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고 있다고? 한꺼풀 벗겨 보시지!" 평온한 일상에 날아든 야한 익살 그리고 공포의 속살
이라는 당당한(?) 홍보문구를 훈장처럼 내세운 나폴레옹광.
하지만 전혀 야하거나 익살스럽거나 공포스럽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일상속에서 있음직할 수있는 경계의 영역들을 비집고 들여다보는 약간의 기담스러운 이야기들이 묶음.
팽팽한 긴장감은 없지만, 20여년도 전에 출간된 이야기임을 돌이켜보면 세월을 흘러오면 조금씩 희석되어버린 과거 어느 시대의 스산한 이야기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
|
요즘 일본 추리소설이 아주 인기가 있고 여러 작가의 작품들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특히 2~3년 사이에 급격하게 관심이 늘어난 모습을 보면 놀랍다. 서점에 가면 일본 추리소설 코너가 따로 있고 종류도 다양하다. 무슨 붐이라도 분 것처럼. 아토다 다카시는 최근에 소개된 작가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아래 소개하는 세 권의 책이 1978년, 1979년에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지만, 이 세 권의 책에 실린 작품들은 너무나 뛰어나다. 아토다 다카시는 단편 '방문자'로 1978년 추리작가협회상을, 단편집 <나폴레옹광>으로 1979년 상반기 나오키상을 받았다.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단편의 명수이며 '기묘한 맛'을 내는 작품을 쓰는 독창적인 탐구자다. '기묘한 맛'이라는 말을 일본에서 처음 사용한 에도가와 란포는 이것을 "천진난만하며 사랑스럽고, 더불어 은백색의 서늘한 잔혹미, 엉뚱하고 유들유들한 유머가 있는 천진난만한 잔학성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정의한다. 단편소설의 참맛은 치밀하고 압축적인 구성과, 결말에서 통쾌할 정도로 뒤통수를 후려치는 반전에 있다고 하겠는데 아토다 다카시는 재치 있는 반전을 구사하는 차원을 넘어 '기묘한 맛'을 독자에게 선사하는 뛰어난 작가다. 그의 작품에 나오는 이야기는 말하자면 요즘에도 여름에 자주 등장하는 도시괴담과 비슷한 것인데 논리에 맞지 않게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도시괴담과 비교해서 훨씬 개연성이 높고 품격이 있으면서도 도시괴담보다 상쾌한(?) 뒷맛을 남긴다. 피가 낭자하는 영화를 볼 때 느끼는 속 울렁거리는 역함이 아니라 등골이 서늘하고 오싹한 느낌. 흔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는 상투어를 많이 쓰는데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은 분량이 적은 단편인데도 반전이 두 번, 세 번, 여러 번 나온다. 그것이 참으로 놀라운 점이다. 한두 쪽을 남겨놓고 반전이 나와서 "오오! 그랬단 말이야?" 하고 놀라게 되는데 방심하고 있다가 마지막 두 줄에서 또 반전이 나온다.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러니 귀신이 나오고 피가 철철 흘러넘치는 공포 영화는 비교할 수가 없지.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은 확실히 재미있다. 읽고 나서 실망하지 않는다. 무더운 여름 밤에 친구들과 바닷가에 둘러앉아 있을 때 한 친구가 "내가 무서운 얘기 하나 해줄까?" 하면서 말을 꺼내는 그런 이야기다. 오오, 정말 기대가 된다. <나폴레옹광> 뒤표지에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쓴 서평에 이런 말이 있다. "조금씩 슬금슬금 몽롱하게 만들면서 예기치 않게 그렇게만은 결말을 맺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엔딩이 매번 기다릴 때, 그러면서 그 엔딩이 점점 더 꿈을 꾸는 것처럼 허우적거릴 때, 나는 고개를 들 용기를 잃어버렸다. ... 아아, 제발 끝나면 안돼,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책. 반드시 순서대로 읽으실 것." 그렇다. 읽으시라.
나폴레옹광 |
|
아토다 다카시의 국내 출판 단편집중 세번째인데 모두 수작임에는 틀림없지만 굳이 순서를 매기자면 이 책이 세번째라고 생각됩니다. 우선 첫 두 편의 단편은 아쉽게도 답을 유추해 낼 수 있었는데 이건 나 자신이 스스로 유추해냈다기 보다는 이런 유사한 줄거리를 다른 책이나 영화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물론 이 책은 79년 작이므로 다른 이들이 모방했겠지만....... 작가의 단편집 모두 추천합니다. |
|
단편이지만 상당히 재밌게 읽어 인상에 남았던 `시소 게임`의 작가 아토다 다카시의 또다른 단편집인 `나폴레옹광`
이 책에서도 작가의 장점이 빛이난다
짧은 단편속에 한가닥 빛나는 찰라의 순간을 멋지게 포착하고 있는 나폴레옹광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날수 있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환상같은 이야기며 현실속에서 일어날수 없을것 같은 기괴한 이야기 속에다 단 몇줄의 글로 불연듯 현실을 들이미는것 같은 이야기를 참으로 멋지게 잘 표현하고 있다.
대표작인 나폴레옹광도 인상적이지만 개인적으로 `뻔뻔한 방문자`와`이`사랑은 생각밖의 것`과`딱정벌레의 푸가`가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 일상을 한순간에 뒤틀어버리는 마지막 한 단락의 묘미를 아주 제대로 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잣집 젊은 마님을 불연듯 찾아온 낯선 방문객...그녀가 아이를 출산할때 산후조리를 도와준 여자지만 처음부터 과장된 친절과 불필요하게 잘보이려는 비굴함이 싫었던 마님은 아침부터 찾아 온 그녀가 반갑지않다.
그럼에도 뻔번하게 집으로 들어온 여자 뭔가 부탁할게 있는듯 하지만 마님은 그녀의 사정을 봐주고 싶지도 않을뿐 아니라 자신과 신분의 차이가 큰 여자가 자신의 아이를 만지는 것도 싫다.여자가 돌아간 다음 찾아 온 경찰은 여자가 여자의 딸이 낳은 아이를 살해한 용의자라고 말하는데 그 아이가 죽은 날은 공교롭게도 자신이 딸아이를 출산한 전날
과연 그 여자는 왜 도피중이면서도 별 용무없이 자신을 찾아 온 걸까?
한가닥 의심을 심어두고 간 그녀...
질나쁜 애인을 둔 탓으로 회사돈을 손 된 딸아이를 돕기 위해 납치를 계획한 아버지의 치밀한 작전이 성공을 눈앞에 두고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사랑은 생각밖의 것`도 마지막 멘트가 인상적이면서도 시니컬해서 흥미로웠다.
`이` 역시 평온한 하루가 아내의 한마디 말로 공포를 느끼게 하는데 이 반전이 억지스럽거나 과장되지않아 더 공포스럽다.
자신의 차인 딱정벌레차가 다친 자신대신 돈을 벌러다니고 그런 차와 대화를 하는 주인을 그린 `딱정벌레의 푸가`역시 평탄하게 흘러가다 마지막 한줄로 앞의 이야기를 완전하게 뒤집는 반전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주고 있다.
뚜렷하게 뭔가 거창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해결하는 스타일이 아닌...마음속에 작은 의혹이나 의심하나 심어 놓거나 앞의 이야기를 단숨에 바꿔 버려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블랙 유머를 잘 살린 단편집이었다.
이야기전체가 으스스하거나 공포스럽지않더라도 충분히 일상의 공포를 제대로 살린 멋진 작품이었다. |
|
여러개의 단편 중에 첫번 째로 등장하는 것이 나폴레옹광이다. 이책에 실린 모든 단편이 그렇지만 결말에 이르러 독자로 하여금 상상을 일깨우게 하는 그 으씨씨한 전율! 아토다 다카시의 나폴레옹광은 그 첫번째로 실린 나폴레옹광을 읽고 나면 짜릿짜릿한 전기를 만지듯 하면서 일사천리로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다. 스크린에 펼쳐지는 듯한 상상은 책을 읽는 즐거움이 아닐까! |
|
1979년에 간행된 단편집. 표제작 <나폴레옹광>과 제32회 추리 작가 협회상 단편상 수상의 <뻔뻔한 방문자>등을 포함한, 전 13편이 수록되어 있다. 제81회 나오키상 수상작. 단편의 명수로 불리는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중에서도 걸작으로 이름 높은 작품집이다. |
|
잔인한 폭력 장면도 없다. 피가 낭자한 살인 사건도 없다. 하지만 서늘한 공포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안겨 주는 아토다 다카시 작가의 작품이다. 13편의 단편을 수록한 소설집인데 한편, 한편마다 색다르고 놀라움을 준다.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는데, 이 작품들이 오래 전에 발표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할 정도로 세련된 문체와 스토리를 갖고 있다.
13편 모두 독특한 분위기와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특히, '나폴레옹광', '뻔뻔한 방문자', '이', 광폭한 사자' , '창공' 은 읽으면서 내내 서늘한 공포를 느끼기도 했고 헛웃음도 나왔던 작품이었다. 결코 과장되지 않은 글 속에 담긴 의미를 깨닫는 순간 아...하는 탄식과 함께 아토다 다카시 작가의 힘을 알게 된다. |
|
언젠가 어떤 책을 보는데 그 책 속의 한 인물이 일생동안 단 한 권의 책만을 읽는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 인물은 그 책을 마르고 닳도록 보다가 너덜너덜해지면 다시 새 책을 구입해서 보고는 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단 한 권의 책만을 일생동안 읽으며 즐거워할 수 있다니 너무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도 그런 책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토다 다카시의 <나폴레옹광>과 <뻔뻔한 방문객>, <그것의 이면>, <딱정벌레의 푸가>, 그리고 <밧줄-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는 적어도 두번, 또는 서너번은 족히 읽은 작품들이다. 일본 미스터리 단편집 하면 아토다 다카시 작품 한 편 정도는 수록되었었고 아토다 다카시의 이름으로 출판된 단편집이라면 이 작품들은 거의 빠지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나폴레옹광>은 말이 필요없는 아토다 다카시의 걸작이자 일본 미스터리 단편의 대표적인 단편으로 미스터리 팬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읽어보고 싶어하는 작품이다.
작품들은 공포와 환상, 그리고 유머를 보여주고 있지만 가장 아토다 다카시다운 작품은 역시 일상에서 오는 오싹한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작품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역시 위의 작품들과 함께 <이>, <광폭한 사자>가 새롭게 읽은 섬뜩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서 무심한 듯 나누는 부부의 저녁 대화의 마지막이 그렇게 오싹하게 끝날 수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짧은 분량의 작품으로도 작가의 공포는 너무 쉽게 전달되고 있다. 상상 이상의 공포로. <광폭한 사자>는 너무도 일에만 매달리고 규칙적으로 살아가는 여인의 순간적 일탈에서 오는 공포를 잘 담아내고 있다. 일중독도 일종의 광기인 것은 분명하지 않나 싶다.
여기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던 <사랑은 생각 밖의 것>은 아토다 다카시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정말 주인공 말처럼 '이 놈도 저 놈도 하필이면 멍청한 상대를 고르다니...'라고 외칠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은 너무도 심각했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샐러리맨이 등장한다. 그들의 고단한 일상이 그대로 전달된다. 어쩌면 샐러리맨으로 일생을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그들에게는 공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빼도 박도 못하는 신세, 하나의 길만 가야 하는, 그러면서 낙오되지 않도록 애써야 하는, 나중에 남는 건 허무함뿐인 남자들의 인생에 대한 작가의 안타까움을 공포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뒤틀린 밤>이라든지 <투명 물고기>, <창공>은 그런 그들의 마음을 대변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포는 상상이기도 하지만 현실에 매여 있는 인간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일탈에 대한 갈망과 그 갈망에 대한 두려움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것을 아토다 다카시는 정말 너무도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이라면 어쩌면 옆에 두고 계속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을수록 새로운 공포와 그 이면의 광기, 그리고 내 일상에 대한 생각이 겹쳐져 지루할 틈이 없으니까. 정말 대단하다는 말 이외에는 다른 말이 필요없는 일본 미스터리 단편의 대가이다. 평생 읽어도 좋은 작품들이다. |
|
이 책은 아토다 다카시의 단편 소설들이 실려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