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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우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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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은 푸들턴 양과 함께 런던으로 이주한다. 그들은 네모난 창문이 달린 아파트에 함께 살았다. 회계를 도맡아 처리하고 집세를 지불하고 세금을 내고 하인들을 관리하는 일은 푸들의 몫이었다. 모턴 저택을 떠난 지 2년이 되었고 스티븐은 처음 출판한 책의 성공으로 갑자기 유명해졌다. 하지만 모턴을 그리워한 나머지 괴로워했다. 그리움을 달래려 래프터리를 런던으로 데려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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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은 푸들턴 양과 함께 런던으로 이주한다. 그들은 네모난 창문이 달린 아파트에 함께 살았다. 회계를 도맡아 처리하고 집세를 지불하고 세금을 내고 하인들을 관리하는 일은 푸들의 몫이었다. 모턴 저택을 떠난 지 2년이 되었고 스티븐은 처음 출판한 책의 성공으로 갑자기 유명해졌다. 하지만 모턴을 그리워한 나머지 괴로워했다.

그리움을 달래려 래프터리를 런던으로 데려와 마구종 짐이 돌보게 했다.

 

어머니 애너 부인과는 겉으로는 불화가 없는 듯 보였지만 냉랭한 사이를 유지했다.

로저 안트림은 자기 연대와 함께 몰타로 갔고 바이올렛은 결혼해서 런던에서 살고 있었다. 엔젤라 크로스비 부부는 그랜지 저택을 처분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의무적으로 모턴을 방문하면서도 런던으로 돌아오면 자지도, 먹지도, 글을 쓰지도 못했다.

스티븐은 고립을 원했다. 푸들턴 양의 눈에는 그런 스티븐이 안타까웠다.

스티븐은 두 번째 작품을 쓰고 있었지만 너무 지쳐서 그녀의 작품에는 진정한 생명력이 부족했다.

스티븐은 육체의 쇠사슬에 갇혀 속박 받고 있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녀는 신을 원망했다.

 

 

결국 두 번째 소설은 첫 번째 소설만큼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래프터리는 이제 열여덟 살이 되었다. 다리를 다쳐 절뚝거리는 녀석을 온갖 방법을 동원해 치료받게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스티븐은 마침내 결단을 내린다. 모턴의 저택으로 래프터리를 데리고 가 마지막을 함께 할 생각이었다. 그녀는 래프터리의 이마에 리볼버를 발사하고 그렇게 래프터리는 고통 없는 세상으로 떠났다.

래프터리를 언덕에 묻어주고 내려오면서 그녀는 자신을 신처럼 여겼던 소중한 친구를 마음속에 묻었다. 그녀는 결코 울지 않았다.

 

조너선 브로켓은 스티븐을 이해하는 작가였다. 변덕스럽고 날카로웠지만 스티븐을 꿰뚫어보는 힘이 있었다. 브로켓은 스티븐을 진심으로 이해했지만 그녀의 작품에는 신랄한 비평을 서슴지 않았다. 스티븐의 슬픔이 그녀의 작품을 망쳐놓았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인생에 겁먹고 세상으로부터 숨으려고만 하는 그녀가 안타까웠다.

그는 영국을 벗어나 휴식을 취하며 영감을 얻으라는 충고를 하고 떠난다.

 

스티븐은 어머니에게 편지를 쓴다. 더 이상은 어머니가 씌워준 멍에에 시달리지 않고 어머니와 아버지의 창조물로서 당당하게 살아가겠노라고 하며 공식적으로 어머니와 관계의 단절을 선언한다.

 

푸들턴 양과 함께 파리를 방문한 스티븐은 브로켓과 어울리며 파리의 곳곳을 자유롭게 구경했다. 브로켓은 스티븐을 가엾게 여겼고 발레리 시모르를 소개한다.

발레리의 아파트는 자유로운 무질서와 편안함이 있었다. 발레리는 야곱 거리에 있는 저택을 소개해주었고 스티븐은 그 저택을 수리해 정착한다. 스티븐은 어머니와 연락하지 않았지만 애너부인과 푸들턴 양은 편지로 서로의 소식을 알 수 있었다. 야곱 저택에는 피에르와 폴라인 부부가 들어와 집안관리를 맡았다. 부부의 딸 아델은 곧 장과 결혼할 예정이었다.

 

브로켓은 다시 런던으로 돌아갔고 스티븐은 또 고립된 생활로 돌아갔다. 그녀는 새로운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뷔송과 함께 펜싱도 했다. 때때로 볼로뉴 숲을 산책하기도 하고 슈아죌 상점가를 오르내리며 소설의 영감을 얻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극장 휴게실에서 우연히 백발의 뒤포 양을 만난다. 뒤포 양의 불쌍한 여동생은 눈이 멀게 되었다. 그래서 뒤포 양은 여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외국인에게 불어를 가르치며 살아가고 있었다.

새로운 작품도 끝내가고 있었고 1914년의 여름도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장은 전쟁에 참여했고 모턴 저택의 사람들도 전쟁터로 떠나 남자 하인이라고는 씨가 말라버렸다. 애너 부인은 모턴 저택을 적십자의 보호시설로 제공했다. 브로켓마저 전쟁에 참전했다. 젊은이들의 피를 쏟아내고 있던 당시 스티븐은 자신도 진심으로 도움이 되고 싶었다. 푸들턴 양과 뒤포 양,줄리의 배웅을 받으며 스티븐은 전쟁터로 떠난다.

 

스티븐은 영국으로 떠났고 런던 앰뷸런스 부대에 합류했다. 부상자를 수송하는 임무를 맡은 것이다. 그곳에는 자신과 같은 여자들이 많았다. 전쟁터로 떠나버린 남자들을 대신해 여자들이 공백을 메운 것이다. 그들은 폭격을 피해 잠도 못자면서 수십 시간씩 운전을 했다. 때로는 목숨을 잃기도 했으며 늘 불안에 떨었다. 그곳에서 스티븐은 메리 루엘린을 만나게 된다. 메리 루엘린은 스티븐의 보조 운전기사로 함께 일하게 되었다.

 

전쟁의 위급함속에서 어머니의 방문 요청을 받고 스티븐은 모턴 저택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부상자들이 가득했다. 마사를 지키던 윌리엄스는 폐렴에서 회복된 뒤 세 번째이자 마지막 뇌졸중으로 죽었다. 래프터리의 무덤에는 애너부인이 만들어 놓은 거친 화강암 석판이 놓여 있었다. 애너 부인은 많이 늙어서 손놀림이 어눌했다. 스티븐은 어머니를 위해 푸들턴 양을 모턴 저택으로 부른다.

 

전쟁터를 누비면서 메리와 스티븐은 위험한 고비를 수차례나 넘겼다. 스티븐은 메리에게 사랑을 느꼈고 메리는 스티븐에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젊은이들이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눈이 멀고 얼굴이 뭉개지는 걸 보면서 그들은 말할 수 없는 두려움에 떨었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부상자들을 실어 나르는 스티븐과 메리 역시 생사의 갈림길에 있었다.

 

스티븐은 처음 메리에게 곤란함을 느꼈지만 곧 그녀가 익숙해졌고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자신이 엔젤라 크로스비에게 받았던 상처 때문에 메리 역시 상처받을까봐 메리를 피하려고 한다. 메리를 향하는 마음속에서 스티븐은 죄의식을 느꼈다. 하지만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메리의 포근함은 스티븐의 마음을 녹였고 둘은 서로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고아였던 메리의 처지를 알기에 스티븐은 그녀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 했다. 그러면서도 왜 자신이 메리에게 애정을 느끼며 괴로워야 하는지 자문하기도 했다.

 

로저 안트림은 부상당한 소대장의 목숨을 구하고 전사했다. 생전에는 스티븐을 괴롭히기만 했던 그이지만 로저의 용기 있는 죽음에 스티븐은 감동받는다.

스티븐은 얼굴에 포탄의 파편을 맞아 오른쪽 뺨에 흉터를 갖게 된다. 그녀는 십자무공훈장을 가슴에 달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전쟁이 끝나고 파리의 저택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메리는 스티븐을 사랑했지만 스티븐은 가슴속 깊이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스티븐은 메리에게 아이를 줄 수 없었다. 완벽한 전부가 될 수 없었다. 그런 두려움을 안고 시작한 관계는 한동안 행복을 느끼게 해주었지만 메리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받을 시선에 상처받을 때쯤 스티븐은 깨닫게 된다. 언젠가는 메리를 보내주어야 함을…….

 

마틴 할렘이 다시 스티븐을 찾았다. 애너 부인에게 보낸 편지가 스티븐에게 전해지는 것을 계기로 그들은 다시 만나게 된다. 마틴은 스티븐과의 우정을 내내 그리워했던 것이다.

그렇게 셋은 그림자처럼 친한 사이가 되었다. 마틴은 스티븐에게는 우정을 메리에게는 애정을 느꼈다. 하지만 메리의 사랑은 굳건했다. 스티븐은 마침내 발레리 시모르와의 거짓 관계를 메리에게 고백하며 그녀를 마틴에게 보낸다.

그렇게 스티븐은 메리가 주워다 길렀던 워터 스파니엘 데이비드와 함께 남았다.

다시 고독의 우물 속으로 침잠하는 스티븐은 마지막으로 소원한다.

 

 



l*******e 2010.11.15.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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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을 꿈꾼 한 여인의 삶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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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을 꿈꾼 한 여인의 삶과 사랑 그리스 신화에는 테이레시아스라는 사람이 나온다. 그는 특이하게도 남자였지만 어떤 일을 계기로 여성으로 변해 한동안 여성으로 살다가(심지어 아이까지 낳고!) 다시 그 계기로 남성으로 변한 사람이었다. 제우스가 남성과 여성 모두를 경험한 그에서 어느 때가 더 행복했냐고 묻자 그는 여성일 때가 아홉 배는 더 행복했다고 말한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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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을 꿈꾼 한 여인의 삶과 사랑


그리스 신화에는 테이레시아스라는 사람이 나온다. 그는 특이하게도 남자였지만 어떤 일을 계기로 여성으로 변해 한동안 여성으로 살다가(심지어 아이까지 낳고!) 다시 그 계기로 남성으로 변한 사람이었다. 제우스가 남성과 여성 모두를 경험한 그에서 어느 때가 더 행복했냐고 묻자 그는 여성일 때가 아홉 배는 더 행복했다고 말한다. 과연 정말 그럴까? <고독의 우물>은 여자로 태어났지만 자신을 여자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테이레시아스의 말과는 달리 그녀는 '여성으로써의 삶'에서는 도무지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을 남성으로 위장한 채 남자로 살기를 갈망한다. 그리고 평생동안 '남장을 한 여자'라는 꼬리표를 단 채 뭇사람들의 경멸어린 시선 속에서 지독한 고독을 맛보면 살게 된다.


모턴 힐의 고던 가에 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그 아이의 이름은 스티븐. 분명 여아였지만 남자아이이기를 고대하던 부모의 바람 때문에 그렇게 이름 지어졌다. 그리고 그 이름처럼 평생을 남자와 같은 삶을 살 거라는 운명도 함께 아로새겨졌다. 아이는 그렇게 '남자로 되어라' 하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한껏 받으면서 남다르게 자랐다. 아이의 아버지인 필립 경은 자신의 아이가 특별하다는 것을 일찍이 눈치 챘다. 그렇지만 그 사실을 덮어두었고 그것으로 인해 아이가 상처받지는 않을까 늘 전전긍긍했다. 반면에 스티븐의 어머니인 애너는 자신의 아이가 지닌 특별한 모습에 많이 당황했으며 모정을 베푸는 데 주저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사이라고 할 수 있는 '엄마와 딸'의 애뜻한 관계는 전혀 형성되지 못했다.


스티븐이 남성의 모습으로, 남성을 추구하며 사는 것에 익숙해질 무렵, 불의의 사고를 당해 필립 경은 끝까지 지켜줘야 할 자신의 소중한 딸을 남기고 세상을 뜨고 만다. 필립 경의 죽음은 스티븐과 애너의 관계를 더욱 소원하게 만들었고, 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커다란 강이 생겨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스티븐에게 폭풍과 같은 사랑이 찾아오게 된다. 안젤라 크로스비라는 여인은 단박에 스티븐을 사로잡았고 그를 애타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유부녀였으며 품행이 단정치 못했다. 그녀를 향한 스티븐의 사랑이 절정에 이를 무렵 그녀는 스티븐을 떼어놓기 위해 남편에게 이 사실을 고해바치고 이 모든 전황을 마침내 애너가 알게 된다. 자신의 딸이 벌인 이 기묘한 애정행각이 자신이 사는 지역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기 전에 애너는 스티븐에게 집을 떠나줄 것을 당부하고 스티븐은 이를 받아들인다.


집을 떠난 스티븐은 작가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고 작품쓰기에 몰두한다. 패배감을 안겨준 사랑, 자신을 거부하는 어머니, 이 모든 난관을 이겨내고자 창작에 열을 올린다. 다행히도 그렇게 만들어진 첫 소설이 좋은 반응을 얻고 명성과 함께 새로운 친구들도 얻게 된다. 그리고 한 친구의 제안에 따라 파리라는 새로운 곳에 정착해서 또 다른 삶을 시작한다. 스티븐이 파리에 어느 정도 적응할 때쯤에 때 갑자기 전쟁이 벌어지고 수많은 남자들이 전쟁터로 향했다. 스티븐 역시 자신 안에 있는 남성성의 지시로 부대에 지원을 하고 전쟁의 한복판에서 응급차 운전수로 활약한다. 그리고 모든 운명적인 만남이 그렇듯 생사를 넘나드는 이 지옥 같은 아 잊게 만드는 소중한 인연이 찾아온다.


메리라는 이름의 그 여자아이는 부대에서 만난 스티븐을 전적으로 따르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훌륭히 맡은 임무를 다한다. 전쟁이 끝나고 갈 곳 없던 메리는 스티븐에게 각별한 정을 느껴 그녀를 따라오게 된다. 곧 메리는 스티븐에게 사랑을 갈구하게 되고 스티븐은 자신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이 어린 아가씨 때문에 큰 번민에 빠졌으며 초조함에 안절부절못했다. 결국 스티븐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자 어린 연인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둘은 사랑에 충만한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 하나씩 천천히 찾아왔다. 스티븐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적절히 해결해 나갔지만 자신의 기형적인 사랑으로 만든 성 안에 메리를 가둬두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했고, 특별한 사교모임에서 사귄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둘의 관계를 관대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메리를 향한 사랑이 커질수록 같이 커지는 괴로움과 고통 속에 힘겨워하다 끝내 스티븐은 발레리의 표현대로 '순교자'가 되는 길을 택한다.


자신의 의지대로 주위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남성성을 추구하며 살았지만 결국 중요한 순간에 스티븐은 자신의 의지를 꺾는 선택을 한다. 자신의 모든 사랑을 포기한 채 지독한 고독의 심연을 맛봐야 하는 그녀에게 삶은 고통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당대의 편견과 홀로 맞서야 했던 그녀의 인생은 항상 주위를 살피며 눈치를 봐야했던, 가장 안전한 은신처를 찾아야 했던, 육식동물에 쫓기는 초식동물의 삶 그 자체였다. 게다가 힘이 되어주기는커녕 자신을 더 큰 고통으로 나락 속으로 몬 어머니와의 반목은 그녀의 치유될 수 없는 상처의 깊이를 잘 말해준다. 스티븐의 절규와 같은 기도로 마무리되는 <고독의 우물>은 평범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빼면 과연 인간에게 무엇이 남나? 하는 것을 깊이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한가지, 모든 고독의 우물에는 사랑이란 감정이 밑바닥에 침전해 있다는 사실, 우리는 이 사랑을 수면 위로 떠올리기 위해 부단히 아낌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l****i 2009.11.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