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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아사다 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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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을 검색하다가 알게 된 기사 하나. 링크해 둔다.http://www.wkorea.com/2018/07/31/%ed%98%b8%eb%9f%ac-%ec%8b%a0-%ec%8a%a4%ed%8b%b8%eb%9f%ac/?_C_=5)   원래 남의 말은 잘 들으니까 백민석 작가가 추천한 책을 한 권씩 읽으려고 한다. 곽재식 작가의 책이 곧 나올 것이라는 정보를 얻어두고. 일요일부터 읽은 책은 아사다 지로의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이다. 절판된 책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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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재식을 검색하다가 알게 된 기사 하나. 링크해 둔다.

http://www.wkorea.com/2018/07/31/%ed%98%b8%eb%9f%ac-%ec%8b%a0-%ec%8a%a4%ed%8b%b8%eb%9f%ac/?_C_=5)


  원래 남의 말은 잘 들으니까 백민석 작가가 추천한 책을 한 권씩 읽으려고 한다. 곽재식 작가의 책이 곧 나올 것이라는 정보를 얻어두고. 일요일부터 읽은 책은 아사다 지로의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이다. 절판된 책이라 도서관에 가서 빌렸다. 도서관 가는 건 핑계고 가면서 편의점과 빵집, 아이스크림 집, 중국집 등 각종 맛집들을 순례한다. 예전에는 빌릴 수 있는 최대 권수인 열 권을 채워서 빌려왔다. 물론 다 읽지는 못한다. 이제는 욕심을 버리고(과연 버린 걸까. 책을 잔뜩 사 놓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는 꼴이라니.) 다섯 권만 빌려왔다. 빌리고 나오면서 어지럽다는 핑계로 가게에 들러서 음식을 탐했다. 자고로 몸이 튼튼해야 마음의 양식도 쌓을 수 있는 법이다. 


  귀신 이야기이다,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은. 대중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라 이 소설집도 한 번 읽으면 중간에 놓을 수 없다. 세상 풍파에 치이고 이런저런 험난한 일을 겪다가 소설가가 된 사람의 필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를 요리조리 끌고 가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일곱 편의 이야기속으로 죽은 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사랑의 도피를 행한 남녀가 산에서 죽기로 결심을 한 「인연의 붉은 끈」은 이모님이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조로 시작한다. 이야기를 듣는 어린아이들 중 하나인 나는 이야기 속에서 지금 자신의 처지에 어울리는 교훈을 취한다. 


  세상에는 자신과 닮은 사람이 셋 있다는 도시 괴담 같은 이야기 「벌레잡이 화톳불」은 인간사의 험난하고 고된 살이를 슬프게 들려준다. 부도 맞은 가장의 처연한 선택에 마음이 무겁다. 「뼈의 내력」은 나이가 들어도 동안을 자랑하는 친구가 들려주는 첫사랑의 비정한 결말이 독자의 가슴을 두드린다. 경영이 악화되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젊은 간호사의 미래를 걱정해주는 귀신들이 등장하는 「옛날 남자」의 이야기 속 주인공은 어떤 선택을 할까. 


  가장 섬뜩했던 이야기는 「손님」이다. 원래 귀신이 등장하는 이유는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원한 때문이다. 산 자를 원망하고 해를 끼치려는 사연 때문에 귀신 이야기가 무서운 법이다. 젊었을 적 끝내 이루지 못한 여인과의 사랑은 나이가 든 이후에도 새록새록 떠오르는 법이다. 산 자의 추억을 이용해 나타난 그녀는 과연 귀신일까, 사람일까. 머나먼 이별이란 뜻의 「원별리遠別離」는 죽어서까지 아내와 아이를 만나고 싶어 했던 한 병사의 슬픔이 묻어나는 소설이다.


   「여우님 이야기」는 소설집의 첫 번째 이야기 「인연의 붉은 끈」을 들려주는 그 방으로 다시 데려간다. 신관으로 활동했던 증조부 때의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이야기를 해주는 주체는 자상하고 다정한 이모님으로 여우 귀신에 씌인 여자아이의 사연을 들려준다. 소설의 결말에 해당하는 부분은 겁이 많은 내가 읽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그래서 밤에 읽다가 덮어두고 아침이 돼서 읽었다, 절대 잠이 와서 그런 게 아니다. 책을 읽다 보면 감이 라는게 있다. 이제 무서운 게 나오겠구나 하는. 그래서 날이 훤할 때 읽은 것이다. )


  우리 사는 세계에 산 자만 있다고 생각하는가. 죽은 자들이 그들의 세상이 심심해 놀러 오거나 두고 온 이들을 그리워해 찾아 오지는 않을까. 무턱대고 무섭고 끔찍한 것으로 생각하기에 우리는 그들과 나눈 추억이 많다. 아사다 지로의 소설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은 죽은 자가 몰래 이 세계에 찾아오더라도 놀라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는 소설이다. 그들은 원한을 가지고 찾아오는 게 아니라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소망을 바라며 옆을 서성이고 있다. 「인연의 붉은 끈」의 아이처럼 따뜻하게 품어주고 돌아가기 싫다는 「손님」속 여자의 말을 들어 주며 살아가도 무방하다. 모든 이야기의 구조는 슬프고 무섭고 아련하다.


s*****m 2018.08.28. 신고 공감 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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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국주의를 정당화하는 아사다 지로,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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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기담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가 쓴 책이라기에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일곱 가지의 기이한 내용을 담은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북하우스, 2008년)이 바로 그 책이다.   기담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어도 이 책이 공포나 스릴을 지나치게 강조한 책은 아님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대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책들은 상황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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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기담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가 쓴 책이라기에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일곱 가지의 기이한 내용을 담은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북하우스, 2008년)이 바로 그 책이다.

 

기담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어도 이 책이 공포나 스릴을 지나치게 강조한 책은 아님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대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책들은 상황을 보다 극적으로 몰고 가기 위해 이야기의 흐름을 조절하고, 불쑥 반전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아사다 지로는 인위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기보다는 잔잔하게 풀어간다. 예를 들어 <인연의  붉은 끈>이라는 단편에서는 이루지 못한 젊은 남녀의 사랑을 그리는데, 끝까지 둘의 사랑을 일상적인 형태로 소개한다. 다만 이야기를 듣는 화자의 상태와 대비시켜 마지막 부분에서 화자의 엄마인 듯, 죽은 여자의 영혼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그에 대한 판단을 독자에게 맡기는 식이다. 구성 자체는 독특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애초 좀 더 공포스러운 상황이나 스릴을 기대했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7편의 단편은 대체로 이러한 스타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현재의 나와 영혼의 모습, 과거와 현재를 대비시키며 절묘하게 오버랩시킨다. 인연의 끈이 떨어진 젊은 남녀의 자살을 소재로 한 <인연의 붉은 끈>, 사업에 실패하고 가난하게 살지만 한편으로 과거의 잘나가던 자신의 모습을 대비시켜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 <벌레잡이 화톳불>, 부모의 반대로 어려움에 봉착하자 남자는 사랑을 돈과 교환하고 여자는 끝내 자살하고 만 <뼈의 내력>, 간호사로서의 사명감을 보여주었지만 사랑은 이루지못한 아쉬움을 극복하기 위해 후배 간호사가 일보다 사랑을 선택하길 바라는 <옛날 남자>, 마중 불 행사를 앞두고 우연히 만난 여인의 모습에서 자신이 버린 또 다른 여인을 만나게 되는 <손님>,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두고 참전한 병사가 그리는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 <원별리>, 여우에 씌인 어린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여우님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독특한 구성으로 전개된다. 

 

책의 구성과 스토리는 이러한데,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전쟁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처음 이러한 내용이 나왔을 때는 무심코 지나갔지만, 점점 반복되는 내용들에 난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쟁이야기를 했다고 이러는 것이 아니다. 그 이야기 중에 일본의 군국주의를 정당화하는 듯한 내용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나는 젊은 의사들이 모두 전쟁터에 차출되어 거친 야전의학만 배워오는 사태가 걱정스러웠어. 그것이 내가 굳이 자원하여 군함에 탄 이유야. 라바울에는 여섯 명의 간호부들과 함께 송출되었어. 자진해서 남방의 전선을 희망한 훌륭한 적십자 간호부들이었지." (옛날 남자, 188쪽)

 

"아카사카 히노키초의 보병 1연대는 제국 육군의 영예로운 두호 연대였다. 물론 5백 개나 된다는 보명 연대 중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래되었다. 어찌됐건 군기 친수가 1874년 때였고, 서남전쟁에도 청일전쟁에도 출정한데다 러일전쟁 때는 203고지에서도 싸웠다고 한다. 역사가 오래되기만 한 게 아니라 메이지 건국 이래, 전쟁이라는 전쟁에는 모조리 참가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보병 제1연대의 자랑거리였는데, 그 겨를에 2·26 사태에까지 참가했던 게 영 탈이었다." (원별리, 260~261쪽)  

 

이 내용은 분명히 일본의 대동아 전쟁과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내용이었다. 그냥 이건 소설로 생각하자, 오버하지 말자 생각하기도 했지만,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하여 전쟁을 정당화한 것은 아니다. 아사다 지로가 어떠한 경향을 지닌 작가인지도 잘 모른다. 그러나 그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든, 우리나라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 아니든, 자신들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 '제국 육군의 영예로운'이라는 말들을 쉽게 언급하는 이 소설을 아무런 여과없이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가. 더군다나 '문학동네'- 이 책은 문학동네 계열사인 '북하우스'에서 발행한 것임 - 는 이미 『요꼬 이야기』 사태로 사회의 비판을 받은 경험이 있지 않은가. 좀더 신중하길 바란다. 독도 문제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일본은 과거에 대한 진정한 사과없이 자신들의 과거를 묻으려 하고, 정당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사다 지로의 소설에 등장한 영혼들에게 놀랄 일이 아니다. 일본의 침략 전쟁으로 죽어간 수많은 영혼들이 눈물을 흘릴 일이다. 아사다 지로의 책을 계속 발간해야 한다면 적어도 이 내용을, 적어도 이 단편들을 빼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by 꽃다지, 2008년 9월 7일

l*******g 2008.09.07.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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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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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가 펼쳐낸 또 다른 이야기다.  옛날 어렸을적에 잠 안올때면 시골 할머니께 졸라서 들었던 더 옛날이야기들. 그 중엔 구미호 이야기도 있었고 시골 동네에 전해내려오는 신기한 이야기나 무서운 이야기도 있었다. 지금에야 들었다면 하나도 무섭지 않았을 테지만 그 시절 할머니께 들었던 그 이야기들은 어찌나 무서웠던지 이불속에 꼭꼭 숨어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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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가 펼쳐낸 또 다른 이야기다. 

옛날 어렸을적에 잠 안올때면 시골 할머니께 졸라서 들었던 더 옛날이야기들.

그 중엔 구미호 이야기도 있었고 시골 동네에 전해내려오는 신기한 이야기나 무서운 이야기도 있었다.

지금에야 들었다면 하나도 무섭지 않았을 테지만 그 시절 할머니께 들었던 그 이야기들은 어찌나 무서웠던지 이불속에 꼭꼭 숨어 머리만 내놓고 가끔 귀도 막아가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이 책을 펼쳐 읽다보면 그 때 그 시절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던 이야기들이 생각 난다.

이 책의 시작도 아이들이 시골에 놀러가 그곳에 계시는 이모님을 졸라 무서운 이야기를 듣는걸로 시작된다.

각각의 독립된 7개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책은 이야기 하나하나 마다 나에게 여러가지 감정을 느낄수 있게 해주었다.

제목 그대로인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이야기들을 짧게 소개해 본다.

 

인연의 붉은 끈.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또 그 인연을 끊으면서 살아간다.

돈으로 몸뚱이를 사고 파는 유곽여자와 꽤 뼈대 있는 가문 남자와의 죽어서도 이룰수 없는 사랑에 대하여 그여자의 많은 인연의 끈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벌레잡이 화톳불 에서는 회사가 망하게 되어 가족들과 쫒기면서 또 다른 자신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자'에게 가족들을 맡기는 안타까움을 이야기한다.

뼈의내력.

여자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이루지 못한 사랑을 여자가 죽고 나서도 계속 이어가려는 한 남자의 섬뜩한 이야기.

옛날남자.

병원을 지키려는 간호사의 이야기.

손님.

우리나라로 치자면 조상을 부르는 제사 백중을 치르면서 조상외에 다른 귀신들도 들어와 예전 잊어버렸던 자신의 잘못을 생각나게 하는 으스스한 이야기.

원별리.

자신이 죽은지도 모르는 군인과 몇십년 동안 지아비를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한 여인의 정말 안타까운 사랑에 관한 이야기, 시대를 초월한 사랑 이야기라고나 할까.

여우님이야기.

여우가 씌운 소녀의 슬프고 끔찍한 이야기.

 

작가는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그냥 무섭기만 한 이야기가 아닌 가슴 아픈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섬뜩하다기 보단 서늘하고 으스스한 그 속에서 슬픔과 가슴 아련함을 느낄수 있는 책이였다.

 

f********h 2008.09.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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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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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아아, 뭔가 정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느낌이다. 기담이라는 소재를 통해 조금은 차갑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표현하듯 기묘한 이야기들이면서도 신비로운, 그래서 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이야기 7편이 실려 있다. 각각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지만 공통적으로 인간이 생전에 있을 때 느끼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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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아아, 뭔가 정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느낌이다. 기담이라는 소재를 통해 조금은 차갑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표현하듯 기묘한 이야기들이면서도 신비로운, 그래서 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이야기 7편이 실려 있다. 각각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지만 공통적으로 인간이 생전에 있을 때 느끼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이 녹아 있다. 한생전 살아가면서 못 다한 나눔, 그것이 말이든 행동이든 감정이든 이를 통해 인간의 구구절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가보다.


‘아사다 지로’의 책은 아직까지 접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어떤 작가의 책이든 처음 읽는 책이 그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여름 밤, 잠들기 직전 고요한 새벽 시간에 읽으면 더 좋았을 책이지만 가을을 코앞에 두고 있는 이 시점 읽어보기에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생과 흔히 말하는 전생 그리고 삶의 마지막을 지나 후생까지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끈으로 이어져 있고 그 시간들 속에서 한 사람이 맺게 되는 관계들, 그 안에서 느끼게 되는 감정은 얼마나 많으랴.


서로 사랑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죽음을 선택하는 남녀, 그리고 그들의 애틋한 사랑만큼이나 안타까운 생에서의 이별. 젊은 청춘 남녀의 아련한 사랑의 결말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허락될 수 없는 것인가 보다. 내가 기억하고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고전과 명화 속에서도 해피엔딩의 결말을 맺는 경우는 많지 않으니까. 그 만큼 사랑했기 때문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슬픈 눈물을 자아내는 것이리라. 아사다 지로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이루어질 수 없기에 더 아련하고 슬픈, 그래서 고요한 주인공들의 외침이 담겨 있는 듯 했다. 어떻게 보면 뻔한 스토리에 식상한 결말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그만의 세심함이 돋보이기 때문일까. 주인공들의 아픔에 함께 동요되어만 갔다. 


그가 그리고 있는 이야기에는 오롯이 가족, 연인에 대한 사랑이 드리워져 있었고 이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절대적으로 믿을 수 없어서 혀를 찰지언정, 눈앞에 일어날 수 없기에 그 만큼 더 신비롭고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다. 생과 사 그 한가운데에서 가장 또렷한 인간의 잔상을 이토록 정적으로 표현한 작가가 또 있을까. 비록 생이 끝났다할지라도 누군가의 마음속에 영원성을 띠며 남아있을 무언의 영혼, 그들의 속삭임이 전해지는 듯하다. 그래서 더 애처롭고 가슴 아프다.


단편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들을 읽을 때면 아,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잠들어 있던 저 깊은 밑바닥의 내 감정들까지 깨울 수 있어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역시 나의 기준에 맞춰진 것이지만. 푸훗-;;

그리움과 애틋함이 그 만큼 클수록 떠나버린 누군가에 대한 영혼을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일까.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믿지 말아야 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저 누군가에게 지워지지 않을 그리움의 대상으로 현세에서도 후세에도 남고 싶다는 바람뿐. 으스스한 공포보다는 안타까움을 한 겹 더 보여주는, 그래서 오묘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우리의 가슴에 조심스럽게 와 닿는다. 아사다 지로가 보여주고 그리는 이야기들엔 바로 그러한 매력이 숨어 있는 듯하다.

b***a 2008.09.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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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이별을 부정하고 싶은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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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는 요즘 괜스레 마음이 시소를 탄 듯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달라지는 바람이 잠못들던 깊은 밤이 있었나 싶다. 그래서 그럴까, 조금은 슬픈 소설을 읽고 싶어진다. 이런 마음을 알기라도 한 걸까. 이 책  제목 그대로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애달픔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여기 소개된 7가지의 이야기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몽환적이다. 인연이라는 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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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는 요즘 괜스레 마음이 시소를 탄 듯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달라지는 바람이 잠못들던 깊은 밤이 있었나 싶다. 그래서 그럴까, 조금은 슬픈 소설을 읽고 싶어진다. 이런 마음을 알기라도 한 걸까. 이 책  제목 그대로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애달픔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여기 소개된 7가지의 이야기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몽환적이다. 인연이라는 끈을 놓지 못하는 산 자와 죽은 자들의 애절한 그리움을 그려냈다. 
 
 사실, 책 속에서 헤메고 있었다. 읽으면서 산 자와 죽은 자를 도통 구분할 수 없는 단편은 다시 읽어야만 했다.  절대 헤어질 수 없다는 표시로 붉은 끈을 서로의 손목에 감고 깊은 산속 산사에 들어온 두 청춘 남녀의 이야기 '인연의 붉은 끈'.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음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고 결국 그들은 죽음으로 영원한 사랑을 이어간다. 죽은 남자, 아직 살아있는 여자. 세상은 그들을 인정하기 않았기에 살고자 몸부림치는 여자를 세상은 죽은 자로 치부한다. 그녀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본 이는 그들의 아련한 사랑을 그녀의 마지막을 평생 내려놓지 못할 것이다. 

 재수 시절에 만나 사랑을 싹틔운 요시나가와 사치코는 대학입학이라는 전제를 두고 사치코의 부모님에게 허락을 받는다. 가난한 고학생인 요시나가를 외교관 집안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이별을 강요하고 요시나가는 이별을 받아들이지만 사치코는 결국 자살을 하고 만다. 사치코의 간절한 사랑은 뼈로 남아 요시나가에게 전해지고 요시나가는 평생을 그 뼈와 사랑하며 살아간다. 이 얼마나 섬뜩하고 기묘한가.  얼마나 사랑하면 그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누구에게 그런 대상이 된다면 그건 행복한 일인가. 

 뼈라는 건 이상한 거야. 인간의 형해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실제 몸인 거야. 나는 그 뼈를 조금쯤 모양새는 다르지만, 그냥 과묵한 연인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그때만큼 사치코를 사랑스럽다고 생각한 일을 없었다. 처음 입맞춤을 나눴을 때보다도, 처음 서로의 몸을 알았을 때보다도 사치코의 뼈는 더 순수한 연인이었어. 137쪽 이 말을 몇 번씩이나 읽고 또 읽었다. 뼈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남자, 뼈가 되어 사랑을 확인받는 여자. 그들의 사랑이 너무도 아련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작가 아시다 시로는 어쩌자고 이렇게 슬픈 이야기를 이렇게 아름답게 쓰고 있는가.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은 왜 이리도 슬픈것이며 모두가 죽음으로 이어져야만 하는지. 나약한 남자 가와즈는 부모님의 반대를 이겨내지 못하고 그를 지켜보던 미나코는 태아와 함께 기차길로 뛰어든다. 죽음을 목격한 근처 절의 스님은 미나코의 장례를 치뤄주고 공양을 해주게 되는 것은 우연이었을까. 죽은 자를 위로하는 역할을 하는 스님에게 그녀는 자신의 슬픔을 가와즈에게 전해주길 바란 것인지 모른다. 가와즈의 두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고서야 산 자의 모습으로 그를 찾아와 "나,돌아가기 싫어"라고 소리치는 단편 <손님>. 가와즈는 손님과의 이별을 원하지 않는다. 

 전쟁터에서 죽은 남편의 마지막 이별의 장소에서 그를 기다리는 늙은 아내 요리코의 이야기인 <원별리>.  아내 요리코를 부르는 남편 야노의 목소리가 내게도 들리는 듯 하다. 젊은 모습 그대로인 남편, 허리가 굽을 정도로 늙어버린 아내. 그러나 둘 사이의 사랑은 영원하다.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내게는 존재하는 사람. 영원한 이별을 확인받고 싶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는 기묘하다. 온통 슬픔뿐이다. 그런데 어찌 이토록 눈부시게 그려낼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오기와라 히로시의 <벽장속의 치요>가 맴돌았다. 죽은 자 들의 이야기. 그들과 소통하는 산 자들. <벽장속의 치요>속 조금 명랑한 면도 있지만 아시다 지로는 아득한 슬픔을 길어올리고 있다.

 더 이상 사랑하는 이를 볼 수 없는 슬픔, 만질 수 없고 느낄 수 없지만 가슴속에 살아 숨쉬는 사람. 그래서 일까. 누군가는 무서운 책이라고 말하겠지만 내게는 그저 몽글몽글한 아련함이다.

 

 

r*********s 2008.08.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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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을 읽고...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을 읽고..." 내용보기
아사다 지로의 책을 처음 읽었다. 벌써부터 벼르기만 하고 <철도원>을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에  그의 신작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을 읽게된것이다. 이 책은 모두 일곱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곱편 모두 이야기중에 귀신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 귀신을 본적도 없거니와 실제로 귀신이 존재한다고 믿지도 않는다. 난 종교가 있기에  사람에게 영혼은 있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을 읽고..." 내용보기

아사다 지로의 책을 처음 읽었다. 벌써부터 벼르기만 하고 <철도원>을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에  그의 신작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을 읽게된것이다.

이 책은 모두 일곱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곱편 모두 이야기중에 귀신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 귀신을 본적도 없거니와 실제로 귀신이 존재한다고 믿지도 않는다.

난 종교가 있기에  사람에게 영혼은 있다고 믿고있고 영혼은 형체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도 나오듯이

귀신은 눈에는 보이는데 손에는 잡히지 않는존재 - 그런게 귀신일거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으려니 으스스하기도 했다.

 

맨처음 나오는 <인연의 붉은 끈> 에서 이루어지지 못하는 청춘남녀의 사랑을 얘기하면서 작가는

냉정한 현실세계를 그리고 있다. 뛰어넘기 힘든 신분차이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을

당사자인 남자의 부모뿐만이 아니라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심지어 의사까지도..)도 남자의 부모와

동조하듯 죽어가는 여자를 며칠씩 방치하며 이미 목숨이 끊어진 시체취급하는데는 아연할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찮은게 젊은이들의 사랑이란 말인가? 하고 묻고 싶을정도였다.

 

두번째 <벌레잡이 화톳불>은 사업을 하다가 부도내고 숨어사는 쓰마야라는 가장의 이야기이다.

쓰마야가  이야기의 끝부분에서 가족을 뒤로하고 떠나려고 하는결말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하는 생각과

그런식의 자기합리화를 통하여 괴로운 현실에서 벗어나고픈게 바로 인간의 한계가 아닐까 싶었다.

 

<뼈의 내력> 또한 이루어지지못하는 사랑때문에 자살을 택한 어느부잣집 외동딸의 이야기인데

그나마 젊은 시절의 연인을 못잊고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는 주인공 <요시나가>이기에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고 할수 있다.

 

<옛날남자>는 이제는 경쟁력이 없어진 낡은 병원의 예전 병원장이(귀신) 그 병원의 간호사에게 나타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하마나카가 결혼을 안하면서까지 다카라베병원의 맥을 이어가야 하는거지 의문이들었다.아니..하마나카는 연인 하야시와의 사이가 조금 지겨워지기 시작한게 아닐까 하는생각도 들었다.

 

<손님> 역시도 이루어지지못한 젊은 남녀의 사랑 얘기인데 여기선 임신한 여자가 철길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어버린다. 그 여자의 원혼이 방해해서인지 살아남은 남자 가와즈는 혼담이 성사될만 하면

틀어지곤 한다. 결국 백중전날 우연히 만나게된 긴자의 술집 마담을 집에 데리고 와서 같이 정을 나누게 되는데 작가는 그 마담이 전에 임신한 몸으로 철길에 뛰어든 가와즈의 연인인듯한  암시를 풍기며 글을 맺는다. 나는 이대목에서 우리나라의 속담이 생각났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고 하지 않는가..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 <원별리>와 <여우님 이야기>도 역시나 귀신과 연관된 이야기였는데 이 책에 나오는

귀신들의 이야기는 예전의 귀신들 이야기처럼 무지하게 무섭지않고 웬지 슬픈 느낌을 자아내고 그존재가 아련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책의 제목마저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인지 모르겠다.

마치 더운 여름밤 <전설의 고향>을 보고 난 느낌이랄까..

<유명한 작가는 귀신 이야기조차 이렇게 우아하게 펼치는구나>하고 감탄하며 책장을 덮었다.

너무 오래지 않은 옛날과 현대를 넘나들며 귀신 이야기를 무리없이 독자에게 선보인 작가의 역량에

다시한번 찬사를 보낸다.

l*****1 2008.08.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묘하게 내 마음속을 파고드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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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했던 마음이 마지막 책장을 덮을때에야 조금 느슨해진다. 마지막 단편인 "여우님 이야기"는 그 결말이 끔찍하기도 했지만 여우에 씌인 '가나'라는 소녀때문에 슬픈 마음이 도저히 풀어지진 않는다. 이 책의 일곱가지의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읽으며 정말 제목대로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느낌을 받았다. 단편들을 읽으며 뒷 내용이 궁금하여 조바심을 낸 것은 아마 이 책이 처음일
"묘하게 내 마음속을 파고드는 이야기들." 내용보기
 

긴장했던 마음이 마지막 책장을 덮을때에야 조금 느슨해진다. 마지막 단편인 "여우님 이야기"는 그 결말이 끔찍하기도 했지만 여우에 씌인 '가나'라는 소녀때문에 슬픈 마음이 도저히 풀어지진 않는다. 이 책의 일곱가지의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읽으며 정말 제목대로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느낌을 받았다. 단편들을 읽으며 뒷 내용이 궁금하여 조바심을 낸 것은 아마 이 책이 처음일 것이다.


 


온통 붉은 빛이 도는 공포나 스릴러 장르의 책보다 더 섬뜩한 느낌, 단편들이 끝나도 그들의 이야기가 가슴속에 오래 머물다 가는 아사다 지로의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어째서 밤에 읽기가 이토록 망설여졌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내 손끝에 잡히지 않은 몽환적이고 그리운 느낌에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게 되어 강한 빛속에서라도 나 자신이 누구인지 인식하며 읽고 싶지 않았을까 짐작할 뿐이다.


 


'인연의 붉은 끈'은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 죽음을 택한 남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물론 죽음을 다루고 있기에 유쾌한 내용은 아니지만 쥐약을 함께 먹었으나 남자는 죽고 여자는 살아남아 며칠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되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인연의 붉은 끈마저 끊어진채 죽어가는 모습은 끔찍하기 보다 마음이 아프다. 직접 이 여인을 곁에서 지켜본다면 평생을 기억하며 두려워할지도 모르지만 의사조차 그녀가 선택한 삶에 관여하지 않고 그대로 죽기를 기다리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았나.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이런 행동은 오히려 그녀를 존중해주고 있는 듯 하지만 이 여자와는 어떤 인연의 끈도 가지고 있지 않기에 비정하지만 그래도 그녀의 죽음을 기다릴 뿐이었다.


 


이 세상에는 나를 닮은 사람이 세 명은 있다고 하는데 모두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힘들고 외로울때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꼭 하나쯤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단편 '벌레잡이 화톳불'에서처럼 행복했던 자신의 모습이 나타난다면 쓰야마처럼 나도 지금의 나를 희생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사라져버릴 것이니. 고맙소, 참말로 죄송허요"라고 자신을 향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너무도 쉽게 가족들을 행복한 모습을 한 예전의 나에게 보내 버린게 아닌가. 오롯이 자신을 희생한 쓰야마를 보며 내 마음까지 쓸쓸해진다.


 


단편 "뼈의 내력"과 "손님"은 약간의 호러 느낌이 가미되어 있지만 그 끝을 알 수 있었고 "옛날 남자"는 세월을 거듭하며 내려오는 간호부의 희생, 사명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지만 과연 다카라베 의원의 명맥을 계속 이어나갈 필요가 있었냐고 반문하고 싶어진다.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이 책에서 나의 마음을 울리고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 슬프고 아련한 느낌이 드는 단편은 "원별리"였다. 나이 들어 허리가 굽은 요리코가 남편 야노가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것을 알고 꽃다발을 들고 찾아오는 장면에서 야노가 죽기전 얼마나 많이 "요리코"라는 이름을 불렀었는지, 남편의 목소리가 육십 년이 넘도록 들려서 행복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기어이 가슴속에서 뭔가가 울컥하고 치밀어 오른다. 어서 전쟁이 끝나 아내와 아이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길 바랬건만 그 모든 것이 헛된 희망이었다니, 은행나무 둥치에 있던 백합 꽃다발을 안은 다이키가 이유도 모른채 웬 덩어리가 가슴에 쿡 치미는 것을 느꼈듯이 나도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야노에게 외쳐주고 싶다. 정말 묘하게 내 가슴속을 파고드는 슬픔때문에 한동안 뻥 뚫린 가슴에 찬바람이 지나가는 듯 온몸이 떨리는 것 같다. 


 


이 책은 끔찍한 핏빛 장면의 스릴러가 아닌 이 같은 내용의 이야기들로도 무섭고 슬프고 아련한 느낌을 가질 수 있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은 아니지만 이 괴이한 일들이 어디선가 꼭 있었던 일들인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팠던 책이었다.

y*****6 2008.08.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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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사다 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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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사다 지로를 좋아한다. 좀 많이 좋아한다. 책이 나오면 당연히 본다. 마지막에 본 게 ‘슈샨 보이’였다. 그 애틋한 마음을 다시 좀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나와 주었다. 그런데 이거 기담집? ‘사고루 기담’같은 책인가? 그렇다면 좋지. 난 책을 펼쳤고 단숨에 읽었다.   아사다 지로. 그는 천재 작가가 아니다. 그렇지만 인간성을 마구 자극하는 이야기꾼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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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사다 지로를 좋아한다. 좀 많이 좋아한다. 책이 나오면 당연히 본다. 마지막에 본 게 ‘슈샨 보이’였다. 그 애틋한 마음을 다시 좀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나와 주었다. 그런데 이거 기담집? ‘사고루 기담’같은 책인가? 그렇다면 좋지. 난 책을 펼쳤고 단숨에 읽었다.

 

아사다 지로. 그는 천재 작가가 아니다. 그렇지만 인간성을 마구 자극하는 이야기꾼이 분명하다. 그의 소설은 왜 하나같이 읽고 나면 가슴이 찡해지는 거니?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도 사람 마음 흔드는데, 특히 ‘손님’은 최고급 단편소설이다. 주인공이 집을 나오면서 여자의 모습을 새로이 볼 때마다, 숨이 콱 막히게 무서웠는데, 사연 알고나니 가슴 찡해진다.

 

아사다 지로의 웬만한 소설은 다 본 것 같은데, ‘손님’은 단편소설 BEST5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훌륭하다. 다른 것들은? 아사다 지로라는 이름에 딱 어울린다. 무섭고 아련한 그런 소설들. 아사다 지로,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고마워요!

b****n 2008.07.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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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워놓은 향불 아래 펼쳐지는 삶과 죽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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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를 처음 만난 것은 책이 아니라 영화였다. <철도원>에서 만난 그 조용함과 단정함. 그것은 아사다 지로의 책에서 항상 만날 수 있는 조금은 낮은 모습이라고 각인되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끝없이 통통 튀는 가벼운 이야기들보다는, 그야말로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이야기들이 마음에 들어오고 오래 남기 때문에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2008, 아사다 지로 지음, 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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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를 처음 만난 것은 책이 아니라 영화였다. <철도원>에서 만난 그 조용함과 단정함. 그것은 아사다 지로의 책에서 항상 만날 수 있는 조금은 낮은 모습이라고 각인되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끝없이 통통 튀는 가벼운 이야기들보다는, 그야말로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이야기들이 마음에 들어오고 오래 남기 때문에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2008, 아사다 지로 지음, 북하우스 펴냄)은 내 마음에 들어오기 전부터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주 검은 배경에 희푸른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바람이 불지 않는지 곧바로 올라오던 연기는 주변으로 흩어지면서 아련하게 사라져 간다. 마치 신사의 신전에 피워놓은 향불처럼,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피워놓은 벌레잡이 화톳불처럼, 사랑하는 이의 시신이 화장되는 화장터의 연기처럼, 마중불의 연기처럼, 죽은 이들을 초대하는 길맞이 역할을 한다. 아사다 지로는 이처럼 향을 피워 놓고 죽은 자를 불러들여 산 자와 조우하게 만들어서 일곱 개의 기담을 엮어낸다.

첫번째 이야기와 일곱번째 이야기는 신사에 모인 아이들이 이모님에게서 잠들기 전에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설정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오래된 신사에서, 마지막으로 영험한 힘을 가졌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이모님에게는 삶과 죽음, 원혼과 짐승의 화신 등이 전혀 낯설지 않다. 이모님이 열 살 즈음해서 일어났던 신사에서의 정사情死는 그 목숨을 구할 수 없었다는 것 때문에 오랜 기억을 남겼고(인연의 붉은 끈), 여우신에 씌인 가나 아가씨의 이야기에서는 구신狗神과 여우의 대결이라는 지극히 일본스러운 신도神道 덕분에 아주 아련하면서 여우에게 먹혀버린 어린 아가씨의 삶이 참 슬프게 느껴졌다(여우님).

또한 일곱 편 중에서 세 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상황을 언급하고 있다. 남방에 파견되어 굶고 다쳐 거의 죽어가는 상태에서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만나 영혼을 바꾸었다는 할아버지 (벌레잡이 화톳불), 지구보다 무거운 한 생명이라도 구하고자 군의관으로 자원하여 뉴기니로 송출되다가, 어뢰정에 맞아 배가 가라앉고 바다에서 숨진 군의관 (옛날 남자), 임신한 아내를 두고 징집되어 레이테 섬에서 몰살당한 야노 일등병 (원별리)은, 신념이나 조국이 아니라 일본에 살고 있는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 죽었다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고 있다. 사실 전쟁의 시작과 전개를 계획한 이들이 아니라 군의관과 이등병에게 무슨 죄가 있으랴마는, 자신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낸 것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다. 단지 이들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배에 어뢰정을 쏜, 총탄이 떨어져서 칼로 돌격할 때 앞에서 전차로 밀고 들어오는 적들만이 있을 뿐이다. 당시의 어렵고 비관적인 상황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나, 그 아래에 군국주의가 들어있을까 하는 걱정은 요즘 우경화, 제국주의화되고 있는 일본을 보면서 느끼는 두려움 때문에 너무 성급하게 넘겨짚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사다 지로의 이야기들 중에서 '벌레잡이 화톳불'이라는 이야기를 가장 슬프고 무섭고 아련하게 읽었다. 거액의 부도를 내고 야반도주하여 보일러공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쓰야마 가족. 빚을 진 이들에게 미안하고 그럼에도 잘 참아주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그 마음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기에는 결코 젊은 나이일 리 없고,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할 만한 나이도 아닌' 마흔 살이라는 나이. 낼모레면 마흔이 될 내 입장과 너무도 닮아서인지도 모르겠다. 도플 갱어에게 가족을 잃었으나, 잘 부탁한다고, 고맙고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는 그 슬픈 모습은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컴컴한 여름 밤, 모깃불의 싸한 향기 아래에서 옛날 이야기를 듣는 느낌. 다른 아이들은 모두 자고 나만 남아서 그 조용한 이야기를 듣는 소슬함이 느껴지는 시간들이었다. 

y*****9 2008.09.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사다 지로가 들려주는 인간 마음에 대한 또다른 이야기들]
"[아사다 지로가 들려주는 인간 마음에 대한 또다른 이야기들]" 내용보기
[아사다 지로]가 들려주는 7편의 기담집. [기담]이라면 이래 [공포]를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무척이나 달랐다. 7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귀신(영혼 or 우리와 조금은 달리진 존재)들은 모두가, 아련함을 지니고 있어서였다. 첫번째 이야기: 인연의 붉은 끈 신분과 사회적 눈초리 속에서 현실속에선 좌절된 사랑을 하던 두 남녀의 이야기. 사람들은 [인연이 소중하다]라고 하지만
"[아사다 지로가 들려주는 인간 마음에 대한 또다른 이야기들]" 내용보기

[아사다 지로]가 들려주는 7편의 기담집.

[기담]이라면 이래 [공포]를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무척이나 달랐다.

7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귀신(영혼 or 우리와 조금은 달리진 존재)들은 모두가,

아련함을 지니고 있어서였다.

첫번째 이야기: 인연의 붉은 끈

신분과 사회적 눈초리 속에서 현실속에선 좌절된 사랑을 하던 두 남녀의 이야기.

사람들은 [인연이 소중하다]라고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서로가 인연을 밀어내고 있는건 아닌지 ... 라는 늬앙스를 느끼게 해준 이야기.

[인연의 끈 ...  그게 누구든지 소중함과 감사함으로 매듭지어야 할 끈이 아닐까 ...]

두번째 이야기: 벌레잡이 화톳불

회사가 부도가 나자 야반도주하여 숨어사는 가장(큰 의미로는 가족)의 이야기.

코앞에 닥친 위태위태한 현실(최악)앞에서 ...

어떻게 그것을 벗어나고자 하는지를 아련하게 보여준 이야기.

([도플겡어=자신과 꼭 닮은 또다른 존재] 소재와 함께,

 평소에 하던 생각과 많이 흡사한 이야기여서 반가웠던 이야기.)

세번째 이야기: 뼈의 내력

첫번째 이야기와 조금은 비슷한 이야기,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속에서 자살을 하고만 여자 ..

그녀를 사랑했지만 집안의 반대로 인하여 그녀를 떠나 보냈던 남자.

그녀를 못잊어 한평생 독신으로 살아가는 남자 ...

남자는 끝내 현실적 사랑을 뛰어넘은 초차원적 사랑을 하는데 ...

 잔잔한 아련함을 불러일으키기도 ...

[그녀의 유골을 상기하면서 는 그녀보다 더 순수한 연인이었어 ..

라고 말하는 남자를 보면서 무섭다 ... 라는 생각보다

아련한 생각이 드는건 아사다 지로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그만큼 여운을 남기고 있는이유 ...]

네번째 이야기: 옛날 남자

이제는 다른 병원에 비해서 그다지 흥행을 하지 못하는 병원 ...

그 병원의 오래전 원장이 병원의 간호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

[젊은 간호사가 옛날 남자의 이야기들 속에서 쭉 이어져온 간호부의 무한한 희생을 알게되는데 ...

 시대가 변하면 분명히 대체되는 것은 있어야 할터 ...

그녀가 계속 오래된 병원에 남아있을 필요가 있었을까 ... 하는 생각이 들기도 ...

결국 중요한건 사람들의 마음인듯 ...]

다섯번째 이야기: 손님

이번의 이야기도 사랑에 실패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 ...

여자는 자살을 했다.

그리고 남자는 살아있지만 생전 그녀의 저주일까?

만나는 인연마다 잘되질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남자는 백중절에 어느 술집여자를 집에 데리고 오게되는데 ...

그녀는 마치... 생전의 그녀같은 늬앙스를 풍기며 이야기는 마무리 짓는다 ...

[나 돌아가기 싫어...라고 말하는 여자에게서 사랑은 이렇게도 나타나는가..하는걸 느꼈는데...]

여섯번째 이야기: 원별리

이번에는 남자와 여자의 위치가 바뀌었다...

바로 남자가 죽고 여자가 살아남았다.

결혼직후 군에 입대한 남편 ... 전쟁참가후 돌아 올 수 없게된 그의 넋을 그리며,

60 여년을 살아온 여자는 그의 혼을 위로해 주기 위해 한송이 꽃다발을 예전 군부가 있던 곳에 놓아둔다...

여자가 말한다 ...

[나 행복했어요 ... 당신 목소리가 육십 년이 넘도록 들렸는걸 ...

 이리도 행복한 여자가 나 말고 또 있을까 ?] ... 라고 ...

일곱번째 이야기: 여우님 이야기

마치 엑소시스트 같았던 이야기

천년 여우의 혼이 씌인 한 소녀 ... 그녀를 구해내기 위한 신당사람들의 이야기 ...

 천년된 여우는 신도 이기기 어려워서 끝내 봉인이라는 수단을 사용하게 되고 ...

오갈데 없어진 여우는 스스로의 몸을 먹어버린다 ...

[우리나라의 오래된 전설로 비유하자면 ... 구미호 전설과 흡사할거라고 생각한 이야기.]

이상 일곱가지 이야기가 이 책에 들어있는 이야기들이다.

공통점들이라면 ...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또다른 존재들이 하나같이 사악하지가 않다는 것 ...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지만 ...

이야기 속의 여자들은,

서리보다는 아련한 그리움을 던져주었고 ...

묘하게 파고드는 이러한 감정은 기담소설을 이렇게도 펴낼수가 있구나 ...

하는 놀라움을 던져주었다 ...

산 자와 죽은 자의 간절한 바램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

[아사다 지로] 이 책을 통해서 산자와 죽은자 사이에 존재하는 단순한 무서움이 아닌 ...

애틋한 그리움과 함께 ... 인간 본질의 [사랑]이라는 것을 좀 더 말하고자 한것은 아닐까 ...  

a*******0 2008.08.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