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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재밌었고, 감사했어요. 이거 내년에도 합시다." - ○○
"즐거웠고요, 쌤님 덕분에 많이 웃을 수 있었어요. 무뚝뚝하고 웃음 없던 ○○가 조금이나 마 활발해진 것 같아요." - ○○
"선생님,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쉬워요. 내년에 또 해요!!" - ○○
위 글은 2007학년도 2학기, 경기도 양평교육청과 연계해 양평 관내 중학교 두 곳에서 실시했던 '청소년의 사회성 향상을 위한 독서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마지막 회 소감문 쓰기 활동 시간에 적은 내용이다. 지금도 한 명 한 명 얼굴과 이름이 떠오르는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꿈이 있기에 밝게 웃던, 사랑과 관심을 기울여 주는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가족들이 있기에 다시 힘차게 일어서야겠다던 '희망'의 싹이, 지금은 아이들 가슴속에서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하다.
지난 한 해 동안 도서관, 학교, 복지관, 재활원 등에서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많은 분들을 만났다. 장애를 가진 분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그 때마다 들었던 생각은 '이 세상에는 정말 심리 정서적으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많구나'였다. 그래서 그들을 만날 때마다 정말 마음이 아팠고, '어떻게 하면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렇게 고민을 해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최선을 다해 진행을 했지만, 더 많은 지원을 받아야 할 가족과 또래집단, 사회로부터 결핍되어 있었기 때문에, 독서치료사로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적음을 느낄 때는 힘이 빠지기도 했다.
더불어 '내가 지금 도움이 되는 치료를 실시하고 있는 것인지', '이럴 때 누구에게 가서 물어보면 좋을지' 등에 대한 고민이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아쉬움도 늘 함께 했다. 이는 날로 확대되고 있는 독서치료 현장에서 실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치료사들 모두의 고민이 아닐까 싶다. 계획한 프로그램이 잘 마무리 되어 위와 같은 참여자의 피드백을 받으면 그제야 깊은 한숨과 함께 미소를 지을 수 있는데, 그 안도감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경험'. 필자는 치료 분야에 있어서 특히 중요한 것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현장에 뛰어들어야 적정 기법을 활용해 내담자 및 참여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치료를 잘하는 치료사가 되려면 다양한 장면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갖고 있는 내담자 및 참여자들을 두루 만나봐야 한다. 그런데 많은 독서치료사들은 치료 현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역시 경험부족 때문인데, 여기서 말하는 경험에는 실제 프로그램을 진행해 본 것은 물론, 보조치료사로 참여한 경험, 나아가 임상사례를 접해본 경험을 망라한 것이다.
이 책은 2007년 8월에 나온 '독서치료 프로그램의 실제'에 이은 독서치료 임상 사례집으로, 필자가 직접 계획하고 실시했던 프로그램들을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다시 한 번 엮은 것이다. 내용은 모두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기성장'과 '사회성 향상'이라는 목표 아래 진행됐던 프로그램 가운데, 초등학생과 청소년을 위해 실시한 것만 담았다.
우리는 종종 전작만한 후작을 만나기 어렵다는 말을 한다. 이 책을 비싼 값에 구입한 분들께서도 혹 그런 말씀을 하시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앞서는데, 부디 현장에서의 활동을 꿈꾸는 분들에게 작은 길잡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아가 보다 좋은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주춧돌 또한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치료'라는 용어 아래 이루어지는 만남이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 마음 한 구석에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음을 꼭 기억하면서 말이다.
책을 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감사의 마음을 글로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항상 무한한 사랑을 보내주시는 가족들,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일에 동참해 주시는 간사 및 연구원들, 끊임없는 자극과 격려를 주시는 교수님들, 그리고 부족한 책을 시리즈로 출판해 주시겠다고 해주신 '시간의 물레' 권호순 사장님과 직원 여러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08년 6월
연구소에서
임성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