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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뉘엿뉘엿 자기 집으로 돌아가려 어느새 등을 보이고 있다.
갈매기들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행복감으로 바다 위를 날개짓한다.
작은 배 끄트머리에는 베를린 필의 대표 오보이스트 마이어가 오보에를 입에 물고 있다.
베니스 해안가는 이내 숨을 멈춘다. 태양은 슬그머니 고개를 되돌려 마이어를 바라본다.
갈매기들은 날개짓을 멈추고 마이어 주위를 선회한다.
긴 호흡을 내쉬던 마이어가 드디어 겨울을 노래하기 시작한다. 피리부는 소년이 되어 시간을 멈추게 한 채 고즈녁한 저녁을 더욱 빛나게 한다.
오보에만큼 저녁을 노래할 수 있을까? 젖은 바다와 일몰 전의 태양은 오보에를 가장 선명하게 표현해준다.
오보에가 가장 활발했다는 바로크 시대의 베니스에서 마이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노래한다.
재킷과 가장 어울리는 음악들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가장 오보에답게 잔잔한 물결처럼 너울져 온다.
오보에는 해가 막 등을 돌린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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