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는 어디나 그 모습이 비슷비슷할 것 같다. 정답게 살아가는가 하면 싸우면서 살아가기도 하고 한쪽에서 자연을 부수고 있는가 하면 또다른 쪽에서는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살아가는 모습은 어디나 거기서 거기일 것인데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아닌 먼 곳을 동경하고 떠나가 보기도 한다. 그곳에는 과연 무슨 색다른 것이 있을까 하여. 이 책은 다른 기행문집과는 좀 다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를 다니면서 그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다를 바가 없는데, 특이한 것이 사진 대신에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림도 그릴 줄 알고 글도 쓸 줄 아는 사람은 얼마나 축복된 능력일까를 부러워해 보며 따라다녔다. 그 도시들이 유럽의 수도와 남미의 수도들 중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좀 낯설기도 하였지만 그만큼 인상적이었고 감탄스럽기도 하였다.
어찌 잘 사는 나라들의 도시들은 자연과도 잘 어울리며 만들어졌을까. 자연의 품 속에 있는 도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도시. 남미의 개발도상국들이 자연을 포기한 도시를 건설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북유럽의 수도들은 오래된 역사를 간직하면서 그 토대 위에 새 문명을 세워가고 있었다. 그 길고긴 역사적 안목이라니, 어느 한 사람의 결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민 정신이 공동체적으로 살아서 숨을 쉬고 있는 도시들. 그렇게 읽는 내내 부러웠다. 그리고 그 도시들을 보고 우리의 도시들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도시를 위해 무슨 할 일이 있을까마는 이렇게 글을 읽고 생각을 하면서 눈을 키우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있는 일, 고작 그뿐이겠지만, 어딘가에 나처럼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하여 그런 사람들이 자꾸만 늘어난다면 언젠가는 우리의 것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