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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사람, 나를 기억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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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주제는 개인적으로 판단하건데,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과 내가 기억하는 사람일 것이다. 사후 세계를 단순히 죽음으로 끝맺는 것이 아닌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 내서 기억에 의지한 환경과 사람들의 공간이 생겨난다.   홍보 문구에도 씌여져 있지만 신문에 게제된 첫 장만 보고도 영화화로 결정했다고 할만큼 그 상상력이 흥미롭다. 이곳의 공간은 세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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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주제는 개인적으로 판단하건데,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과 내가 기억하는 사람일 것이다. 사후 세계를 단순히 죽음으로 끝맺는 것이 아닌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 내서 기억에 의지한 환경과 사람들의 공간이 생겨난다.

 

홍보 문구에도 씌여져 있지만 신문에 게제된 첫 장만 보고도 영화화로 결정했다고 할만큼 그 상상력이 흥미롭다. 이곳의 공간은 세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사람이 살아숨쉬는 공간, 죽은 후 그들을 기억해주는 한 존재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완전한 잊혀짐의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삶과 죽음의 공간 두가지 뿐이다. 그런데 그 틀을 깨고 작가는 삶과 죽음의 중간에 씨티라는 새로운 공간을 창출했다. 그 공간은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도 있고, 도전도 할 수 있는 사람 살아가는 세상이 실제 삶과 다를 바가 없다. 단지 죽음의 순간 이후 늙지 않는다는 것과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킬 수 없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사람들은 그 중간의 공간, 씨티에서 새로운 행복을 찾는다. 현실에서는 몰랐던 감동과 고마움, 진정한 행복을 찾고 시기와 질투도 많지 않다. 한번더 맞이하는 삶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또다른 공간, 현실에서는 끔찍한 바이러스로 인해 인류에 마지막 생존자 로라만 존재한다. 모두가 사라진 현실, 운좋게 살아있긴 했지만 그 추운 남극에서 곧 죽음이 다가오리란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녀는 얼마전까지도 싫어했던 두 동료의 말싸움이 그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가 간직한 기억속의 사람들, 씨티에 있는 그들과의 과거를 회상한다.

 

혼자라는 것, 아무도 곁에 없다는 그 고독함은 견디기 힘들 것이다. 현실에서는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군중속의 고독을 느낀다고 하지만 행복이라는 개념을 다시 생각해본다면 나를 아는 사람들과 내가 아는 사람들 사이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죽음에 다가갈수록 사라져가는 씨티와 사람들, 잊혀져 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지 모르겠지만 왠지 두려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완전 잊혀짐이라는 것이 슬프기까지하다. 그녀가 완전 죽음의 길로 들어선다면 마지막 생존자로서 인류는 더이상 기억을 가지지 못할 것이다. 중간 공간이었던 시티 역시 사라진 공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왠지 아니길 기대하는 마음이 절실한 건 왜일까?

r*****1 2008.10.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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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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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위에 있는 ‘죽은 자의 두번째 삶이 시작되는 시티!’ 라는 말 때문에 읽어보기로 한 것이다. 처음에는 ‘시티’라고 하는 죽은 사람이 가는 곳이 나온다. 하지만 죽은 사람이 다 갈 수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살아있어야 시티에 갈 수 있다.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까지 죽으면 그 사람은 시티에서 다른 곳으로 간다. 그곳이 어디인지는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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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위에 있는 ‘죽은 자의 두번째 삶이 시작되는 시티!’ 라는 말 때문에 읽어보기로 한 것이다. 처음에는 ‘시티’라고 하는 죽은 사람이 가는 곳이 나온다. 하지만 죽은 사람이 다 갈 수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살아있어야 시티에 갈 수 있다.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까지 죽으면 그 사람은 시티에서 다른 곳으로 간다. 그곳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여기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한사람이었던 로라는 다른 사람들처럼 시티에서 두번째 삶을 살지 못했겠구나 하는. 시티에 있는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일어났다. 죽은 지 얼마 안 된 사람한테 물어보니 바이러스 감염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말을 했다.

바이러스로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사람은 코카콜라 사에서 가장 신선한 물을 찾으러 남극으로 간 로라 한사람뿐이었다. 그곳에 간 사람은 세사람이었는데 무전기 고장으로 인해 두사람 퍼켓과 조이스는 다른 기지에 도움을 청하러 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로라는 두사람을 기다리다가 자신도 기지에 찾아가기로 한다. 힘들지라도 누군가 사람이 같이 있었다면 좀 나았을지도 모르겠는데 아주 오랫동안 로라는 혼자였다. 기지에 가 보니 아무도 없었다 로라는 기지 안에서 지내다가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나 알아보기 위해 기지 안을 샅샅이 뒤져보았다. 그렇게 해서 조이스의 일기를 찾았다. 기지 안의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었다. 그리고 퍼켓과 조이스는 비상용 무전기가 있는 펭귄 서식지에 갔을거라고 로라는 생각했다. 로라도 그 뒤를 따르기로 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였다면 그냥 기지에 있었을 것이다.

로라는 펭귄 서식지에 가면서 예전 일들을 떠올렸다. 그 안에는 시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왠지 신기했다. 시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로라가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퍼켓은 한사람이 어느 정도의 사람을 기억할 수 있나를 써 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게 엄청나게 많았다. 나는 몇 사람 없는데 말이다. 그 반대인 나를 기억하는 사람도 얼마 없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꽤 울적해지기도 했다. 잠깐 만난 사람이라도 기억하는 사람에 넣을 수 있는 것일까? 로라가 스치듯 만났던 맹인이나 예수에 대해 말하던 콜먼 킨즐러도 시티에 있었다. 그리고 로라의 첫사랑이었던 루카 심즈와 로라의 어릴 적 친구인 미니 링스는 시티에서 만나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로라의 부모님도 현세에서보다 시티에서 더 행복하게 지냈다.

마지막에는 다른 생존자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시티의 사람들이 두번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준 로라 마저 죽고 만다. 시티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마지막 인류인 로라가 죽으면 시티 자체가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이 책속의 세계에는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시티에 있던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역시 나는 이런 것을 생각한다. 옮긴이는 ‘알 필요가 있을까?’하는 말을 썼다. 시티에 갔던 사람은 살아있던 때와는 다르게 살아봤으니까 괜찮겠지만 로라는 죽기 전까지 고독속에 있었다. 로라가 나온 마지막 부분은 현실이기보다 꿈속이나 환상 같았다. 어쩌면 그곳이 로라가 죽어서 간 곳일지도 모르겠다.



희선


n***8 2010.11.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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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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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시티. 이 책의 제목이 이게 아니라면 뭐가 될 수 있을까..라고 느낀 감각적이면서도 간결하고 강렬한 제목.   아프리카에서는 사람이 세 가지로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단다. 살아있는 사람, 죽었지만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는 사람(사샤sasha), 그리고 더 이상 그를 기억하는 사람 마저도 죽고 없는 사람. 소설은 그렇게 시작한다.   이 책을 읽은지 얼마 안된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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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시티.

이 책의 제목이 이게 아니라면 뭐가 될 수 있을까..라고 느낀

감각적이면서도 간결하고 강렬한 제목.

 

아프리카에서는 사람이 세 가지로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단다.

살아있는 사람, 죽었지만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는 사람(사샤sasha), 그리고 더 이상 그를 기억하는 사람 마저도 죽고 없는 사람. 소설은 그렇게 시작한다.

 

이 책을 읽은지 얼마 안된 어느 날

잠들기 직전에 "정말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아?" 하면서

남편한테 이야기를 해줬다.

 

 

"죽은 사람들이 가는 시티가 있어.

그런데 죽었다고 다 가는 게 아니라

이 세상에 그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남아있을 때

그 시티에 가게 돼.

예를 들어서 우리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티에 계신데,

마지막으로 그 분을 알고 있는 내가 죽어버리면

할아버지는 시티에서 사라지는 거지.

사람들은 시티에서 다시 삶을 시작해.

자기가 평생 못 이룬 것들,

작은 가게를 열어 보는 것, 다시 사랑하기 같은 것들을

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지.

하지만 거기도 끝이 있어.

날 기억하는 마지막 사람이 죽어버리면

시티에서의 삶도 끝나버리니까.

 

그 시티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사라져.

그 말은, 이쪽 세상에서 사람들이 몽땅 사라져버렸다는 뜻이겠지.

열 명만 살아있어도 시티에서는 그 사람들의 기억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말이야.

단 한 사람, 로라라는 여자를 빼고

이 세상 사람들이 갑자기 다 죽어버리는 거야.

그러니깐 시티엔

로라의 기억 속에 있는 사람들만 남아있게 되는 거지.

정말 뛰어난 상상력 아니야?"

 

 

정말 그럴까?

정말 그렇다면 좋을텐데.

죽어서도 커피를 마시고 신문을 보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산책을 하고.

그러기 위해서 사람들은 자신을 기억해 줄 자식을 낳는 걸까?

w***r 2009.10.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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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머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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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또 내가 원하는 기억만 간직할 수 도 없다. 때론 정말 기억 속에서 기억했던 것조차 기억할 수 없으리만큼 지워졌으면 하는 나쁜 기억들이 오랫동안 남아 순간, 순간 괴롭게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은 우리가 우리인 것을, 나 인 것을 확인시켜주고 인정해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여기 '로라, 시티'는 사람들의 기억이 머무는 곳,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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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또 내가 원하는 기억만 간직할 수 도 없다. 때론 정말 기억 속에서 기억했던 것조차 기억할 수 없으리만큼 지워졌으면 하는 나쁜 기억들이 오랫동안 남아 순간, 순간 괴롭게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은 우리가 우리인 것을, 나 인 것을 확인시켜주고 인정해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여기 '로라, 시티'는 사람들의 기억이 머무는 곳, 시티가 있고 지구의 마지막 생존자 로라와 연결되어 있다. 로라는 코카콜라 호보를 위해 세 명의 연구원 중 한명으로 남극에 파견된다. 남극에서 지루하지만 꾸준히 일을 하던 연구원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본사와의 교신이 끊기게 되고 두 명의 연구원들이 무슨 일인지 알아보러 가게 되고 로라 혼자 남극기지에 남게 된다. 그러나 두 명의 연구원들조차 생사를 알수 없게 되고 로라는 드디어 지구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져 단 한명의 생존자가 자신임을 알게 된다.

 

시티는 죽은 자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살아있을 때만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남아 있지 않게 되었을 때 시티를 떠나 다른 미지의 곳으로 떠나게 된다. 나를, 우리를 기억하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는 한 시티는 지구에서의 생활과 별반 다르지 않게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지구가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휩싸여 단 한명의 생존자 로라만 남게 되었을 때 시티에서 살았던 죽은 자들은 점차 사라지게 되고 로라의 기억과 연결된 사람들만 남게 되고.......

 

'로라, 시티' 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억으로 유지되고 있는 죽은 자들의 머무는 곳 시티와 지구에 혼자 남게 된 로라의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기억들의 단편들이 교차되면서 이야기는 연결되어있다. 동료 연구원들을 기다리면서 무한히 반복될 것만 같은 상황에서 로라에게 떠오르는 기억들은 소소한 일상의 기억들이고 그런 기억을 갖고 있었나 싶은 단조로운 기억들이 세세히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로라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또한 그러한 로라의 기억 속 단편들로 시티의 사람들은 그 곳에 남아 생활하게 된다.

 

내가 기억하는 한, 누군가 나를 기억하는 한 머물 수 있다는 상상 자체가 신선했고 사실 그러한 시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지금 바로 이 시점에서 뒤를 돌아 '나'라고 기억되는 사람의 발자취를 돌아보기 시작하자, 곧바로 되돌아오고 싶은 심정도 들기도 하고 내가 저런 아이였나 싶기도 하다. 아마 지난 앨범을 들쳐보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분명 '나' 인 것도 맞고 기억도 재구성되면서 같이 찍은 사람들의 기억을 불러오고 그때 가졌던 감정들도 불러오는 일은 신기하기도 하다. 그러한 소소한 기억들이 어느 곳 '시티'에서 누군가를 머물게 할 수 있다는 상상은 즐겁기도 하고 왠지 애절하기도 하다. 죽음을 맞아 저 세상 시티에 머물게 되었을 때 아무도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어쩌나 하는 미리 짐작 걱정 병을 하면서,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고 그들도 나를 기억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게 하는 로라, 시티였다.


r*****0 2008.09.23. 신고 공감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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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함, 죽음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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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를 보았을 때 생각난 건 메테를링크의 '파랑새'였다. 지금은 '틸틸'과 '미틸'이라고 번역되지만 아마도 일본판의 중역이었을,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나오는 내가 읽었던 '파랑새'. 그 파랑새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고, 대신 언제나 떠오르는 건 우리가 죽은 자들을 잊으면 그들도 사라진다는 그런 이야기. 그것이 내가 뚜렷이 기억하는 '죽음'에 대한 첫 이야기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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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를 보았을 때 생각난 건 메테를링크의 '파랑새'였다. 지금은 '틸틸'과 '미틸'이라고 번역되지만 아마도 일본판의 중역이었을,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나오는 내가 읽었던 '파랑새'. 그 파랑새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고, 대신 언제나 떠오르는 건 우리가 죽은 자들을 잊으면 그들도 사라진다는 그런 이야기. 그것이 내가 뚜렷이 기억하는 '죽음'에 대한 첫 이야기였다. 아마도 나이 드신 할머니가 언젠가 내 곁을 떠나면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고 결심을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로라, 시티'는 단순하고, 어쩌면 소박하다 할 수 있는 소설이다. 인류는 어떤 바이러스-왜 또는 누가 그것을 퍼뜨렸는지는 모른다. 책의 뒷부분에 가서야 슬쩍 나오지만 사실 그건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때문에 말 그대로 멸종을 한다. 오직 로라라는 삼십 대 여성 한 명만이 남극 대륙에서 살아 남았다. 그리고 이 세상의 건너편 어딘가에 '시티'라는 곳이 있다.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동안 죽은 자들은 그곳 시티에서 '살아갈' 수 있다. 오직 산 자들이 기억하는 동안만.

 

사실 이야기의 결말은 앞부분을 읽다보면 눈에 보인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번식이나 생명유지라는 물리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정신적 영적 측면에서도 그러하다. 홀로 남은 로라는 결국 어떤 식으로든 죽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시티도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 담담한 소멸의 시간이 '로라, 시티'에 그려진다.

로라는 끝까지 삶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그런 로라를 지탱하는 건 살아오면서 잊혀진 줄 알았던 소소한 기억들,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들. 그리고 그 기억 속의 사람들은 시티에서 자신의 생활을 하며 로라를 기억한다.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얼마나 될까. 로라가 기억하는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 거리에서 마주친 아이들과 걸인, 몇 번 스쳐간 이웃들, 일에서 만난 사람들 등이다.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시티에 남은 사람들은 으리으리한 왕족이나 갑부나 배우들이 아니라 로라처럼 평범한 사람들 뿐이다. 그래도 그 숫자는 상당하다. 이름은 모르고 얼굴만 아는 경우도 많지만 어쨌든 로라의 기억에 남은 사람들은 아마도 만 단위를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 로라의 동료 중 한 명이 한 번 계산해보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 나는 어떻지? 나는 누구를 기억하고 그리워할까? 누가 나를 기억하고 그리워할까?

YES마니아 : 플래티넘 r******7 2009.04.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