티브의 시선으로 본다면, 그야말로 주변의 모두가 적처럼 보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혈육인 아버지 또한 스티브에게 무조건적으로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흔히 백인들이 가지고 있다는 인종우월주의로서 흑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각은 어느 새 흑인들에게도 옮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죄판결을 받고 나오는 스티브와 아버지의 만남은 어색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스티브가 스스로를 '몬스터'라고 부르는 것도 당연해보인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네가 잘못했다. 네가 범인이다'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칠 때, 스티브는 정체성에 혼란을 빚는다. 그런 스티브의 심정을 표현하듯, '몬스터'는 끝까지 사건의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그저 죄는 저질러졌고, 범인은 잡혔다. 중요한 것은 그 뿐이다. 누가 죄를 저질렀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범인을 잡는 것이 중요한 것 뿐이다. #5. 우리는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스티브는 결국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은 주변에서 만들어낸 하나의 허상이다. 백인 사회 안에서의 흑인들이 쉽게 떨쳐낼 수 없을 뿐더러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유령과도 같은 허상. 문제는 그것이 단순히 백인과 흑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허상은 우리 주변에도 언제나 존재한다. 학벌의 차이로 다른 사람을 깔보고, 타고 다니는 차의 급으로 으스대고, 명품으로 스스로를 화려하게 치장하며 자신감을 얻는 것. 사실 이것들 또한 인종차별주의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문제는 타인을 혹은 자신을 진정한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심볼(Symbol)로서 읽기 때문이다. 그 때 인간에게는 수준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격차도 생기며 그것을 비교하게 된다. 스티브는 스스로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바로 이런 현상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이다. 마찬가지로 검사나 변호사 또한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가 된다. 이런 악순환을 벗야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몬스터'는 확정되지 않은 오픈 엔딩을 통해 그런 여윤을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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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의 스티브는 편의점 주인 살해 사건의 종범으로 잡혀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무서워서 울지 않으려 애를 쓰면서 그는 자신에겐 죄가 없다고 중얼거린다.과연 그럴까? 그에게는 정말 아무 죄가 없는 것일까?
영화 감독 지망생 스티브는 친구인 킹이 한 건 할거라면서 밖에서 망 보라는 말이 선뜻 그러기로 한다.하지만 단순히 돈을 털기로 했던 계획은 편의점 주인이 총을 빼들면서 걷잡을 수없이 커져,결국 주인이 살해되는 것으로 끝이 난다.그 이후 공범들과 함께 경찰에 잡힌 스티브는 울먹이는 부모님과 그의 무죄방면을 얻어 내기 위해 애를 쓰는 오브라이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재판을 받게 된다. 감옥안에서 평소의 자신의 정체성(착한 소년)과 자신이 한 일(중죄모살 공범)의 간격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던 그는 끊임없이 "나는 누구일까?"를 되묻는다.과연 그는 검사가 말한 대로 괴물일까?아니면 그를 알고 있던 사람들의 증언대로 착실한 청년이었을까?그 역시도 혼란스러워 하는 가운데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나리오처럼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과연 그는 누구일까?
사소하게 생각했던 일로 중범죄가 되어버린 한 소년이 무죄를 받아 내기 위해 재판에 임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하는 소년에게 변호사는 이렇게 대꾸한다. "너는 어리고 흑인이고 재판을 받고 있어.여기에 뭐가 더 필요하겠니?" 그 말에 스티브는 감옥안으로 들어와 다른 재소자들을 살펴보게된다. 그들 모두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어떻게 해서든 죄가 없다고 최면을 거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는 자신도 그런 사람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나 역시 죄가 있는것이 아닐까를 고민하며 평생을 감옥에서 썩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그의 독백이 마치 죄소자가 쓴 것처럼 설득력있게 펼쳐지고 있던 소설이다.
이 책을 보면서 참 불편한 심정이었다. 왜냐면 편의점 주인이 살해되었음에도 그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실제 총을 쏜 킹은 편의점 주인이 총을 꺼내 들은 것에 대해 불평한다.그 덕분에 자신이 살인자가 되어 인생이 꼬였다고.공범인 보보는 주인을 살해한 직후 햄버거를 먹으러 갔을 정도로 태연하다.법적으로는 분명히 죄가 있는 스티브 역시 그저 자신은 어쩌다 인생을 말아 먹었다고만 생각한다.25년형을 받으면 어쩌나 안절부절하면서...그 누군도 살해된 자가 누릴 예정이던 삶에 대해서 미안해 하지 않던 모습들이 어찌나 뻔뻔해 보이던지.자신의 잘못은 외면한 채 자신이 당하는 불편함은 못견뎌 벌벌 떠는 아이들을 보자니 아무리 아이들이라고 하지만 역겨웠다.사소한 실수라고? 편의점을 터는게 어떻게 사소한 실수가 될 수 있을까? 사람을 죽이는게 어떻게 사소한게 될 수 있다는 것인지 그들의 주장엔 동조하기 힘들었다.
이 책은 실제 많은 죄수들의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 졌다고 한다.가장 열광한 독자들 역시 재소자들이었고.자신들과 비슷하다는 것이 공감간 모양이었다.책 말미에 무죄를 위해 애를 쓰던 오브라이언 변호사는 재판이 끝나자 스티브를 외면한 채 돌아선다.나는 왠지 그녀의 심정을 알 것 같다.물론 스티브는 왜 그녀가 외면한 것일까 궁금해하지만서도...자신이 한 일의 중대성을 깨닫지 못한다면 스티브는 영원히 그 궁금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게 아닐런지. 유무죄를 떠나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