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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 책을 읽고 너무 흥분을 했다. 그리고 만용을 부렸고, 만신창이가 되었다.
죠기 책을 읽고 마음은 벌써 어느 산속 계곡옆 절벽께에 가있었으나 나의 무거운 몸뚱이는 방구석을 뒹굴거리고 있었던 터, 어찌 배워야 하나 고민 끝에 책을 한 권을 주문했다. 그리곤 클라이밍 센터에 가기 전에 한번을 읽고 다녀와서 다시 한 번을 읽었다. 책은 시원한 큰 판형에 페이지수도 적어 휘릭휘릭 읽기 좋았고 나 같은 클라이밍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이런 건 이렇더라 라고 말귀 트이기 좋을 정도의 분량과 내용이라 하겠다. 사진도 커다래서 시원시원하니 보기 딱 좋았는데, 사실 센터를 알아 보면서 유튜브로 이런 저런 영상을 봤지만 도통 알 수 없고 뭘 말하는지 모르겠던 것들이 책을 보니 많은 부분 해소가 되었다. 어찌 움직이는 동영상보다 정지 된 사진 컷을 보고 몸뚱어리 쓰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은데, 내 뇌구조가 책을 훠얼신 편하게 받아 들이도록 구조화 되었다는 결론이겠거니 하고 받아 들였다. 검도 때도 책의 정지화면 컷컷을 보면서 동작 익히는게 편했으니 그냥 내 뇌구조가 그런가보다 싶다.
책에는 기본 용어와 물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기술들이 나온다. 열심히 읽고 기본 자세들을 방구석에서 어설프게 나마 움찔 움찔 따라해본 후 드디어 적당한 센터를 물색하여 다녀왔다. 그리고 나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처음 가서 설명을 듣고 신발을 빌려 신고, 몸을 적당히 풀고 근력 테스트를 한다며 벽에 붙어 보라 했다. 그리고 나는 아주 쉽게 금방 떨어졌다. 벌렁 누워 이 상황이 무엇인가 심히 혼란에 휩싸였다. 내 비록 비루한 몸뚱이를 타고난 것은 알고 있으나 나름 근 20년의 세월 동안 아플 때를 제외하곤 운동이라곤 쉬어 본 적이 없거늘. 도대체가 이 무슨 상황인가. 책에서 본 기술 동작은 고사하고 매달려 있지도 못했으며, 테스트라곤 하지만 벌렁 떨어진 후에 들려온 내 비루한 몸뚱이에 대한 평가는 혹독하기 그지 없었다. 코어에 힘은 하나도 없고, 근력도 본인이 본 사람중에 가장 최하위 권에 속하며, 무엇보다 지구력이 하!나!도! 없단다. 이 내가, 바다 수영 1킬로를 너끈하게 해내고 프리다이빙 10미터도 훈륭한 자세로 해내며, 하프마톤도 뛰어 본 이 내가! 지구력이 바닥이라니! 이 중력에 반하는 이 운동 앞에 내 몸뚱이에 대한 내가 내 몸뚱이를 쓰는 것에 대한 평가는 혹독하기 그지 없었다. 그 곳에서 난 낙제였다. 실내 운동 시 시설에 대한 컨디션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운동에서 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1분 이상 들러 붙을 수 있을 때 까진 어느 곳이든 가장 싼곳에서 배우면 될 터다. 일단 들러 붙어 있어야 올라가지. 다음날이 되었다. 부들부들 떨면서 침대에서 떨어지다 싶이 일어 났다. 그리고 책을 펼치고 뒤 편의 스트레칭 부분과 근육 마사지 부분을 아주 주의 깊게 따라했다. 처음 센터에 가기 전 뭔 스트레칭이랑 마사지가 책의 반이나 되냐며 흥흥 거렸으나... 정말 유용했다. 진짜 온 몸이 너무 아프고, 무릎에 사정없이 멍이 든 걸 보니 나의 비루한 몸뚱이가 어찌나 안쓰러웠는지 모른다. 센터에 다녀온 후 테이핑 부분과 근육 마사지 부분이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고, 센터에 다녀올 때 마다 계속해서 펼쳐 볼 예정이다.
신발 부분이 좀 아쉬웠는데, 설명이 좀 적은 느낌이고, 당장 신발이 너무 필요할거 같은데 고민이다. 첫 방문에 신발을 센터에서 빌려 신었는데, 신발을 맨발로 신어야 하는걸 알고 얼마나 기겁을 했는지 모른다. 핼스센터에서 땀이 흥건한 발짝을 매트에 꼭꼭 찍어 가며 맨발로 다니는 사람만 봐도 질색팔색을 하는데, 이 진땀 나는 운동을 해댄 무수한 발들이 드나는 신발을 맨발로 신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아 무좀에 걸릴거 같다. 아... 집에와서 뜨거운 물로 발을 얼마나 오래 도록 씻었는지 말이다. 블랙 다이아몬드에서 나온 클라이밍용 비건 신발을 사야겠다. 언능
그리고 난 이운동을 좀 더 배워봐야겠다. 중력을 거스르는 동안의 그 초집중의 머리속이 잡생각이 사라지는 그 순간들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으니까 말이다. 아 근데... 강습 요일은 다가오는데... 몸이 몸이 너무 아프다. 그리고 엉엉 무릎이 완전 시커먼 보라색이다. 무릎을 강화하는 책을 주문했다.
 | 등산 무릎 강화법 고바야시 데쓰오 저/오시연 역/윤치술 감수 보누스 | 2019년 07월 |
전모씨와 그 사리분별 못하는 무리들 덕에 집구석에 쳐박혀야 한다. 책이나 열심히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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