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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털터리들] 무엇을 채워넣어야 할지 모를 세상
"[빈털터리들] 무엇을 채워넣어야 할지 모를 세상" 내용보기
빨간 표지와 허전한 제목의 끌림. 무엇이 없기에 빈털터리가 되었는지, 독일도서상을 수상한 책이라기에 더 궁금했다. 첫 시작의 날이 좋지 않아서인지 글을 보이되 내용은 허공에 흩어졌다. 내가 무엇을 읽고 있는건지, 누구의 이야기인지...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변호사와 그래픽디자이너부부, 아이를 학대하는 가정, 마약과 가난에 얽혀버린 또다른 이들...그들의 이야기가 얽
"[빈털터리들] 무엇을 채워넣어야 할지 모를 세상" 내용보기

빨간 표지와 허전한 제목의 끌림.

무엇이 없기에 빈털터리가 되었는지, 독일도서상을 수상한 책이라기에 더 궁금했다.

첫 시작의 날이 좋지 않아서인지 글을 보이되 내용은 허공에 흩어졌다.

내가 무엇을 읽고 있는건지, 누구의 이야기인지...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변호사와 그래픽디자이너부부, 아이를 학대하는 가정, 마약과 가난에 얽혀버린 또다른 이들...그들의 이야기가 얽혀서 예고도 없이 나왔다 사라진다.

도대체 이들이 무슨 관계인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읽어내려간다.

어느 순간 글은 조금씩 머릿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런던. 그들이 한 동네에 모이는 그 순간부터...

표현은 무덤덤한 듯 건조하다.

야콥과 벤섬, 앨리스테어와 이자벨과 짐... 그들의 끌림은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어느 순간 그들은 서로를 탐하기 시작했다. 사랑은 아닌 듯 하지만 어쨌든 서로 얽혀버렸다.

얽히는 그 순간도 아무일 아니라는 듯 설명은 이어져갔다.

평범한 듯 하지만 잔인한 이들.

야콥과 이자벨은 부부지만 맘은 서로 다른 곳을 배회한다.

"우리 할 일만 계속하면 잘 될 거야. 우리는 나이가 좀더 들고 아마도 좀더 빨리 지치게 되겠지. 그게 전부야. 언젠가는 결단을 내릴 시점이 온다는 걸 나는 염두에 두고 있어. 그런 날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야콥을 만났을 때 그런 걱정이 들었지. 그가 뭔가를 맹목적으로 찾고 있고, 이자벨도 붉은 색 외투를 입은 소녀처럼 어딘가로 달려갈 거라고 말이야."

 

쎄러의 가족들은 가난에 대한 모든 악의를 자신의 딸에게 쏟아붓는다.

'엄마는 문간에 말없이 서 있었다. 한바탕 매질이 끝나면 아이를 침대로 데려가기 위해서였다. -왜 아빠를 화나게 만드니? 엄마가 물었다. 엄마는 아이의 옷을 벗겨주지 않았고, 아이도 바지가 핏자국으로 얼룩덜룩하지만 씻을 수 없었다. 엄마가 멸시하는 투로 아이에게 아무 일도 아니라고 말했다. 내일이면 모든 게 지난 일이 될 것이다. 다만 아이는 고통 때문에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할 것이다.'

 

순진한 아이는 혼자 노는 순간에 그 악의를 고양이에게 아무렇지 않게 쏟아낸다.

"우리는 지옥으로 가는 거야... 항복해서는 안돼.... 우리는 괴물을 단숨에 처치해야 해... 단숨에...저게 괴물이야... 마법을 깨려면 저 놈을 때려 죽여야해..."

 

마약상인 짐은 다른 곳으로 도망치려 한다. 그러나 메이가 사라지고 그녀를 찾아 헤매이다 이자벨과 마주한다. 단지 메이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자벨을 바라보고 이자벨은 뭔가 다른 게 느껴지는(?) 짐에게 매달린다. 둘의 끌림은 사랑은 아니다. 아니 어쩌면 끌림도 아닌 자신들도 모르는 집착이거나 그저 시간을 따라 흐르는 스쳐지남일지도 모르겠다.

"당신 얼굴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약간의 불안마저도 없어." 그는 이자벨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입을 일그러뜨렸다.

짐은 이자벨에게 어쩌면 메이의 자리를 대신할 가정을 원했지만, 그녀의 무심한 얼굴 속에서 그런 희망을 둘 곳이 없자 거칠게 그녀를 다그쳤는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를 무심히 밀치는 그녀를 보고 자신을 밀쳐낸 기분이 들었을테고 자신이 고양이를 죽였으면서도 그 모든 걸 이자벨에게 추궁하면서 자신은 언제나 상황속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 같다.

세상은 외로운게 아니라 무덤덤해지고 있는 것 같다.

태어나고 일하고 죽고... 그렇게 반복되는 느낌의 세상에서 그 허전함을 채우지 못해 두리번 거리는 세상.

무엇을 채워넣어야 좋을지 모르겠다.

 

......

불현듯 그는 어린시절이란 행복했든 불행했든 가까스로 살아남은 이야기의 목록이고 낯섦 그 자체이며 추방과 부끄러움의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다.

......

악몽은 깨고 나면 정반대지만, 행복한 꿈은 아예 깨어날 수가 없는거야.

......

상대방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그건 결혼을 위한 최상의 조건이에요.

......

기억은 기이한 것이었다. 늘 어디선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지만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g****z 2008.11.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