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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란 단어가 왜 제목에 들어간건지 도무지 모르겠다.이 작가가 다소 수집광적인 면이 있긴 했지만 우연한 행운하고는 아무 상관 없어 보이던데...더군다나 Serendipity는 명사다. 우연한,행운의 수집광이라는 뜻으로 지은 것이었다면 한국말로 해도 괜찮지 않았을까,그랬음 적어도 문법에는 맞았을테니 말이다.겉멋만 든 국적 불문의 내용과는 별 상관이 없는 제목이라...내용이 별볼일 없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서재 결혼 시키기>를 신선하게 읽었던 나로써는 다소 실망스러운 책이 분명하긴 했으니까.읽으면서 <글쓰기 생각쓰기>의 윌리엄 진서가 이 책을 본다면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했다.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을까? 공들여 썼다는 것만은 분명했다.그럼에도 내겐 어딘지 부족해 보였고,거기다 몇몇은 정말로 지루했다.책을 내던지고 싶을 만큼...적어도 독자가 책을 내던지고 싶어했다면 진서 역시 잘 된 작품이라고 생각하진 않겠지 싶다.
작가 자신의 신변 잡기를 쓴 수상록으로 수필 12개를 모은 것이다.어릴적 오빠와 함께 한 자연채집에 대한 열정을 추억하던 <자연채집>에서는 나보코프의 인시류학으로 관점이 확장되고,그녀가 좋아한다는 수필가 찰스 램에 대한 감상적인 단상이 <온순하지 않는 램>이란 작품에서 펼쳐진다.글을 쓰면서 탐욕이 아니라 "연구"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었기에 너무도 좋았다는 <아이스크림> 역시 아이스크림에 반한 그녀의 편집적인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고,<올빼미>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늘어난다는 밤에 일하는 사람들의 목록에 작가인 자신을 추가하더니,<도망자 콜리지>에서는 사생활과 문학 작품사이의 상관관계를 독자는 어떻게 봐야 할까에 대해 그녀의 생각을 들려준다. 깊이 있고 독창적인 수필을 쓰려 애를 쓴 티가 역력한 수필들이었다.너무 심하게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이젠 한물간 장르로 여겨지는 수상록을 좋아한다는 그녀다 보니 어쩜 장르 부활의 사명감을 느끼면서 썼을지도 모르겠다.수상록이 나르시즘과 호기심으로 결합된 자신의 성격에 딱 맞다고 단언하면서 사랑과 존경을 담아 썼다 하던데,과연 그녀의 야심에 찬 이 작품은 성공작으로 분류될 수 있을까?
아니,그렇지는 않았다.나르시즘은 어떤 장르를 막론하고 좋은 작품을 쓰는데 있어 걸림돌이라는 것만 발견했을 뿐...이 책을 보면서 질린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도 바로 그 지점이었다.그녀의 나르시즘,난 그녀를 이렇게나 속속들이 알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주구장천 읊어대는 그녀의 내면이나 공감 안 가는 어린 시절,그리고 그녀의 가족들 이야기가 그다지 매력적이진 않았으니까.결국 그녀의 이야기들은 귀 따거운 함성처럼 들려왔다.이 작가는 찰스 램을 좋아한다면서 왜 그의 작품이 수작인지 모르겠던가 의아할 따름이다.찰스 램이 그런 작품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찰스 램이었기 때문이다.그만큼 수상록이라는 분야는 만만한 장르가 아니다.작품 속에 자신의 모든 것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다 그걸 감당해낼만큼 인격이 된 사람은 매우 드므니 말이다.작가는 장황한 정보로 대충 가리면 얄팍한 내면은 어느정도는 가려지리라 생각한 모양이던데,그건 그녀의 착각일 뿐이다.결론적으로 잘 된 작품은 아니었다. 꼭 써야 했던 작품도 아니였고.지금이야 개나 소나 내는게 수필이라고 하지만 ,과거엔 수필집을 대단히 신중하게 생각했다고 들었다.자신의 보잘것 없음을 사방팔방에 전시하게 되는건 아닐까 적어도 두려워 했다는 의미다.때론 두려움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처참한 실수를 막기 위해서도, 또 종이를 위해 쓰려지는 나무에게도 미안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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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패디먼의 두번째 책이 나왔다. 바로 <세렌디피티의 수집광>이다. 책 제목에서 부터 느껴지는 매니아적 포스는 여전하다. 이 책은 부산으로 내려가는 기차안에서 읽었다. 무엇보다 책이 가벼워 짐이 되지 않아 좋았다. 그녀의 첫 책 <서재 결혼시키기>에서 책에 대한 매니악적인 성격을 유쾌하게 풀어내던 그녀가 이번에는 친숙한 주제들에 대한 단상을 적고 있다.
나비채집에서 부터 아이스크림, 커피에 이르기까지 흔하게 지나치기 쉬운 주제를 다양한 참고문헌과 에피소드들을 가지고 기록하고 있는데,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거리며 피석거리며 웃기도 하면서 읽었다. 책의 두께에 비해 꼼꼼하게 읽을 부분이 많았다.
그 중 관심이 갔던 챕터는 "올빼미"였다. 그녀는 야행성 습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퍼부어지는 질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 모든 생물이 한꺼번에 나와 활동하지 않는다면 주어진 영역을 공유하는 게 더 쉬워진다는 말이다. 땅거미가 지고 나서 어슬렁거린다고 주머니 쥐를 나무라는 사람은 없다. 야간비행을 하는 누에나방에게 타락했다고 꾸지람을 하는 사람은 없다. 아침나절에 자고 밤이면 노래를 한다고 쏙독새를 게으른 늦잠꾸러기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그와 비슷한 신체리듬을 가진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나머지 10분의 9에 해당하는 이들에게서 도석성에 문제가 있기라고 한 것 처럼 손가락질을 받는다.-
이 문단을 읽으면서 어찌나 가슴에 쏙 와 닿던지... 야행성 인간의 한 사람으로서 그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 동안 한국의 휠쓸던 책중에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있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사람은 게으르고 무능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던 이 책을 읽고 아침형 인간이 되려 노력한 적이 있다. 그 결과로 얻은 것은 과로로 인한 몸살뿐이었다. 나는 밤에 글이 잘 써지는 편이다. 감정적으로 되기 떄문에 그리 어렵게 노력하지 않아도 글이 써지기 때문에 이 시간을 놓치면 하루종일 빈 백지를 보며 씨름해야 한다. 그러다 새벽 하늘을 바라보며 뿌듯한 느낌을 가진 적이 얼마나 많던가. 단, 논리적인 글을 써야 하는 경우는 머리를 쥐어뜯는 한이 있더라도 낮에 쓰는 편이다. 논문을 쓸 때, 한 밤에 20장 이상을 쓰고는 뿌듯하게 잠들었다가 그 다음날 아침에 20장을 그대로 삭제했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한치 흐트러짐이 없어야하는 글 사이에 20페이지에 달하는 수필이 씌여있었다.
나와 같은 야행성 인간들의 반발이 심했던지 그 다음해 <저녁형 인간>이라는 책이 나왔다. 결국 사람의 습관은 자신의 성형에 따른 것으로 자신의 신체리듬에 따라 활동을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이것 역시 다름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는 습성때문이 아닐까.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하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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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그녀의 글은 호기심을 가지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듯 하다. <서재결혼시키기>로 관심을 일으켰던 앤 피디먼이 이번에는 " 책을 좋아하고, 일상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선물' , '밤마다 책을 읽는 아이는 자라서 밤마다 글을 쓰는 어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라는 문구로 또 한번 궁금증을 일으켰다. 특히나 뭔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나타내는 표지의 아름다움 역시 그녀의 글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했다.
이 책은 크게 보면 수필에 관한 것인데, 조금은 나에게 낯선 수상록 (Familiar essay) 라는 장르를 취하고 있다. 요즘 나오는 수필집의 경우 감성적인 부분에 많이 취중하는 '신변 수필' 이나 머리보다 가슴에 가까운 '평론'의 형태를 띠고 있는 반면 수상록의 특징은 머리와 가슴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수상록의 소재는 '자기자신' 또는 어떤 특정한 '대상' 이 되기도 하며 작가의 주관적인 이야기와 그에 관한 객관적인 근거가 함께 반영되어 있어 감성과 지식을 함께 만나 볼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1998년 부터 7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쓰여 졌다는 이 책은 12편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의 어릴 적 취미부터 문화전쟁이나 9.11 테러가 있은 후 쓴 글까지사소한 것에서 좀 더 사회적인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7년 이란 세월이 걸린 만큼 작가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하다. 12편의 이야기는 제일 뒷편인 '물 속에서'를 제외하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흘러간다. 그래서 9.11과 같은 그 시대의 생각까지 담을 수 있었다. 12편의 이야기 중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이런 사회적인 이야기를 다룬 것 보다도 작가의 개인 취향을 볼 수 있었던 <자연채집>, <아이스크림>, <올빼미>, <우편물>, <커피>, <물 속에서> 라는 이야기들이었다. 사실 다른부분은 좀 어렵게 다가오는 면도 있었다.
저자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자연채집>은 그중 단연 돋보였다. 어릴 적 아이들은 우표를 수집한다거나 인형을 수집한다거나 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제 특이하게 그녀와 그녀의 오빠는 나비 수집에 열광했다. 다양한 나비들을 유년기에는 채집하는데 열중하고 청소년기가 되어서는 '큐레이팅'이 그테마가 되었다. 그녀가 여덟살때, 오빠가 열살때 둘은 집 2층 남서쪽 구석 남는 방 하나에 <세렌디피티 자연 박물관> 이라고 만들고 나비 뿐 아니라 얼룩뱀 가죽, 매미의 외피, 꾀꼬리의 길게늘어진 둥지 등 다양한 것 들을 전시하는 열정까지 보였다.
고지방에 녹지않는 딱딱한 아이스크림, 여름보다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던 그녀는 다른 어떤 국가의 국민들보다도 가장 많은 아이스크림 섭취량을 자랑하는 미국인들처럼 자신의 몫을 다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 할 정도로 아이스크림을 좋아했다. 아이스크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대학생땐 오빠와 함께 대륙을 횡단하는 아이스크림 시식을 하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결혼식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고 보면 자연채집도 아이스크림도 항상 함께 좋아하는 그녀의 오빠가 있었다. 오빠는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들기 위해 액화질소를 구입하는 적극성까지 보였다.
<올빼미>에서는 18세기 신학자 매슈 헨리가 주장한 위대한 일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은 아침 일찍 일어나야한다는 주장을 반박하 듯 자신의 올빼미 습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잠깐 만이라로 혼자만의 시간에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그녀는 낮에 하는 독서는 지루하며 사무적이고 즐거움 보다는 위무감에서 하는 일이라도 정의 한다. 이유는 낮에는 열두번 씩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고, 전화가 울리고, 팩스가 비비비빅 거리고 우편함을 체크해야 하는 등의 독서를 하기에는 좋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공감되는 이 부분, 사실 나도 조용한 새벽녘 혼자 책을 읽는 그 시간이 참으로 좋다. "밤마다 책을 읽는 아이는 자라서 밤마다 글을 쓰는 어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라고 말한 그녀의 말 처럼 그녀는 이제 글을 쓰는 어른이 되었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수상록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가도 그외 연관 된 여러 지식을 만날 수 있었고 일반 수필과 달리 머리와 가슴이 반반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수 있었다. 지식과 재미 그리고 가끔은 감성을 만날 수 있었던 책이 었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엄청난 집중력과 열정을 보였다. 사소한 것 하나에 자신의 열정을 보이고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는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에서 잃어버린 행복한 순간이 언제 였던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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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라는 영화가 생각나는 책이다. 우연히 만난 기쁨이라는 뜻을 지닌 세렌디피티가 '수집광'이라는 집요한 언어와 연결되어 더 강한 힘을 발휘한다. 제목과 표지가 마음에 드는 책이다. 저자를 볼까. 저자는 '서재 결혼시키기'라는 책을 쓴 사람으로 유명한 앤 패디먼이다. 뉴욕에서 태어난 저자는 잡지사의 에디터이다.
영화 세렌디피티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려고 고른 장갑으로 이어진 우연한 남녀간의 인연을 다룬다. 묘한 인연으로 만났지만 7년간 헤어져 각자의 길을 간다. 둘다 서로 약혼자가 있는 상태에서 결혼을 앞 둔 어느날, 서로에 대한 그리움에 추억을 되살려 서로가 아는 장소로 향한다. 그 인연의 고리가 있는 장소에서 둘은 재회하게 된다는 영화이다. 그 영화의 애뜻함을 바라며 책장을 펼쳤다. '그런 운명적인 사랑이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말이다.
책의 내용은 영화와 같은 사랑의 애뜻함 내지는 운명적인 사랑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영화와 책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향하고 있었다. 그런 곧은 책의 방향에 방해자 노릇을 하는 것은 나의 마음이었다.' 왜 이런 내용일까?'라고 엉뚱하게 반문하며 읽는 고집스런 독자에게, 이 책의 내용이 달갑게 다가올리 만무했다. 기대와 달랐기 때문일까 아니면 문체의 딱딱함 때문일까. 도통 흥미를 붙이기 어려웠다.
붙이기 힘들었던 흥미를 애써 붙여보려 한다면 그래도 몇 가지는 꼽을 수 있겠다. 세렌디피티 자연사 박물관을 만들고 곤충을 채집하고 모으는 걸 유독 좋아했던 저자. 살아있는 곤충을 죽일 때는 묘한 쾌감과 아울러 자책감을 느꼈다. 자신의 곤충 채집 행동을 옹호하려는 저자의 모습은 귀여운면이 있다. 금기에 대한 타파에서 오는 역행의 쾌감을 느꼈던 이 부분에서 공감을 느끼는 건, 나의 악한 면이 앤 패디먼의 감정과 통했기 때문일 것이다. 수집에 대해 애착을 가지는 저자는 스완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어서'의 한 구절을 적절히 인용했다. '사람이 사물에 더 이상 애착을 가지지 않게 돼도 한때 그것에 애착을 가진 적이 있었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불현듯, 사물에 대한 애착을 넘어 사람에 대한 애착에도 해당하는 말일지 궁금해 진다.
"밤마다 책을 읽는 아이는 자라서 밤마다 글을 쓰는 어른이 될 가능성이 크다.(116쪽)"는 구절에도 공감이 되었다. 지금 내가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일이 십년의 나를 결정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지금 하는 일들 이를테면 직업, 독서, 피아노, 음악듣기, 영화보기, 배드민턴 치기 등이 훗날의 나를 결정하게 되는 것일까? 앤 패디먼의 수상록을 보며 훗날의 나를 그려본다. 내가 만약 수상록을 쓴다면 어떤 친숙한 것들에 대한 단상을 적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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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서재 결혼시키기」와 「리아의 나라」에 이어 세 번째 「세렌디피티 수집광」을 읽었다. 구입 순서는 「세렌디피티 수집광」이 먼저 이지만 「서재 결혼시키기」에 비해 읽기 지루하다느니 실망이라느니 하는 등의 평을 보게 되어 선입견이 생겨버려 최근에야 읽게 되었다.. 나는 작가 자신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줄 아는 수필이 훨씬 더 좋다. p.11 머리말에서. ‘세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줄 아는 수필이 훨씬 더 좋다는’ 작가의 말 대로 「세렌티피티 수집광」은 서재 결혼시키기에서 보여주었던 신변잡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그녀의 생각들을 채워 넣었다. 신변잡기를 거르고 나니, 그녀의 지성과 호기심만 남았다.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박학다식에 놀랐고 참 다양한 주제를 섭렵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비채집, 찰스 램, 아이스크림 등..) 이 책을 지루하다고 생각한 분들은 아마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하던 평범하고 친근했던 소녀가 어른이 되어서는 갑자기 백과사전 식 지식을 늘어놓으며 구구절절 이야기를 하는것에 거리감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책을 좋아하는 ‘앤 패디먼’ 그 자체를 좋아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세렌디피티 수집광」에서는 그녀의 일상이 최대한 걸러져 있으므로.. 이 책은 에세이 중에서도 수상록이라고 번역된 familiar essay 라고 한다. 수상록은 그때그때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을 적은 글인데 직역하자면 ‘익숙한 수필’ 혹은 ‘친숙한 수필’ 정도가 된다. 수필에는 술술 읽기 쉬운 경수필과 비교적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중수필이 있다. 그래서 조금 더 딱딱한 느낌이 나는데 이 책의 경우 개인적인 생각을 썼기 때문에 ‘경수필’이겠지만 내용면으로 보면 체계적이어서 ‘중수필’의 느낌도 드는 것 같다. 앤 패디먼은 이미 이 작품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안 았던것 같다. 이 글의 형식에 대해 여자들은 별 매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 한 것을 보면. 이 장르를 향한 나의 애착을 분석하고 싶은 심리학자가 있다면 클리프먼 패디먼이 쓴 또 다른 문장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여자들이 수상록을 잘 쓰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이 문장은 그 이유를 ‘이 글의 형식이 그들에게는 별 매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꼽는다. p.13 수상록과 비슷한 개념으로 쓰인 외국 작가의 수필에 에쿠니 가오리의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이 있다. 그녀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사물들에 대해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을 적었는데 앤 패디먼의 것보다는 훨씬 더 부드럽고 자유롭다. 고무줄, 리본, 추리소설, 해가 길어진다는 것 등을 소재로 좀 더 사적이고 여유롭게 글을 썼다. 나는 에쿠니 가오리처럼 작가에게 친근함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글도 좋고 앤 패디먼처럼 지적 호기심과 욕구를 충동질 하는 글도 좋다. 괜히 선입견을 갖고 늦게 읽은 것 같다는 후회를 했다. 읽는 내내 역시 ‘앤 패디먼’이라는 생각을 했으니... 다만 아쉬운 점은 굳이 원제 ‘At large and at small'을 무시하고 세렌디피티 수집광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우연히 무언가를 발견하는 상황이라는 개념적 어휘인 ‘세렌디피티’에는 뜻밖의 재미 혹은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뜻밖에 발견하는 재능, 행운 등의 의미가 포함된다. 굳이 표지에 세렌디피티가 ‘우연히 찾은 삶의 기쁨들’이라고 설명하지 않았어도 되었을 텐데 사족을 단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가 관심 있어 하는 소재들에 대한 생각이 각각의 역사와 혹은 일상과 잘 버무려져 있기 때문에 《자연채집》편이 꼭 대표성을 띈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앤 패디먼 특유의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의 책은 아니지만 그녀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추천 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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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결혼시키기>는 내가 여러번 다시 읽은 책 중의 하나로, 내가 힘들거나 지칠 때 꺼내 읽으면서 위로를 받고 웃음을 짓는 그런 책이다. 그런 앤 패디먼의 책인 이 작품도 아무런 고민없이 구입하게 되었다. 세렌디피티라..우연히 찾은 삶의 기쁨들이란 의미를 가졌다닌 더더욱 흥미가 생겼다. 그녀의 어릴적의 추억상자를 열면서 마지막에 조금은 가슴먹먹한 테러이야기까지.. 늘 그렇듯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그녀의 글들은 금새 글 속에 빠져들게 하고, 함께 나비채집을 하며 뛰어다니고,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게 만들기도 하고, 우리가 어렸을 때 그토록 열중했던 것들을 지금 다시 머리속 깊은 곳에서 다시 찾아내게끔 하고... 그녀 덕분에 나도 내 어린시절의 잊혔던 많은 것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마법같은 시간들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녀의 글에는 선함과 사랑이 늘 묻어나서, 그것이 직접적이지 않고, 은은하게 밀려오는 듯한 느낌이라 더욱더 좋다. 그녀의 또다른 작품이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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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 행복광 [세렌디피티 수집광], 이름만큼이나 도착도 특별했다.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행복한 상상' 출판사..... 에세이집을 내는 출판사이니만큼 달콤한 이름이다. 택배로 도착한 책은 책끈이 아래로 나져있고(보통, 위에서 갈피를 표시하도록 끼우게 되어 있다), ‘드림’이라는 도장을 발견하곤 읽으려고 펼치면 글씨가 거꾸로 제작된, 이른바 파본인셈! 하지만 이런 갖가지 희귀한 책을 가질 수 있는 운은 나만 갖게 된게 아닐까?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책 제목만큼이나 저자 앤 패디먼은 생활속의 갖가지 행복한 우연들을 얼마나 많이 모았냐 하면, 읽는 내내 나의 어릴 적 놀이부터 현재 나의 이사 온 모습과 어수선한 틈바구니에서 책을 읽는 내내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찾는 모습까지 두루 두루 다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었다. 일상의 행복을, 사건을, 이야기를 사랑하는 저자, 앤 패디먼. 조곤조곤 읽고 있노라면, 일상이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워 진달까? 아주 뽀얗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그런 분위기의 책이다. 책 목차를 대보면 자연채집, 아이스크림, 올빼미, 우편물, 이사, 커피 등등 일상적이지만 마치 캠코더로 홈비디오를 꾸준히 촬영하고 있는 듯한 시선은 잊을 수 없다. 그런 아기자기한 시선, 움직임, 생각들. 그 한 조각 조각들이 소중하고 재미있는 애정어린 시선이 가득 담겨있다. 어릴 적 엄마와 함께 했던 ‘같은 음절로 두 개가 연결된 단어(이를 테면 ‘곰곰’이나 ‘가가’처럼)를 누가 가장 많이 찾는가 하는 게임’ 같은 것 말이다. 생각해보니, 그건 취학하기 전 아이를 위한 한글을 떼기위한 엄마의 노력도 아닌 그저 아이와 엄마가 함께한 평범한 놀이였음을 기억하게 했다. 하지만 아주 재미있게 보냈던 시간들. 잊혀져서 생각도 안나 먼지가 가득히 쌓였던 내 두뇌속에서 두꺼운 먼지 손바닥으로 털어내듯 하나 둘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눈이 펑펑 내린 한겨울. 5남매가 두껍게 눈을 덧쌓아 이글루를 만들어서 그 굴에 들어가 놀던 기억들. 그렇게 만든 눈집은 생각보다 아주 많이 따뜻했던 기억. 까맣게 잊었던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 순간들이 아련히 기억에 떠오르게 하는 마력을 지닌 책이었다. 그리고 앤 패디먼의 이사에 관한 기록과 시간처럼 그런 시간을 보낸지 얼마 안되어서 인지,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이국이라 그런지 낯선감도 있고…. 지금은 언니네로 이사를 와서 두 조카들의 고음과 개구진 행동들로 인해 컴퓨터 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어도, 이녀석들의 괴롭힘이 마냥 괴롭지만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그 무엇. [세렌디피티 수집광] 앤 패디먼처럼 글을 쓰게 하는 그 무엇은 이런 아기자기한 행복들이 아닐까 싶다. 지금도 옆에 와서 콜라슬러시에 꽂은 빨대에 바람을 불어넣으며 잔뜩 내 얼굴에 물을 튀겨대며 말한다. “콜라방귀를 끼는 슬러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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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솔직하게 말해 난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줄도 몰랐다. 앤 패디먼 이라고 하는 작가를 몰랐고, 그녀의 작품도 접해보지 않았기에 평가할 수도 없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내가 뭐라고 평가 할 수는 없지만 그녀를 알게 되어 기쁘다. 세렌디피티 수집광. 말 자체만으로도 발음을 또박또박 하기 어려워 입에 익숙치 않은 단어다. 뜻은 우연히 찾은 삶의 기쁨들. 오히려 뜻을 알고 나니 조금 귀 기울여지는 단어다. 세렌디피티 수집광. 나는 책을 읽기에 앞서 책소개를 간단히 읽어보았다. 수상록이라고 분리되는 이 책을 쓰는데 무려 7년이라는 긴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한 작품을 쓰는데 쏟은 그녀의 열정이 느껴진다. 하버드를 졸업한 작가라 그런지 해박한 지식도 책속 군데군데 등장했다. 부족한 내 지식의 대지위에 그녀의 지식들은 단비가 되어 촉촉히, 아주 촉촉히 적셔놓았다. 열거된 단어들은 머릿속에서는 빛의 속도로 지나갔지만, 형체는 남아있는 것 같다. 약간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 일상을 다룬 그녀의 글들이 내겐 흥미로웠다.
사실 수상록이라는 장르도 이 책 때문에 알게 되었다. 수필이나 소설은 많이 접해봤지만, 수상록은 읽어볼 기회가 없었다. ‘호기심으로 가득 찬’ 이라는 말을 대신한다는 수상록. 쉽게 풀어 말하면 우리 주변의 사물들, 즉 친숙한 것들에 대한 단상을 적은 글이라고 한다. 정말 책속에서 그녀의 호기심어린 눈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의 똘망똘망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물에 초점이 맞춰지고, 나 또한 그녀의 눈을 통해 그 사물을 바라보게 되었다. 일상에서 친숙한 소재로 그런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에 그녀가 대단해 보인다. 자칫 스쳐 지나칠 작은 것에도 그녀의 신경은 곤충의 더듬이가 되어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잡아낸다. 그런 능력을 지녔으니 작가라고 할 수 있겠지~싶다.
책 때문에 과거의 추억도 떠올리는 좋은 계기도 되었다. 어렸을 때 방학숙제로 제출하려고 했던 나비채집. 지금은 나비채집을 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모으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잠시나마 그때의 추억으로 돌아가서 행복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에 대한 글도 있다. 특히 베스킨라빈스 민트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나인데, 작가도 나처럼 민트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찾는 재미도 있었다. 내가 모르던 지식도 책에서 충당시켰다.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영영 몰랐을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이 내겐 작은 즐거움으로 다가왔고,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선물이고, 기쁨이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이 약간은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약간은 친숙하기도 하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그녀의 경험을 통해 간접 경험 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은 결코 쉽지 만은 않다. 쉽게 읽혀지기 보단 오랜 시간, 아끼고, 아끼며 읽어 볼 책인것만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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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피디먼 「세렌디피티 수집광」 "격식을 갖춘 태도, 그리스어와 라틴어, 명쾌한 어조, 대화, 신사, 신사의 서가, 신사의 벌이 등 수상록은 이런 모든 수호성들과 함께 수평선 너머로 저물고 있다." 위의 문장은 세렌디피티 수집광의 작가 앤 패디먼의 아버지인 클리프턴 패디먼이 말한 수상록에 관한 것이다. 수필과 평론의 두 가지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수상록이 이 책의 장르이다. 가볍고 재밌는 수필에 조금은 지루한 평론이 합쳐진 수상록은 점점 사라지는 장르 중 하나라고 한다. 앤 패디먼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찰스 램'을 비롯하여 여러 작가에 관한 글, 자신이 어린 시절과 커가면서 겪었던 일들, 지금도 여전히 생겨나고 있는 일들, 그리고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 대해 단순한 수필이 아닌 수상록이란 장르를 통해 그려내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내가 지금 작가의 일기(신변수필)를 읽는 것인지 하나의 주제에 관한 평론 혹은 논문을 읽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일상적인 글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전문적인 것까지 나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계속 해서 읽다보면 여태껏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기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곤충채집은 그저 어릴 때 숙제나 장난으로 했던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나는 이 책의 첫번째 글인 자연채집이란 제목만 보고 작가가 어릴 때 자연채집했던 기억을 더듬어 썼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수록 '이게 뭐지' 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자연채집의 유래, 자연채집을 했던 유명인들, 자연채집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들. 첫번째 글을 읽고 나서 내 머리 속의 자연채집은 어릴 때 장난 삼아 했던 것에서 한 단계 발전된 것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모든 글에서 빠지지않고 등장하는 책에 관한 이야기, 작가들. 이 책 덕분에 몰랐던 책과 작가들까지 알게 되어 내 독서에 큰 도움이 되었다. 벌써 여러 권을 책을 봐두었다^_^ 머리말에 잠시 설명되어있는 수상록에 관한 것을 읽을 때는 감이 잡히지 않아 여러 번 읽어보기까지 했는데, 첫번째 글부터 이게 수상록이구나 하는 느낌을 들게 해주었다. 뒷면의 감상평에 있는 문장이다. "빌 브라이슨이나 알랭 드 보통의 유쾌하고 따뜻한 정서에 끌렸던 사람들은 그녀의 글을 읽고 난 뒤에도 비슷한 기쁨을 느낄 것 같다." "앤 패디먼의 수필은 잠들기 전 읽기 딱 좋은 책이다." 이 두 문장이 세렌디피티 수집광을 잘 표현해준다고 생각한다. 따뜻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무언가를 더 얻게 해주는 플러스 알파. 그것이 앤 패디먼의 글의 매력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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