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어 공부를 하다보면 그렇지 않나 싶은데 종종 들리지도 이해되지도 않는데 갑작스레 죄다 고된 노동같이 느껴지고 그래서 좌절과 혐오 속에 관두고 싶은 맘이 찾아드는 거 말예요. 저만 그럴 수도 있겠군요. 이럴 때 문고시리즈의 도움을 톡톡히 받지 않나 싶습니다. 각종 시험과 사회적 이목에 짓눌려 실용성과 전문성에만 쫓기던 맘에 잠시 쉼을 갖게 하고 다시금 잃어버렸던 애정을 되찾게 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영한대역문고시리즈에도 결코 밀리지 않을 내용과 구성으로 작고 아담한 모습을 드러낸 중한문고 시리즈의 출간이 너무나 반갑게 느껴지네요.
그럼, 잠시 "這是一帽子(이건 모자로군요)"라고 밖에 말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서 책 소개를 하자면요.
책은 12.5cm×18cm(정도)의 아담한 크기를 하고 있고요. <화면보기>를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쉽사리 싫증내고 까다로운 독자에게는 중요하기도 한 디자인에서부터 깔끔하고 세련되어있죠.그리고,간혹 넥서스가"독특하고 깔끔한 디자인"에 능한데 비해 간혹 몇몇 도서에서 책 내용을 좀 번질거리게 보이게 하는 종이를 사용하거나 글자체가 너무 작거나 하는 등 다소 아쉽고 미흡한 점이 있기도 했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문고 시리즈는 참 마음에 드네요.
책 안을 보면요, 앞서 몇몇 출판사들이 출간한 적이 있었던 책들의 경우, 본문과 함께 한어병음을 같이 실어놓아서 오히려 '중국어 속에 빠진 채' 쭉 읽어 내려가는데 방해-물론 이건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가 되었죠. 그리고, 본문과 해석 그리고 단어 설명을 위한 공간들을편집한 모양새가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았지요. 이와는 달리 이번 '小王子'는요 왼쪽엔 시원한 크기와 깔끔한 글자체의 중국어가 한어병음 없이 예쁜 그림과 함께 실려 있지요. 그리고, 오른쪽은 두 단으로 나뉘어져서 왼쪽엔 한글포인트 7정도로 좀 생소하다 싶은 단어는 거의 다 뽑아서 성조와 뜻을 함께 설명하고 있고요, 역시 7포인트쯤 될 것 같은데요 오른쪽엔 우리말 해석이 실려 있습니다. 다만, 해석의 경우 한글판 '어린 왕자'의 경우 대부분 "~했던 거랍니다, ~했습니다"와 같이 어린아이들에게 직접 얘기해주는 듯한 문체를 하고 있지만,여기선 "~것이다, ~했다"처럼 되어있죠.
[청취연습] 코너가 Chapter별로 나오는데, 이건 그리 특별한 것이 못되는 것 같네요. 앞서 나온 내용의 일부를 발췌해서 읽어주는 걸 듣고서 간단한 문제를 푸는 건데, 복습한다 생각하면 그리 나쁠 건 없겠지요.
전체 내용은 아무래도 문고판 특성상 전체 흐름에 큰 지장이 없는 것들, 가령 생텍쥐페리의 비행기에는 승무원도 없다느니 혼자서 비행을 한다느니 하는 등등의 내용들은 없고요,[Easy Cinese Readers]라고 되어 있는 대로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갖추신 분들에게나 구미가 당길 그런 어려운 문형은 많지 않은 편입니다.하지만,저 같이 이제 막 급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한 이들에겐 "모는 부분은 우선은 대범하게 넘어갈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할 때가 이따금 있을 만큼의 어려움은 있지요.
테이프가 두 개 달려 있는데, 아, 여기서 정말 아쉬운 점이 나오지요. 화자로 등장하는 우리의 비행사 아저씨-생텍쥐페리(聖埃克佩里:이렇게 쓴다네요)-는 그가 만약 중국인라면 가졌을 법한 그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마음에 드는데, 우리의 '小王子'의 목소리는 아프기라도 한 듯 너무 힘이 없어요. 다른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는 비교적 괜찮은 편입니다. 속도는 그리 빠르지만은 않아서 초급자라도 좀 시일이 걸리겠지만 이내 익숙하게 되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아! 이런 식의 헤집기는 여기서 그만두어야할 것 같습니다. 생텍쥐페리가 비행사의 목소리를 빌어 말했던 것처럼 저도"我也可能變化那些大人一樣,只對數子感趣(나도 숫자밖에는 관심이 없는 어른으로 변해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기 시작하거든요. 생텍쥐페리가 '어린아이 시절을 보냈고 여전히 어린아이의 눈을 가진' 그의 친구가 용기를 내어 마음과 몸의 추위를 이겨내기를 바라면서 쓴 대로, 따뜻하고 기분 좋게 마음 깊이 새겨지는 이야기를 너무 상품 취급하는 건 좋지 않을 것 같네요. 게다가 '小王子'는 어느 언어로 봐도 마찬가지겠지만,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게 입가에 맴돌게 하고 싶은 말들이 가득 담겨 있으니까요. "我所看到的僅僅是外表, 主要的東西是看不見的...(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껍질일 뿐이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사람을 향한 그리움을 깊게 하던 가을이 저만치 물러가고, 어느새 누군가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존재와 함께 하고픈 맘이 더 간절하게 만드는 겨울이 다가와서 그럴까요?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하면서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我就成爲世上唯一的狐狸了(나는 네게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는 거야)"라고 했던 말이 마음속을 떠날 줄 모르네요. 이럴 때일수록 더더욱 마음으로 볼 수 있어야겠지요?
중국어로 찾아온 '어린 왕자'의 감동을 다시금 생각하며...
"只有用心去看才能看得淸楚; 本質的東西, 用眼睛是看不見的.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볼 수 있고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화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