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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_ 17세의 여름
찬찬히 기억을 거슬러가면
열일곱, 한때의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고 그리운 소중한 기억이다.
몇년 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17세의 여름>을 본 적이 있다.
그 영화 속 주인공들은 풋풋하고 어리고 예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잘 부서질 것만 같고,
이따금 위태로워 보였다.
그래서 더 아름다운 시절이 바로 열일곱이다.
<열일곱 살의 털>이라는 제목을 보고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열일곱 살 아이가 주인공이라면
이 책은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울테니...
그래서 '털'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저 <열일곱 살의 00>라고만 기억하고 있다가
얼마 전 예스24로부터 도착한 이 책의 표지를 보고
깜짝 놀랐었다.
#02_ 우선 책 표지에 대해
나는 단 한 번도 책 표지 때문에
읽던 책을, 남들 앞에서 숨긴 적이 없었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렇다고 이 책의 표지가 잘못 만들어졌다거나
질적으로 떨어진다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열일곱 살의 털을 너무나 잘 표현해서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을 만큼, 그렇게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왜 나도 모르게 숨기고 싶은 내밀한 어떤 것 말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 책을 읽다가
누군가가 부르면 책을 뒤집어놓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 유독 애착이 생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유일한, 나만의 책표지라서...
#03_ 일호, 일호의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
이 책은 성장소설이다.
그렇다고 해서 열일곱 살 아이만의 성장소설은 아니다.
일호의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장장 3대의 성장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사건의 시작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출발하지만
그 끝은 그동안 쉽게 풀지 못했던 단단한 어떤 것을 풀어낸다.
일호는 평범한, 아니 모범적인 아이였다.
요즘에는 그리 특이할 것도 없지만, 어쨌든 아버지의 부재를 제외하고는
일호는 진짜 독특할 거 하나 없는 그냥 그런 아이였다.
일호가 태어나기 전 아버지는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어렸을 때 일호는 차라리 아버지가 죽었다고 하는 게 더 낫겠다 싶어서
몇번이나 우리 아버지는 죽었어 라고 얘기했지만,
그런 아버지가 불쑥 돌아왔다.
공교롭게도 일호가 학교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킨 후에 말이다.
그 문제는 바로 '털(혹은 머리카락)'과 관련된 것인데,
이것은 책을 읽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아무튼 아버지와의 재회 이후
일호는 아버지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한 걸음 다가서고,
또 일호의 아버지는 어린 아들을 격려하고 위해
자신의 세계를 열어준다.
세계를 여행하며 마셨던 차들을 끓여주는 일호의 아버지를 상사하는 일은,
충분히 즐거웠다.
그렇다면 몇대째 이발소를 운영하는 일호의 할아버지는 어떨까.
아들이 20년 가까이 여행한답시고 돌아오지 않는데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온 일호의 할아버지.
나라가 하는 모든 일에 충성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부자 되는 일보다 나라를 위한 일에 앞장서며 살아온 애국자 할아버지.
그러던 어느 날, 어쩌면 '국가'라는 제도권이 가난한 국민의 등을 처먹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동안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이 어쩌면 악랄한 거짓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일호의 할아버지 내면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
여기 세 부자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이따금 눈물을 머금었고
또 이따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내 열일곱 살의 기억 또한 떠올릴 수 있었다.
#04_ 남색대문
얼마전 충무로 영화제에서 <남색대문>이라는 영화를 봤다.
이 영화 또한 열일곱 살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풋풋한 감성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서,
영화 보고 나오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어쩌면 열일곱 살의 기억은 우리 모두의 로망이 아닐까.
by pE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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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꽤나 순종적인 내가 지독하게도 싫어하던 것이 바로 '깜지'였다. 개중에는 성실하게 공부를 해서 깜지를 채워오는 아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할당량을 채우느라 급급했다. 볼펜을 두 세개씩 쥐고 쓴다거나, 수업 시간에 수업 듣는 대신 깜지 채우기를 하거나 하는 '꼼수'들이 난무했다. 깜지 검사로 시작되는 하루. 선생님은 '매의 눈'을 부릅뜨고 아이들의 연습장을 검사했다.
깜지를 견디지 못한 나는 학급 회의 시간에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일괄적으로 깜지를 내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선생님이 정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나름대로 깜지 숙제의 부당성에 대해 주장했다. 정말 심장이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사실 이 싸움은 누군가 달려들지 않았을 뿐이지, 일단 붙었다 하면 승산이야 충분하다. 깜지 숙제 자체가 너무나 몰개성적이고 폭력적이기 때문이다. 따박따박 따지기 시작하면 이 말도 안되는 교육방식은 금새 허점을 드러내고야 만다. 결국 깜지 폐지가 결정됐다. 하지만 금새 보복이 뒤따랐다. 그 때 선생님은 청소 시간에 한명씩 불러 퀴즈를 내곤 했는데, 이걸 통과 못하면 벌을 서야 했다. 내 차례가 됐는데 선생님이 이러는 거다. "너냐? 그래, 네가 얼마나 잘하나 보자."
김해원의 <열일곱살의 털>을 읽다보니 옛 기억이 떠올랐다. 주인공 송일호는 군대식 규율이 지배하고 호랑이 같은 학생 주임이 야구 방망이를 들고 누벼대는 남자 고등학교의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다. 이 학교의 아침 등교는 어김없이 두발검사로 시작된다. 소설의 제목에서 말하는 '털'이란 머리카락을 의미하는데 '질풍노도의 시기'에 꾹꾹 눌러야 할 아이들의 '욕망'을 상징한다. 그러니까 두발검사는 아이들의 내면의 꿈틀거림을 '불온하고 더러운 것'으로 치부하고 그 싹을 잘라버리는 처형식이나 다름없다.
있는 듯 없는 듯 눈에 띠지 않던 일호가 일약 '모범생'이 된 것도 머리털 때문이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3대째 이발소집 아들답게 할아버지는 늘 일호의 머리털을 짧게 깎아준다. 학교의 기준에 딱 들어맞는 그야말로 머리털의 교본이 된 일호는 졸지에 '범생이' 딱지를 붙이고 친구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이 상황에 그냥 순종하자니 억울하고 그렇다고 저항하자니 용기가 없다. 일호는 "나는 너무 물컹하거나 단단하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을 한탄한다. 그런 일호는 체육 선생이 두발 검사에 걸린 한 학생의 머리카락에 라이터불을 들이대는 사건을 목격하고 분노를 폭발시킨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호는 두발 규제 반대 1인 시위에 나서면서 '물컹한 일호'에서 '단단한 일호'로 자아 각성하게 된다.
한편 작가는 일호 주변 인물들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도 입체적으로 그려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죽었다고 생각한 아버지는 홀로 먼 여행을 떠났다 무려 17년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가족과 자식을 버리면서까지 아버지가 찾으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일호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할아버지 입장에서는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아버지. 17년만에 나타난 아버지는 학교와 제도교육을 향한 일호의 투쟁에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그리고 일호에게 담담한 어조로 여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전해준다.
소설속에서 극적인 변화를 맞는 또 한명의 사람은 할아버지다. 3대째 이발소를 이어온 할아버지는 평생을 곁눈질 한번 없이 이발사의 외길을 걸어온 완고한 철학의 소유자다. 하나뿐인 손자가 두발규제 반대 시위에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펄쩍 뛰며, 손자를 끌고 학교로 간 할아버지는 정문 앞 풍경을 보고 경악한다. 선생이 바리깡을 들고 학생들의 머리에 고속도로를 내고 있는 모습. 손자의 투쟁에 반대하던 할아버지는 자신의 이발 철학에 빗대어 학교의 행태를 비판함으로써 통쾌한 반전을 선사한다. 할아버지는 '머리를 길들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이발사라도 타고난머릿결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할아버지의 지론.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이발사는 타고난 머릿결을 살려 이발해주는 것'(p208)이라고 일호를 가르친다.
결국 일호의 노력으로 학교 운영위원회는 두발 자유화에 대한 논의를 하기로 한다. 이제 열일곱 일호는 든든한 지원군인 아버지와 할아버지 덕분에 성숙할 것이다. 앞으로 일호는 서열과 불평등이 난무하는 세상속으로 나아가야 한다. 때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함에 무릎이 꺾이고 어찌할 수 없는 절망이 뒤통수를 후려치더라도 쉽게 타협하거나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서 때로는 희생도 감수해야 함을, 무엇보다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있어야 할 '그 곳'에 서 있는 용기를 배웠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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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속의 저항, 그 한계지점에 대해 - 김해원의 『열일곱 살의 털』
청소년은 제도 속에서 살아간다. 인간이 만든 제도가 인간을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 드리워진 역설이지만, 그 역설을 역설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복잡해진 현대 사회의 삶에 적응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학교(제도)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이 대안학교라는 또 다른 제도를 찾아가는 이유는, 제도 속의 인간은 근본적으로 제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도에 반항하는 청소년들의 형상은 사실 제도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반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계절 문학상 수상작인 김해원의 <열일곱 살의 털>(사계절, 2008)에는 제도 안에서 발생하는 청소년들의 저항 형태가 나타나 있다. ‘머리털’에 대한 지나친 검열을 거부하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반응 양태는 제도적 삶을 벗어날 수 없는 존재들의 실존적 정황을 대변한다. 두발 단속을 자신들의 개성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인식하면서도, 그들은 학교의 정책을 어쩔 수 없이 수용한다.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것이고, 그러면 대학 진학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제도라는 ‘틀’ 위에서 전개되는 청소년들의 삶에는 근본적으로 자신들의 개성을 스스로 억압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고리가 내장되어 있는 셈이다.
<열일곱 살의 털>에서 오정고의 학생부장 오광두는 신입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오정고 학생이라면 누구든 이 두발 형태를 지켜야 한다. 두발 규정을 엄수하는 것은 오정고 학생의 기본 자세다. 원칙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마라.”(35쪽) ‘~라면 ~해야 한다’는 원칙은 엄수해야 될 원칙이며, 그것을 어기면 ‘누구든’ 오정고 학생이 될 수 없다. 제도의 담론은 제도의 구성원들에게 틀을 제시하고, 그 틀을 어기지 말라고 ‘명령’한다. 예외가 없는 원칙은 따라서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청소년들과 불화의 상황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제도가 청소년들의 반항을 부추긴다. 반항의 양상은 다양하다. 문재현은 두발 규제에 대한 불만으로 아예 삭발을 했다가 대안학교로 전학하고, 주인공 송일호는 두발 규제 반대 시위를 계획한 것이 적발되어 정학을 당한다. 함께 시위를 계획했던 친구들이 반성문을 쓰라는 학생부장의 요구를 수용하지만, 일호는 교문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하며 학교의 부당한 처사에 끝까지 저항한다.
이 소설은 이처럼 홀로 부당한 제도와의 싸움에 나선 일호의 내적 갈등과 학교 선생, 엄마, 할아버지 등과 일호 사이의 외적 갈등을 세심하게 묘사하고 있다. 3대째 이발사의 업을 잇고 있는 할아버지는 “열일곱 살이면 어른”이라는 신념으로 일호의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바싹 깎는다. 머리 스타일을 멋과 연관 짓는 일호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할아버지는 사회의 질서와 어울리는 머리형을 일호에게 요구한다. 일호는 할아버지의 일방적인 처사가 못마땅하지만, “머리칼은 네 자신을 나타내는 징표다. 머리칼을 함부로 다루는 것은 네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과 같다.”(50쪽)는 할아버지의 말에는 수긍한다. 머리칼을 인격과 동일시하는 할아버지의 생각은 일호가 두발 문제에 저항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두발 규정을 어긴 학생에게 1학년 체육 선생은 라이터를 학생의 머리에 갖다 대며 “정말 불이라도 붙일 양으로 라이터돌을 틱틱 그어 댔다.” 일호는 순식간에 체육선생에게 달려들어 라이터를 빼앗고는 운동장 바닥에 내팽개친다. 머리칼을 인격으로 생각하는 그에게 체육선생의 행동은 참을 수 없는 ‘인격 모독’으로 비쳐진 것이다.
두발 규제라는 제도에 대한 일호의 반항은 그러므로 “머리칼이 길다고 라이터를 들이대는 선생님의 비인간적인 행위”를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부당한 제도가 반항을 부추기기도 하지만, 부당한 제도를 근거로 학생들에게 군림하려는 선생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강한 저항을 불러일으킨다. 시위의 이유를 밝힌 유인물을 읽고 학생부장은 학교 교칙을 어기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글이며, 어른들의 사주를 받은 글이라고 단정한다. 제도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어른들의 입장은 제도 밖의 세계를 염원하는 청소년들의 생각을 ‘불순하다’고 평가한다. 불순한 싹은 애초부터 잘라야 한다. 제도를 유지해야 하는 어른과 제도 밖을 사유하려는 청소년들의 생각은 이처럼 발상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너희 학교 규정이 그런 걸. 네가 그런다고 바뀌지 않아”(145쪽)라며 일호의 행동을 꾸짖는 엄마의 생각 역시 제도적 사유의 틀에 갇혀 있다. 현실과 이상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아이들을 제도적 현실에 맞추려는 어른들의 생각이 제도에 대한 아이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심화시키는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열일곱 살의 털>에는 엄격한 규율로 통제된 어른들의 육체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생체권력’이란 말이 2000년대 들어 문학담론의 중요한 인식틀로 수용되기도 했는데, 사회(제도)는 구성원들의 육체를 훈육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제도가 원하는 주체상으로 만들어낸다. 독재 정권 시절의 비민주적인 행태를 체험한 기성세대에게 규율은 ‘살기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으로 인식된다. 그들 역시 젊은 시절에는 독재정권의 두발 단속에 반항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두발 단속의 주체가 되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한다. 학생부장 오광두는 일호에게 “어른이 되어도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건 아니야”라고 말한다. 훈육의 대상은 제도 속에서 성장하여 훈육의 주체가 된다. 훈육의 대상이었기에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반항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이 현실 속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사항임을 어른들은 알고 있다. 어른이 되어도 마음대로 살 수 없는 이유는 어른이 되면 스스로 짊어져야 할 제도적 몫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일호는 어른들과의 게임을 “이기고도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고 단정한다. “이겼다 싶어 득의만면할 때 어른들은 손을 들어주는 척하면서 슬쩍 패를 뒤집어놓는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속임수를 능수능란하게 부리는 야바위꾼이 되는 것인지 모른다.”(41쪽) 일호가 속임수라고 말하는 것을 어른들은 제도적인 현실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일호는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고서야 제도와의 싸움에서 살아남는다. 일호의 할아버지는 일호의 마음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인물이다. 할아버지는 국가에서 하는 일이라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재개발과 관련된 사건에서 나타나는 바 국가는 반드시 서민들의 삶을 보살펴줘야 한다고 할아버지는 또한 생각한다. 20년 간 세상과 유리되어 세상물정을 모르는 아버지와 달리 할아버지는 자신의 신념을 굳건히 지키며 세상 사람들과 만난다. 재개발을 국가가 하는 일이라고 찬성하던 할아버지는 재개발이 서민들, 특히 집이 없는 가난한 세입자들을 길거리에 내쫓는 일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재개발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돌변한다. 국가는 서민들의 삶을 보호해야 한다는 신념이 국가(애국심)에 대한 신념보다 더 강했기 때문이다. 학생부장이 아이들의 머리를 바리캉으로 괴발개발 깎는 장면을 목격한 할아버지가 학생들의 머리를 별 모양으로 깎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일으킨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할아버지는 머리털은 인격이라는 신념으로 이발사로서의 자부심을 지키며 살아왔다. 그런데, 학생부장이 학생들의 머리를 마음대로 자르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할아버지의 이런 자부심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할아버지는 항의하는 교장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는 종로에서 이발소를 했는데, 우리 이발소에는 그 근처에 있는 학교 학생들이 많이 왔습니다. 그 시절에도 두발 단속이 심했지요. 한번은 대여섯 명이 단속에 걸려 머리를 깎이고 와서는 머리 꼭대기 쪽을 별 모양으로 깎아 달라고 했지요. 물론 제가 해주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그 날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 학생이 그랬지요. 내 자식들 머리는 마음대로 하게 놔둘 거라고요. 아이들 의견을 존중해 줄 거라고 했습니다.”(202쪽)
독재 정권의 두발 단속에 걸려 머리를 깎인 학생들이 할아버지에게 머리 꼭대기 쪽을 ‘별 모양’으로 깎아달라고 요청한다. 국가의 시책에 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 할아버지는 당연히 학생들의 요구를 묵살한다. 이런 할아버지가 일호의 학교에서 ‘별 사건’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 ‘존중’이라는 말에 드러나는 것처럼, 할아버지는 국가(제도)가 학생들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는다. 재개발을 명분으로 서민들의 삶을 ‘존중’하지 않는 국가(제도)에 할아버지가 저항의 칼날을 들이대는 이유와 동일하다. 교장이 할아버지가 이야기한 기억 속의 인물이라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할아버지를 통해 작가가 두발 문제를 ‘인간에 대한 존중’의 문제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별사건’으로 학교의 두발 규제는 폐지되거나 완화되는 방향으로 정리된다.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할아버지의 ‘존중’과 일호가 주장하는 ‘인간의 존엄성’은 동일한 맥락 속에 있다. 두 사람은 ‘사람이 우선’이라는 신념을 갖고 제도적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일으킨 ‘별사건’이나, 교장의 갑작스러운 마음 변화는 제도 속의 인물들의 변화치고는 너무 안이하게 그려지고 있다. 과거의 기억에서 길어 올리는 대안은 윤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지만, 실제의 현실을 타개할만한 구체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 1인 피켓 시위를 하며 일호는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 제도의 벽은 과연 허물어진 것일까? 어른들이 변하면 제도적 마찰도 쉽게 해소될 수 있다는 생각은 제도 밖의 어른들을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아닐까? 제도 속의 저항을 그리는 청소년 소설이, 또 어른 인물을 통해 그 저항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청소년 소설이 곱씹어서 생각해 볼 문제들이라 할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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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열일곱 살의 머리털은 어땠을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머리털에게 자유는 없었다. 학생 신분에 어울려야 했다. 그리고 동네 혹은 학교 근처의 이발소에 가야 했다. 이발소 아저씨의 가위질은 단순했다. 학생이면 학생 머리로 어른이면 어른 머리로 잘랐다. 특히 학생일 때는 바리캉을 들이댔다. 아마도 바리캉은 열일곱 살의 머리털을 잡초라고 본 것 같다. 그래서 인지 나 또한 아무런 죄의식이 없었다. 그러나 김해원의『열일곱 살의 털』에 나오는 송일호는 범생이가 아니었다. 그는 학교의 두발 규제에 맞서 두발의 자유를 주장하고 나선다. 그렇다고 송일호가 문제아이거나 불량아도 아니다. 그는 매우 평범한 학생이다. 그가 사내아이들의 욕망을 당당하게 이야기할수록 아주 오랜만에 황량한 가슴을 충만하게 했다. 모두가 자신의 신념을 두려워할 열일곱 살 때 그는 세상을 바꾸려고 했다.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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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처음 접하자 마자 솔직히 양지보다는 음지 쪽의 이상한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제목에서 제시하는 열일곱살의 털의 의미가 무얼까 골똘하게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역시나 사람이어서 그런지 털에 대한 단어만 들어도 머리털 보다는 남들에게는 감추고 싶은 그런 의미만을 생각한 제가 정말 부끄럽기 까지 했습니다. 열일곱살의 일호가 생일을 맞아 할아버지의 이발소에서 이발을 하게 되는 장면을 떠올리면서 통쾌 하게도 작가가 그리고자 하는 방향에서 한참 벗어났구나 하는 예감이 들었어요. 역시나 이 책에서 말한 털은 머리털에 대한 이야기지만 단순한 의미가 아닌 일호의 가족사 이야기 , 그리고 학교내 두발 규제에 대한 일호의 주장을 펼쳐 나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마음으로 전해지며 읽어 갈수록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호의 학교 교문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도대체 어느시대 이야기인지 정말 분간이 안가더군요. 요즘 학교도 두발 규제가 있는 학교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제가 17살 적엔 여자고등학교라서 남자 아이들과는 다르지만 학교에서 염색이나,퍼머머리는 학교에서 단속을 했던 기억이 나요. 이 책에서 말하는 1995년이면 그리 오래 된 이야기도 아닌것 같은데 중간 중간 일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과거 이야기를 통해 옛날의 단발령이나 머리 깎는 일을 전담 했던 체두관등 역사적인 사실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미용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 바리깡이라는 미용도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답니다. 아이들 머리를 바리깡으로 밀어줄 때 소음만 들어도 아이들에게는 두려움이 느껴지나 봐요. 초장에 비추어진 학생부장 선생님인 오광두라는 인물을 보면서 저도 일호 못지 않게 정의감이 불끈 솟더군요. 일호는 공부면에서도 모범적이고 모범생이었지만 스스로도 자신의 단정한 머리가 두발규제의 본보기가 되면서 주변학생들의 시선을 정말 피하고 싶었을거예요. 하지만 일호는 두발규제의 문제점을 직접 목격하며 자신의 주장을 섭렵하려 할 때 이 책을 읽는 독자층에게도 강한 설득력을 제시 해주는것 같았습니다. 일호가 두발규제 폐지 주장을 어떤 위험도 무릅쓰고 펼쳐 나가는 과정을 보며 저 또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어요. 30일간의 정학을 당하고 나서 할아버지가 학교에서 아이들의 머리를 깎아주는 장면 ,그리고 교장선생님과의 대화로 문제가 해결되어 가는 과정은 최고의 감동을 전해 주더군요. 스토리가 진부하게 다가오며 주변 인물들의 행동 묘사를 통해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가족간의 사랑도 재확인 할 수 있었던 흥미있는 책이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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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호는 해마다 생일날을 할아버지가 해 주는 이발로 맞이한다. 그러나 열일곱 살의 머리카락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욕망이 뒤엉켜 자라고 있다고 믿는 이발사 할아버지의 손에 별다른 저항감 없이 머리를 맡기는 일호 앞에 아이러니하게도 머리털을 사수하기 위한 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일호가 사수하려는 것은 제 머리털이 아니다. 대한민국 열일곱 살들의 머리털이다. 학교가 인정하는 모범 두발로 아이들 사이에 ‘범생이 1호’로 통하던 일호는 체육 선생이 두발 규정을 어긴 아이의 머리에 라이터를 들이대며 위협하는 것을 보고 ‘이성을 잃는’다. 한 번도 싸워 본 적 없는 일호가 싸움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순간이 되었다.
솔직히 나에겐 잘 와닿지 않는 책이다. 나는 01년생으로 현재 내 중학교에선 두발규정은 없어진지 오래, 여자아이들은 기본 어깨가 넘고 가슴까지 오는 아이들이 과반수이다. 남학생들 또한 앞머리도 많고 염색도 하기도 한다. 여학생이던 남학생이던 염색하는 학생, 파마한 학생이 많고 여학생은 화장도 하고 귀도 뚫고 치마도 자르고 폭도 줄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학생들은 불량학생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학생들이다. 몇년전만 해도 이는 상상할수가 없는 상황들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현재에서 이런학생은 정말 찾기 쉽다. 나는 염색과 귀는 안뚫었지만 치마도 짥고 폭도 줄였다. 어른들은 상상이 안되신다고 말한다. 어른들에게 있어 학교는 매우 엄격한곳이였고, 학교 수업시간에는 졸아본적도 자본적도 선생님한테 반항을하거나 말대꾸를 한적도 없다고 한다. 지금 보면 교사를 때리는 학생들도 나오는데... 학교에서 자는 학생들이 과반수 이상인데... 나도 그때가 상상이 잘 안된다. 궁금하기도 하다. 둘다 문제가 있지만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앞으로 일호는 서열과 불평등이 난무하는 세상속으로 나아가야 한다. 때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함에 무릎이 꺾이고 어찌할 수 없는 절망이 뒤통수를 후려치더라도 쉽게 타협하거나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서 때로는 희생도 감수해야 함을, 무엇보다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있어야 할 '그 곳'에 서 있는 용기를 배웠을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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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글을 시작했다고 한다. 2000년 <기차역 긴 의자 이야기>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2003년 <거미마을 까치여관>으로 제11회 MBC 창작동화대상 수상. <열일곱 살의 털>로 제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일단......제목이 눈에 팍!! 열일곱살의 털이라~~~~ 2차 성징이 징하게 나타나기 시작할 때의 그 털인가?? (^________________^.) 뭐 나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털은 그 털이 아니다.
털은 털이라 털이 맞는데...아랫쪽 털이 아니라 위쪽 털이다.머리털...
열일곱 살에 겪는 머리털에 대한 이야기...두발에 관한 이야기... 이발사와 고등학교 두발검사가 등장하는 성장이야기... 간단한 이야기 같지만 심오한 뜻을 내포하고 있는 이야기...
살아오면서 한번도 부모 속을 썩이지 않는 범생이로 살아온 일호...
평생 고지식한 이발사로 살아오신 할버지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손자를 위해 가위를 들었다. 일호의 집안은
조선 제 1호 이발관인 <태성이발관>을 열고 머리깍는 것을 업으로 삼은 집안이다. 일호 할아버지도 증조 할아버지처럼 17세때부터 가위를 잡았으며... 일호 아버지도 17세부터 가위를 잡고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가업을 이었드랬다. 세월이 변하고 시대가 변해도 이게 천직이다~~라는 생각에 손님들이 미장원으로 다~빠져 나가는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가위를 놓지 않았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일호 아버지는 비젼이 없다~~싶었는지...아버지처럼 살기 싫었는지... 말도 없이 짐을 싸서 가출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목포에서 한 여자가 임신한 채 올라왔고... 여자는 아기(일호)를 낳고 아기 엄마로, 할아버지&할머니의 며느리로 태성이발관에 눌러 앉게 됐다. 남편을 기다리며...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가출한 사내가 보내 온 것이라고는 엽서 두세개가 전부... 그러나 그마져 끊겨 현재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보니 열일곱 살이 될때까지 일호 는 아빠가 죽은 줄 알고 자랐다.
할아버지의 솜씨로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한 일호는 오광두 눈에 딱 걸렸다. 일호가 입학한 오정고는 두발규정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학교였다. 오늘날 그런 오정고를 만든 장본인은 오광두.
오정고의 오...빛날 광 ...머리 두... 매일 바리깡을 들고 다니며 외치는 단어는 오삼삼!!학생들은 앞머리 5cm...윗머리 3cm...뒷머리 3cm 오삼삼 황금비율로 오정고를 빛나게 한다~~~
오광두에게 찍힌 일호는 오광두의, 오광두에 의한, 오정고를 위한... 오정고 두발 표본으로 낙찰 되어야만 했다. 주기적으로 행하는 할아버지 가위질 덕분에 매일 아침 교문에 서야 했으며... 조회시간에는 방송 카메라 앞에 까지 서야만 했다. 그리고 헤어스타일 하나로 여타 선생님들에게 모범생이란 낙인(?)까지 찍혀야 했다.
이런 상황이 일호는 탐탁치 않았다. 머리 스타일 하나로 꼭두각시가 되는 것도 모자라 '범생이 일호'로 불리며 왕따가 되야 하다니... 그러다 180도 이미지 전환을 맞는 사건이 터졌다.
평소처럼 체육복을 안 입고 온 학생의 뒷통수를 존나 까던 매독... 뒷머리를 덮은 제비초리를 보는순간 이마에 힘줄이 빡~~
"이 쉐이끼!!! 하나를 보면 열을 알아....너 이 쉐끼 이 머리가 뭐야! 내가 정리해줘!!!"
학생들 앞에서 라이터를 꺼내더니 제비초리를 지지기 시작하는데... 치지찍....타 들어가는 머리카락... 순간 할아버지 말씀이 머리를 스치면서 이마에 시내 川 자가 새겨지는 일호...
'머리칼은 네 자신을 나타내는 징표다... 머리칼을 함부로 다루는 것은 네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과 같다...'
일호는 망설임도 없이 매독에게 달려들어 라이터를 뺐더니 땅에 패대기를...팍!!
"이.....이.....이 쉐끼가....뒤....뒤질려고 환장했나!!!"
학교에서 오광두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는 인물. 각종 무술의 유단자라고 툭하면 애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매드 독... 무서운 성병과 같다고 해서 매드 독에서 매독으로 진화한 체육선생... 매독이 일호를 개패듯이 패기 시작하는데... 이후 이야기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일호는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찍히게 되지만... 듬직한 친구들이 하나둘씩 생기게 되면서 이어진다. 급기야 친구들 10여명과 두발폐지를 요구하다 정학까지 먹게 되고. 결국 뜻을 굽히지 않고 학교를 상대로 교문앞에서 일인 시위까지 벌이게 된다. 이렇게 두발폐지에서 시작된 문제는 어느덧 규정, 자유, 권리까지 전이가 되고...
드라마든 뉴스든 어디선가 본 모습이지 않는가??
괜히 나섰다가는 나만 다친다...좀 비굴하지만 참자...졸업하면 땡이다.
우리가 살면서 언제 어디서고 일호의 처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일호가 더 대단해 보이지 안을 수가 없다.
나라면 어땠을까??
이 작품은 두발 이야기 외에 가업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17년 만에 돌아온 아빠와 할아버지...아빠와 엄마...아빠와 아들의 사랑과 용서가 담긴 가정사... 그리고 재개발의 미명아래 갈 곳없이 내 몰리는 약자들의 대한 내용도 담겨있다.
성장소설 종합세트같이 무거운 내용들을 담고 있지만... 내용도 좋고 흐름도 좋고 결말도 좋으니 조심스레 추천들어간다... 작가 글솜씨가 좋아 금방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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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나는 너무 물컹하거나 단단하다!" 열일곱살의 나는 어땟더라? 생각해보면 대략의 뭉뚱거려진 이미지로 밖에 떠오르지 않는 나이에 이르고보니 '열일곱살의 털'은 그 시절의 나 역시 이랬었지 하던 추억으로 다가온다. 엉뚱한것에서 오기가 치솟고,학교에 불만은 쌓이고, 부모님은 기죽지 말고 생활하라~해놓고는 실수라도 할라치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기죽이시고....푸후후~ 이 책에서 머리카락은 사춘기 소년들의 욕망과 세상의 잣대를 의미한다.
3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태성 이발소의 손자 일호는 보름마다 한번씩 할아버지의 손에 머리를 깎는다. <할아버지는 열일곱 살의 머리카락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욕망으로 뒤엉켜 자라고 있어 그것들이 세상 밖을 기웃거리기 전에 무찔러야 한다고 믿었다. 그렇지만 할아버지의 능갈맞은 가위도 아직 사내가 되지 못한 사내아이의 욕망을 뿌리째 뽑아낼 수는 없었다. 도리어 밤마다 자라나고 아침마다 솟아나는 사내아이의 머리털은 가위 만날에 단련되어 쇠어졌다.> 이렇듯 어른들에 의해 억눌려지며 공부만을 강요받는 학교생활을 하던중... 머리가 긴 학생의 머리털을 라이터로 지지려는 체육선생에게 일호는 대신 대들게 되고, 학교를 상대로 투쟁을 시작 합니다. 이발소집 손자가 두발 자유를 외치며 학교와 싸우게 되는 것이죠~ ^^
머리 길이로 모범생과 불량학생을 기준짓고, 무조건 어른들이 옳다~는 식의 강압을 학교다닐때 누구나 한번쯤 느껴 봤을 겁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고, 어른이 되면 나는 이러지 말아야지~했던 일들을 태연히 저지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만... 생각해보면 첫머리에 써 놓았듯이 너무 물컹하거나 단단한 그 시기를 어떻게 다듬고 만들어 가냐는 혼자만의 일이 아닌 모두의 일이겠죠. 아이들이라고 언제까지나 어리고 생각이 모자란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귀기울여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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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의 털 사계절 1318 문고 50 김해원 지음 사계절
<입장 바꾸어 쓰기 - 엄마의 입장> 일호가 초등학교 일학년이었을 때, 갑자기 학교에서 전화가 온 적이 있다. 일호의 담임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다짜고짜 '아들을 혼자 키우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 라는 말을 꺼냈다. '일호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서요?' 라는 말도 했다. 나는 머리가 멍해졌다. '일호가 그렇게 말했어요.' 선생님은 수화기 너머에서 코를 훌쩍거렸다. 나는 순간 가슴이 아팠다. 나는 마음 여린 여선생님에게 일호 아빠가 살아있음을 분명히 말했다. 일호 아빠가 이미 세상에 없는 셈 치고 사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날 밤, 아무래도 일호 아빠가 살아있다는 걸 알려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사진엽서 석 장을 꺼내 보여주었다. 일호에게 아빠는 살아 있다며 사진엽서를 보여주며 말했다. 일호는 편지에 집 주소만 쓰여진 것을 바라보더니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소설 속의 갈등 찾기> 1.서로 다른 대상이나 생각들이 대립하거나 충돌하는 것을 문학에서는 갈등이라고 한다. 2. 갈등에는 한 인물의 내면에서 서로 다른 생각이 대립해 발생하는 내적 갈등과 인물과 외부 대상 사이에서 일어나는 외적 갈등이 있다. 3. 소설을 감상할 때는 갈등이 생긴 원인을 찾고, 그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살펴야 한다. → 갈등의 원인과 해결 과정을 살피면서 감상한다.
오광두(오세윤 학생부장)는 바리캉을 이용해서 2학년 세 명의 머리를 밀었다. 그는 겉모습은 깔끔하고 학생들의 머리카락을 두발 규정을 지키지 않은 학생들 동의 없이 거칠게 미는 사람이다. [열일곱 살의 털]에서는 머리카락을 두고 벌이진 일호와 학교의 갈등은 학교 측이 '두발 규제 폐지 혹은 완화'로 물러나면서 해결됩니다. 이는 아버지나 할아버지도 도움을 줬지만 해결할 수 있던 힘은 일호에게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펼친 일호의 태도 때문에 해결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013.6.22.(토) 이은우(초등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