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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은 '더 리스트'인데 네이버나 여기 예스에서 그렇게 찾으면 안 나온다. '리스트'로만 써 넣어야 하는데 그나마 비슷한 제목들이 많으므로 주연여우 '시에나 길로리'까지 써야 빨리 나오겠다.
시에나 길로리는 여러 화제작들에 조연으로 나와 얼굴이 우리에게 익은 배우인데 여기서도 사실 주연이라 보긴 힘들다(더 자세히 말하면 스포). 시에나 길로리가 맡은 배역의 남편, 모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장님인 크리스 코윈이 주인공이며 이 역은 역시 이런저런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자주 나와 왠지 얼굴이 친숙하다 싶은 앤서니 플래니건이 맡았다. 남편이 저 나이에 꽤 예쁜 아내를 둔 게 돈이 많나 보다 싶기도 할 건데 글쎄 각자 보고 판단하길.
크리스 코윈 사장은 이른바 '더 리스트'라는 사이트를 운영하여, 사회를 좀먹는 가공할 만한 위선자들과 권력자들 랭킹을 매기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물론 회사를 포함해서 소수의 개인이 조작할 수 없는 시스템... 이라곤 하나 역시 영화 내용을 더 봐야 그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더 말하면 스포). 이 사이트는 대중의 열렬한 환호를 얻는데, 당연한 소리지만 명예훼손으로 얼마든지 걸려 들 소지가 있다. 헌데 운영자인 코윈 사장은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라, 그 나름 소신에 의해 꿋꿋이 이를 밀고 나간다. 당연히 '윗분들 귀찮게 하지 말라'며 머리털도 부족하고 몸에 이런저런 걸 많이 그린 신사분들이 많이 찾아와 죽을 고비도 넘기는데, 그때마다 코윈 사장이 잘 아시는 어느 나이 많은 분이 도와 주신다. 물론 대외적으로 이 관계는 둘만의 비밀이다.
일이 이상하게 번져 나가는 게,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와는 무관하게, '리스트'의 1위에 오른 인사는 반드시 의문의 죽음을 맞으며 시신도 발견되지 않는다. 기득권층이나 거물들에 의해 가뜩이나 미운 털이 박힌 코윈 사장은 이 연쇄 살인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마침내 도망 다니는 신세로 떨어지는데, 한편으로는 몰리고 몰려서 죽을 꾀를 낸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여튼 그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다소 기발하다.
(스포일러)
본인이 자기 회사 시스템을 수동으로 조작해서 스스로를 1위에 올려 놓은 후, 아마도 찾아올 암살자를 잡아 내어 누명을 벗는다는 식이다. 나는 그전부터 이 점이 의심스러웠는데, 장르 영화건 통속 문학이건 누명을 쓰던 주인공이 마침내 진범을 잡아낸다 쳐도, 놈이 죽거나 입을 다물거나 하면 그간의 혐의는 여전히 자신에게 남는 것 아닐까. 그런데도 픽션 속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영웅으로서의 요란한 재조명과 함께, 결코 만만찮아 보이는 혐의까지 일거에 다 벗어던진다는 게.. 여튼 이 영화에서는 그 점 하나가 마음에 들던데, 코윈 사장이 놈을 잡건 말건 간에 이미 주어진 의혹은 쉽게 반대 증명이 가능하지 않다는 걸, 코윈이나 다른 누구(?)나 분명히 이해한다는 설정이다.
(더 스포)
그분께서 상황을 다시 정리해 주고도, '어떤 사회건 최소한의 공포심이 있어야 바른 질서가 유지되며, 나 아닌 다른 누구라도 이 사명을 (릴레이식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심오한 말씀을 남기면서 결국 코윈을 죽이려 드는 장면이 꽤 마음에 들었다. 물론 우리 주인공이 그리 죽으면 안 되므로 와이프인 시에나 길로리가 나와 모든 소동을 다 정리해 주신다. 와이프가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머리까지 꽤 좋은 편인데 사실 이런 마무리는 미국 미스테리 장르에서 자주 봐 오던 것이다. (이 영화는 영국 국적 자본이고 또 배경이며, 감독은 희한하게 독일 사람)
이렇게 써 놓고 보니 꽤 재미있는 영화 같아도 사실 보면 무지하게 지루하다. 소재를 최악으로 활용한 한심한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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