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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붉은 인연의 실로 묶어버릴, 이지형 2집
"당신을 붉은 인연의 실로 묶어버릴, 이지형 2집 <Spectrum>" 내용보기
'나는 그에 대해 전혀 모른다.'라고 첫문장을 쓰고 앨범 리뷰를 쓰는 것은 부적합해 보인다. 그런데 나는 실제로 그랬다. Toy 앨범에 실린 '뜨거운 안녕'은 알았지만 그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했다. 그를 모르면서도 굳이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단순하다. 아마 나같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기때문이다. 이전엔 그를 몰랐더라도, 이제 알려고 마음 먹은 사람은 그와 그의
"당신을 붉은 인연의 실로 묶어버릴, 이지형 2집 <Spectrum>" 내용보기

'나는 그에 대해 전혀 모른다.'라고 첫문장을 쓰고 앨범 리뷰를 쓰는 것은 부적합해 보인다. 그런데 나는 실제로 그랬다. Toy 앨범에 실린 '뜨거운 안녕'은 알았지만 그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했다. 그를 모르면서도 굳이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단순하다. 아마 나같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기때문이다. 이전엔 그를 몰랐더라도, 이제 알려고 마음 먹은 사람은 그와 그의 음악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의 다양한 경력을 모르는 사람이 느끼는 이번 앨범의 감상을 쓰고 싶었다. 그의 전집을 다 듣지 않고 리뷰를 쓰는 게으름에 대한 변명이라고 생각해도 별 수 없긴 하다.
 


 나는 그저 올해 본격적으로 "라디오 매니아"를 자처하면서부터 종종 그의 이름을 들었을 뿐이다. '이지형'이라는 이름보다 '대천사'라는 별명이 더 낯익은 이유는 그때문이다. 그의 팬들은 그를 '대천사'라고 불렀다. 대천사(大天使, 라틴어: Archangelus)는 능력이 뛰어나거나 높은 지위에 있는 천사를 가리키는 말이라는데, 어쩌다가 이런 별명을 선물 받게 됐는지 궁금하다. 출중한 외모? 따뜻한 마음? 아마 두가지 다? (나는 라디오에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게스트나 DJ는 무조건 착하다고 믿는 호의어린 버릇이 있다.) 


남들과는 다른 다소 이상한 과정으로 그를 알게 되었고, 2집 발매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의 음악을 이번 기회에 한 번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불과 얼마 전이었다. 'I Need Your Love'의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일본에서 흔히 인연을 비유할 때 쓰는 '붉은 실'을 모티브로 한 뮤직비디오였다. 손에 묶인 붉은 실이 팽팽해지면서 그 실에 의해 이지형의 가까이로 끌려가는 여주인공처럼 나도 어느새 그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실을 천천히 감아가는 그의 반복적인 손짓에 의해 한발짝 또 한발짝. 한가닥 붉은 실처럼 약한 힘으로 슬그머니 듣는 이를 자기 곁으로 데려가던 그 노래는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강한 사운드와 폭발하는 보컬로 나를 그 자리에 주저앉혔다. '아, 이제 못 빠져나가겠구나.' 누군가에게 반하는 건 한순간이다. 그건 물론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인 나한테만 해당하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2집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일단 '알차다'라는 것이었다. 팔릴만한 타이틀곡과 그저 그런 곡을 대충 섞어서 내놓은 앨범이 절대 아니다. 타이틀곡 'I Need Your Love'가 가진 흡입력에 상응하는 곡들이 얼마든지 있다. 일례로 '산책'이 그렇다. 이지형의 인터뷰에 따르면 1집의 건강하고 밝은 분위기를 잇고 있다는 이 곡은 얼마전 개봉한 일본 영화 <나오코>의 OST로 채택되었다. 수많은 후보곡 속에서 청춘 영화의 OST로 채택되었다는 것은 이 곡이 그만큼 대중에게 어필할 만한 매력을 갖췄다는 뜻일 것이다. 천재 마라토너와 매니저의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그 영화를 염두에 두고 만든 양, '산책'과 <나오코>는 서로의 완벽한 배경이 되어주고 있다. 뮤직비디오에 나온 영상만 보아도, 눈부시게 맑고 아름답다.


 

 

Beatles Cream Soup이란 곡은 참 귀엽다. 비틀즈를  절로 생각나게 하는 로큰롤 연주에 입힌 가사가 사랑스럽다.  '그녀는 비틀즈가 크림 수프와 하늘을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어. 난 알아. 너는 널 깨울 무엇을, 널 따뜻하게 할 무엇을 기다리지만 그걸 찾긴 쉽지 않아 '라고 시작하는 영어 가사는 '그건 아무도 못해. 하지만 난 할 수 있어'라며 끝을 맺는다. 이렇게 사랑을 고백하는 이가 있다면 요즘 흔히들 하는 말로 '10점 만점에 10점'이 아닐까. 이렇게 달콤한 곡이 있는가하면 싸늘한 겨울 거리로 듣는 이를 내모는 'Floating World'나 '내 맘이 아픈 건', '겨울, 밤' 같은 곡도 있다. 그는 금새 싸늘하고 공허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때 우리는 작고 보드라운 꽃잎이었네'는 일본 애니메이션 '초속 5cm'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인의 간곡하기까지 한 추천으로 이 애니메이션을 봤었다. 짧은 러닝타임의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영상이 너무 아름다워서 인상적이었다. 아카리와 타카키 두사람의 풋풋한 사랑이 잔잔하게 표현되어있는 보기드문 수작이었다. 이지형은 이 영화를 음악으로 재현해내고 있다. '한때 우리는 작고 보드라운 꽃잎이었네'는 2분 56초로 압축된 한편의 애니매이션이다. 파도소리, 바람 소리, 그리고 담담한 기타 선율과 심장의 두근거림이 계속되다가 받지않아 계속 울리는 전화벨소리가 곡을 끝맺고 있다. 첫사랑같은 연주곡이다. 들을수록 애잔하다. 이지형의 섬세한 감성이 빛을 발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곡을 언급하진 못했지만, 2집에 실린 대부분의 수록곡이 좋다. 시간을 내서라도, 한 번 들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앨범이다. 주관이 뚜렷한 이의 음반을 듣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대중이 원하는 것을 짚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한발자국쯤 앞서 가거나, 한발자국쯤 엇나가며 대중의 예상을 깨는 이가 있어 음악을 듣는 것이 재미있다. 그는 토이 6집 <Thank you>를 통해 얻은 유명세에 몸을 맡기지 않고, 자신이 해오던 음악을 묵묵히 작업하여 내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새 앨범이 Toy와 비슷한 분위기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을 때, 그는 남몰래 얼마나 짜릿했을까.

 

 

 

YES마니아 : 플래티넘 m*******m 2008.09.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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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 한때 우리는 작고 보드라운 꽃잎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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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중국에 다녀왔다 짧은 일정이었는데 돌아오던 날 한국의 기상상태가 안좋아서 비행기가 연착될거라고 했다 좀 더 좋은 항공사로 탔다면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텐데 나는 저가항공사를 이용해서... 기다려야 했다 4시간정도... 공항에서 기다렸던 것 같다 새벽같이 공항으로 오느라 많이 피곤한 상태였는데 아무것도 없이(돈도 다 써버린 후였다) 막연히 기다리려니까
"이지형 - 한때 우리는 작고 보드라운 꽃잎이었네" 내용보기

올 여름 중국에 다녀왔다

짧은 일정이었는데

돌아오던 날

한국의 기상상태가 안좋아서

비행기가 연착될거라고 했다

좀 더 좋은 항공사로 탔다면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텐데

나는 저가항공사를 이용해서... 기다려야 했다

4시간정도... 공항에서 기다렸던 것 같다

새벽같이 공항으로 오느라 많이 피곤한 상태였는데

아무것도 없이(돈도 다 써버린 후였다)

막연히 기다리려니까 너무 힘들었고

아마 챙겨간 MP3 안의 곡들을 그때 다 들었을거다 ㅋㅋ

그 중에 이 곡이 있었다

 

서울의 날씨는 그렇게 안좋다는데

중국의 날씨는 그렇게 맑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도 가고 없는

빈 의자에 누워서

이 곡을 듣고 있는데

묘했다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뭔가 묘했다

이지형의 이 앨범 자체가 '우주' 를 주제로 펼쳐놓는 이야기라 그랬는지

처음 듣는 곡도 아닌데

묘했다

새롭게 들리더라

 

그 텅빈 공간에서 들리던 기타소리

그런 평온함과 조용함을 이제는 다시 그리워하고 있지만.

그 순간에는 그냥 듣던 노래 중 하나였다

 

왜 이렇게 별 것 아닌 것들이

언제나 머리속에 오래 남는 것일까

정작 그 순간에는 특별하다고 느끼지도 못하면서.

i********1 2013.11.12.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