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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 동화책을 다 알것이다. 강아지똥의 그림을 그리신 분이 바로 정승각 선생이다. 주로 한국정서에 어울리는 그림을 잘 소화해 내어 그리시는 분인 것 같다. 이 동화는 우리정서와 밀접한 개인 삽사리의 유래에 대한 글이다. 삽사리라 하면 지저분하지만 충직하면서도 주인을 잘 섬기는 개로 알려져 있다. 옛날 동네에서 많이 봐오던 흔한 개가 삽사리였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요즘 애완견 키우시는 분들 보면 대부분 외래견을 많이 키우고 있는데, 이것또한 우리 것이 사라져 가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삽사리 그림을 그려 집문앞에 두면 귀신이 물러가고 액막이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삽사리의 유래를 보여주는 동화를 재미나게 정승각 선생의 그림과 필치로 그려 아이들에게 교훈을 다시금 새기고자 했던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삽사리는 어떠한 환경에도 잘 견디는 강인함과 주인을 위하여 목숨 까지도 아끼지 않는 충직함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나라 토종 개 진돗개는 뭔가 귀족다운 느낌이 난다면 삽사리는 우리나라 토종의 서민다움을 나타낸다고나 할까. 백제의 무녕왕릉과 금동대향로가 발견되었던 백제 능산리 무덤에서도 사신도가 벽에 그려져 있다. 전에 방영되었던 <태왕 사신기>에서도 광개토 대왕과 우리나라는 지키는 수호신으로 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예전 우리 정서에 잘 어울리게 흡수되어 생활속에서도 수호신으로 자리매김을 해왔던 사신이 이 동화책에서도 등장한다. 까막나라에 불이 없어 온통 까맣게 보이니 답답할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불을 구하러 임금은 용기있게 나선 삽사리 즉 불개를 내어 보낸다. 해는 동쪽의 수호신 청룡에게, 달은 서쪽의 수호신 백호에게 있는 것이다. 용감하게 해와 달을 구해 입에 넣었지만 그 뜨거움과 차가움을 이겨내기에 역부족이었을까? 해와 달을 다 토해 낼수 밖에 없었지만 북쪽의 현무가 의미있는 한마디를 내 뱉는다. " 참다운 빛은 마음속에 있는 거란다." 혼신의 힘을 다 했던 만큼 벌써 자신도 모르게 빛이 스며 들어 있었던 것이다. 해와 달을 가지지 못했다고 실망하여 까막 나라에 돌아 갔지만 임금앞에서 삽사리는 자신도 모르게 불을 토해 내게 된다. 세상은 이런 강한 정신력의 영웅들을 싫어 하는 것일까. 까막나라 임금과 신하는 삽사리를 두려워 해 낭떠러지로 떨어뜨려 버린다. 예전 선조 임금 시절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장군이 그토록 정치적인 음모와 술수에 당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 삽사리의 운명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떨어지는 삽사리를 주작과 학들이 몰려와 삽사리를 구해주고, 눈부신 해가 빛나는 밝은 나라에서 삽사리는 살게 된다. 이 삽사리는 황금색을 띤 황삽사리와 검푸른 빛을 띤 청삽사리를 낳는다. 사신도를 그릴때 주로 오방색(흙, 적, 백, 청, 황)을 사용하는데, 이때 흙색이 삽사리를 뜻하는 색이다. 까막나라에서 삽사리가 왔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우리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고대 삼국시대의 유물을 공부하면서 많은 자부심을 느낄때가 많다. 웅장한 귀족문화를 나타내는 신라문화와 세련된 백제의 유물과 강인하고 씩씩한 고구려 문화를 볼수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주로 가는 곳도 신라문화를 대표하는 경주지역과 백제 문화를 대표하는 공주, 부여, 익산 등지를 돌아 보면서 고대문화의 아름다움과 자긍심을 느낄수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가보기가 힘든 고구려 문화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만주와 요동지방을 활기차게 말을 타고 달렸을 고구려 민족의 기상이 우리 핏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근현대사의 식민사관과 일제 강점기의 울분만을 간직한 우리 역사로만 남아 있을 것이 아니라 화려하고 자주적인 역사인식이 절실히 필요할때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러한 역사의식을 심어줄수 있었으면 좋겠고, 단순한 이 동화하나로 그러한 문화를 우리 아이들에게 소개해주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
| 저희 아들 둘이 제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더니 참 재미나 하더군요. 그래서 큰 아들은 혼자서 몇 번을 읽고요. 글을 아직 못 읽는 둘째는 제게 몇 번이나 읽어달라고 했던 책이지요. 삽사리가 까막나라를 밝혀주기 위해 해님 아니면 달님을 가져오려고 애를 쓰는데 해님은 너무 뜨거워서 몸이 다 타고 달님은 너무 차가웠어요. 불쌍한 삽사리였어요. 저라면 그냥 관두고 돌아올텐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한 삽사리였지요. 까막나라에 돌아온 삽사리가 뱉어낸 불덩어리를 보고 임금은 상을 내려야 마땅했는데 삽사리의 몸이 탄데다가 파란 빛이 나서 무서워한 나머지 하늘나라에서 떨어뜨렸어요. 임금과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삽사리를 버리다니요. ㅠㅠ 땅에 내려 온 삽사리는 다행히 죽지 않고 우리 나라에서 살게 되었나 봐요. 그래서 삽사리는 용맹스러운가봐요.^^ 전래동화는 잠자기 전에 읽어주기가 참 좋아요. 옛날 옛적에 있었던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들, 생각만 해도 재미나잖아요. 꿈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보는 것도 흥미진진하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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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문화센터에서 작년에 5,000원짜리 뮤지컬로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를 한다고 해서 사서 읽어 주었던 책.
책을 고르면서도 우리 나라 전래 동화이긴 하지만, 표지 그림이 아주 강렬해 보여서 아이가 좀 무서워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상 밖에 아이는 보고 또 보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공연보고 온 후로 밤마다 읽어 달라고 해서 한 3주간 끼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 공연도 같은 걸 세 번이나 봤지요.
글을 익히기 전에도 내용을 다 외우고 줄줄 읊어대고 삽사리가 까막나라에서 버려지는 장면에서 슬퍼하며 울기도 여러번.
주작과 학들이 삽사리를 구해주는 장면에서는 '오색 구름'이라는 말을 보고 구름 속에서 다섯 가지 색깔 찾아서 확인하고..
오늘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이도 우리 나라 전래 동화는 그림이 좀 다르다는 걸 느끼고 있었고, 특히나 이 책의 그림이 독특하고 신기해서 자꾸 보고싶다고 말합니다.
책 읽어 줄 때마다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 글 그림 정승각' 이렇게 읽어 주다 보니, 다섯 살 된 아이가 세 달 된 동생에게 '이 책은 정승각 아저씨가 글도 쓰고 그림을 그리셨는데, 이봐 신기하고 독특하지? '이럽니다.
어리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그린 작가의 이름을 아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많은 책들을 보면서 스스로 비슷한 그림톤이나 그림체를 구분하고 또 다름을 느끼면서 그림 감상법도 생기고 작가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도 저절로 생기니까요.
이 책도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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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동화를 보면 정말 부러운 것이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이다. 작가의 글에 생기와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는 삽화가들은 작품을 더욱 풍성하고 아름답게 꾸며주는 이들이다. 그래서 외국의 경우 작가보다도 더욱 유명한 삽화가들도 적잖게 만나볼 수 있다. 피터래빗 이야기의 '비어트릭스 포터', 프랭크 바움의 오즈시리즈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도맡았던 '존 R. 닐', 창가의 토토의 '이와사키 치히로' 등의 작품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이러한 훌륭한 일러스트레이터를 가진 나라의 아이들이 무척 부럽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정승각님을 알게 되었다. 최초의 만남은 작고하신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을 통해서 였다. 토속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림은 권정생 선생님의 글과 너무도 잘 어울렸다. "아 우리나라에도 이토록 훌륭하신 일러스트레이터가 있었네!" 그리고 아이를 통해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 흑,적,백,청,황색(오방색)과 금니를 사용하여 그려진 그림들은 한국의 전통적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 우리의 전래동화와 너무도 자연스런 조화를 이룬다. 우리 나라의 전통과 고유의 미감을 표현하고자 애쓴 정승각님의 예술혼이 번뜻이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앞으로도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하여 좋은 그림을 많이 그리시길 기원한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이자 액운,귀신을 쫓는다는 삽살개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불개가 해믈 삼키면 일식이 되고, 달을 삼키면 월식이 된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그 부분의 이야기는 빠져있었다.
사신(현무,청룡,백호,주작)과 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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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권을 본다. 펴낸이 신경숙, 우리나라 그림책이 시작하도록 초석을 다진 분이다. 1994년 3월 10일 찍음,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이다. 지금이야 그림책이 세계에 우뚝 설 정도로 발전했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단행본 그림책이 거의 나오지 않던 시기이다. 화가 정승각이 직접 글을 쓴 것도 놀랍다. 더 눈에 띄는 건 ‘디자인?집자 권윤덕’이라고 ‘글?그림 정승각’ 밑에 바로 씌어져 있다. 그림책 작가로 널리 알려진 권윤덕 화가가 디자인과 집자를 맡아서 참여했다. 판권만 봐도 즐거운 그림책이다.
옛이야기 ‘불개’를 오늘에 되살려냈다. 옛날 아주 먼 옛날, 하늘에 깜깜한 까막나라가 있었다. 나라가 온통 깜깜해서 나라를 다스릴 수가 없다며 임금님은 누가 불을 구해 올 수 없냐고 묻는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불을 가져오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다. 모두 고개만 숙이고 있다. 그때 용감한 개 한 마리가 임금님 앞에 나선다. 자기가 불을 가져오겠으니 보내달라고 한다. 임금님은 그 개 이름을 불개라고 지어준다.
불개는 번개처럼 북쪽으로 달려간다. 현란한 모험의 시작이다. 불개는 불을 찾는 노래를 부르며 나아간다. 잔잔한 물 위로 현무가 나타난다. 환한 빛은 해와 달에서 나오고, 참다운 빛은 마음 속에 있다며, 해와 달이 있는 곳을 자세히 알려준다. 불개는 동쪽으로 달려간다. 어떤 놈이 감히 해를 넘보냐며 청룡이 뜨거운 불을 내뿜는다. 불개는 쏜살같이 뛰어올라 불을 몽땅 빨아들인다. 그러고는 와락 달려들어 해를 꽉 문다. 불꽃은 너무 뜨겁고, 불개의 몸을 황급빛으로 휘감는다. 불개는 입에 물었던 해를 뱉으며 나동그라진다. 정신을 차린 불개는 바위산을 지나 서쪽으로 날아간다. 달을 지키는 백호가 으으렁거린다. 불개는 백호를 따돌리고 달을 힘껏 문다. 퍼렇고 찬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불개는 임금님 앞에 이르러 퍽 쓰러지고 만다. 몸부림을 치며 푸르고 붉은 불덩이를 토해 낸다. 궁궐이 갑자기 환해지자 신하들은 놀라서 벌벌 떤다. 이상한 빛이 나는 불개를 없애자고 한다. 임금님도 불개가 두려워 신하들의 말을 받아들인다. 불개는 쇠줄에 묶인 채 궁궐 밖으로 들려 나가 낭떠러지 아래로 버려진다. 그러자 불개가 토해 낸 불덩이도 꺼진다. 남쪽에서 오색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오르더니 학들이 날아온다. 그 뒤로 주작도 날아온다. 주작은 부리로 불개를 묶고 있는 쇠줄을 끊고, 학들은 불개를 구름에 태워 힘차게 날아단다. 멀리 바다 위로 눈부신 해가 떠오르고 있다.
이 불개는 황금빛을 띤 황삽사리와 검푸른 빛을 띤 청삽사리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이 삽사리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개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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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02 ‘까막나라’ 임금님은 빛을 안 바란다 ―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 정승각 글·그림 초방책방 펴냄, 1994.3.10. 정승각 님이 빚은 그림책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를 읽습니다. 어느덧 서른 해 남짓 묵은 오래된 한국 그림책입니다. 앞으로도 이 그림책은 한국 어린이한테서 사랑을 받을 테니, 마흔 해도 묵고 쉰 해도 묵을 테지요. 1990년대 첫무렵에 정승각 님이 어떤 숨결이 되어 이 그림책을 빚었을까 하고 가만히 돌아봅니다. 불을 찾으려는 불개는, 불을 찾았으나 그예 숨이 끊어지고 만 불개는, 새로운 숨결로 다시 살아난 불개는, 우리한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지 곰곰이 되새깁니다. .. “나라가 온통 깜깜하니 다스릴 수가 없구나.” 까막나라 임금님은 답답했습니다. “누가 불을 구해 올 수만 있다면…….” 그러나 어느 누구도 불을 가져오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었습니다 .. (4쪽)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를 보면, 까막나라 임금님은 ‘나라 다스리기’를 한다는데, 어떻게 무엇을 다스리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임금님 둘레에서 임금님을 모신다는 이들은 무엇을 섬기거나 모시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이들은 ‘나라 다스리기’를 걱정하거나 마음을 쓸 뿐, 까막나라에서 사는 사람을 걱정하거나 마음을 쓰지 않습니다. 까막나라에 빛이 없어서 삶이 얼마나 메마르거나 팍팍하거나 힘든가 하는 대목도 걱정하지 않고 마음을 쓰지 않아요. 곰곰이 따지면, 임금 자리에 있는 이가 하는 일은 ‘까막나라’가 그저 ‘까만 빛깔 나라’이면서 ‘슬기에 깜깜한 나라’가 되도록 굳히는 몸짓이지 싶습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나라이름부터 ‘까막나라’인걸요. 무엇보다 임금 자리에 있는 우두머리는 다른 사람을 시켜서 일을 꾀할 뿐입니다. 스스로 하는 일이 없습니다. 나중에 보면, 임금 자리 우두머리는 팔랑귀에다가 철부지입니다. 우두머리로서 일을 다 남한테 맡기거나 시키는데, 스스로 시킨 일조차 스스로 매조지하지 않아요. 삽사리가 불을 가져왔어도 이를 쓰지 않습니다. 신하라고 하는 이들이 말하는 대로 팔랑거리면서 따르다가, 뒤늦게 애를 태웁니다. .. “불개야, 네 노래가 내 마음을 울리는구나.” 잔잔한 물 위로 현무가 나타났습니다. “환한 빛은 해와 달에서 나오는 거란다. 그러나 새겨 두어라. 참다운 빛은 마음속에 있는 거란다.” .. (9쪽)
까막나라는 어디에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먼먼 옛날, ‘불이 없는’ 곳이 까막나라일까요? 아니면, 오늘날 바로 이곳이 까막나라일까요? 까막나라에는 불빛이 비추지 않습니다. 불이 없기 때문에 불빛이 안 비추지 않습니다. 해와 달이 하늘에 버젓이 있으나, 까막나라 임금님이나 신하나 다른 사람들 마음속에 ‘빛’이 없기 때문에, 까막나라는 언제까지나 까막나라이면서 아무런 빛이 깃들 수 없습니다. 삽사리는 제 몸을 불사르고 녹여서 ‘두 가지 불’을 가져옵니다. 이른바 ‘태극’이라고 할 빨강과 파랑입니다. 빨갛게 빛나면서 파랗게 빛나요. 오늘날 과학으로 치자면 양자역학인 셈입니다. 빨갛지만 파랗고, 파랗지만 빨갛습니다. 까막나라에 드디어 빛이 오지만, 임금님이나 신하는 두려워 합니다. 왜 두려워 할까요? 빛이 왔기 때문에 두려워 합니다. 까막나라는 어둠에 파묻혀야 정치권력이 그대로 이어갈 텐데, 빛이 오니, 모든 어둠이 드러나서 임금님이나 신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줄 훤하게 드러날 테니 두려워 합니다. .. “이까짓 해쯤이야.” 불개는 와락 달려들어 해를 꽉 물었습니다. “앗, 뜨거워!” 손발은 오그라들고 뱃속은 타 들어갔습니다. 불꽃은 불개의 온몸을 황금빛으로 휘감았습니다. 불개는 입에 물었던 해를 뱉어내고 나동그라졌습니다 .. (12쪽)
까막나라에 누군가 빛을 가져오면 이 나라는 어떻게 될까요? 더는 까막나라가 아닙니다. 까막나라에 빛이 비추면, 이제 까막나라는 ‘빛나라’나 ‘하얀나라’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새로운 나라가 되려면, 그동안 권력을 지키던 임금님이나 신하는 어떻게 될까요?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까막나라를 다스릴 줄만 알던 이들은 떠나야 하얀나라를 새롭게 세울 수 있습니다. 아마 예전에도 삽사리뿐 아니라 다른 숨결도 빛을 수없이 가져왔으리라 느낍니다. 다만, 그동안 수없이 다른 숨결이 빛을 가져올 적마다 임금님과 신하는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이들을 매몰차게 내치거나 죽였겠지요. 이러면서 또 빛을 바라고, 빛을 가져오면 또 내치거나 죽이고 ……, 까막나라가 하는 짓이란, 까막나라 임금님과 신하가 하는 짓이란, 언제나 바보스러우면서 멍청한 짓입니다. 그러니, 이 나라는 언제까지나 ‘까막’나라일 수밖에 없습니다. .. 궁궐이 갑자기 환해지자, 신하들은 놀라서 벌벌 떨었습니다. “임금님, 저 개 몸에서 나는 이상한 빛을 보십시오. 빨리 없애지 않으면 무서운 일을 당할 것입니다.” 임금님도 퍼런 몸에 붉은 빛을 내는 불개가 두려웠습니다. 불개에게 상을 준다는 약속은 까맣게 잊었습니다. 불개는 쇠줄에 꽁꽁 묶인 채 궁궐 밖으로 들려 나갔습니다 .. (23쪽)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정치권력자나 경제권력자나 문화권력자나 교육권력자나 종교권력자나 과학권력자나 군사권력자나 한결같이 바보스럽거나 멍청합니다. 이들은 이 나라를 까막나라로 짓누르려 합니다. 이 나라에서 수수하게 삶을 짓는 여느 사람들이 날마다 새롭게 사랑을 길어올리면, 이 사랑을 매몰차게 짓밟습니다. 민주와 평화와 평등이 싹트려고 하면, 바로 권력자가 짓밟습니다. 아름다움과 사랑과 꿈길이 열리려 하면, 바로 권력자가 짓이깁니다. 삽사리와 까막나라에 빗댄 옛이야기는 바로 오늘 이곳에서 벌어지는 ‘우리 스스로 바보스러운 모습’을 건드립니다. 까막나라 임금님한테 빛을 바치는 짓은 그치고, 우리가 저마다 스스로 새롭게 서도록 마음속 불길을 활활 타오르도록 해야 하는 삶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건드립니다. 우리가 까막나라에서 살아야 할 까닭은 없습니다. 까막나라 권력자한테서 떡고물을 받아서 먹으려 한다면 까막나라에 그대로 머물면서 ‘까막사람’ 노릇을 하면 쳇바퀴처럼 되겠지요. 이제부터 밝고 환하면서 슬기롭고 철든 사람이 되려 한다면, 빨가면서 파랗고 파라면서 빨간 숨결을 바람처럼 가슴에 담아 아름답게 피어나는 새로운 봄꽃으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4348.3.31.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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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토종개 삽사리의 용맹스러움이 그대로 배어나어는 동화다. 어느 옜날 까막나라의 임금님은 너무 어두어 도무지 나라를 돌볼 수가 없다. 한줄기 빛이 필요했던 임금님에게 불개가 몸소 나선다. 자기가 가서 불을 구해오겠노라고... 그래서 나선 모험길.. 햇님을 구하고자 했으나 너무나 뜨거워 몸이 타들어가는 고통으로 무산되고 달님을 구하고자 했으나 얼음장같이 차가운 달빛으로 온몸은 꽝꽝 얼어버리고.... 그러나 어느새 자기 몸에서 새어져 나오는 불빛.. 다시 까막나라에 온 불개는 한줄기 빛들을 토해내고 까막나라에 한줄기 빛이 찾아온다. 그러나 왠지 불개에서 퍼져나오는 빛은 까막나라 사람들에겐 공포다. 그래서 내친 불개는 우리가 사는 이땅에 떨어져 삽살개의 기원이 되었는데... 어찌보면 사자 같은 용모를 한 삽살개의 용맹스러움을 엿볼 수 있는 동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