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율곡 이이를 모르는 한국사람은 없지만 그의 책을 정독해 본 사람은 많지 않다. 나 또한 그러한 입장에서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후계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앞선 왕의 죽음으로 당초 세자가 아니었던 선조가 갑작스럽게 왕위에 즉위한다. 선조가 세자로서 제대로된 왕위 교육교정을 밟지 않았기에 당대 최고의 학자였던 이이와 이황이 각자 그를 위해 유학의 정수를 요약한 책을 만들어 올린다. 그 중 이이가 쓴 책이 성학집요이다.
이이가 선조에게 올리는 서문에 날카롭게 그의 행실을 비판하는 문구가 들어있다. '다만 전하께서는 재기가 너무 드러나 선을 받아들이는 도량이 넓지 못하시고, 또 노여움을 쉽게 발하시어 남 이기기를 좋아하시는 사심을 버리지 못하는 병통이 있으십니다.' 등 날카롭게 왕을 비판하는 장문의 글에서 조선시대 정치구도가 단지 위계적이며 권위주의적인 왕정의 모습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부드럽게 공손하게 말하는 이들은 전하에 의해 많이들 용납되고, 반면에 직언을 하며 전하의 잘못을 지적하는 이들은 꼭 전하와 멀어지고 맙니다. 이것은 자기를 낮추어 남을 따르는 도리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혹은 누가 그들에 대한 전하의 편애를 지적하는 사람이 있으면, 전하는 곧 언성을 높이시며 도리어 그들을 더 편애하는 뜻을 보이십니다.'라고, 그가 비판하는 선조의 모습은 이이 사후 임진왜란에서 이순신 등의 인물과의 관계에서 잘드러나는 모습이라 눈길을 끈다 . 성학집요의 본문은 유학의 경전인 대학을 토대로 주자학의 주요 경전을 재정리한 것이다. 유학에 대한 기초가 없으면 이해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율곡 이이가 조선시대 최고의 학자였지만 당시 시대상황상 주자학의 한계에 머물로 유학의 큰틀을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현재의 독자로서 드는 생각 중 하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