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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중에는 온다 리쿠의 팬이 있어, 사실 언제든 책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데도 그다지 그녀의 이야기에 끌리지 않았었다. 처음 봤던 책이 '도서실의 바다'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장편에 능한 작가와 단편에 능한 작가가 있다면, 온다 리쿠는 긴 이야기를 특이한 호흡으로 전개하며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게하는 장편형 작가이다. 단편집 도서실의 바다는 감성은 괜찮았지만 작가 자신이 책에 대한 동인지를 출판한 것마냥 그녀의 세계를 알지 못하고선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았고, 첫 인연을 그렇게 맺었더니 다음 작품을 읽기도 쉽지가 않았다.
그러다 다시 읽게 된 그녀의 작품이 네크로폴리스였다. 히간 기간을 통해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오는 V 파.의 섬. 1권을 읽으면서 도대체 이렇게 중구난방인 이야기를 나중에 어떻게 마무리 할 수 있을까 상당히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2권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다른 작품들을 읽으면서, 온다 리쿠라는 작가에 대해 조금씩 파악하게 되었다. 그리고 네크로폴리스라는 이야기가 어제의 세계에서 보여준 필치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살인사건으로 시작해서 누가 범인인가라며 숨막히는 호흡을 끌어 들인 후에 마지막의 그, 한 호흡. 좀 편안하게 말하자면, 잔뜩 기대를 고조시켜 놓고는 마지막에 '아무 것도 아니었지롱~' 이라면서 턱-하고 이야기를 놓아 버리는데 그게 또 매력적인 것이다.
온다 리쿠의 이야기 자체가 미스터리와 스릴러와 판타지를 오가는데 이 이야기야 말로 노스탤직 판타지라는 말이 어울린다. 그리고 등장인물의 수가 많음에도 가 인물의 개성이 확실해 읽으면서 헷갈리지 않는다는 것도 굉장한 점이다. '도미노'만큼 잔뜩 등장하지만 등장인물표가 없어도 누가 누구인지 개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래저래 말이 많았지만 삶과 죽음과 근원에 관해서 읽기에 괜찮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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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 상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 모든 경계가 사라지는 그곳에서 거대한 수수께끼가 태어난다.
언제나 매혹적인 소재로 독자들을 찾아오는 "온다리쿠"가 이번엔 판타지적인 소재를 들고서 찾아왔다. 산자와 죽은자가 만날 수 있는 공간, 죽은사람들이 '손님'으로 돌아오는 V파에서 손님을 만나기 위해 모여든 각기 각 지방 사람들과 함께, 히간이란 행사가 열리게 되고 여느때와는 다른 알 수 없는 일들이 하나둘씩 벌어지게 된다.
옛날에 어머니가 읽어준 아동문학 속의 서양은 늘 동경과 이국의 향취가 가득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토끼, 수학교사의 롤리타, 하늘을 나는 가정교사, 오트밀 죽과 머핀,안개, 템스 강, 지붕 밑 다락방, 체스, 크로케, 마녀와 괴도. 그 가운데 조금 다른 위치에서 따스한 빛을 발하는 것이 V파의 존재였다.
읽으면 읽을 수록 더욱더 신비로운 느낌을 풍기는 그곳, 산자와 죽은자가 만나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연속의 사건들로 인해, 성스러운 의식은 피비린내나는 이야기로 돌변하게 된다.살인사건들을 풀어가면서 드러나게 되는 V파의 비밀과 고대적부터 내려오던 불가사의한 세계 그리고 수많은 수수께끼들이 엉켜있는 그곳이, 준과 라인맨, 박사와 그외의 인물들을 통해 드러난다
네크로폴리스가 매혹적인 소설임에는 등장하는 인물들도 한 몫 든든히 하게 된다. 주인공이자 손님들이 통과하는 길목에 서있는 존재인 준과, 어나더 힐 주변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선주민 "라인맨" 이 두인물이 나에겐 더욱더 매력적으로 다가온것 같다.그외에도 끔찍한 사건의 시작을 알렸던 "지미"와 "테리"는 순간적으로 뮤지컬 "쓰릴미"의 주인공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명문대 출신이고, 남 부러울것 없지만 별다른 동기없이 살인을 저지른점?) 등장인물들이 굉장히 많지만 소설에 몰입되다 보면 자신들만의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는 인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진다.
어김없이, "역시나 온다리쿠"라는 찬사를 내 보일만한 소설이였다. 산자의 마을에서 죽은자가 각기의 형체를 지닌체 그의 가족들을 만난다는것도 굉장히 인상적이였고 그러한 공간들이 어느새 융합이라는 계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뒤엉키는 설정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또한 곳곳에 숨어있는 동+서양의 신화들이 한데 연결되는 부분에선 감탄을 자아냈다. 그중에서도 소설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 "삼족오". 예전에 태왕사신기에서 인상깊게 기억해뒀었는데 소설속에서도 만나게 되니 그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새는 태양의 이미지 입니다. 삼족오도 원래는 중국 신화에서 왔거든요. 중국에서 삼족오는 태양에 사는 새입니다. 태양숭배가 바탕에 있는 것입니다.....그리고 이곳은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론이 낳은 섬.워낙 심한 난산이었기 때문에 그 이래로 누구 하나 죽는 것도, 태어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섬. 바로 어나더 힐 자체 아닙니까? 죽음도, 삶도 어스름속에 있는 이 나라"
온다리쿠가 전하는 노스탤지어의 이야기는 그 분량이 방대함에도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않게 해주는, 오히려 1권과 2권을 양옆에 끼고 봐야한다는 매력을 보여준다. 그러기에 이 작가의 신작소식은 언제나 내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죽은이와 산자가 공존하는 그곳, 어나더 힐에서 전해들은 온다리쿠의 이야기는 등골이 오싹해 질 정도였다.
소중한 사람과 갑작스럽게 이별하는 것만큼 잔혹한 일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라도 하고 싶다, 무슨 수를 써도 좋으니 한 번만 더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 수도 없이 많아요. 그런데 어나더 힐에선 그게 가능하거든요.어나더 힐에선 죽은 이를 특별 취급하지 않죠. 죽음을 은폐하지도 않습니다.처음에는 건전체 못한 자세고 악취미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그 편이 훨씬 건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히간이 앞으로도 계속됐으면 좋겠습니다. 무서운 일도 많이 당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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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네크로폴리스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네크로폴리스가 죽은이들의 도시라는 뜻이라는 것조차 알지 못하면서 오로지 온다 리쿠 라는 이름만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다. 아니, 솔직히 '죽은 이들의 나라로 이끄는 매혹적인 초대장'을 받아들고 싶은 맘이 있기도 했지만. 아무튼 미스터리 요소를 담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알고 있는 온다 리쿠의 작품이기에 추리의 요소를 그리 강하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예상보다 더 좋은 느낌이 드는거야. 그러고보면 나는 아무래도 온다 리쿠의 작품에 항상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 같네. 엉뚱한 이야기가 될지 모르지만 조금 멀리 돌아가보자. 나는 작년, 그래 벌써 '작년'이라고 할만큼의 시간이 지났다. 작년에 이미 유행이 지난 드라마 한편을 봤다. 어릴적 첫사랑을 우여곡절끝에 만나게 되는 두 연인은 이미 불치병의 증세가 심해져 죽음을 앞에 두고 있지만 남은 시간을 후회없이 행복하게 보내며 한사람은 떠나가고 한사람은 남아있는다는 내용이다. 어찌보면 무척 상투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나는 그 드라마의 끝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들은 행복한 것일까? 아니면 그 짧은 시간의 사랑에 안타까운 불행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현실이 아닌 드라마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리 심각해졌던 이유는, 내가 드라마 내용에 빠져들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즈음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죽음'에 대해 심각해져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그 순간은 아무런 느낌도, 생각도 없었다. 정지된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춰버린 시간이었다. 그 후 내가 죽는다면 이 세상에서의 나의 것은 모두 정지이고, 남은 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몫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 드라마를 보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최후의 순간까지 사랑하는 이와 함께한 그들은 행복한 것이야,라는 결론을 내렸지만..그래도 안타깝긴 하더라. 그런데 네크로폴리스는 그 행복한 시간을 조금 더 연장시켜준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한데 어우려져 지내는 공간 V.파의 어나더힐스가 그러한 시간을 갖게 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공간에 대한 상상력이라는 것은 그닥 특별함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그 공간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독특하게 풀어나가는 것은 온다 리쿠가 갖는 특별함일 것이다. "습관과 인습은 이상하다. 다른곳에 가면 전혀 통용되지 않는 것이, 어떤 곳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저주가 되어 공기와 사람들의 대화속에 압도적인 억압과 강박관념을 발생시킨다. 아닌게 아니라 이곳은 특별하다."(153)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라고 하지만, 현실속의 일본과 영국의 변형이라는 것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것이 어딘가 어색함을 갖고 오고 이야기가 조금은 늘어지는 듯한 느낌에 온다 리쿠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판타지가 좀 모자라기도 하지만 네크로폴리스는 무척 흥미롭게 읽힌다. "죽음은 오락이고 평안이다. 사람들의 인식은 일치했다. 애도 또한 오락이고 축제였다. 산 자와 죽은 자를 구분하거나, 죽은 자를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서로에게 불행한 일,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과거, 인간의 세계에서 죽음은 삶과 이어져 있었고 생활의 일부였다."(248) 평범한 상상에서 평범하게 시작된 V.파의 어나더힐스에서 벌어지는 돌발적인 사건은 하나씩 해결이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미궁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책장을 넘겨가면서 미루어 짐작이 가는 결말과는 달리 또다른 의혹이 깊어져가는데 어느 순간 이야기는 끝이 나고 있었다. 어쩐지 그녀답지 않게 '네크로폴리스, 그 후'가 또 있는거야? 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내가 애초에 읽은 것은 피투성이 잭을 잡아낸다거나 산 자와 죽은 자들의 나라의 경계에 대한 그녀의 상상을 기대한 것이 아니라 '네크로폴리스'를 읽은 것이니 그리 실망이랄 것도 없다. 오히려 "이렇게 산 자와 죽은 자와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약속되어 있다는 것은 정말 크나큰 위안이 된다."(228)는 말이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면 이 책은 또 다른 느낌과 감상을 갖게 하는 것이다. 네크로폴리스는 우리들 상상의 나라이겠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현실이며, 죽은 이들의 방문을 기다린다는 것은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에 대한 행복한 추억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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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기간 : 4/21~4/27
이번엔 동서양, 과거와 현재, 상상과 현실의 만남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온다 리쿠의 작품 세계가 한 곳에 모아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죽은 사람들이 '손님'으로 방문하는 나라인 V파에서는 매년 죽은 자와 산 자가 재회하는 히간이라는 행사가 한달간 열린다. 그러나 히간의 첫 날, 대도리이에 매달린 피투성이 시체를 시작으로 의문의 살인마인 '피투성이 잭'의 소행임이 분명한 사건이 어나더 힐에서 속출하고 불길한 징조들이 뒤를 잇는다. 먼 친척을 따라 히간을 연구하기 위해 처음 이곳에 온 준이치로의 주위에 '손님'을 비롯한 수수께끼의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충격속에 밝혀지는 '피투성이 잭'의 정체, 그동안 어나더 힐에서 지속되던 이상한 사건들의 전말이 드러난다. 정말 상상력 하나만으로 이렇게 완벽한 세상을 창조해 냈다는게 놀라웠다. 일본과 영국의 영향을 동시에 받은 가상의 나라 V파의 풍습도 그렇고, 죽은 자가 살아돌아 온다는 히간이라는 행사도 그렇고, 평소 살면서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온갖 것들이 책속에 펼쳐진다. 읽는 재미가 상당하며 온다 리쿠의 작품이라면 늘 한 두사람씩은 찾아볼 수 있는 매력적인 등장 인물들도 나오는데 이 책에서는 라인맨과 흑부인이 흥미를 끌었다. 가상의 이야기지만 꽤 구성이 치밀해서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는 면도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온다 리쿠 작품과는 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주로 현실에서의 미스터리와 신비한 이야기들을 다루었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엔 순수하게 창조한 환상의 나라를 다루었기 때문일까. 이 책도 무척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그래도 온다 리쿠 본연의, 일상에서의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내게는 더 와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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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그나저나 이 작가가 여자네요. 이름이 필명이여서 더욱더 남녀 구분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여자가 쓴 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었지만 남자라고 인식하고 있어서 찜찜했었습니다. 일본 작가들의 성별을 이름으로 구분하는 게 쉽지 않네요. 전(도서관 시리즈)에도 틀렸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