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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력, 고수입, 신장 170cm의 베테랑 신문기자 스미레. 전통있고 부유한 집안에서 엄격하게 자랐으며 동경대를 나오고 하버드를 졸업한 재원. 누구나 동경하는 커리어 우먼의 전형으로 외모마저 완벽하다. '내 인생은 탄탄대로'라고 생각했건만 직장에서는 좌천당하고 약혼자에게도 차여 실의의 구렁텅이에 빠지는데, 어느 날 그녀는 구원과도 같은 한 애완동물을 주워 온다. 그 애완동물의 이름은 '모모' 다름아닌 사람이다. 개나 고양이가 아닌 사람을 펫(pet)으로 기르게 된 사연은 간단하다. 길에 쓰러져 있던 '모모'를 정의감 강한 스미레는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없었고 알고 보니 쓰러져 있던 이유가 배고파서였던 것. 모모는 자신을 먹여주고 재워주면 펫이 되어 주겠다고 하며 스미레의 일상에 파고 든다. 귀엽고, 그녀의 고민을 들어주며 참견하지 않고 다만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주인으로 따르며 좋아하는 '모모'. 실상 그는 천재로 소문난 무용수. 스미레는 모모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한다. 다만, 펫을 키우는 주인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고 모모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펫으로서의 본분을 다할 뿐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있다. 사회에서 완벽한 여성으로 보이는데에 익숙해져 있는 스미레는 막상 짝사랑하던 선배(왕킹카)가 같은 회사에 나타나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해 오고 두근거리는 연애를 시작하게 되지만 사랑이 깊어감에도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오직 모모앞에서만 순수한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 자꾸만 자신을 독점하려는 '하스미'선배와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생활의 동반자가 되어버린 사랑스런 펫, '모모'. 그녀는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는 모순속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곳은 '모모'곁이라는 사실을 점점 깨달아 간다.
사람은 누구나 함께 있을 때 가슴 설레게 하는 존재, 이성으로 다가오는 존재를 향해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언제나 함께 있으면 말없이도 통하는 존재, 공간을 소유하고 시간을 소유하는 것이 편안하고 기쁨이 되는 존재, 지치고 슬플 때 나의 영혼을 쉬게 하는 존재라면 서서히 스며들지만 진정한 사랑으로 자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동성이라면 정말 귀한 우정으로 남겠고 이성이라면 '진정한 사랑'의 전형이 될 터. 요즘 현대 사회에서 남자와 동등하게 어깨를 겨루며 경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많은 여성들. 그녀들이 겪고 있는 외로움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존재의 샘플을 이 만화는 보여준다. 이제 5권째. 그림체도 탄탄하고 내용 구성은 웃음속에 생각을 하게 만드는 수작이다. 어서 어서 후속권이 나왔으면! 뭐, 결과야 벌써 감잡았지만 말이다. [인상깊은구절] 스미레의 팔을 잡으며 모모가 하는 대사, "뭐든 좋다면, 해도 돼?" ......I can't follow you. |
| 남자가 더 키가 커야 하고, 능력있어야 하고 돈도 더 잘벌어야 하고, 하여간에 뭐든지 (여자보다) 잘나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적어도 성문법에서는. 그러나 관습법은 있지요. 특히나 사귀는 사이라던가, 부부라던가 하면 남자는 여자보다 잘나야 합니다. 사회의 시선도 그렇고 그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남자가 슈퍼맨일수는 없는 것이고 또한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이 슈퍼맨이어야만 한다고 강요합니다. 최소한 여자에 비해서는. 슈퍼맨이 되지 못한다면 그는 그저 병신이 될뿐이지요. 이것은 분명히 남자들에게 정말 큰 부담입니다. 그렇지만 말입니다, 남자들에게 큰 부담이지만은 여자들은 어떨것 같습니까? 남자들은 그 부담속에서 노력하다보면 자신의 능력이 계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에서는 그럴 노력은 안하고 그저 잘난 여자 흠집내기에 열중하는 못난놈들도 많지만요) 하지만, 남자보다 못해야 매력있고 조신한 여자라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되는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더 괴롭습니다. 원래 능력이 없다면 배시시 웃고 말면 될일이지만, 있는 능력을 누르는 것은 더욱더 신경쓰이고 열받는 일이됩니다. 그런면에서 이 작품은 생각의 전환제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아주 상큼한. 두사람의 관계는 남녀가 아니라 주인님과 펫이기에 허세부리기와 자기를 죽이기에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는것이지요. 남자도 힘들때 있고 위로받고 싶을때 있습니다. 그러면 울거나 어리광 부리면 됩니다. 왜냐, 펫이니까. 여자는 자신을 일부러 죽일필요 없습니다. 왜냐, 주인님이니까. 주인님이 능력있는건 당연한거 아닙니까. 울고 싶으면 그 앞에서 엉엉 울어도 됩니다. 왜냐, 그는 펫이니까. 사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실현 불가능한 일입니다. 없으리라는 법은 없지만, 실제로 있을거라고 생각하기는 더 어려운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허구성이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런 드문 소재를 생활속에서 볼수 있는 모습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림체도 그렇게 예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욱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거칠지만 개성있는 그림체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능력. 굉장히 기대되는 작가와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