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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하게 나이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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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 단풍이 한창이더니만 이젠 낙엽이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긴 나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계절로는 아직 가을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겨울에 가까운 가을이다. 가을은 여름에서 이어지고, 가을은 또 겨울로 지극히 천천히 이어지기 때문에 한 계절 한 계절의 경계선은 보통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다.   나이 먹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청년에서 노년으로의 이행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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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 단풍이 한창이더니만 이젠 낙엽이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긴 나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계절로는 아직 가을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겨울에 가까운 가을이다. 가을은 여름에서 이어지고, 가을은 또 겨울로 지극히 천천히 이어지기 때문에 한 계절 한 계절의 경계선은 보통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다.

 

나이 먹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청년에서 노년으로의 이행은 아주 완만한 것이기 때문에 달라져가는 당사자는 거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노인이 되리라고는 좀처럼 믿지 않는 법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눈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자기가 아직도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느끼고, 실제 마음속으로도 청년의 수줍음이나 꿈을 여전히 간직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난조차의 성장한 모습과 같이 사람에게 일어난 시간의 작용을 보고서야 비로소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이나 얼굴에 생겨난 변화를 느끼는 법이다.

 

콘라드에 의하면 40세가 넘자마자 "사람은 누구든 눈 앞에 가느다란 그림자가 한줄기 가로놓여진 것을 알아차린다."고 한다. 오늘날은 평균수명이 늘어 콘라드가 말한 40세가 50세에 해당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나이듬을 문뜩 깨닫고 차가운 전율을 느끼는 순간이 온다는 것이다. 그림자의 한 선을 넘으면 사람은 부드럽고 조용한 빛의 지대로 들어가게 된다. 청춘 때의 왕성한 호기심, 열심히 연애하는 정열, 이성의 힘에 대한 신뢰 등과 같이 청춘의 특성이라고 할 만한 부분들이 많이 순화되고 약해진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되겠다.

 

늙은이에 대한 대접은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개인적 측면에서 본다면 나이 든다는 것이 그리 유쾌한 현상이 아닌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늙음은 우리를 쇠약하게 하고, 쾌락을 박탈해 가며 마지막으로는 죽음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노화를 늦추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화장이나 장신구를 통해 늙음을 감추기도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저항은 사실 불가항력이다. 현재의 기술로는 나이듦을 피할 순 없다. 그럼 어떻게 나이를 먹어야 할까?

 

저자는 능숙하게 나이드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나이를 먹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늙음을 받아 들이는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꾸준한 활동을 통해 노화를 예방하는 것이다. 꾸준히 하루도 빠짐없이 노력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반면 두번째 방법은 에피크로스 학파처럼 나이듬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며 나이듦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맘껏 즐기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나이가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자기에게서 떨어져 나가려는 명예나 지위를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은 서투르게 나이드는 방법임에 틀림없다.  

 

늙음의 마지막에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능숙하게 나이드는 방법이 있듯이 능숙하게 죽는 법도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 하나는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믿는 에피쿠로스 학파적인 방법이고, 또 하나는 죽음이야말로 모든 것이라고 믿는 기독교적인 방법이다. 결국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죽음이 가져올 수도 있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라는 가르침이다.

 

결국 능숙하게 나이 드는 기술이란 늙는다는 것을 자연스런 생리적 변화이며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기술이다. 나이를 먹는 기술이란 무엇인가에 희망을 유지해 나가는 기술이다. 또한 뒤를 잇는 세대의 눈에 장애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존재로 비치게 하는 기술이다. 이 모든 것의 출발은 나이듦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가운데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을 찾는 그런 과정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 책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 걸 보니 나도 나이든건 틀림없나 보다.



c******4 2012.11.09. 신고 공감 7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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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챕터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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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문필가 앙드레 모루아의 책 "나의 생활기술" 중에서 일부인 '나이 드는 기술'만을 옮겨놓았다는 책 은 사람이 나이를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는 부모님의 말씀와 의미를 통해 해석할 수 있는 흥미있는 책이었다. 누구나 시간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게 되지만 그것을 있는 그대로 잘 소화한 이들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하다보면 이 책이 가지는 가치는 점점 더 커지는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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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문필가 앙드레 모루아의 책 "나의 생활기술" 중에서 일부인 '나이 드는 기술'만을 옮겨놓았다는 책 <나이 드는 기술>은 사람이 나이를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는 부모님의 말씀와 의미를 통해 해석할 수 있는 흥미있는 책이었다. 누구나 시간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게 되지만 그것을 있는 그대로 잘 소화한 이들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하다보면 이 책이 가지는 가치는 점점 더 커지는 느낌이다. 더군다나 나이드는 것에 대한 철학적인 관념이 어떤가에 따라 그 속도가 변화가 다른 색깔을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될 때 같은 나이라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얼마나 많은 차이가 나는지를 알 수 있어서 흥미롭다. 아주 쉬운 문체와 이해하기 쉬운 에피소드들로 설명된 몇몇의 이야기는 보다 쉽게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며 흥미마저도 배가 시킨다. 몇몇의 이야기로 나누어져 나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정리해 설명해 주고 있으며 생각보다 빨리 책장이 넘어가는 것을 보고 마치 나이먹는 것도 이렇게 속도가 빠른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책을 다 읽고 다니 이 작가의 원본인 [나의 생활기술]에 나이를 드는 기술 외에 또 어떤 기술들이 있는지 적지않게 궁금증이 생긴다.
c******e 2002.10.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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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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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생각이 미칠 정도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누군가 가 듣고서 무슨 청승이냐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책에서 저는 내 아버지와 내 어머니의 삶에서 나 자신을 대입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너무 거창한 표현이었나요. 그럼 생각을 잠시 해본 정도로 하지요. 누구나 이 나이듦에 대해 고민했고 앞으로 고민할 것이며 현재 고민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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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생각이 미칠 정도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누군가 가 듣고서 무슨 청승이냐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책에서 저는 내 아버지와 내 어머니의 삶에서 나 자신을 대입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너무 거창한 표현이었나요. 그럼 생각을 잠시 해본 정도로 하지요. 누구나 이 나이듦에 대해 고민했고 앞으로 고민할 것이며 현재 고민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그런면에서 좀 더 긍정적인 나이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가 명확한 제시보다는 술회하는 듯한 어찌보면 산문적이랄까. 그래서인지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아 다시한번 앞부분을 보게하는 번거로움을 주는 듯하더군요.
g****5 2003.01.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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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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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초등학교에 다닐 쯤에는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다는 즐거운 상상을 자주 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조금 더 어른이 된다는 것이 싫어지는 요즘...책장에서 두꺼운 책들 옆에 작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나이 드는 기술"... 나이 드는 기술이란 것이 무엇일까...알 수 없는 두근거림을 가지고 책을 읽어갔다. 그런데 내용은 평범했다. 흔히 들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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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초등학교에 다닐 쯤에는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다는 즐거운 상상을 자주 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조금 더 어른이 된다는 것이 싫어지는 요즘...책장에서 두꺼운 책들 옆에 작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나이 드는 기술"... 나이 드는 기술이란 것이 무엇일까...알 수 없는 두근거림을 가지고 책을 읽어갔다. 그런데 내용은 평범했다.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늙는다는 것이 자연스런 일임을 받아들이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 내가 무엇을 기대했는지 모르겠지만 조금 실망했다. 하지만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잔잔하고 평범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나이 드는 것'을 편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내가 나이가 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에 대한 상상이 다시 즐거워졌다. 이 책은 '나이 든다'라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버리게 해주었고 나이가 들면서 얻게 되는 경험들이 소중하다는 것도 알게 해 주었다. 그리고 앙드레 모루아가 말하는 또 다른 '생활 기술'들은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다.

[인상깊은구절]
인생 최초의 걸음과 인생 최후의 걸음은 리듬이 똑같다. 최초의 산책과 최후의 산책의 종점은 같은 원주 위에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0 2003.04.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