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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모습에 비친 나를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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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한 사전 정보나 지식 없이 책을 만나게 되면 그 결과는 극과 극이 되곤 한다. 관심목록이나 즐겨찾기에 추가되는 이름으로 남거나 아예 삭제되거나 한다. 특히나 한국 작가들에 대한 내 평가는 대부분 그러하다. 조금 못된 독자라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취향이 아니더라 하는 살짝 다른 어감으로 표현하면 그다지 못된 독자로 남지는 않는다. 이렇게 사설이 긴 이유는 김윤영이
"타인의 모습에 비친 나를 발견하다." 내용보기
 작가에 대한 사전 정보나 지식 없이 책을 만나게 되면 그 결과는 극과 극이 되곤 한다. 관심목록이나 즐겨찾기에 추가되는 이름으로 남거나 아예 삭제되거나 한다. 특히나 한국 작가들에 대한 내 평가는 대부분 그러하다. 조금 못된 독자라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취향이 아니더라 하는 살짝 다른 어감으로 표현하면 그다지 못된 독자로 남지는 않는다. 이렇게 사설이 긴 이유는 김윤영이라는 작가 때문이다.  이 작가는 어디에 속하게 될까? 비단, 이 작가 때문이랴. 내가 알지 못하는 이름들의 작가들, 등단하고 책을 낸 사람은 왜 이리도 많은지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린 핑거>는  원예에 능하다, 재주꾼이라는 뜻으로 일축된다. 마녀의 손에 닿기만 해도 눈부신 풍경으로 변하는 그런 손이던가. 이런 손을 가졌다면 행복을 쥐락펴락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행복해보이는 것은 타인의 시선일 뿐이다. 그 안에서 나를 찾는 것은 조금은 위안이 될까. 보기만 해도 흐믓한 미소를 안겨주는 정원을 가진 써니(선희)는 타고난 언청이로 인해 상처를 가슴에 새기며 살았다. 성형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살고 있지만 그녀는 여전하게 과거속 자신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정원은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다. 열심히 물을 주고 잡초를 제거하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거름으로 알토란 같은 열매를 맺지만, 채울 수 없는 빈자리에 그녀가 살고 있다.

 <전망 좋은 집>의 혜령도 마찬가지다.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고 그로 인해 남편과 헤어지고 제법 잘 되는 베이커리를 운영한다. 한 순간, 거짓 임신으로 모두를 속이며 살고 있다. 거짓이 탄로나기 전에 미혼모의 아이를 찾아 나선다. 오랜만에 만난 대학동창 은호는 철거촌에서 간질을 앓던 여자의 아이를 혜령에게 안져준다. 그럼으로 이제 혜령은 보여지는 모습으로 세상을 만나게 된다. 그 역시 타인에 비친 모습일 뿐, 스스로를 비춰보는 거울 속 혜령은 엄마로 태어나는 것일까?

 표제작인 <그린 핑거>나 <전망 좋은 집>  두 단편은 조금은 특별한 두 여자, 선희와 혜령으로 인해 타인으로 주목 받음이 어떠한가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우리가 얼마나 쉽게 남을 평가하려하고 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삶이라는 것은 결코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누군가의 삶을 다 안다고 단정지어서도 안됨을 환기시킨다.

 이어지는 5편의 연애소설. 물론 연애소설이지만 연애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블루오션 연애학>, <너무 고결한 당신>, <Heartbreaking Love>, <초콜릿>, <모네의 정원으로> 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태로 연작소설이다.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 하나의 단편의 주인공이 다른 단편에서 조연이나 주변 인물이 된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형태이기에 더 흥미롭다. 
 
 나의 시선으로 관찰되는 타인은 타인이기에 그들의 삶은 실제보다 조금 더 멋지고 무대의 주인공처럼 보인다. 관찰하기에서 벗어나 바라보는 자신은 너무 보잘 것 없기도 하고 안쓰럽기까지 한다. 그것은 우리가 때로는 의식적으로 잊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시선에 나는 주인공이라는 사실. 연애에 대한 애정이나 설렘은 다른 모든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연애라는 이름이기에 왠지 모를 설렘과 기대가 있다. 물론 작가가 그려낸 인물들은 평범해보이지만 특별한 연애를 하고 있다. <내게 아주 특별한 연인>이라는 부제처럼 말이다.  특별하지만 꼭 행복한 결말이라는 법은 없다. 멜로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비극적인 처절함을 경험하기도 한다. 우리가 마주하는 삶도 롤러코스터를 타는 연애와 마찬가지다. 알면서도 그 경이로움의 탄성을 지르고자 열심히 살고 있지 않는가.

 나는 여류작가가 그려낸 여자들의 이야기를 흠모한다. 더불어 흥미 위주나 유행에 아랑곳하지 않는 소설을 읽을 때 더 행복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존재를 찾게 하는 것, 불편한 시선을 감추지 않고 바로 보는 시선을 사랑한다. 작가 김윤영도 그런 시선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해야 겠다. 예상했겠지만 관심목록과 즐겨찾기에 그녀의 이름이 추가된다.

r*********s 2008.09.0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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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사랑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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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 엇갈리는 만남속에 그를 만나고, 그녀와 헤어지고,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 다시 사랑을 한다. 끝까지 각자의 기억속에 의혹으로만 남은 내게 아주 특별한 연인들은 그 누구도 자신들의 연인과 진정한 소통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특별함'에도.   '내게 아주 특별한 연인'은 그 속을 알 수 없기에 '특별한'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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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

엇갈리는 만남속에 그를 만나고, 그녀와 헤어지고,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 다시 사랑을 한다.

끝까지 각자의 기억속에 의혹으로만 남은

내게 아주 특별한 연인들은 그 누구도 자신들의 연인과

진정한 소통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특별함'에도.

 

'내게 아주 특별한 연인'은 그 속을 알 수 없기에

'특별한'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w********k 2008.10.20. 신고 공감 4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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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잘 쓴 다양한 여성들의 다양한 연애 단편들
"매우 잘 쓴 다양한 여성들의 다양한 연애 단편들" 내용보기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것은 언제나 흥분이다. 이 흥분은 두 부류의 작가로 가름되며 내게 각기 다른 농밀함을 갖게 한다.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유명작가의 그것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그것에 나는 조금 더 경도된다. 유명작가는 이미 많은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적잖은 형용사로 수식된다. 반면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는 부담스러운 형용문구에 비교적 덜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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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것은 언제나 흥분이다. 이 흥분은 두 부류의 작가로 가름되며 내게 각기 다른 농밀함을 갖게 한다.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유명작가의 그것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그것에 나는 조금 더 경도된다. 유명작가는 이미 많은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적잖은 형용사로 수식된다. 반면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는 부담스러운 형용문구에 비교적 덜 노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텍스트 외적에서 오는 호도와 선입견에서 자유롭다. 요컨대 편견없는 명징한 시각으로 작가와 텍스트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신선한 작가와의 첫 만남을 예찬한다.

  더욱이 텍스트 자체가 수준급이라면 첫만남이라는 작은 수고는 곧바로 책읽기의 보람과 희열로 치환된다. 응당 그 작가가 이전에 쏟아냈던 작품들의 제목을 훑어보게 된다. 그리고 읽어야만 하는 또 다른 수고로움이 의무화된다. 1998년 제 1회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한 김윤영과의 만남이 내겐 그랬다.

  김윤영의 최신 소설집 『그린핑거』는 생각지도 못한 만족을 내게 안겨주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창비에서 보내준 이 얇은 단편소설집은 '김윤영'이라는 브랜드가 어떤 것인지를 내게 처음으로 소개한다. 본래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 내게 짧은 서사도 이렇게 쓸 수 있구나, 하는 선입견의 파괴를 선사했다. 정말 잘 쓴 깔끔한 소설집이다.

  총 일곱 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표제작 「그린핑거」와 「전망 좋은 집」은 별도의 독립된 단편이다. 나머지 다섯 편은 '내게 아주 특별한 연인'이라는 테마로 엮어진 연작 연애담들이다. 작가는 잘 다듬어진 일곱 편의 단편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독특한 사랑과 내적 감수성을 섬세하고 감각적인 필치로 그려냈다.

  표제작 「그린핑거」는 단연 돋보이는 단편이다. 주인공 써니는 '그린 핑거'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정원을 잘 다루는 여인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식물을 다루는 것과 근본적인 자의식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것은 별개의 역량인 듯보인다. 선천적 얼굴 기형으로 태어난 그녀의 콤플렉스는 성공적인 수술 이후에도 사그라들지 않는다. 남편이 기형에 대한 압박감으로 아이 갖는 것을 꺼림을 알게 된 그녀는 남편과 소원해진다. 한 여성의 자기부정이 날카롭게 잘 드러났다.

  연작의 구성으로 이어진 다섯 편의 연애 단편들 또한 모두 읽어볼 만 하다. 각 단편은 하나의 독립된 단편이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앞선 단편의 한 인물이 다음 단편의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 이러한 피카레스크식 구성은 각 단편을 동일한 주제로 엮으면서 동시에 독립성을 잃지 않게 한다. 물론 각 단편들의 완성도 또한 나무랄 데 없이 깔끔하다.

  「블루오션 경제학」은 연애학에 주식과 투자의 개념을 차용했다. 「모네의 정원으로」는 다른 단편보다는 조금 긴 호흡으로 연애에 '그림'과 '경제'의 키워드를 대입했다. 다섯 편의 단편 모두 주인공 화자는 여성이다. 최근에 읽은 비슷한 소재의 일본소설인, 작가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민망한 싸구려 연애 이야기와는 수준을 달리한다. 동시대 여성들의 각기 다른 다양한 연애담을 통하여 여성의 내밀한 심리묘사와 자의식 탐구가 돋보이는 소설집이다.

  여성이기에 쓰지 못하는 소설이 있는 반면 여성이기에 가능한 소설이 있다. 『그린핑거』에서 김윤영의 문학적 브랜드는 잘 드러난다. '단편'이라는 서사 장르가 무엇이며,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작가 김윤영은 깔끔하게 입증했다. 본래 나는 단편을 즐겨 읽지 않는다. 단편소설은 대체적으로 서사가 가볍다. 단편이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 또한 내게는 거북하다. 하지만 김윤영의 단편은 매력적이다. 동시대적 감수성을 전면에 배치하지만 칙릿이라는 한국 여류문학의 클리셰에 함몰되지는 않는다. 메시지가 간명하며 글이 매끄럽다. 기술력 또한 탄탄하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반성할 줄 아는 작가란 말을 듣고 싶다고 고백한다. 텍스트에 대한 겸손이 잘 묻어있는 고백이다. 이에 한 권의 소설집으로 그녀의 매력에 경도된 미천한 독자는 그녀에게 한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단편의 벽을 넘어 장편의 바다에 진입해줄 것을 말이다. 장편은 단편과는 다른 세계다. 지금보다 훨씬 긴 호흡으로 그녀의 텍스트를 궁구하고 싶다. 그때야 비로소 나는 김윤영을 100%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http://blog.naver.com/gilsamo
Written bY David

YES마니아 : 골드 g*****o 2008.10.04.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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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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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집으로 김윤영을 처음 만났다. 그 첫 느낌은 독특하다는 것이었다. <그린 핑거>와 <전망 좋은 집> 두 작품은 속으로는 같을지 몰라도 겉으로 보기엔 극과 극의 작품이었다. 나머지 작품은 남녀, 연애에 관한 작품들이었는데, 연작의 느낌을 갖고 각각의 인물이 주인공으로서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이 연애학도 무척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되며 한 인물, 한 인물에 집중하기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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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집으로 김윤영을 처음 만났다. 그 첫 느낌은 독특하다는 것이었다. <그린 핑거>와 <전망 좋은 집> 두 작품은 속으로는 같을지 몰라도 겉으로 보기엔 극과 극의 작품이었다. 나머지 작품은 남녀, 연애에 관한 작품들이었는데, 연작의 느낌을 갖고 각각의 인물이 주인공으로서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이 연애학도 무척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되며 한 인물, 한 인물에 집중하기보다 독자들에게는 전체의 밑그림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밝은 정원에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그린 핑거를 가진 여자는 밝디밝다. 너무나 불행했던 외모에서 깔끔한 외모로 변했고, 그 외모의 변화를 모르는 곳에서 새 출발을 한다. 사랑하는 남편과 좋은 집에서 밝게 사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밝은 느낌의 벽지에 음산한 그림자를 지울 수는 없다. 처음부터 부정적인 부분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는 스토리는 확 반전되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작품이었다. 으악... 무서운 암시... 그렇게 아름다운 꽃도 칭찬 받는 그린 핑거도 결국은...   

 

이에 반해 <전망 좋은 집>은 전망 좋은 부유한 집과 빵집에서 퍼져 나오는 고소한 빵 냄새를 깔고는 있지만 노숙자 공원을 이웃해있고 또 이 각각의 인물들 아래 숨어있는 음울한 비밀... 하지만 여자는 전망 좋은 집을 포기하고 어둠의 자식을 선택한다. 특이한 선택이지만 그 한줄기 희망의 빛이 스며든다.  

 

내게 아주 특별한 연인 1~5편인 <블루오션 연애학> <너무 고결한 당신> <Heartbreaking Love> <초콜릿> <모네의 정원으로> 등 다섯 작품은 마치 연작 같은 느낌으로 각각의 인물들이 차례로 주인공이 되어 나타났다. 이는 이 여자와 저 남자가 만나고, 헤어지고... 또 저 남자와 다른 여자가 만나고 헤어지고... 또 이 여자는 또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되고... 이 인물들은 서로 아무 관계도 없지만 이렇게 여자와 남자는 만나고 헤어진다. 어떤 여자에게 나쁜 남자였던 남자는 다른 여자에겐 너무나 좋은 남자로 나타나기도 하고, 너무나 부담스러웠던 남자는 또 다른 여자에게 가볍게 다가가고. 결국 이런 저런 만남은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게 아니다. 어쩌면 여자, 남자 각각이 바라보는 사랑, 그들이 이에 대처하는 삶의 방식이 다 달라서 가능한지 모른다.

 

“남자를 바꾸는 건 오일교환과도 같다. 독자적 상품으로 키워볼 만한 상대인지 그 여부가 윤리적 결함을 좌우할 수 있다. 내 경쟁우위가 지속되는 한, 즉 내 상품성을 해치지 않는 한도 내에선 난 아직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나는 연애의 경제학을 신봉한다. 아주 철저히.”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 작품이 연애소설이라기보다 여성이 자의식을 찾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연애나 결혼, 삶 앞에서 현대 여성은 그 어느 것에도 끌려가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자신을 찾는 노력을 하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정말 흥미로운 작가다. 다음 작품은 뭘 읽을까.


특별한 사랑을 꿈꾸는 것도 아니고 그 남자가 정말 내 연인이 될 수도 있었지만, 더 궁금한 건, 이거다.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g******i 2008.09.23. 신고 공감 4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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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속쓰림이 공존하는, '리얼'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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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를 하면 돌 맞을 지도 모르겠지만,곰곰히 생각할수록, 한 번, 두 번 경험의 나이테가 늘어갈수록, 남자보다 여자가 더 삭막한 존재가 아닐까 한다.절대 내가 남자라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현실주의, 외모보다 돈, 돈보다 능력 등, 여자들에게 많이 들을 수 있었던 매우 현실적인 말들에 뭔가 억울함을 느끼는 남자들의 이야기들을 겪고 보고 들어왔던 나, 그럴 때마다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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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를 하면 돌 맞을 지도 모르겠지만,
곰곰히 생각할수록, 한 번, 두 번 경험의 나이테가 늘어갈수록,
남자보다 여자가 더 삭막한 존재가 아닐까 한다.
절대 내가 남자라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주의, 외모보다 돈, 돈보다 능력 등, 여자들에게 많이 들을 수 있었던 매우 현실적인 말들에 뭔가 억울함을 느끼는 남자들의 이야기들을 겪고 보고 들어왔던 나, 그럴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왠지 마음 한 구석은 편치않았던 나의 반응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렇기에 이번 '그린 핑거'의 극히 현실적인 연애 이야기를 보면서 같은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 같고.


이 책, '그린 핑거'의 총 7개의 소설 중에서, '내게 아주 특별한 연인'이라는 부제로 묶인 다섯 편의 소설들은 각각 한 편의 소설로서의 구성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각각의 주인공들이 겹치고 또 연결되며 몇 쌍의 성공한, 혹은 실패한 사랑 이야기들을 다룬다. 한 편의 주인공이었던 남녀의 그 사건 전후의 이야기를 다른 소설에서 펼치고, 그 주인공들이 서로 섞이고 하는 식의 구성을 취하는 식이다. 그런데.
그들의 연애는 그야말로 '실리'다. 특히 여주인공들의 심리적 묘사 속에는 감정이 없다. 아니 감정은 있으되 그 감정을 움직이게 하는 요소는 감성이 아닌 철저한 이성이다. 그런 한 편, 한 편의 소설들이 개인적으로는 참 속쓰리다. 분명 인정할 수 밖에 없으면서도(그러고보면 나도 최근 여성들에게 들은 사랑 이야기들은 극히 현실적인 것들이 많기도 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라는 아쉬움이 드는 그런 속쓰림이 밀려왔다.

그런 실리 위주의 연애관을 가진 여성들과 극한의 대비를 이루는 것이 주인공 중 하나인 우인이다. 자기 몸을 희생해가며 인류애를 실천하는 듯한, 하지만 그 도가 지나쳐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그런 주인공. 김윤영의 무채색인 이성적 연애관의 세계 속에서는 더욱 이질적인 이런 인문들과의 대비 속에서 그 속쓰림은 극에 달한다.
게다가 그런 다섯 작품이 얽혀있는 짜임새는 또 얼마나 대단한지. 작가 김윤영의 뛰어난 구성력과 역량이 돋보이는 그런 부분이며 물론 스토리적인 재미도 좋고.

그리고 표제작이며 책의 시작을 장식하는 '그린 핑거'와 '전망 좋은 집' 역시 매우 인상적이다. 컴플렉스를 가진 여성들, 하지만 내적인 것이 아닌, 타인과의 관계 때문에 점점 심화되는 컴플렉스를 가진 그녀들의 모습을 그린 이 두 작품 역시 재미있으며 또 그녀만의 강한 색깔을 낸다. 물론 기존에도 이런 식의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담은 소설들이 꽤 있어왔지만, 대부분의 중점은 자기 내부의 뛰어난 감정 묘사나 사적인 것에 집중되었던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전지적 작가 시점을 기반으로 타인의 시점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 자본주의적 욕망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그리 흔히 볼 수 없는 그런 시선이며, 또 그렇기에 평론가들은 '여성문학 이후의 여성문학'이라 평할 정도이기도 하고.


이데올로기적 언급을 차처하더라도 세상은 점점,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바쳤던 이덕화식의 감성보다 '사랑은 화학적 호르몬의 작용이다'라는 이성적인 판단의 '리얼' 러브 스토리들이 채워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작가 김윤영이 이 책에 담고 있는 '그런 리얼 러브 스토리들이 자본주의적 교환 가치에 의한 이성적 판단을 꼬집고 비판하기 위해 씌여졌는지, 아니면 '뭘 어때?! 그게 세태니 인정해야지!'라는 것인지는 확실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나같은 로맨티스트(라 주장하는)가 가질 동병상련적 속쓰림을 이끌어내거나, 혹은 현실적이다.. 라고 말할 만큼이나 '이게 세태야'라고 말할 그녀(혹은 그)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은 분명 이 작품들이 그런 방향성을 넘어선 재미와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일 거다.

그렇기에 속쓰린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녀의 소설이라면 적어도 먼저 읽을 우선순위로 올려놓을 것 같은 그런 충분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r***o 2008.10.1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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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다 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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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생각이 너무 많으면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않다는 말, 절감한다. 이책을 읽은지 1주일이 되가는데.... 너무 생생해서 독후감을 남기는게 더 어려웠다. 그래서 숙제처럼 미루기만 했다. 이 책은 여성소설이라고 알려져서 나는 좀 편한 마음으로 읽었다. 김윤영의 책을 처음 읽은 것도 아니고. 그런데...전에 읽은 <타잔>보다 더 여운이 길다. 아니 책 속에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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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생각이 너무 많으면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않다는 말, 절감한다.

이책을 읽은지 1주일이 되가는데....

너무 생생해서 독후감을 남기는게 더 어려웠다. 그래서 숙제처럼 미루기만 했다.


이 책은 여성소설이라고 알려져서 나는 좀 편한 마음으로 읽었다. 김윤영의 책을 처음 읽은 것도 아니고.

그런데...전에 읽은 <타잔>보다 더 여운이 길다.

아니 책 속에 푹 빠졌다고 해야되나. 타잔의 주인공들은 그래도 나와는 일상생활에서 크게 상관이 없는 인물들이었다면, 이 책의 주인공들은 꼭 나의 고민을 훔쳐다 소설을 쓴 듯한 느낌마저 든다. 

(특히 우인이란 남자, 어디서 만난 것 같다. 아닌가? 너무 만나고 싶어서 그런가^^)


아이를 임신하고 이 땅에서 키운다는 것, 정말 미혼의 후배들에게 복사해서 읽히고 싶은 결혼관 등...군더더기 하나없이 정말 다음 페이지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빨리 넘기지않으면 안되는데, 그렇게 휘몰아쳐서 읽고난 후 너무 진한 여운 때문에 혼자 멍때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으, 독하다 이 작가, 그리고 위험하다.


이만큼 멍때리게 한 작가에게 홀딱 빠졌던 경험은, 배수아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녀의 모든 책들 다 찾아서 읽느라 힘들었다. <나는 네가 지겨워>, 요거에 데어서  이 배수아 순례는 끝났지만...

 

하여간 김윤영의 책은 꼭 읽고나면 지금 살고있는 내 인생의 모양새를 '훑어보게' 된다는 점(후훗  난 그래도 이렇게 속물은 아니야- 뭐 이런)다른 한국작가들의 소설은 그냥 소설같이 구라같이 읽히는데, 이 작가에겐 그런 안일한 독서자세가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점.

김윤영의 책이 더 나왔으면 구해서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누구에게 이 책을 선물할까 즐거운 궁리중이다.

 

아....피같은 휴가가 끝나간다. 흑 피보다도 더 귀해.-_-

 

0****0 2008.10.01. 신고 공감 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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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핑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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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영 작가의 단편집이다. 세 번째로 그녀의 작품을 읽고 있는데 점점 < 내 집 마련의 여왕>의 느낌이 나면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스타일에 익숙해져 가는 느낌도 든다. <그린 핑거> 외에 6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린 핑거>와 <전망 좋은 집> 외의 각각 다른 이야기들의 인물들이 중복되고 있다. <블루오션 연애학>에 주인공으로 지은과 진호가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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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영 작가의 단편집이다. 세 번째로 그녀의 작품을 읽고 있는데 점점 < 내 집 마련의 여왕>의 느낌이 나면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스타일에 익숙해져 가는 느낌도 든다. <그린 핑거> 외에 6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린 핑거>와 <전망 좋은 집> 외의 각각 다른 이야기들의 인물들이 중복되고 있다. <블루오션 연애학>에 주인공으로 지은과 진호가 나오는데, 뒤의 <초콜릿>이라는 작품에서는 진호가, <모네의 정원으로>에는 지은이 다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각각 다른 단편이지만 왠지 서로가 연결되어 긴 이야기를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지난번 <루이뷔똥>이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가들이 자신의 삶이나 생각 등을 작품에 투영시킨다고 했는데,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는 조금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아니, 오히려 궁금해졌다. 소설은 어디까지가 상상이고 어디까지가 실제일까?

이야기가 왠지 원점으로 돌아와 버린 기분이다.

이렇게나 많은, 서로 다른 모습의 삶을 작가가 전부 살아봤다고 하기엔... 너무도 다양하지 않을까, 너무 굴곡진 인생이 아닐까... 뭐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린 핑거>에 나오는 단편들의 공통적 소재는 ‘사랑’이다. ‘사랑’의 모습은 여러 가지겠지만, 이 책 속에 나오는 사랑은 지독히 현실적이면서, 무언가 빠져 있는 공허함을 가진 그런 사랑이다. 너무나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다보니 오히려 무언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그런 상황 말이다. 세상엔 분명 이런 사랑도 있겠지만, 나는 피하고픈 그런 사랑이기도 했다.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등장인물들의 사랑은 그래서 더 현실적이었고, 더 치열했으며, 결국은 도망치게 만드는 그런 것이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왠지 사랑은, 잘못된 사랑은 공포 영화도 더 무서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으~ 정말 지긋지긋한 사랑이여! 인생이여!

 

그는 어쩌면 내게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아주 특별한 연인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도 세게 물어서 피가 날 것 같았다. 그렇게 된다고 일상이 덜 진부해질까. 그런다고 인생에 대한 기대가 다 사라질까. 아니라고, 나는 그걸 잘 알지 않느냐고, 태어날 때부터 이미 인생의 비의를 다 알고 있지 않느냐고 나는 혼자 그렇게 중얼거렸다. (p203)

b****4 2010.03.01. 신고 공감 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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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그리고 끝, 그 모호한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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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좁다. 몇 다리 건너지 않아 나와 너의 인연은 지속된다. 하지만 그와 같은 사실을 실제 생활에서 느끼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일까? 헤어짐에 부딪혔을 때 많은 이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야 만다. 마치 그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물론 직접적인 대면은 끝일 수가 있다. 허나 나도 모르게, 나와 너의 인연은 어디에선가 지속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연애 소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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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좁다. 몇 다리 건너지 않아 나와 너의 인연은 지속된다. 하지만 그와 같은 사실을 실제 생활에서 느끼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일까? 헤어짐에 부딪혔을 때 많은 이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야 만다. 마치 그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물론 직접적인 대면은 끝일 수가 있다. 허나 나도 모르게, 나와 너의 인연은 어디에선가 지속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연애 소설 같다. 그런데 남자와 여자 한 명이 만나 사랑했다 헤어지는 내용치곤 뭔가 복잡하다. 마치 꼬리에 꼬리를 물 듯 끝이라 믿었던 순간이 시작이니 읽는 사람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물론 작가가 그려낸 세상은 너무도 작다. 불과 열 명도 안 되는 사람이 이렇게 짝을 바꾸어가며 사귀고 헤어지는 일은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들 테니 말이다. 하지만 시작이라고 너무 설렐 필요도 없고 마지막이라고 너무 흐느낄 필요도 없음을 이야기는 내게 말해주고 있었다. 끝은 시작의 또 다른 이름이니 말이다.

등장 인물들은 개성이 넘쳤다. 아마도 각자 몸담고 있는 각기 다른 환경이 온몸 가득 배어 있었기 때문인 듯했다. 일례로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 냄새를 풍기던 지은이 마치 증권 투자를 하듯 남성들의 조건을 재었다면, 특이한 종교에 푹 빠져 있는 우인이라는 남성은 자기 골수 빼어주는 것을 머리카락 뽑아주는 것마냥 여기는 인물이었다. 어디 그 뿐인가. 준수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애인 대행 싸이트를 운영하는 진호라는 남자는 더더욱 독특한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즉,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엇갈리며 만나고 헤어졌다. 이런 걸 두고 부조화 속의 조화라고 했던가 싶다. 어쩌면 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지은과 우인의 시작을 작가는 의도적으로 이야기의 끄트머리에 깔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앞의 두 이야기는 독립적이다. 한 소설에 등장한 인물이 다른 소설에 등장하질 않으니 서로 다른 이야기로 보는 게 옳을 것이다. 그런데 <그린 핑거>의 써니라고 불리는 여성과 <전망 좋은 집>의 혜령이라는 여성은 느낌이 비슷했다. 언청이라는 신체적 악조건을 끝끝내 극복치 못한(?) 써니의 남편을 향한 기다림은 언제 종결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죽은 아이를 영원히 품에 안고 살아가야 하는 혜령의 아픔 역시 비슷하다. 비록 남편 없이 삶을 꾸리고, 아이를 품에 안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꿈꿀지라도 그녀들의 시작은 여성 특유의 여림과 맞닿아 있었다.

 

다른 듯 비슷한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무엇을 우리에게 말하고 팠던 것일까? 나만 홀로 아픈 것만 같은 순간에도 나처럼 혹은 나보다 더 흔들리는 누군가가 있음을 암시하려 들었던 것일까?

 

미술관 폐관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상관하지 않았다.

경비원이 문 닫을 시간이라고 큰 소리로 알리고 다녔지만 서로의 눈을 바라보느라 듣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전시회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p 256)

 

그렇다. 현재 이상을 바라보지 못하는 우리가 끝이라고 믿더라도 끝이 아닌 것이 우리의 만남이고 삶이다. 다소 가벼운 남녀간의 사랑을 소재로 삼았으나 저자는 가벼움을 통해 무거움을 풀어내고자 노력했던 듯하다. 그래서 그런 걸까? 빠른 속도를 내어 읽었으나 언젠가 한 번은 천천히 속도를 죽여가며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고 도는 삶을 음미하기 위해서
이달의 사락 q*****2 2008.09.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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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속적인 것이 왜 문제인지 통쾌하게 말해줄 수 있는 작가라, 멋지다.
"통속적인 것이 왜 문제인지 통쾌하게 말해줄 수 있는 작가라, 멋지다." 내용보기
<루이뷔똥>이후 오랫동안 김윤영의 책을 기다렸다. 온라인 서점에서 사고 싶던 책의 목록들을 클릭 한번으로 죄다 장바구니에 쓸어담으며 문득문득 궁금해서 검색창에 ‘김윤영’이라 써보기도 했었다.   <그린핑거> 중 연작 <내게 너무 특별한 당신>은 사랑보다는 결혼이나 연애이야기라 해야 할 것 같다. 책을 읽다가 내가 사람살이에서 품었던 ‘관계’에 대한 의문들을 발
"통속적인 것이 왜 문제인지 통쾌하게 말해줄 수 있는 작가라, 멋지다." 내용보기
<루이뷔똥>이후 오랫동안 김윤영의 책을 기다렸다.

온라인 서점에서 사고 싶던 책의 목록들을 클릭 한번으로 죄다 장바구니에 쓸어담으며 문득문득 궁금해서 검색창에 ‘김윤영’이라 써보기도 했었다.

  <그린핑거> 중 연작 <내게 너무 특별한 당신>은 사랑보다는 결혼이나 연애이야기라 해야 할 것 같다. 책을 읽다가 내가 사람살이에서 품었던 ‘관계’에 대한 의문들을 발견하고는 그래, 이렇게 구체화되는 거구나, 싶어서 통쾌했다. 결혼을 만남이나 사랑에 대한 자연스러운 귀결로 보지 않고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우리 시대 잘나가는 여성들의 이야기. 굳이 변명하자면 타인의 시선에 의해 규정되는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 또한 그녀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시대 남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간적인 교류나 진정성이랑은 전혀 상관없이 자기 주변에 누구를 놓아두느냐, 어떤 식으로 형성된, 어느 정도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관리하고 있느냐, 라는 계산을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의 전면에 드러내놓고서도 부끄러움이 전혀 없는 세대. 친구도 동료도 아닌 그저  서로 같은 모임을 하는 사이.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는 이유가 상대방에 대한 축복에 있다기보다는 그 결혼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는지 직접 걸음하여 눈으로 확인하고 그 자리를 계기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여기저기 격식을 갖춰 인사하고 명함을 건네면서, 아직 결혼에 성공하지 못했으나 충분히 건재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어색하게 들떠서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인간적인 호감이나 동경없이 자산을 관리하듯, 관리해나가는 관계. 문득 생각이 나서, 함께 하고 싶은 뭔가가 있어서 같이 하다보니 자연스레 한 세월을 같이 가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각자의 직함을 가지고 모임장소에 가서 얼굴 도장 찍고, 한껏 멋스럽고 도도하고 여유있게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보이는 것이 목적인 모임. 이미 지란지교를 꿈꾸기는 힘든 세상이 된 모양이다. 동네 어디쯤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만나는 건 상상하기 어렵고 내 성공과 기쁨은 과시하되 실패와 아픔은 점수 깎일까 싶어 드러내지 못한다.

  그러나 김윤영은 그런 ‘잘난 년’들의 삶에 뒷통수를 친다. 진정성없이 관리하듯 꾸려가는 관계속에서 그녀 역시 타자에게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대상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한다. 마음을 얻지 못하고 조건으로 가려내는 사람이 나를 선택한 데도 똑같은 이유가 작용했을 수 있으므로.

  한 작품 안에 타자로 등장하는 인물이 다른 작품에선 주인공이 되는 방식. <루이뷔똥>과 비슷하다. 첫 작품에선 주인공의 삶을 철저하게 흩트려놓는 타자로만 등장함으로써 그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그러나 다른 이의 진정성에 뒷통수를 치고, 심지어 인생을 함부로 휘저어놓았던 그 타자 역시 다음 작품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에게 뒤통수 맞은 사람의 처지와 다름없이 또다른 타자에 의해 이미 규정되어버린 삶을 살고 있다. 이런 관계들이 마치 먹이사슬처럼 얽혀있는 관계. 어떤 사람과 어느 정도, 어떤 방식으로 교유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발 담그고 있는 세계가 어느 정도인지 겉에 드러나기를 바라는, 그리하여 결국 ‘관계’란 드러나지 않는 것 - 굳이 드러나는 것이 목적이지 않아도 되는 것인데, 드러나기를 목표로 맺는 그 관계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상품미학’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것으로 자신을 드러내려는 심리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가 양산해내는 관계다.

 김윤영은 시대의 흐름속에서 예리한 안목을 다지는 작가다. 통속적인 것이 왜 문제인지 통쾌하게 말해줄 수 있는 작가라, 멋지다.

 
m******e 2009.11.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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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핑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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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작인 '루이비똥'과는 사뭇다른 분위기여서 놀랐다.  1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작가도 변하고글의 느낌도 많이 변했지만 김윤영이란 작가의 소설은 재미있다.그린핑거속에 나온 단편들은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처음 '그린핑거'와 ' 전망좋은 집'은 결혼한 여자들의불안전하고 위태로운 모습들을 보여준다.  정원을 잘 가꾸어 그린핑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써니.  남편과 이제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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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작인 '루이비똥'과는 사뭇다른 분위기여서 놀랐다.  1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작가도 변하고
글의 느낌도 많이 변했지만 김윤영이란 작가의 소설은 재미있다.

그린핑거속에 나온 단편들은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처음 '그린핑거'와 ' 전망좋은 집'은 결혼한 여자들의
불안전하고 위태로운 모습들을 보여준다.  정원을 잘 가꾸어 그린핑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써니.  남편과 이제 행복하게 살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내부속에 있는 선천적 기형이었던 언청이는 여전히 현재의 삶을 진누른다. - 그린펑거-   나머지 5편은 내게 아주 특별한 연인 이란 주제로 남녀의 연애학 특강같은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이 5섯편이 각각의 이야기인듯한데 5편을 다 읽었을 땐 하나의 원을 그리는 기분이 든다.   ' 블루오션 연애학'에서 연애를 경제와 주식시장에 빗대어 표현하는 지은의 연애론과 그녀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연애사들은 사랑이 앞서기보다는 자신의 이해관계와 인맥에서 비롯된 연애일뿐이다.
그녀 또한 그런생각에서 진호를 만나고 그가 그녀에게 행한 뒷통수는 어쩜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후 '모네의 정원'에서 다시 등장한 지은은 이제는 사랑은 미술작품에 연결지어 이야기한다.
그녀가 이제는 이해관계도 아닌 , 자신을 표현해주는 핸드백같은 애인이 아닌 사랑의 남자를 만나
시작하려는 모습으로 마무리 된다.

이 책이 혹 연애소설이나 여성의 자의식에 관한 소설이냐고 물으면 작가는 이 책을 그저 ' 낄낄러니면서 읽으면 되죠'라고  작가의 말에 밝힌다. 이전에 읽었던 책에비해 밝아진 작가를 본 듯하다.
너무 많이 변해 조금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10년이란 세월이 사람을 참 무던하게 해준듯하다.

YES마니아 : 로얄 m*******r 2011.06.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