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요즘 푹 빠져 있는 캐릭터 페파피그. 단순한 선과 선명한 색으로 그려진 돼지가족과, 동물의 특성이 미묘하게 잘 살려진 그 친구들의 가족이 한 마을에서 살아가며 벌어지는 따뜻한 이야기를 기분 좋게 그렸다. 아이 키우는 입장으로 이야기하자면 글밥도 적당하고 내용도 건전하다. 예스24에서 A세트를 사고 B세트는 중고로 구입해 두 세트 모두를 보유하고, 해외에 나갈 때마다 페이퍼백 원서를 발견하면 사오곤 해서 수영장, 치과, 안경, 재활용, 캠핑 등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그려낸 이야기들을 매일밤 읽는다. 특히 3살(28개월) 둘째는 밤마다 페파 읽어줘, 하며 몇 권씩 골라온다. 권수 자체가 많지 않아서 매일같이 읽다 보면 읽은 책을 또 읽고, 또 읽어야 하는데도 지루해하지 않는다. 5살 첫째는 언니 티를 내고 싶은지 영어로도 읽어달라고 하고ㅋㅋㅋ 티비에서 페파 애니메이션을 틀어주면 둘 다 좋아하면서 책을 가지고 와 함께 본다. 페파는 가족과 친구가 많다. 앵무새를 키우고 텃밭을 일구고 기차를 만들고 배도 몰 줄 아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까이 사는데, 아이들이 꿈꾸는 즐겁고 재미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재현한 것 같아 볼 때마다 웃음이 머금어진다. 어려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아이들은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가 등장하는 편을 좋아한다. 어린이집에서 벌어지는 일들, 친구들과의 사소한 다툼과 즐거운 놀이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다. 둘째는 친구들이 나올 때마다 하나 하나 짚어가며 이름을 다 말하고서야 책장을 넘길 정도다. 지난번 우연히 발견하고 사준 페파와 친구들 피규어를 아이는 아주 소중히 안고 돌아왔다. 단순하고 따뜻하고 착한 동화. 페파피그가 훨씬 유명한 캐릭터이지만, 사실 나는 벤과 홀리의 리틀 킹덤을 통해 작가의 그림을 접했다. 그때도 단순하면서도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내용에 반해 책을 찾아보았는데 한글판이 별로 없어서 아쉬워했었다. 페파피그도 10권 정도가 번역되어 있지만, 외국 서점이나 애니메이션 버전은 훨씬 더 많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페이퍼북도 읽어주며 보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아무래도 아직 손길이 서툰 아이들 책의 질은 국내판이 더 좋은 편이라 더 많은 번역본이 출간되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