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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는 긍정적이고 추는 부정적이다. 로젠크란츠의 미학에서 추는 자체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심미적 범주가 되지는 못한다. 추는 미의 부정성 내지는 부정적 미로 파악됨으로써 자신의 현존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미를 전제하는 상대적 개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생물학적으로 인류의 두뇌에는 미와 추에 대한 이러한 긍정과 부정의 선입견이 흑백의 유전자코드처럼 존재한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아름다움하면 대개 진실과 선함을 떠올리고, 반대로 추함은 거짓과 악함에 연결시킨다.
추에 대해 비교적 체계적인 이론을 설립한 사람은 1853년 《추의 미학》을 집필한 카를 로젠크란츠(Johann Karl Friedrich Rosenkranz)이다. 저자는 철학은 물론 심리학, 신학, 교육학, 문예사, 정치사회이론까지 넘나들며 자신의 사상을 전개하는데 추의 4대 특징으로 무형, 비대칭, 부조화, 부정확성을 언급한다. 저자의 표현을 빌면 "형태없음은 추의 첫번째 주요형태이고 부정확성은 두번째 형태이다". 일반적으로 미의 기본적 특성이 통일성과 규칙성, 조화라면, 추의 기본적 특성은 형상의 비통일성, 비폐쇄성, 비규정성이다. 그런데 《추의 미학》은 단순히 미추의 이분법에 머무르지 않고 숭고미와 코믹에 대한 참신한 이론까지 들려준다. 예컨대 숭고미의 반대는 추함도 아니고 코믹도 아니고 바로 유쾌함이라고 설명하고, 코믹은 유머의 능력을 통해 숭고미로 나아간다고 주장한다.
"미는 추가 시작하는 경계이고, 코믹한 것은 추가 끝나는 경계가 된다. 미가 스스로부터 추를 배제하는 반면에 코믹한 것은 추와 우애가 좋지만 미와 비교해보면 추의 상대성과 무가치함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추에게서 구역질나는 것을 제거한다. 그러니까 추의 개념에 대한 연구, 즉 추의 미학은 이런 길의 밑그림을 정확하게 보여준다."(26쪽)
"추는 미에 대립적이다. 추가 미에 모순이 되는 반면, 코믹은 미가 될 수 있다. 단순하고 긍정적인 미의 의미에서가 아니라 심미적인 조화, 모순에서 통일성으로 귀환한다는 의미에서이다. 추는 미의 부정성으로서 코믹 내에 함께 설정되어 있으며, 코믹은 이런 부정성을 다시금 부정한다. 그 자체가 가상일 뿐이기 때문에 가상에 의해서 해소되는 모순이 없다면 코믹은 생각될 수 없다."(73쪽)
로젠크란츠는 자연 속의 축, 영적인 추, 예술에서의 추(그리고 예술적 부정확함의 다양한 형상들), 그리고 형식의 결여, 불균형, 부조화, 외관 손상, 변형(비참한 것, 꼴불견인 것, 진부한 것, 우연한 것, 임의적인 것, 엄청나게 큰 것), 불쾌함의 다양한 형상들(볼품없는 것, 죽음, 공허한 것, 소름끼치는 것, 무의미한 것, 구역질 나는 것, 극악한 것, 괴기한 것, 악마나 마녀, 사탄과 관련된 것) 등에 대해 세심하게 분석한다. 이런 추들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추를 조화나 비례, 완전무결함으로 이해되는 미의 반대라고 말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