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에 갔다. 이책 저책을 들쳐보고 있는데 책표지에 실린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아주 반듯해 보였다. 낯이 익었다. 어디서 봤더라. TV에 나왔나? 아는 사람은 아닐 테고... 자세히 보니 반듯해 보이는 그 사람이 장애인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 느낌은 맞았다. 그는 나와 대학 동문이었다. 한번도 인사해본적은 없지만 학교 도서관, 매점, 식당, 길거리에서 마주친 적이 많았다. 그는 책 표지를 보니 뇌성마비인데도 학교에서도 전체 수석을 하였고 사회에 나가서도 대단히 성공했나보다. 아직 그의 일생에 대해 아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나 자신이 굉장히 초라하고 부끄러웠다. 그는 장애인인데도 성공을 했고 난 정상인인데도 평범하게 살고 있어서가 아니었다. 우리학교에는 장애우가 많았다. 난 그들에게 유별난 동정을 주거나 반대로 무시를 한적은 없었다. 그러나 난 한번도 그들에게 진정으로 관심을 가진 적도 없었다. 그냥 우연히 마주칠때면 장애가 있는데도 열심히 사나보다... 하고 담담한 생각을 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아예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들도 그냥 나와 같은 학생일 뿐이다.
난 별 사람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바로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것에 스스로 자극받고 싶어서 책을 집어 들고 계산을 했다. 역시 장애우가 벤처 CEO로 성공하는데에는 많은 사연과 아픔이 있었다. 그러나 훌륭히 성공한 장애우들이 그렇듯이 그도 장애를 장애로 생각하지 않고 한 인간으로서 인생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의 인생 얘기에서 전해 얻은 화두는 '열정'이었다. 열정! 무언가를 미치도록 좋아하며 그것에만 빠져 사는 것. 그것이 요즘 내가 갖고 있는 최대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난 항상 중간이다. 좋은 말로 하면 '중용'이랄까? 극히 비관적인 때도 없지만 뭔가에 미쳐서 해본적은 없다. 지금 일도 그렇다. 회사에서 그런대로 만족하는 편!으로 살고 있지만 회사일이 좋고 재미있음에도 미쳐서 푸욱 빠져서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면서도 허황된 성공을 꿈꾸고 있는 자신을 보며 또 한번 질책하게 된다. 열정! 사람에 대한 열정, 일에 대한 열정, 사랑에 대한 열정. 이것이 우리를 살게 하고 찐빵의 팥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이라 오대규는 말한다. 나도 열정을 갖고 싶고, 또 갖을 것이고 갖는다. 열정! 2003년에 내가 지녀야 할 삶의 자세라 스스로 선약한다. [인상깊은구절] 물론 여느 아이들과 달랐던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친구들보다 몇 배는 천천히 느리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대신 나는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일찍 시작해서 더 오래 걷고 뛰고 연습했다. 소풍을 가거나 견학을 갈 때면 남보다 일찍 출발해 먼저 가 있었고, 특별활동처럼 기술이나 요령이 필요한 경우에는 혼자 남아 능숙해질 때까지 연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