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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운의 숏컷
"- 김지운의 숏컷" 내용보기
한 맥주 광고 시리즈를 보며 "어,김지운 감독이다~!!"했다. 다른 감독들이야 자주 인터뷰나 지면상에서 얼굴이 비춰지는 인물들이었지만 김지운 감독은 왠간해선 마주치기 힘든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왠지 과묵해보이는 얼굴 표정처럼 그는 정말 과묵한 사람인 듯 했다. 설명하지 않는 감독. 이상해보였지만 실제로 그는 그런 자신을 바꾸지 않은채 충무로에서 계속 영화를 찍어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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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맥주 광고 시리즈를 보며 "어,김지운 감독이다~!!"했다. 다른 감독들이야 자주 인터뷰나 지면상에서 얼굴이 비춰지는 인물들이었지만 김지운 감독은 왠간해선 마주치기 힘든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왠지 과묵해보이는 얼굴 표정처럼 그는 정말 과묵한 사람인 듯 했다. 설명하지 않는 감독. 이상해보였지만 실제로 그는 그런 자신을 바꾸지 않은채 충무로에서 계속 영화를 찍어내고 있는 감독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글과 에피소드들은 유머가 묻어나고 있었다. [조용한 가족]을 5일만에 쓰고 시나리오가 당선된 천재 시나리오 작가이자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시나리오를 영화화하면서 감독으로 입봉한 그. 그런 그는 10년이라는 백수생활을 지내면서 그 내공이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10년의 백수생활. 백수대란을 겪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볼때 그는 백수계의 진정한 롤모델이 아닐까 싶은데, 혼자 시간 보내기 비법 / 한 집안에서 엄마 피해다니기 등등을 말하며 웃을 수 있는 것은 성공한 오늘날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 후로 [놈놈놈], [반칙왕],[ 달콤한 인생],[장화 홍련] 등등 그는 장르는 무시한 채 김지운류라는 장르를 새로 개척해낸 감독같이 영화를 찍어내고 있다. 그의 장르는 정말 장르의 잣대가 아닌 김지운 장르라는 신조어로 해석해야 올발라 보인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외로움"을 묻히고 다니며 사색적인 듯 하면서도 무관심해 보이는 사람. 그 자체가 독특한 캐릭터 임을 알고 있는 것일까. 

봉준호, 류승완 감독처럼 말을 재미있게 하는 감독들이 있는가 하면 이준익 감독처럼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감독도 있고 박찬욱 감독처럼 학문적 감독도 있다. 영화의 장르가 여럿이듯 감독의 부류도 여럿인 세상이다. 그 가운데 도인의 구름 같이 떠다니는 김지운 감독도 있다. 

감독은 책을 내자는 출판사를 2년여간 피해다녔다고 한다. 
"내가 왜 책 내고 망신 당해야 하나?"라고 말하면서. 그 말자체도 참 재미있다. 

영화 감독으로 산다는 것. 녹록치 않은 삶일 것이다. 남다른 고뇌와 결과물에 대한 세상의 비판을 끌어안고 산다는 것은. 오늘 뉴스에도 당장 한 감독의 부고가 전달되지 않았는가. 

"중요한 것은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김지운 감독.
"일생에서 직업적으로 제일 길게 한 것이 백수"라고 말하는 그는 그의 삶에 분명한 잣대를 세워놓고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사람으로 여겨졌다. 제발 다음의 좋은 영화들을 위해서라도 그는 뚝심이 있는 인간이기를 기대해본다. 

놈놈놈,달콤한 인생, 장화홍련등의 제작기나 빨리 쓰는 시나리오에 대한 에피소드, 김혜수/최민식/임수정 등의 배우들에 대한 감독의 생각들이 담겨 있어 책은 시종일관 지루하지 않았다.

그의 특별한 삶의 행로를 한 권으로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한층 사람내음을 풍기는 감독을 책 한권이 찾아낸 듯 하여 책의 머리를 토닥이고 싶어졌다.


i*****i 2010.05.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대한민국의 스타일리시한 감독의 일상 엿보기~~
"대한민국의 스타일리시한 감독의 일상 엿보기~~" 내용보기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볼때마다 느끼는 점은 '영화가 서사적인 완결과 꽉찬 스토리 없이도 IMAGE와 느낌만으로도 영화를 만들수 있구나! 였다.   그의 씨네21, KINO에 실렸던 - 그만의 독특한 개성을 느낄수 있는 글들의 모음집은 숏컷은 김지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영화들을 만든 감독의 생각 & 느낌들을 들춰볼수 있는 기회의 제공측면에서   가볍게 재미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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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볼때마다 느끼는 점은 '영화가 서사적인 완결과 꽉찬

스토리 없이도 IMAGE와 느낌만으로도 영화를 만들수 있구나! 였다.

 

그의 씨네21, KINO에 실렸던 - 그만의 독특한 개성을 느낄수 있는

글들의 모음집은 숏컷은 김지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영화들을 만든 감독의 생각 & 느낌들을 들춰볼수 있는 기회의 제공측면에서

 

가볍게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책이다.

 

 

본인은 평생 백수로 지낼 생각이었다고 하나 - 책을 읽어보면 특히 - 조용한

감독으로 데뷔하는 과정을 보면 아마 대한민국 감독 지망생들의 질투를

혼자 다 받아도 모자랄 정도로 운이 좋게 느껴 질 수도 있겠지만..

 

좋은 영화, 음악, 책에 대한 그간의 내공이 비로소 펼쳐지는 순간이라는 생각도

든다.

 

 

s*****e 2009.12.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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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의 숏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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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다, 여유롭다, 유연하다, 과묵하다 굳이 말하자면 '흐물흐물'일 것 같은, 약함일 것 같지만 강한 사람이다.   라는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전해졌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거대한 야망이나 목표없이 시작하는 사람..은 무섭다고 생각했다. 큰 그림을 그릴 필요 없이, 지금 당장 나의 본능이 그 일을 원하기에 아무 주저없이 그 일을 시작한다. 뒷일을 생각하고 계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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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다, 여유롭다, 유연하다, 과묵하다

굳이 말하자면 '흐물흐물'일 것 같은, 약함일 것 같지만 강한 사람이다.

 

라는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전해졌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거대한 야망이나 목표없이 시작하는 사람..은 무섭다고 생각했다.

큰 그림을 그릴 필요 없이, 지금 당장 나의 본능이 그 일을 원하기에 아무 주저없이 그 일을 시작한다.

뒷일을 생각하고 계산하기에 앞서 재미와 흥미를 느끼고 그런 일차적인 것만을 추구하며 뭔가를 한다.

 

훗날, 진짜 '뭔가'가 되는 사람은 이런 느낌의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에게 부족한 점은 분명 그런 느낌이리라.

 

그의 느긋함을 속의 예민함을 닮고 싶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세상에 더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걸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내 가슴을 방망이질할 어떠한 흥분도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자각한다는 얘기다. 어렸을 때부터 늘 판타지를 꿈꾸던 소년이 성인 백수가 되어서야 현실에선 판타지가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따는 것이다. 남머시기 기자의 표현을 빌려 쓰자면 "판타지는 현실의 도피가 아니라 최소한 절망으로부터의 도피"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영화 만드는 재미를 붙여가는 것도 아마 슬슬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이 무료해지고 있기 때문일 게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세상에 대해 어떠한 기대도 갖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혜로울 수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따분하다는 말이다. 따분하지 않게 나이를 먹을 수 있을까?

 나이 들수록 멋있어지는 아저씨들, 에릭 클랩턴이나 데이빗 보위- 이 아저씨 사전에 노화란 없는 것 같다 - 리들리 스콧 같은 아저씨처럼 멋지게 나이 들 수 있을까?

 

 

술 먹는 사람들은 현재 무의미한 시간을 견딜 수가 없어서 술을 마시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마찬가지로 저도 무의미한 시간을 견딜 수가 없어서 그렇게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책을 보고, 사람들을 만나는 거거든요. 그런데 어떤 사람을 만나거나, 책을 보거나, 영화를 봤을 때 그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때는 견딜 수 없어서 술을 먹는데 술이 점점 깨는 것처럼 낭패스러운 게 없잖아요. 제가 술을 먹지 않았을 뿐이지, 그들이 느끼는 세상에 대한 감정과 똑같은 것 같아요.

'내가 영화를 왜하나' 하고 생각을 해봤더니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가 현실의 무료하고, 권태롭고, 무의미한 시간들을 견딜 수가 없어서 계속 허구의 세계를 통해서 그것을 내 삶으로부터 충만시켜가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영화로 성공해서 돈을 벌고 이런 것은 행복과 하등 관계가 없다는 것도 알았구요. 그래서 웬만하면 쉬지 않고 계속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게 됐구요. 우스갯소리지만 혼자 밥 먹기 싫어서 영화를 자꾸 빨리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봤어요.

http://iaddict.blog.me/

 

s******1 2011.03.2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리뷰] 김지운의 숏컷, "'왜'가 아니라 '어떻게'"
"[리뷰] 김지운의 숏컷, "'왜'가 아니라 '어떻게'"" 내용보기
저는 영화감독이나 화가, 소설가 등 문화예술인들의 에세이를 즐겨 읽는 편입니다. 그들의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 작업 과정들을 엿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영화관련 서적을 펴내 온 출판사 마음산책이 기획하고 김지운, 박찬욱, 류승완 감독과 소설가 김영하가 쓴 시리즈. 그중에서도 뒷통수를 치는 유머와 통찰이 빛나는 '김지운의 숏컷'을 소개합니다.      김지운 감독은 10년
"[리뷰] 김지운의 숏컷, "'왜'가 아니라 '어떻게'"" 내용보기

 저는 영화감독이나 화가, 소설가 등 문화예술인들의 에세이를 즐겨 읽는 편입니다.

그들의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 작업 과정들을 엿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영화관련 서적을 펴내 온 출판사 마음산책이 기획하고 김지운, 박찬욱, 류승완 감독과 소설가 김영하가 쓴 시리즈. 그중에서도 뒷통수를 치는 유머와 통찰이 빛나는 '김지운의 숏컷'을 소개합니다.

 

 

 김지운 감독은 10년동안 백수생활 끝에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 '캠코더 한번 잡아본 적 없이' [조용한 가족]으로 감독 데뷔를 한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당시 제작을 맡았던 명필름에서 2주 분량의 촬영본을 본 후 "엉망이다, 감독을 바꾸든 촬영감독을 바꾸든 해라"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죠.

 

 

 어쨌든 살아남은 초보 김지운 감독은 본인의 역량이든 아니든 간에 영화를 흥행시킴으로서 센세이셔널하게 데뷔식을 치릅니다.

 

 

 김지운하면 떠오르는 그만의 개성들이 있습니다(아 물론 저보다 허슬킴 대 선배시죠 ^^).

특유의 그 뾰로퉁한 표정으로 배꼽을 잡게 한다든가(책 뒷면에는 '김지운, 그는 유머의 왕국이다'라는 설명도) 무언가를 설명할 때의 진지한 표정과 인텔리전스한 어투 (이병헌을 묘사할 때가 특히 재밌죠.

 

또래의 한국 연기자 중 어떤 모호한 감정의 흔들림과 그 흔들림을 자기 안에서 파장시키고, 걷잡을 수 없는 장렬한 파멸감을 섬세한 빛깔로 연기해야 하는 주인공 선우 역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감히 이병헌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심리적 폐쇄성에서 오는 사람 관계에 대한 관심입니다.

언젠가 그는 "술집에 가도 말 잘 하고 분위기를 이끄는 사람보다는 구석에서 술을 홀짝올짝 들이키며 얌전히 앉아 있는 사람이게 왠지 더 시선이 간다"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김지운 감독의 영화에는 '소통의 단절'에서 오는 상황들이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과 김영철의 대화 도중 김뢰하가 대화를 끊고 들어와 혼이 난다든지 '놈놈놈'에서 송강호와 정우성의 취침 전 대화 도중 정우성이 진지하게 미래의 꿈 이야기를 할 떄 송강호가 곯아떨어져 잠이 든다든지요.


책 속의 글 '세상의 보편성과 소통할 수 있을까?'의 한 대목입니다.

만일, 내가 어느 영화사를 찾아가 제작자에게 '설날 아침 같은 영화'라거나 '나른하면서도 관능적이고, 아름답지만 왠지 슬픈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얘기한다면 돌아오는 말이란 게 대충 이럴 것 같다. "음, 어떤 분인지 모르겠지만 참으로 훌륭한 제작자를 만나셔야 되겠군요. 그럼. 얘들아 감독님 가신단다." 그렇다고 설날 아침에 세배하다 말고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난다거나, 나른하면서도 관능적이고 아름답지만 왠지 슬픈 영화인데 여기서 총격전이 벌어져요, 이럴 순 없는 것이다.

 

 또한 그는 '공간'에 대한 대단한 집착을 보입니다.

환경이 가져다 주는 미묘한 공기를 섬세하게 포착하기로 소문났죠. 제 기억에 그의 첫 영화는 스패니쉬 힙합밴드 Deliquent Habts의 'Tres Deliquent'로 시작됩니다. 머리에 종을 치는 듯한 사운드가 흐르는 와중에 좁은 복도를 훑어 나가죠. 핸드헬드 카메라는 사건이 벌어질 공간의 공간 구석구석을 훑습니다. 이 아늑한 산장이라는 공간은 한 순간 끔찍한 일가족의 살해현장으로 변합니다.

 

 

 그가 '실내극'이라 부르는 [장화 홍련]은 영화의 90%가 집 안에서 진행됩니다.

제작비 27억원 가운데 8억원을 집안 세트 꾸미는데 썼습니다. 이 영화에서 미술에 대한 집착은 탐미주의에 대한 경도를 넘어 영화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는 "벽지가 말을 한다"며 이미지가 서사를 대신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감독은 "색깔에 비유하면 빛바랜 올리브유에 붉은 핏방울이 번져 나가는 느낌이 될 거다. 탐미적이면서도 싸한 슬픔이 감도는 영상, 거기에 전율스러운 공포가 최종 목적이다."라고 말합니다. 이동진닷컴 인터뷰에서 그는

제가 어렸을 때 저희 집이 잘 살다가 급격히 가세가 기울면서 일년에 두 번씩 전세를 찾아 이사다녀야 하는 처지가 됐어요. 그럴 때마다 매번 내 방이 따로 있고 마당이 딸려 있는 그런 집을 상상하면서 혼자 그림을 자주 그렸죠. 그래서인지 한 때는 건축가를 꿈꾸기도 했어요. 그 과정에서 공간에 대한 생각이 무척 많아진 거죠. 그런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만들면서 제가 공간에 너무 집착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류성희 미술감독이 “김지운 감독님처럼 세트를 만들어서 구석구석까지 다 쓰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했을 정도죠. 그런데 공간에 너무 의존하니까 영화가 늘어지더라고요. 시간성이 드러나는 영화가 더 오락적이기 마련인데, 저는 공간 때문에 영화가 계속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에요. 그걸 깨달았죠.”

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의 영화세계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왜" 보다는 "어떻게"입니다.
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은 "왜 그러셨어요, 7년동안 개처럼 일한 날!"이라며 김영철의 이마에 권총을 들이댑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영화의 맨 마지막 이병헌 대사 직전까지 "왜"에 대한 고민은 한번도 하지 않은채 모든 인물들이 오로지 '어떻게'만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왜'는 관념과 명분을, '어떻게'는 실제를 보여준다. '왜'는 관념의 비밀을, '어떻게'는 실제의 비밀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 영화인이 지나치게 영화를 관념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창작자에게 문제는 '왜'가 아니라 '어떻게'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좀 더 그럴 필요가 있다.

 

 또한 앞서 말했듯 그는 지독한 탐미주의 혹은 유미주의자입니다.
일본의 컬트 무비 작가 스즈키 세이준(저도 이 감독 굉장히 좋아합니다.)의 [유메지] 관람 소감을 밝히며 "내심 이렇게 재미없고 괴팍한 영화를 왜 보려고 했을까?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후로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일들이 연속해서 일어났다. 이상하리만치 [유메지]에서 나왔던 낯설지만 강렬한 이미지들, 색채감, 구도들이 두서없이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됐던 것이다. 그것은 정말 이상한 경험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영화에서 확실히 스토리의 극적인 전개보다는 감상하고 난 이후의 이미지 잔상들, 그것들의 화학적 반응들에 더 관심을 쏟는 듯 합니다.(그 면에서 '렛 미 인'은 정말 압권! 응? 웬 딴소리;;)

 

 

이 책이 딱딱한 영화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홍상수 감독 작업실에 놀러 갔다가 술 마시자고 할까봐 먼저 선수쳐 커피 먹으러 가자고 한 이야기, 청담동에서 압구정 길을 걷다가 예쁜 여자를 보고 동시에 "쟤 누구야"라면서 궁금해 했던 이야기, 알고보니 신인배우 손예진이었다는 이야기. 또 백수생활(실제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 '처절한' 식의 백수는 아니었겠죠) 10년의 공력을 자랑하듯 텔레비전을 보려고 소파에 누웠는데 달력이 떨어졌는데 이유를 모른채 꼼짝 않고 벽에다 대고 묻기만 하다가 끝내 화낸 이야기나 고등학교 때 대천 해수욕장 갔다가 깡패들에게 쫓기던 이야기 등도 유쾌합니다.

 

 

 그는 지금 이병헌, 최민식과 지난 6일 크랭크 인 한 '악마를 보았다'를 찍고 있습니다.
지난 달 까지만 해도 '아열대의 밤'이란 제목으로 알고 있었는데 최근 바뀌었다네요. 코믹가족극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표방했던 데뷔작 <조용한 가족> 이래 코미디 <반칙왕>, 호러 <장화, 홍련>, 느와르 <달콤한 인생>, 웨스턴 <놈놈놈>까지 장르영화를 만들어왔으면서 단 한번도 장르의 반복이 없었던 독특한 필모그래피의 김지운 감독입니다.

 

 

 <악마를 보았다>는 그가 처음 만드는 스릴러 입니다. 연쇄살인마에게 약혼녀를 잃은 이병헌의 광기어린 복수극을 그린다고 합니다.

 

 

 

 리뷰를 위해 '숏컷'을 다시 읽으며(숏컷의 제목은 아마도 그가 추구하는 '어떻게'의 한 방법론이라고 추측함) 그의 영화를 찬찬히 머릿속으로 떠올려 봤습니다. 3개월여의 촬영을 거쳐 여름 정도에 개봉을 한다고 하니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그의 새 작품을 볼 수 있겠군요.

 

 

언제나 영화를 사랑하는 한국영화 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며 그의 새 작품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사진 글 / 김보배(iperry@naver.com)

 

 

i****y 2010.03.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