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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를 좋아한다. 그래서 ‘나무소년' 이라는 평범하면서도 결코 평범치 않은 책 제목에 호감이 갔다. 잔잔한 흐름속에 후반에 급격한 반전(?) 이라고 해야 하나? 엄마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부분은 다소 충격적이고 많이 슬프다. ㅠㅠ 처음엔 주인공 쎄비가 좀 이상한 애군, 싶었는데 책 머릿말에 나온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얘기를 듣고 자폐증 같은 쎄비의 낯선 행동들이 조금씩 이해가 갔다. 세상과 소통하지 못했던 쎄비는 충격적인(?) 엄마의 죽음 이후 오히려 세상과 친해지게 됐다. 쎄비의 관계 회복은 꼭 죽은 엄마의 선물 같다. 어린왕자가 자기 별로 돌아가면서 생떽쥐베리에게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비밀을 가르쳐 준것처럼. 추천사에도 쎄비가 꼭 우리 시대의 어린왕자 같다는 말이 있는데,단순하고 명쾌한 어린 쎄비만의 철학이 정말 그럴 법 하다. 요 귀여운 꼬마 철학가 쎄비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본문 내용이 있어 옮겨 적어본다. 엄마가 죽기 전에 엄마 아빠의 결혼식 사진을 본 쎄비가 엄마에게 묻는다. 누나는 엄마 뱃속에 있는데, 나는 그럼 어디 있었냐고? 저기 나무들 위에 있었지. 엄마의 대답이다. 엄마의 말을 듣고 쎄비는 정말 자기가 나무들 위에서 엄마 아빠의 결혼식을 지켜본 것 마냥 당시를 상상해 본다. 나무 위를 돌아다니느라 붉은 상처가 생겼다고까지 상상하는 쎄비, 자신의 존재의 근원을 묻는 어린 아이의 깜찍한 발상과 그에 대한 엄마의 재치 있는 문답이 귀엽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뒤표지 추천사중에 "엄마의 죽음 앞에서 자신이 과연 살아남아야 할지, 살아남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스스로 찾아내는 쎄비를 지켜보다 보면 우리 자신이 마치 쎄비가 된양 격려하게 된다."는 말에 완전 동감한다. 나도 한때는 나무소년이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쎄비를 보면 정말 나 같은 부분이 많아서, 나도 혹시 자폐가 아니었나 싶었을 정도로 쎄비의 행동이 나와 닮은 구석이 많아 흠칫 놀라게 되고 측은하게 느껴져 마음속으로 그 애가 어서 아픔을 딛고 나무처럼 쑥쑥 잘 자라나길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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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교통사고로. 홀로 남은 아빠와 3명의 아이들. 그 중 막내 쎄비에 대한 이야기다. 쎄비는 8살의 초등학생으로 사물을 분별하거나 사람과 관계 맺는 법이 남다르고 독특하다. 엄마를 잃고 나서 그 흔적을 찾아 다니는데 가족의 눈으로 보나, 선생님의 시선으로 보나 걱정스러운 행동들 뿐이다.
쎄비를 보면서 생각나는 아이가 있었다. 이해하려해도 그 자신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했던 아이. 아마도 그 아이의 일을 책으로 펴낸다면 이런 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은 그것이 사람이든, 마음이든, 동물이든 사람을 자라게 한다. 그 아이가 한 걸음 자라날 수 있었던 것도 쎄비와 같은 이유였으리라.
엄마를 잃었지만, 잊지는 않을 거라는 것으로 쎄비는 가슴에 엄마를 묻으며 자신의 삶을 채워나가기로 결심하며 결말을 맺는다. 쎄비 안에서 추억은 절대 늙지 않겠지. 그리고 엄마도. 쭉쭉 늘어나는 삶을 엄마가 아닌 다른 것으로 채운다고 해도.
내가 어떻게 여기 와 있는 건지,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 건지 생각해 본다. 깜깜한 데서 내 몸이 커지고 있다. 이렇게 빈 공간을 꽉 채우면서 나는 엄마가 있는 곳까지 닿을 수 있게 되는 거다. 내 가슴이 널따랗고 따뜻하다. 시간을 느낄 수 있다. 내 삶이 쭉쭉 늘어나고 있는 거다. 난 뭘 해야 할 지 안다. 내일, 그리고 또 다음날, 또 그 다음날. 더 많이 사진을 찍어 앨범을 꽉 채우는 거다. 엄마, 약속할게. 다 기억하고 있을거야. - 나무소년, 2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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