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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갔다가 시간이 남길래 문학코너를 휘휘돌며 (원래 서서 읽는걸 싫어하고 편한 자세에서 느긋히 즐기는 독서를 좋아함) 뭔가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못하던 때 이 책을 발견했다. 약 30분 정도 시간이 있길래 자리잡고 앉아 첫 장을 시작했는데 왠만해서 오프라인 서점에서 제 값 주고,,그것도 소설은 잘 사지않던 내가 결국 이 책은 주저없이 사고 말았다. 엄청난 일본소설 가운데..(실로 심하다 싶을만큼 엄청난..) 가네시로 가즈키, 오가와라 히로시, 무라카미 하루키, 바나나, 에쿠니, 오쿠다 히데오, 릴리프랭키 등 인기작가 콜렉션은 한 권도 빼 놓지않고 섭렵하는 중인데 (물론 걔중엔 실망스런 졸작도 분명있고 뭉글거리는 감수성을 어김없이 건드려대는 멋진 작가의 작품을 만나기도 해 매 순간 새 작품을 손에 드는것이 설랜다) 특히 이번 가네시로의 신작은 <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와 <하드보일드 에그> 이후 발견한 가장 참신하고 풋풋한 일본 특유의 소설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하루키도, 에쿠니도, 바나나도.. 다 예전만한지 못해 작가가 변한건가.. 내 감수성이 무뎌졌나..다소 우울했는데.. 이번 가네시로의 <영화처럼>을 읽는 동안은.. 동시에 언젠지 모를 그 시절이 마냥 그리워져서.. 좋았던 것 같다. 특히, 첫 단편인 태양은 가득히를 읽는 내내.. 따뜻하지만 유머를 잃지않는 그의 글 솜씨.. 그리고 뭔가 가득 쟁여진 상태에서 툭..하고 갑작스레 터져나온 듯한 옛 시절 하루키같은 충만함이.. 몇년만에 이런곳까지 나를 나오게 했는지 모른다..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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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시로 가즈키의 "Fly Daddy, Fly" 와 "Go"를 먼저 읽었다. 불우한 환경을 지닌 사랑보다 진한 두 친구의 ‘우정’ 이야기가 있는 "태양은 가득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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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가득히
나는 갑자기 나타난 영화라는 아이 때문에 소년시절로 돌아간다. 재일 교포가 다니는 학교에서 용일이라는 친구를 만나고, 나와는 정 반대의 삶을 살고있는 그를 동경하게된다. 하교하는 길에 통학버스에서 처음 대화를 하게된 우리는 서로 영화를 좋아하는 것을 알게되고, 4학년부터는 자전거로 통학하면서 간밤에 봤던 영화에 이러쿵저러쿵 평가하며 시간을 보낸다. 잠시 서로에게 아버지의 부재를 알게되어 멀어지지만 우린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짧게나마 서로의 가정사에 대해 털어 놓게 되면서 우정의 맛을 보게된다.
주로 액션 활극을 즐거던 소년들은 그들에게 있어 마지막이된 태양을 가득히라는 영화를 보며 그 영화의 엔딩을 새롭게 꾸민다. 그렇게 영화는 그들에게 꿈이되고 삶을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해 주는 키같은 역할을 하게된다.
정무문
세상과 소통을 하지 않던 여인은 갑자기 걸려 온 전화로 인해 남편이 돌려주지 않은 비디오 테입을 반납하기 위해 반년만에 집을 나서게 된다. 그 남편은 집에서 자살을 했고, 그가 자살한 침실의 문은 굳게 닫혀있다. 그 일로 인해 모든것에서 흥미를 잃어버린 그녀는 비디오를 반납한 곳에서 서비스라며 공짜 비디오를 보게되고, 오랜만에 웃음을 되 찾는다.
남편의 죽음이 자신의 탓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통을 거부하던 그녀는 비디오라는 계기를 통해 한 청년을 만나게 되고, 그 동안 잃어버렸던 웃음과 용기를 되찾게 된다. 그 일을 하게 된 것은 그가 그녀에게 에너지를 불어 준다는 정무문이라는 영화를 통해서다. 난 이연걸의 정무문을 봤던 사람이다. 그때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이소령은 일캐워 줄 수 있을 까?
프랭키와 자니
이시오카는 학교에 잘 오지 않는 아이였다. 의례 그 나이 때 아이들이 그렇듯 자신들과 다른 부류의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듯 그녀 또한 그랬다. 그랬던 그녀가 아카기에게 말을건다. 그 일로인해 이시가시는 아카기를 자신의 동네에 초대하고, 큰 비밀을 얘기한다. 그 말을 들은 아카기는 준비를 하기위해 자신의 돈을 들고 그녀와의 약속 장소로 향한다.
내제되어있는 분노와 흥분으로 범죄를 저지른 소년과 소녀는 서로에 대해 알게된다. 자신의 일에 그를 끌어 들였다는 죄책감으로 따져 묻는 그녀에게 오히려 그는 자신의 가정사를 이야기하며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 왔다고 말한다.
페일 라이더
유라는 소년은 미키시마라는 소년과 대치상황이었다. 몸집으로 보나 수로 보나 유에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때 검은 라이더가 유를 구해주었고, 유는 튬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를 떠올렸지만 파머 머리의 아줌마라 실망했다. 그것도 잠시 그녀의 카리스마에 완전히 반하고 말았다. 잠시 오토바이를 지켜준 대가로 소원을 말하라는 아줌마의 말에 오토바이 타기라고 말했다.
상반된 이야기의 질곡이라 할 정도로 우정과 액션이 비빔밥 된 에피소드 중 하나!
사라의 샘
할아버지 마저 떠나버린 도리고에 집안의 할머니의 괜찮아 오라가 살아지자 집안은 전혀~ 괜찮지 않게 되었다. 어른들의 사이가 벌어지는 것보다 할머니의 기운이 떨어지는 것이 싫었던 손주 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첫 데이트를 할 때 보았던 영화를 보여주기로 마음 먹고 그 준비를 하게된다. 그 역할을 담당하게 된 나는 큰 누나의 도움으로 하마이시 교수님을 찾아 뵙는다. 그곳에서 쓰카사를 만나게 되고 첫 눈에 반해 버린다.
따스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연락 없었던 사촌이 생각났다. 아~ 역시 글은 위대하다.
책 전반에 흐르는 구민회관의 로마의 휴일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해결된다. 가족애가 만들어내는 따스하고 유쾌한 가족 시트콤 같은 이 에피소드를 통해 알게 모르게 한 자리에 모이게 되는 책의 주인공들의 면면을 살펴보다 보면 앞의 에피소드들이 하나하나 되살아 난다. 작가의 역량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책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통해 실망했던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를 다시 보게되었다. 마구마구 행복해 지는 이 책들은 정말 영화처럼 살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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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사람이라면, 쌀뜨물에 바지락을 넣어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에 홍고추와 풋고추로 장식한 호박전, 숯불에 한 번만 뒤집어 살짝 익힌 A++짜리 한우 안창살, 들기름으로 슴슴하게 살짝 간을 한 참나물, 아삭아삭한 겉절이 김치와 윤기가 좔좔 흐르는 찰현미밥을 한 상 차려서 대접하고 싶다(순전히 다 내 취향이니까, 그분이 원한다면 김말이 튀김에 떡볶이도 상관없다. 그러나 캐비어나 푸아 그라라면 곤란한데.). 수년 전에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들을 읽고 열광하다가 까먹고 잘 살았다. 문득 흥미진진하고 유쾌한 소설이 읽고 싶어서 집어 들었는데,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읽으면서 재미난 내용들의 페이지 위쪽을 세모나게 접다가 너무 늘어나서 포기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예쁜 여자를 본다면 이런 느낌일까? 하하핫.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길가다가 스타일도 좋고 느낌도 괜찮은 여자를 발견하고 슬쩍 얼굴부터 아래까지 훑는데 백만 불짜리 다리를 발견한. 그런 느낌? 왜냐하면 얼핏 단편 소설들로 이루어진 듯한 이 책의 백미는 맨 끝에 찬란하게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복된 사건과 소재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 꾸민 단편 소설들이 마지막에 촤라락 만나면서 쨘하고 멋지게 끝난다. 특히 마지막 소설 ‘사랑의 샘’의 화자로 등장한 주인공 남자애가 너무 맘에 든다. 건강하고 튼튼한 정신과 육체를 가진 미래가 촉망되는 청년이다. 내게는 수없이 읽었지만 웃고 싶을 때 들쳐보는 책이 두 권 있는데, 이 책이 추가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백미는 직접 보시고 초·중반에 간간히 공감하거나 ‘피식’하고 웃었던 부분… 68 “나, 학교에서 잘리고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너랑 다닐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봤어. 소설도 많이 읽었고. 처음에는 나도 왜 그러는지 잘 몰랐는데, 아무튼 전보다 훨씬 더 절실하게 영화와 소설이 필요했어. 그러다 내 인생이 개똥 같아서 영화나 소설의 세계로 도피하는 거라는 걸 알았지만.” 용일이 짧아진 담배를 분수 안에 휙 던지자 쉭, 하고 불 꺼지는 소리가 조그맣게 울렸다. “그런데 내가 읽고 본 소설이나 영화도 내 인생만큼이나 거지발싸개 같더군. 아니 적어도, 나를 구원해주지는 못했지. 뭐, 내 발로 개똥 같은 인생에 발을 들여놓고 누군가가 구원해 주기를 바라는 것도 염치없는 일이지만, 아무튼 나는 대가를 지불했으니까 조금은 그 보상을 기대한다고 해도 벌 받을 일은 아니겠지.” 256 유가 울음을 그치자 아줌마는 팔에 힘을 빼면서 다시 쭈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아이들은 괜한 걱정 하지 않아도 돼. 아이들은 말이지, 먹고 싶은 거, 커서 되고 싶은 거, 그리고 좋아하는 여자애 생각만 해도 괜찮아. 알겠지 ” 유는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줌마는 눈부신 무엇이라도 보듯 눈을 찌푸리고 손가락으로 유의 볼과 눈썹에 남아 있는 눈물을 닦아내고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유의 코에 댔다. “자, 흥, 해 봐.” 유는 코에 힘을 주고 주저 없이 흥, 하고 콧물을 손수건에 날렸다. “오늘, 같이 있어줘서 고마웠어.” 209 “이 집이 없어지는 것도 곤란하고.” 우리는 모두 “맞아, 맞아.”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우리는 무슨 짜증스러운 일이 있거나 부모와 말다툼을 해서 집에 있고 싶지 않을 때면 늘 할머니 집으로 피난을 가곤 했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셨던 시절에는, 우리가 피난 가 있을 때면 할머니의 집은 부모들에게 출입 금지 구역이 되었다. 그것은 묵시적인 약속이었다. 말하자면 할머니의 집은 우리에게 성역 같은 곳이었고, 거기에 있는 한 우리는 아무 두려움 없이 날개를 접고 마음껏 쉴 수 있었다. 다만 우리에게 잘못이 있어 부모와 다투고 피난 간 경우에는 부모 대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말이다. 301 계단을 걸어 하마이시 교수의 연구실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갔다. 학기말 시험이 머지않은 탓인지 학생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고, 건물 안은 마냥 고요했다. 게다가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바깥 날씨에 화답하듯 실내가 어두컴컴한데도 불은 켜져 있지 않았다. 교수 회관에 죽은 여학생과 교수의 귀신이 어슬렁거린다는 소문도 있다. 나는 걷자, 걷자, 나는 괜찮아, 하는 도토로의 노래를 낮은 소리로 흥얼거리면서 용기를 내어 계단을 올라갔는데, 생각해보니 도토로 자신이 귀신이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쉽게도 도토로와 마주치는 일 없이 3층까지 올라가, 하마이시 교수의 연구실인 302호실을 향해 걸었다. 304 그리고 1분쯤 우리는 아무 말도 나누지 않은 채 홀짝홀짝 커피를 마셨다. 그동안 쓰카사 씨의 시선은 내내 내게 고정되어 있었다. 나는 그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어째 좀 미안하네.” 쓰카사 씨가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사실은 나, 처음 보는 사람을 이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타입이 아닌데 도리고에 군이 어렸을 때 키웠던 알래스칸 맬러뮤트를 너무 닮아서.” “뭔데요, 그게?” “강아지.” “······.” “정말 귀여웠어. 머리가 좀 나빠서 똥오줌을 전혀 가리지 못했지만.” “······.” 나를 보는 쓰카사 씨의 눈길이 그야말로 사랑스러운 애완견을 보는 눈길이었다. 나는 너무 서글퍼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비교문화과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는데요?” 덧. 우리의 인생도 이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각자의 단편소설들이 윗 분의 관점에서 보면 하나의 장편소설로 쫙 이어지면서 아주 멋진 교향곡을 이루지 않을까, 라는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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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끝마침이다.. 마지막장을 닫으면서 조용히 미소 짓게 하는 책이다..
<머릿속에 있는 조그만 내가> 아주 만족스러움을 전하고 있다.. ^^
국내에서도 '고'나 '플라이 대디 플라이'로 많이 알려졌다고 하는데.. 이 책의 저자인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은 처음이다..
참 특이한 이력의 작가이다.. 조총련계 재일 교포 출신으로 늘 차별과 정체성의 위기에 시달려야 했음에도 그는 차별을 극복하고 '나오키 문학상'을 수상하는 이력을 추가해냈다.. 그의 작품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을만큼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이 책의 첫번째 이야기 '태양은 가득히'는 특히, 작가의 이력과 비슷한 주인공의 설정에 자전 소설이 아닌가 싶어지기도 했다.. 책속 그의 천진난만한 유머러스함과 따뜻해지는 문체에 특히 반했음을 고려해본다면, 다소 어두웠을거라 짐작이 되는 그의 성장 이력이 더욱 놀랍기만 하다..
책 속에서 등장 인물들끼리 툭툭 던지는 초딩식 천진난만표 유머들은 나랑도 아주 코드가 잘 맞아 책 보는 동안 유쾌했다.. 또한 다섯 가지 이야기가 담아내는 다른 색의 가슴 찡함은 감수성을 뭉클 자극하는 것이었으니, 초가을의 선선함이 그리운 오늘 같은 날 감히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겠다.. ^^
날 새도록 영화 이야기로 우정을 키워 나가는.. 이야기 하나.. <태양은 가득히..>
상처를 딛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그리고 현실에 되돌아 올 용기를 갖게 하는.. 이야기 둘.. <정무문>
탈출을 꿈 꾸는 고등학생의 풋사랑같이 순수한.. 이야기 셋.. <프랭키와 자니>
주위를 개의치 않고 소리 내어 울게 하는 치유의 힘.. 이야기 넷.. <페일 라이더>
한가족의 웃음과 감동의 이야기 다섯.. <사랑의 샘>
책은 꽤 탄탄한 구성으로 되어있다..
모두 다섯 편의 다른 주제를 가진, 그러나 모두 영화를 매개로 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 다섯편의 이야기들이 제각각 옴니버스 형식이기는 하지만 어떤 끈으로 연결되어지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다.. 그런데다 마지막 이야기 속 '로마의 휴일'을 중심으로 각각의 주인공을 모두 연결시켜주는 정리 역할을 하며 끝마치고 있기 때문에 개운한 맛도 있다.. 책 속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돈 많은 마나님과 하인의 불륜을 다룬 시시껄렁한 프랑스 영화가 있고, 그 동네 강아지 '블루 테리어'종이 산책하는 코스 어디쯤을 각 편의 등장 인물들도 거닐다 강아지와 마주치기도 하고, 두번째 이야기 '정무문'의 여자 주인공이 실제 겪은 일이 보도되는 뉴스를 다른 편의 주인공이 지나가는 이야기처럼 듣게 되기도 하고, 또한 '정무문'의 남자 주인공이 일하던 힐츠 비디오 대여점을 다른 편의 주인공들이 이용한다.. 즉, 한편의 주인공이 다른 편에서는 배경을 채우는 역할을 하는 것..
꽤 괜찮은 책으로 풍요로운 시간이었다.. 그런데 아쉬웠던 것은 책 속에는 '가장 좋아하는, 기억에 남는 영화가 머냐?'고 묻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나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졌을 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는 점이다.. 많은 영화를 접했다고 생각했는데.. 나 스스로는 감수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건성일 뿐이었나..싶은..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도 막 물어보고 싶어졌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무엇이냐?!"고.. 책에 등장하는 영화들을 좀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가네시로 가즈키.. 이 사람 이름도 기억의 목록에 저장해 둔다..
덧붙이는 말>
책 속에서 몇번 등장하는 재빠르게.. 마하의 속도로.. 광속으로..등 무언가를 해치우는 식의 표현이 참 맘에 들었다..
그 중에서 '마하의 속도로' 라는 표현은 아주 삘! 받아서 앞으로도 자주 써먹게 될 것 같다는.. 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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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마음을 흔들었던 영화 한 편..
잊지 못할 책 한 권을 고르는 일에는 주춤하지만, 감동적인 영화 한 편을 말해보는 일은 전자보다 쉽게 느껴진다. 책 읽는 풍조가 영화관람보다 뜨겁지 않은 현실의 탓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는 일은 책을 한 권 읽어내는 일보다 더 쉽게 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고, 잊혔던 감정을 떠올리고, 삶의 희망을 얻기도 하고,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주었던 5편의 이야기로 가네시로 가즈키는 돌아왔다. 2년 반 만의 기다림, 한 편의 대작 영화를 기다리는 시간만큼, 짧지 않은 시간동안 그의 작품을 보지 못해 마음이 허전할 때도 있었지만, 기대했던 대작 영화가 기대 이상으로 좋은 작품이었을 때 느끼는 희열만큼, 주옥같은 명작들과 함께, 잊고 지냈던 풍경, 마음들을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본다.
# 감동을 통해 생을 변화시켰던 이야기가 퍼즐처럼 잘 맞춰어진 소설.
출간된 소설을 영화화 하는 과정에서 오래전 초등학교 친구를 만난 나는 그녀를 통해 어렸을 적 함께 영화를 보았던 용일의 존재를 떠올린다.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는 30분동안 보았던 영화이야기를 했던 그와의 추억, 재일조선인이었던 둘은 소설가가 되고 싶은 나의 결심으로 재일고등학교를 가면서 서로 만날기회가 멀어지지만, 나는 용일이 이야기 해준 시나리오와 함께 보았던 영화를 통해 소설을 쓰게 되고, 용일은 함께 보자고 제안했던 구민회관에서 상영했던 <로마의 휴일>을 통해 사채업자의 빚쟁이 노릇을 하는 삶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태양은 가득히>편에서 나온 두 편의 영화를 통해 소설가 지망생인 나는 샐러리맨의 삶에서 소설가로 전업하게 되고, 어두운 일을 하던 용일은 목장에서의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재일조선인으로 민족학교에서 살아가면서 느껴야 하는 고통과 외로움 등의 사회적인 모습까지 소설을 통해 볼 수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정무문>에서는 제약 회사의 약품의 부작용 사건으로 자살을 결심한 남편을 목격한 부인이 영화가게에서 만난 비디오 직원과의 인연을 통해, 제약회사와 싸울 용기와 자신의 눈에 아른거리는 자살한 남편의 모습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과정이 등장한다. 연체된 비디오를 반납하면서 만나게 된 비디오 직원 나루미군이 매번 권하는 영화를 통해 삶의 의욕을 찾아가는 과정과 좋은 영화를 만들고자 3년의 공을 들인 나루미군의 서툰 영화를 통해 꿈을 향해 도전해가는 나루미 군의 모습과 영화를 통해 삶의 희망과 용기를 얻는 부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 번째 이야기 <프랭크와 자니>에서는 학교 공사의 석면피해로 협상하는 아버지로 인해 학교에서 왕따를 경험하게 되는 이시오카와 살인자가 된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기분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용기가 없었던 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는 질문으로 친해지게 된 두 사람은, 두 번째 이야기의 약품의 부작용을 방치하고 뇌물로 관리를 매수했다는 혐의의 피의자 보석을 준비하는 아버지와 보석금을 강탈해서 도망치려는 둘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네 번째 이야기에서는 부모님이 이혼 위기인 초등학교 3학년생인 유가 검은색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나미 아줌마와 만나 힘겨움과 괴로움을 울음으로 이겨내는 이야기와 10년 전 신약 실험에서 탈주한 동남아시아 모자를 쫓는 야쿠자의 모습을 만난 그녀가 남편과 자식을 잃고, 복수를 하는 과정이 맞물려서 전개된다. 유가 나미 아줌마와 함께 구민회관에서 <로마의 휴일>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다섯 번째 이야기에서는 할아버지의 사별 1주변 이후 실의에 빠진 할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할머니가 함께 처음 보았던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구민회관에서 <로마의 휴일>을 준비하는 과정이 등장한다. 한 편의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과 할머니의 미소를 보이기 위해 손자, 손녀들이 뭉치는 이야기, 로마의 휴일 필름을 얻기 위해 노력하던 중, 연구실 조교와 빠지는 로맨스까지, 가장 분량도 길고, 영화제작 홍보에 관한 부분까지 언급되어 있다.
각 단편마다 짜임새를 가지고 한 편의 완결된 이야기를 지니고 있으면서, 5편마다 조금씩 겹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모두 8월 31일 열린 <로마의 휴일>과 관련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연작소설은 아니지만, 조금씩 연계를 짓는 모습에서 가네시로 가즈키 특유의 연관성을 느낄 수 있었다. 선과 악이 분명하고, 그 악을 타파하는 과정에서 잔혹한 부분이 빠지지 않는 작풍 역시 여전했다. 전작 <연애소설>에서 느꼈던 순수한 사랑의 모습을 <프랭크와 자니>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고, <태양은 가득히>에서 용일과 내가 치고박고 싸우면서 친해지는 모습이나,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을 담임 선생님으로 알게 된 이후 가까워 질 기회를 잃은 부분에서는 <GO>에서의 우정의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무거운 이야기를 힘들지 않게 읽어낼 수 있는 건 가네시로 가즈키 특유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무거운 현실의 벽과 절망, 그리고 재미까지 여러가지 감정의 선을 읽어내면서 마음 속의 잊고 지냈던 감정을 떠올 릴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시간이었다.
# 한 사람이 집필 가능한 책 VS 많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영화
출판사라 직원과 인쇄소 등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책은 한 명의 작가의 손에 의해 글이 쓰여진다. 하지만 영화는 시나리오 작가부터 조명 감독, 미술, 흠향 등등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영화가 만들어지고 편집과 홍보 등을 통해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된다. 한 편의 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만큼, 한 편의 영화의 제작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삶이 변화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킨 영화의 목록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가장 크게 작품을 구성하는데 힘이 되었던 6편의 영화 중에서 내가 읽은 영화는 3편 밖에 되지 않았다. 들어봤지만, 보지 못한 영화들.. 많은 베스트셀러와 소개를 통해 제목과 요약된 내용에는 익숙하지만, 실제 읽어보지 않으면 그 작품을 이해할 수 없다. 살아가면서 읽어봐야 할 영화의 추천목록을 받은 느낌이라고 할까. 책도 읽고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일석 이조이다. 오드리 햅번의 주연과 흑백영화인 것만 알고 있는 <로마의 휴일>을 찾아 관람하는 일부터 다시 시작해봐야 겠다. 줄거리 연기만 보는 것이 아닌, 영화를 찍기위해 보여지는 스텝들의 모습과 그 영화를 통해 변화된 삶의 모습까지 볼 수 있는 여유를 찾는 건 살아가면서 조금씩 해야 완성해야 할 몫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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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말이란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것을 진부하게 만들어 버린다. [P.341]
가네시로 가즈키의 영화처럼은 말대신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얘기하려한다는 점이 굉장히 독특한 것 같다. 첫 직장생활을 했던 그 곳은 극장 옆 회사라 항상 영화가 막 내릴때쯤 공짜표가 많이 돌아었는데 회사 동료이자 고등학교 학교 선배님들이었던 언니들과 단체로봤던 신은경 주연의 영화 '창' 부모님과 함께 가족이 단체로 봤던 영화 '그때 그 사람들' 등을 비롯해 수많은 순간들을 함께 했던 영화. 사진만 그 때 그 순간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 소설, 영화, 음악 그 어느것 하나 놓칠수 없는 운명적인 만남, 오늘은 '영화처럼'이라는 책을 통해 영화와의 만남으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을 수 있어 좋았다.
"극장의 어둠속에서 우린 재일 조선인도, 재일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다른 인간이 될 수 있지. 그러니까, 음, 이런거야. 불이꺼지면 이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또 어떤 등장인물을 만날 수 있을까, 그런 기대감이 우리의 머리와 몸 속에서 저점 부풀잖아. 그러다 불이 완전히 꺼지면 '팡!'하고 터져버리지. 그때 우리란 인간도 함께 터져서 없어지고, 어둠 그 자체가 되는 거야. 그 다음은 스크린에 비치는 빛에 동화되면 그만이지. 그럼 우린 스크린 속에서 움직이는 등장인물이 될 수 있어. 개똥 같은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거지. 그래서 극장의 어둠 속에 있을 때는 신나고 가슴 설레는 것 아닐까 ? 어때, 네 생각은 ? [P.31]
GO, 레볼루션 NO.3, 연애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 등등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들이 인기있는 이유는 어떤 것이든 빙빙 돌려 얘기하지 않고 씩씩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때문이 아닐까. 명쾌한 결말, 희망적인 이야기 그 어느것 하나 맘에 들지 않는것이 없다. 2년반의 기다림 끝에 선보이게 된 이 책 영화처럼 역시 그러하다. 태양은 가득히, 정무문, 프랭키와 자니, 페일 라이더, 사랑의 샘이란 다섯개의 이야기가 보이지 않은 인연의 실끈으로 연결지어진 것처럼 연작 스타일로 펼쳐지는데 갠적으로 태양은 가득히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이야기라 좀 그랬지만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으로 패닉상태에 빠졌던 주부가 비디오 대여점 '힐츠'에서 신랑이 빌린 비디오 반납날짜가 많이 지났다는 연락을 받고 반납하러 가면서 직원이 추천해준 코미디물 '에어플레인' 을 보고 신나게 웃고, 그것들을 반복하면서 점점 현실을 직시하고 이소룡의 '정무문'을 보며 정의를 위해 싸우겠다고 결심하는 '정무문'이나 할아버지의 1주기를 맞아 도리고 집안 사람들이 모두 집합했는데 할머니에게 사라진 '괜찮아 오라'를 안타깝게 느끼고 어떻게 하면 할머니가 기운을 되찾을 수 있을가 궁리하다 할머니가 할아버지 빈소에서 첫데이트때 봤던 영화얘기를 기억하고 로마의 휴일 상영회를 갖기로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가족의 참된 의미를 돌아보게 만들어 참 좋았던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자네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어떻게 하나?"
" 그 사람에게 제 마음을 전하려 하겠죠."
"전하기만 하나?"
"자네가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취해야 할 최선의 방법은, 그 사람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두 귀를 쫑긋 세우는거야. 그럼 자네는 그 사람이 자네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바꿔 말하면, 자네가 사실 그 사람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야. 그제야 평소에는 가볍게 여겼던 언동 하나까지 의미를 생각하며 듣고 보게되지. '이 사람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뭘까?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까?'하고 말이야. 어려워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대답을 찾아내려 애쓰는 한, 자네는 점점 더 그 사람에게서 눈을 뗄 수 없게 될거야. 왜냐, 그 사람이 새로운 질문을 자꾸 던지니까 말이야. 그리고 전보다 더욱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거고. 동시에 자네는 많은 것을 얻게 돼. 설사 애써 생각해낸 대답이 모두 틀렸다고 해도 말이지. 사람이든 영화든 뭐든, 다 알았다고 생각하고 접하면 상대는 더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지 않지. 그리고 정체되기 시작하는거야. 그 노트에 메모한 좋아하는 영화를, 처음 본다는 기분으로 다시 한번 보라고." [P.325~326]
이야기 속에서는 현실이 강요하는 결말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이야기 속에서는 죽은 자가 되살아나고, 마치 언제 죽었냐는 듯 움직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늘도 날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의 일들만 꿈꾸기만 넘 아까운 이 세상. 영화속에서, 책속에서 꿈꾸었던 나만의 이야기를 나눌 소중한 사람이 그리운 요즘 맘 따뜻한 영화 한편 보면서 추억을 얘기해보는 시간을 갖는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
| 처음으로 읽었던 일본소설이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이었다. 청춘소설이었고 다소 만화같은 영화같은 줄거리였지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오랫만에 저자의 신작을 읽으니 문득 이사카 고타루의 작품같다. 5편의 이야기가 주인공을 서로 달리하면서 연결된다. 그 중에는 다소 머리로는 이해가 되면서 가슴으로는 이해하기 싫은 줄거리도 있고 정말로 따뜻한 이야기도 있다.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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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은 태양은 가득히. 정무문. 프랭키와 자니. 페일 라이더 사랑의 샘. 이렇게 다섯편의 옴니버스식 이야기다. 다섯편의 영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구심점이 되는 소재로 “로마의 휴일"이 있다. 특히 <사랑의 샘>은 가족 간의 사랑과 우애가 주된 이야기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힘들어하는 할머니를 위해 두 사람이 첫 데이트에 본 영화 로마의 휴일을 할머니를 위해 상영하기로 하고 고군분투하는 손자 ‘도리고에’의 활약상을 그렸다. 이야기 전개 과정은 활기 넘치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랑스럽다. 저자 ‘가네시로 카즈키’는 재일교포 작가이다. 다섯편 모두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전개되어 재미가 있었다. 그중 참다운 인간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사회전달력이 큰 멘트와 재미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소설이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글은 경쾌하고 탄력적이다. 그러면서 그 바탕에는 평화와 상대를 이해하는 포용력이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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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네시로 가즈키의 팬이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은 전부 소장하고 있다. 레볼루션no.3,플라이대디 플라이,speed에서의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필체. go 순정만화에서의 진지함과 메세지가 있었다면 영화처럼은 경쾌한 필체를 유지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적절하게 풀어나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각 장마다 하나의 영화가 등장한다. 그리고 중심 인물들이 그 영화를 통해서 서로 교감하며 결말을 맺는, 그런 식의 스토리 전개방식을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항상 구민회관에 영화를 보러 가며 끝을 맺으면서. 마지막장에서 구민회관의 기능이 뭔지 보여주며 극적인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결말을 맺는다. 전작들이 무엇인가 사회적인 메세지를 전달하려 했다면 영화처럼은 사회적 메세지보단 문학적 감동에 치중한 작품이라고 보여진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전작들도 전부 똑같았지만 <영화처럼> 역시 읽고나면 굉장히 기분이 좋아져 웃음이 나오는걸 주체못하게 되는, 그런 소설이다.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