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현금 없는 사회가 된다면..
"현금 없는 사회가 된다면.." 내용보기
내 지갑을 살펴보았다. 나는 현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내가 현금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습관적으로 카드를 내밀다 보니 현금이야 단지 불안한(?) 마음에 가지고 다닐 뿐이다. 그런데 귀촌을 하고부터는 조금 달라졌다. 장터에 가서 물건을 사고 카드를 내밀면 의례 10퍼센트를 가산한다. 처음엔 뭐지 했는데 싸우기도 그렇고 해서 가능하면 그런 곳에서는 물건을 사지
"현금 없는 사회가 된다면.." 내용보기

  내 지갑을 살펴보았다. 나는 현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내가 현금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습관적으로 카드를 내밀다 보니 현금이야 단지 불안한(?) 마음에 가지고 다닐 뿐이다. 그런데 귀촌을 하고부터는 조금 달라졌다. 장터에 가서 물건을 사고 카드를 내밀면 의례 10퍼센트를 가산한다. 처음엔 뭐지 했는데 싸우기도 그렇고 해서 가능하면 그런 곳에서는 물건을 사지 않고, 정 할 수 없으면 현금을 낸다. 그러나 그전까지는 굳이 현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정말 불가피하게 현금이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넣어 가지고 다녔을 뿐이다.

 

  아이들 역시 거의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내가 혹 현금이 필요하면 어찌하려고 그러냐고 물으면, 필요할 땐 은행에서 찾아오면 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현금을 쓸 일이 없다고 한다. 세상이 바뀌어도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만 막상 돈을 구경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종이화폐, 즉 지폐를 폐지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물음에 답을 하고 있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는 오늘날 공공의 금융과 재정에서 종이화폐가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그는 이런 종이화폐를 폐지하는 것이 우리에게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득을 안겨준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종이화폐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제로금리의 무기명 채권의 일종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종이화폐가 가지는 장단점을 분석하며, 종이화폐가 없을 경우의 이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의 일상생활을 돌아보면 현금을 쓸 일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물론 국가나 지역별 혹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현금대신 다른 결제시스템인 현금카드나 신용카드, 그리고 모바일결제 시스템 등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일이다. 또한 이렇게 유통되는 현금은 거의가 일반 개인이 좀처럼 휴대하지 않는 100달러, 500유로, 1만엔과 같은 고액권으로 그 비중은 80퍼센트 가까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간혹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면 최고액 지폐인 5만원권이 화폐발행 총액의 거의 80퍼센트 가까이되며, 은행으로 회수되는 비율도 극히 저조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고액권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저자는 미국과 유럽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합법적인 경제활동에서는, 소액거래의 경우 현금사용 비중이 높지만, 전체소비금액 대비 현금의 사용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은행권이 보유중인 현금은 지급준비금을 포함해도 전체공급량의 5퍼센트 수준이며, 소비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양은 많아야 6~7퍼센트 정도이며, 고액권은 아니라고 한다. 나머지 지폐가 떠돌고 있는 곳은 바로 지하경제라는 것이다. 지하경제란 마약거래나 갈취, 뇌물, 납치, 자금세탁과 같은 불법활동은 물론 노동자를 저임금으로 고용하여 임금을 현금으로 지급하여 세무보고를 회피하는 일반인, 소액의 현금위주로 매출을 올리면서 세무당국에 소득을 축소 신고하는 경제활동도 포함된다고 한다. 이런 지하경제 모두는 결제수단으로 현금을 이용한다. 이는 현금이 가지는 익명성과 즉시결제 그리고 추적할 수 없는 특성 때문이며 궁극적으로 탈세를 위해서이다. 지폐를 폐지하면 이들 지하경제 모두를 해소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들은 활동에 심각한 위축을 겪을 것이며 그로 인한 탈세금액도 지금의 10~15퍼센트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이는 지폐를 발행함으로써 각국 정부의 실질적인 소득이 되는 주조세를 메우고도 남는 금액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무조건적으로 지폐를 폐지하자고 말하지는 않는다. 지폐가 가진 편리함과 개인의 사생활보호라는 권리를 인정하고, 그 위에서 점진적으로 추진하자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지폐폐지는 추적이 불가능한 무기명으로 이루어지는 반복적인 거래나 대량거래를 보다 어렵게 만들자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금융소외자 들이 무료로 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현금카드나 기본적인 결제시스템이 탑재된 스마트 폰 발급은 필수라고 한다. 또한 종이화폐는 고액권부터 순차적으로 폐지해야 하며, 소액권은 남겨두되 최종단계에서는 동일한 액면 금액의 동전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그가 주장하는 화폐의 종말은 현금 없는 사회가 아닌 현금이 보다 적은 사회로의 전환을 추구하는 셈이다.

 

  그는 이처럼 지폐 없는 사회가 되었을 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금리정책 등에서의 이점에 대한 설명도 곁들인다. 지금의 경제불황은 과거의 그것과는 상이하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일어나는 불황이 아니라, 아무리 돈을 풀어도 성장이 되지 않는, 다시 말해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일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로금리는 유동성함정에 빠져있다. 저자는 이러한 금리정책도 지폐가 폐지된다면 마이너스 금리제도를 채택할 수 있어서 해결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이야기는 비전문가로써 이해를 제대로 한 것은 아니지만, 지폐가 폐지되었을 때 금융당국이 시행할 수 있는 부수적인 혜택이기에 지폐를 폐지하자는 그의 주장을 이해하는데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처음 인류사회에 나타난 화폐는 상품화폐였다. 이들 상품화폐는 금속화폐 주조술의 발달로 동전으로 교체되었고, 동전은 다시 지폐에 밀려났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지폐도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자화폐의 등장은 지폐폐지의 서막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급격하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에서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대비는 우리들로 하여금 그 충격을 최소화시킬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현금 없는 사회로 가는 길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우리의 현실에서 지폐가 가지는 무기명성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서 일 것이다.

k*****1 2016.10.04. 신고 공감 6 댓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