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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할러는 '법은 진실과 상관없이 오직 타협과 개량, 조작만이 있다'고 생각하는 닳고 닳은 형사법 변호사입니다. 어느 날 루이스 룰레라는 비버리힐즈의 부유한 부동산중개업자의 요청으로 의뢰인으로 수락하는데, 그의 혐의는 한 여성의 아파트에 침입, 무차별 폭행 후 피가 낭자한 현장에서 검거된 사건입니다. 수임료 대박의 냄새를 맡은 할러는 의뢰인 변호를 맡기로 하고 승소를 장담하지만 순조로운 조사과정에서 뭔가 석연치 않은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양파처럼 벗겨도 끝없이 쏟아지는 진실과 할러 변호사의 위기, 마지막 페이지까지 계속됩니다.
서평을 먼저 올리시거나 읽으신 친구분들의 몇 마디 언질로 이미 '뭔가 올 것 같다'는 느낌에 기대를 많이 했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속설은 절대 해당되지 않는, 책장을 덮을 땐 새로운 캐릭터와의 만남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네요.
저널리스트 출신답게 꼼꼼하고 치밀한 구성과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향한 페이지를 숨가쁘게 넘기게 만드는 전개, 반전을 끌어내는 부스러기 등의 완벽한 입자 맞추기에 완전히 빠져들게 만드는 흡입력의 책,
순진한 사람만큼 무서운 의뢰인은 없다 는 전제의 글귀로 시작되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무서운 의뢰인이 결국 누구인지 책을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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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 픽션계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법정 스릴러 소설『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해리 보쉬> 시리즈를 통해 개성 넘치는 주인공을 창조하는 데 일가견을 보였던 마이클 코넬리. 그가 이번에는 해리 보쉬보다 더 현실적이고 타락했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주인공 '미키 할러'를 선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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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는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마이클 코넬리의 스릴러는 뭐랄까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는' 헤비급의 경기를 보는 것 같았다. 둔중한듯 하지만, 히트의 충격이 저 밑에서 두두두하고 전해지는 것 (머리로 떠올리자면, [록키 발보아]의 늙은 로키의 주먹이랄까)같다.
여하간, 시리즈가 아닌 standalone물로 마이클 코넬리의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는 기발한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법정 스릴러를 소개하고 전문직 스릴러 작가로서 최고로 꼽히는 존 그리샴 (근데 그의 작품은 한창 영화로 만들어지던 때가 가장 빛나지 않나 싶다)보다도 전문적이고 (번역가가 정말 고생했겠다), 스콧 터로우보다도 덜 진지하지만 재치있게 찌를 곳을 찌르는 재미 면에서 정말 two thumbs up!이다. 음, 그건 좀 이 기분을 점잖게 표현해주는 것 같고, 이건 정말 '완전죽음'이다.
Page-turner는 아니다. 제프리 디버의 작품 처럼 혼자 헉헉대면서 "그다음이 뭔데, ...(헉헉)..그래서....(으악)"하고 읽어가는 것이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재판제도 (후반부의 재판 진행에 판사 등이 결정하는 사항 등에서)를 따져가며, 누가 과연 거짓말을 한 거고 누가 진실을 말한 것인가..사실(fact)을 따져서 읽게 된다. 그대신,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의 '쏙쏙'의 재미도 있다. 여기서 줄거리로..
유명하고 존경받는 변호사인 아버지를 따라 어린 아들은 형사법 전문 변호사가 된다. '정의'란 말에 열정을 다하는 여검사와도 결혼을 하고 예쁜 딸도 두었다. 하지만, 그는 어떠한 계기론가 (이 부분이 모호하다. 과연 세월의 작용 뿐일까? 과연 그 글로리아랑의 관계는 뭘까???), 수임료를 더 받아내기 위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변호사의 성공보수금은 금지되어있다. 순전히 변호하고, 일하는 것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러니까 이길 재판이라면 돌고 돌아서 이기면 돈을 더 벌 수 있다) 자신이 변호해야할 상대를 가리지않고 사건을 맡는다.
..하지만 지금은 법이 달라졌다. 더 모호해졌고 이상은 관념으로 전락해버렸으며, 관념은 선택사양에 지나지않았다....p.67 (정말 그럴까?)
무죄인지 유죄인지보다도, 과연 돈을 벌 사건인지 아닌지로 상대를 판단하는 변호사 미키 할러는 어느날 큰 사건을 대하게 된다. 큰 사건이라 함은, 피변호인의 재산과 그가 기소된 죄질. 높은 가격의 부동산을 취급하는 회사 설립자의 아들인 루이스 룰레는 창녀를 공격, 강간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다.(여기서부터 잘 읽어야 한다. 누가 어떻게 말했는지를...)
하지만, 그는 자신은 절대 무죄라며 아무리 힘들어도 유죄인정하고 죄형을 감해받느니, 끝까지 재판을 해보겠다고 말한다.
아, 이혼을 두번이나 하고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집을 사기 위한 대출금이 있는 그로서는 월척이었다. 경찰직은 은퇴하고, 변호사의 수사관으로 일하는 친구 라울과 함께 그는 검찰측의 전략을 몰래 알아내고 이에 대한 극적인 (그래야 두고두고 광고가 되니까) 판결을 가져오기 위해 고분분투한다.
'순진한 의뢰인 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고 그는 단정지었지만, 정말 그럴까?
변호사로서 의뢰인의 변호에 소홀함이 없고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으면서, 돈은 또 뜯어내야 하면서도, 조금 찔리는게 아니라 두고두고 찔리는 일은 양심상 놔둘 수 없는 그는, 범죄자의 올가미를 뛰어넘는 전략을 만들어내고 극적으로 보여야 한다. 단, 조건은 첫번째 아내 매기와 딸 헤일리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
내가 거품을 물고 떠드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참, 미키 할러는 마이클 코넬리의 유명시리즈 주인공인 해리 보쉬의 이복형제이다. 그의 시리즈를 읽다보면 위에서 의문시되었던 그의 과거가 나올지도...
p.s: 1) 다음은 작가가 직접 소개 + 영화로 만들어진 장면들.
2) 다음은 작품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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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틀 연속으로 법정 스릴러물을 리뷰하게 되었네요.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는데 상황이 어찌 그리 되었습니다. 게다가 또 의도했던 바는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 주에 두 번이나 조영학 씨의 번역본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번역자 때문에 보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이번에 영화가 개봉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 매튜 맥커너히가 주연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평도 나쁘지 않아 반드시 봐야겠다고 결심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젠장, 이 영화의 원작이 미스터 코넬리라는 사실을 알고도 원작을 먼저 보지 않을 도리가 없더군요. 그리하여 눈물을 머금고 발 번역자의 번역임에도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참 운도 좋으신게 그런 무성의한 번역임에도 작품은 정말 재미있는 게 걸린단 말씀이지요. 물론 더 나은 실력을 가진 분이 번역하셨다면 더한 재미가 보장되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요.
마이클 코넬리는 현존하는 영미 문학 범죄 스릴러계에서는 제프리 디버와 함께 쌍두 마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장입니다. 이미 영미 스릴러물을 보시는 분들에게는 널리 알려지기도 했고 말이죠. 그런데 말씀드렸듯 코넬리 씨의 전공은 범죄 스릴러. 법정 쪽은 아니었습니다. 법정 쪽에는 거의 신의 수준인 존 형이 버티고 계시는 지라, 어지간한 공력으로는 뚫기 어려운 벽이니까요. 아무래도 비교가 좀 되겠죠? 그런데 역시 코넬리, 그리샴 씨의 전성기 시절 작품에까지 미칠만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투 떰즈 업입니다. 오히려 치밀한 구성과 촘촘한 얼개만 두고 보자면 이 작품이 한 수 위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원작을 읽고 났더니 영화가 무척이나 땡겨서 다리가 달달 떨릴 지경이지 말입니다.
코넬리 씨에게는 그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어준 강력한 캐릭터가 한 명 존재하는데요, 그 이름도 유명한 해리 보슈가 바로 그 형님이십니다. 장르 소설을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유명한 거 아니냐고요? 아, 물론 그렇지요. 그러나 이제 달라질 겁니다. 천박한 번역으로 장르 소설의 질을 떨어뜨리는 일이 점차 줄어든다면 머지않아 이 계통도 명성을 떨칠 날이 올거라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그 선두에 설 캐릭터로 보슈 씨가 빠질 수가 없지 말입니다. 좀 번외 얘기지만 이번에 베스트 셀러에 올라 기염을 떨치고 있는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을 보면서 말이죠, 그런 생각을 좀 했더랬습니다. 거의 스티븐 킹 스타일의 카피본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유사한 문체를 작가는 구사했는데, 기실, 7년의 밤보다 몇 배나 재미있는 킹의 작품이 숱하잖습니까. 그런데 그런 킹 선생의 작품이 베스트셀러는 고사하고 젠장, 8차선 도로에도 못 올라가는 형편이니, 거참 인식이란 대단한 거구나 하는 생각이 좀 들더란 말이죠. 코넬리 씨도 과연 비슷한 입장이 아니겠습니까? 언제가는 뭐, 달라질 날이 오겠죠. 그런 점에 있어서는 정유정 작가의 공이 엄청나게 크다는 생각도 한편으론 들었습니다. 장르 소설로 베스트셀러를 고수하기란 게 영 쉽지가 않으니까 말이죠. 이 참에 그런 타입의 작품들이 독자들의 인식을 좀 많이 바꾸었으면 하네요. 여하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 보슈의 이복 형제 중에 변호사가 한 명, (두 명?) 존재하는 데 그가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 미키 할러입니다. 매튜 맥커너히가 그 역을 맡았고요. 제가 만약 여자라면 이쯤에서 꺄악, 하고 비명 한 번 질러주겠는데 차마 그러지는 못하겠고 흠흠, 마음만은 그렇다는 걸 말씀드리고 말겠습니다. 오노레 드 발자크처럼 코넬리 또한 다른 작품에서 인물 크로스를 시도해 볼 요량인지, 혹은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출간작 중에 이미 그런 시도가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는 없으나 같은 엘에이에 사는 두 형제가 언젠가 한 작품에서 만나는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아우, 그런 생각은 뭔가 상상만으로도 흥미롭네요.
어쨌거나 보슈 씨의 이복 동생 미키 할러 변호사는 말이죠, 돈만 밝히는 부패한 변호사이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코넬리의 성향답게 뭔가 독특한 페이소스를 지닌 인물입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세상에 진실이란게 있어? 만약 그런 게 있다면 나 또한 등을 돌리지 않을 자신이 있단 말이다, 하고 말하는 것처럼, 그러니까 괜히 말로만 착한 척, 순진한 척 하는 말로만 피플들과는 다르게 다소 매정하고 냉정하며 더러운 세상의 중심에서 떳떳하게 활보하지만, 그러나 그 누구보다 진실된 속마음을 가진 뭐 그런 인물상이랄까요? 제가 너무 꿈보다 해몽을 한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저는 그렇게 느껴지더군요.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그런 그가 부유한 살인 사건 용의자를 변호하면서 벌어지는 반전에 반전의 극치를 달리는 걸작이에요, 이 작품이. 내용을 미리 알아 좋을 게 없는 스릴러 물인지라 워낙에도 스포는 없는 제 리뷰이지만서두, 내용 소개는 이 정도에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번역자 컴플레인을 좀 하고 막을 내리지요.
작품을 보면 미키 할러가 피고인을 설명하면서 피고가 담당 검찰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나오는데요, 피고가 검찰을 선택한다고? 수차례 읽어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이 번역자는 무성의하고 오역이 빈번하다고 소문이 나있는 터라 또 다시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작품 말미에 보면 캘리포니아 변협에서, 변호사를 징계의 목적으로 쿠바로 유배시킨다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이 또한 납득할 수 없는 얘기였습니다. 쿠바는 미국인이 방문할 수 없는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로 미국 변호사를 유배시킨다굽쇼? 쿠바는 다른 나라로 경유해서 들어가는 것도 불법입니다. 들어가다 걸리면 벌금이 장난이 아닌 거로 알고 있습니다. 거의 우리 돈으로 1억에 가까울 정도인데 미치지 않고서야 그렇게까지 해서 들어갈 이유란 없는 것이지요. 벌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를 하기 위해 돌아간다면 모를까. 그런데 미국인 변호사가 쿠바로 휴양을 가다니, 알 수 없는 대목이라니까요.
게다가 욕쟁이 번역자 아니랄까봐 이번에도 좃같네 어쩌네가 아주 작렬해주십니다. 제가 이제까지 읽은 코넬리의 작품이 열 권인데요, 한정아 씨가 번역한 <트렁크 뮤직>을 제외하고는 그런 표현이 나온 적이 있는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한정아 씨의 번역도 욕이 중심이지는 않아요. 그러나 이 분은 마치 욕을 쓰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 같습니다. 이 한 권에 등장하는 욕지거리가 코넬리의 작품 열 권은 물론이고 랜덤에서 나온 다른 스릴러물에 등장하는 욕을 다 합쳐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입니다. 왜 이 사람 손에만 가면 그렇게 많은 씨발스럽고 좃같은 상황이 벌어지는지 알 수가 없네요. 게다가 년이니 어쩌니는 아주 기본입니다. 과연 다른 번역자 분들은 씨발이니 좃 같으니 욕을 할 줄 몰라서 그렇게 안했을까요? 늘 말하는 바이지만 욕이 반드시 필요한 장면에서, 그러니까 그 욕하나로 장면이 환기되는 분위기라면 필요하겠죠. 그러나 더 심한 욕을 쓴다고 해서 좀더 심각한 상황처럼 보인다거나 더 열받은 것처럼 보인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전혀 불필요한 욕지거리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미국에서의 욕과 우리나라에서의 욕은 인식 자체가 다릅니다. 그러니 밥먹듯이 욕지거리를 해대는 장르 소설은, 보던 사람이야 그냥 보겠지만 보지 않던 사람들은 그래서 더는 장르 소설을 보지 않게 되는 이유가 됩니다. 장르 소설이기 때문에 그 따위 천박한 욕이 등장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던져버린다구요. 그러므로 이런 개념 없는 번역이 결국 우리 나라에서 장르 문학을 자리 잡게 하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 중에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일단 저부터도 이 분이 번역한 책은 사보지 않으니까요. 장르 문학에서도 문장 좋은 작가들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함량 미달인 번역자의 손을 거치면서 삼류 장르물로 전락해버리고 마는 것이지요. 그게 특히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정말이지 뚜껑이 안 열릴 수가 없단 말입니다. 그러니 뭘 번역하시든 맘대로 하시되 제발 거장의 작품에는 손을 좀 안 대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네요. 좀 더 성의 있고, 돈보다는 역자로서의 명예를 중요시하는 분에게 양보하셔서 독자에게 피해를 좀 주지 말아주세요.
원작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면 뭐랄까, 엘에이의 풍경, 그러니까 미키 할러가 돌아다니는 지역을 눈으로 볼 수 있죠.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을 보면 재미가 좀 떨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도 재미있습니다. 원작에 대단히 충실했고요, 매튜 씨의 눈빛 연기도 좋았습니다. 크리스찬 베일을 좋아하는데 매튜 역시 비슷한 분위기가 아닙니까?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남자 얼굴이라지요. 저는 라이언 필립처럼 예쁘장하게 생긴 녀석보다 남자답게 생긴 놈을 좋아합니다구리. 그리고, 음악도 갠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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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의 시간들은 마치 내가 로스앤젤러스의 한 법정에서 '할러' 변호사의 재판을 방청하거나 '할러'의 근사한 야경을 함께 보거나, 혹은 '할러'의 링컨을 함께 타고 다닌 듯한 기분이었다. 자그만치 468쪽이나 되는 이 소설은 마치 화면으로 보듯이 생생한 묘사로 잠시라도 눈을 떼면 궁금해지게 했고, 혹시나 복잡한 진행을 놓치지나 않았나 다시 읽기 시작할 때마다 앞장을 들춰보게 만들었다. 사실 소설의 줄거리는 그다지 복잡할 것이 없었다. '할러'는 자신의 의뢰인이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재판의 절차와 관습을 잘 알았고, 어떤 방법으로 그 재판을 이길 수 있는지도 정확하게 알았다. 그런 그에게 일을 맡기는 사람들은 '할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아는 돈 많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죄가 있을 수도 있었고 아닐 가능성도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다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을 법의 그물에서 빼내 줄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런 '할러'에게 그날 아침 대박 사건이 들어왔다. 보석 전문가 페르난도가 중개한 그 의뢰인 '루이스 룰레'는 누가 봐도 '무죄'로 보였다. 연약하고 겁에 질린 그는 전날밤 매춘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들어왔지만, 자신은 무엇인가에 얻어맞고 쓰러져 전혀 기억이 나지 않으며 누군가가 누명을 씌운 것이라는 주장을 반복한다. 그의 무죄를 확신하고 가볍게 그러나 수임료는 무겁게 재판을 준비하던 '할러'는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루이스 룰레'의 정체에 의심을 품은 '할러'는 조사관이자 친구인 '라울'에게 은밀한 조사를 지시하지만, '라울'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고 만다. 존 그리샴에 빠져서 그의 소설들을 엄청나게 읽어대던 시절이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긴 분량과 개성있고 흥미로운 인물들이 엮어가는 복잡한 사건들이 단 한 순간도 딴 생각을 허락하지 않아 읽는 내내 영화를 보듯 마음을 졸였다. 이 더운 여름 한동안 열대야를 잊게할 충분한 능력을 보여준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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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없는가에 따라 범죄자 처벌에 대한 형평성이 논란의 문제가 된다면 정의와 평등을 부르짖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를 용인할 사람은 아마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이런 문제들이 종종 인구에 회자된다는 것은 참으로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법정스릴러물의 전형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짜임새 있는 이야기의 구성과 전개를 통해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그리고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엮어감으로서 독자들의 눈길을 한 순간 사로잡게 만들고 있어서, 개인적인 입장에서 상당한 걸작으로 평가하고 싶을 만큼 빼어난 소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을 생각한다면, 결과적으로 선과 악이라는 치열한 대결 구도로 몰아간다는 점에서 극히 상투적인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점을 감안한다 해도 대중성을 고려한 차원에서 볼 때 이는 부차적인 문제로 보아도 될 듯싶다. 이작품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최근 극장가에서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어서, 과연 영상으로 이 작품을 어떻게 그려내고 있을지 궁금함이 없진 않지만, 원작에서 저자가 의도하는 바를 상당부분 압축하여 화면으로 최대한 매끄럽고 만족스럽게 다루고 있을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우려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어찌됐든 이 작품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만한 것은, 독자들에게 더러는 느슨하게 더러는 팽팽하게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하는 작품 속 두 인물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나타나는 두뇌 싸움과 심리적인 묘사의 부분에서 짜릿한 흥분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과는 별도로, 우리가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법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법의 정의가 어떻게 다루어져야 할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 깊은 관심과 의식을 가지고 접근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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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릴러 매니아'인 당신, 이 책을 놓치면 후회할 것이다!
변호사. 소위 사자士字 들어가는 직업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그중에서도 물리적인 측면에서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의사나 인격적인 생명을 다루는 판사, 검사, 그리고 변호사에 대해서는 다른 직업과는 달리 그 격格을 달리 해 왔다. '감히' 인간의 생명과 인격을 취급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그들의 수고로움은 존경과 높은 보수로 그들에 대한 존경과 그 판단을 존중한 것이다. 그런 직업을 만든 때부터 세인들은 '암묵적인 합의'를 본 것이다. 그중에서 세인들과 가까운 직업군은 '의사'와 '변호사'인데, 수많은 사람이 저마다 사랍답게 살기 위해 그들을 필요로 하는 만큼 그들의 희소가치는 높아지고, 특히 '자본주의' 하에서의 이러한 직업군은 '금전'과 결부되어 그 서비스를 보다 잘, 그리고 빠르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돈'을 필요로 하게 되었는데, 경제학적으로 판단할 때 당연한 이치가 '생명'과 '정의'의 가치를 놓고 봤을 때 종종 달리 평가되고 오해되는 경우가 있다. 그중에서도 '변호사'는 '억울한 인간을 돕는 직업'이라는 직업관과 '세상의 모든 이들이 추구하는 정의'라는 가치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직업이라고 보여진다. 그들은 과연 '의뢰인'과 '정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자주 만날 수 는 없지만 그들을 보게 되면 늘 떠올리는 질문이었다.
본디 이야기를 좋아하는 지라 책은 물론이고, 영화도 좋아하는데 장르를 불문하고 즐겨보는 편이지만 유독 좋아하는 장르는 '법정 스릴러'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있는 곳이지만 좀처럼 가기 힘든 곳, 그리고 자주 가서 좋을 것이 없는 곳이기 '법원'이기 때문이다. 그곳을 간다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자신과 상대방이 단 둘로서는 그 합의점에 도달할 수 없고, 서로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누군가가 '옳고, 그름'을 판단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을 찾는다는 것은 서로가 금전적 물질적인 박탈을 요구하는 단판 승부를 가리는 것이고, 시간에 비례하여 상당한 서비스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 3자된 입장에서 그곳을 지켜보는 것은 여간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세상의 일이기에 언제든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나름의 공부가 될 수 있어서다. 그리고 그들이 판단하는 '정의'는 어떤 방법으로 도출되는가를 지켜보는 것도 나름의 공부가 될 수 있어서다.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과 결말은 어느 이야기보다 가장 '사실적'이고 종종 당연한 정의가 때로는 잘못된 판단과 얽혀진 관계에 의해 '불의'에 무릎을 꿇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목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방의 주장에 누군가가 냉엄한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손가락질하며 훈수를 두고 싶은 때문이다.
그런 내게 기가 막힌 이야기를 만났다.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미국의 노련한('유명한' 이라는 말보다는 악의가 담겼다) 변호사가 있다. 그에게서 재판에서의 승소는 그에 버금가는 마땅한 수임료와 사례를 보장한다. 링컨 리무진 세 대. 이것이 그의 현재를 대신할 만큼. 그러기 위해 그가 선택하는 의로인은 '진정한 정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식의 정의'를 만들 의욕을 불러 일으킬 만큼 돈 많은 의로인이다. 그런 그에게 '정의를 필요로 하는 돈많은 의뢰인'을 만났다. 변호사로서 '정의'를 찾는 기쁨과 그에 대한 보상으로 넉넉한 수임료와 수고료를 챙길 수 있는 '대박'을 만난 것이다. 서슴치 않고 사건을 수임한다. "순진한 사람만큼 무서운 의뢰인은 없다"고 늘 말했던 선배 변호사인 아버지의 유언도 잊고. 너무 잘 풀리는 것 같아 오히려 불안하게 시작하는 이야기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원제목 The lincoln Lawyer 이다.
다소 낯선 이름의 작가 마이클 코넬리는 경찰출입기자로 활동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LAPD 해리 보쉬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The Black Ice>를 썼고 이 작품으로 1992년 에드가 상을 수상한 이후 해리 보쉬를 주인공으로 한 일련의 시리즈를 발표함으로써 최고의 명성을 얻는 베스트 셀러 작가이다. 13편의 해리 보쉬 시리즈를 쓰는 틈틈이 라스베이거스의 전문 도둑 <Void Moon>, 신문기자 <The Poet>, 변호사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등 색다른 주인공들을 소재로 한 스탠드 얼론(시리즈가 아닌 1권으로된 장편소설)들을 발표했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법정 스릴러'의 대표작가 '좀 그리샴'을 뛰어넘는다는 찬사를 받고 있는 작가이다.
LA의 밤세계를 살고 있는 범죄자들을 주로 변호하며 그들의 검은 돈을 수임료로 받아 챙기는 형사법 전문변호사 미키 할러. 그가 생각하는 자신의 직업관은 단순하다. " 개업한 지 15년, 이제는 아주 단순한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다. 법이란, 사람과 생명과 돈을 닥치는대로 삼켜버리는 거대한 괴물이다. 나는 괴물을 다루고 질병을 고쳐주는 전문가이며,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내는 것뿐이다. 지키고 풍어야 할 법 따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당사자주의, 억제와 균형, 정의의 추구 같은 로스쿨 개념은, 다른 세계에서 건너온 조각상처럼 부식되어버린 지 오래였다. 법은 진실과 아무 상관이 없다. 그곳엔 오직 타협과 개량과 조작만이 있을 뿐이다."(P 35)
높은 승률, 많은 보수로 유능한 변호사로 통하지만 범죄자를 대변하는 이혼남 변호사, 검사인 전처와 변호사 사무실에서 파트너로 근무하는 또 다른 전처 여비서, 그를 돕는 수사관들, 정보원들, 무죄를 주장하는 의뢰인과 그의 가족 등 소개글만 읽어도 모습들이 떠오르는 독특한 이미지의 캐릭터들과 하나 둘 씩 터지는 연속적인 사건들로 460여 페이지를 읽어내리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 미국의 형사법 재판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최근 '기득권층'이 되어버린 사법권에 대응해 추진하고 있는 [로스쿨제도]와 배심원제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리얼한 대사와 눈 앞에 스크린을 비추는 듯한 저자의 상황묘사는 이 소설을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내가 눈을 감으면 Stpo 버튼이 눌러지고, 눈을 떠 글을 읽으면 Play가 되어 화면이 생생하게 펼쳐지는 듯한 느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든 느낌이 딱 그랬다.
이 소설은 리챠드 기어가 변호사로 주연을 맡았고 최근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주연을 따낸 에드워드 노튼의 데뷔작이기도 했던 영화, [프라이멀 피어] 를 연상케 하고, 통쾌한 결말은 지난 해 조지 클루니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마이클 클레이튼] 를 떠올리게 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의 전개에 따라 내 심장도 쥐락 펴락 반복을 거듭했다. 실제로 2009년 헐리우드에서 영화화 하기로 결정되었다고 하니, 그 반가움은 두배였다. 존 그리샴이 '정의의 실현'에 중점을 둔 작가라면 이 소설의 저자는 '범죄와 재판의 아이러니'에 중점을 둔 것 같다. 그래서 이 작품이 더욱 재미있다는 느낌이 든다. '마이클 코넬리'라는 소설가의 이름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책의 후반부에 이 책을 펴낸 [랜덤하우스코리아]가 이 작품을 시작으로 그의 작품을 계속 내놓을 계획인 듯한 뉘앙스를 띄웠기 때문이다. 오랫만에 만난 본격 법정스릴러, 이 작품을 읽지 못했다면 후회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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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재밌게 봤던 에피?소드 '법정공방 죄와 길'. 사건개요는 많이들 아시겠지만 놀러가서 방에다 길이 오줌을 쌌다고 방송에서 이야기한 유재석을 상대로 길은 소송을 건다. 오줌싸개 이미지 때문에 CF 계약 취소에 정신적 피해를 많이 입었으니 그에 대한 손해 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반면 피소당한 유재석은 졸지에 '거짓말쟁이'로 몰려 국민MC로서의 위신이 손상되었으므로 마찬가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하며 반소를 제기한다. 실제 변호사인 두 분을 찾아가 법적 조언을 받고 현직 변호사분들을 섭외해 모의재판을 연다. 그야말로 피만 흐르지 않을 뿐 팽팽한 기싸움과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마저 꼬투리를 잡아내 자신의 변호인을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전쟁을 치른다. 그를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모으고 연구를 하고 논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머리를 싸맸을까를 생각하면 참 법조인이라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어쨌든 변호사든 검사든 판사든, 법조인이 되기 위해 사법고시를 준비하는(했던) 이들은 어린 시절 법조인을 꿈꾸며 한번쯤 '어려운 이들을 위한 변호를 하겠다'고 다짐했을지도 모른다. 돈 없고 힘 없는 이들의 변호를 위해 힘쓰겠다고. 하지만 정작 현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다. 당연히 수임료를 많이 지불하면 그 대가가 돌아오는 법이니까,라고나 할까. 돈을 많이 받고 변호를 해 주는 변호사들을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것을 미리 밝히고 이야기하자면ㅡ비난이 절대 아닌 것이, 나도 이를 이해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법을 공부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해서 그런가 한없이 움츠러든다..ㅡ살기 위해, 자신의 지위에 맞게 살아가기 위해 속물이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조심스레 내비쳐본다.
왜냐하면, 이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주인공 미키 할러가 바로 그 '속물 변호사' 되시기 때문이다!
몇 대나 있는 링컨차를 번갈아 가면서 운전수를 대동해 시내를 활보하는 마이크 할러. 좋은 차에 명품만을 걸치는 그는 엄청난 수임료를 챙기며 많은 '나쁜 X'들을 변호해주는 변호사다. 무고한 의뢰인은 커녕 구린 구석이 있는 이들에게 엄청난 수임료를 받아 챙기며 형량 거래와 빈틈을 찾아 그들의 형량을 줄이는 것에 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자신의 돈줄이 되어줄 의뢰인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그. 웬만한 재력으로는 그와 직접 만날 수 조차 없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역시 뛰어난 언변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법이란, 사람과 생명과 돈을 닥치는 대로 삼켜버리는 거대한 괴물이다. 나는 괴물을 다루고 질병을 고쳐주는 전문가이며,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내는 것뿐이다.(p.35)'라고. 그럼에도 그는 '무고한 사람을 놓치게 될까봐 늘 불안했다. 그런 의뢰인이 너무나 희귀한 존재인 탓에, 막상 그런 자가 나타날 경우 미처 알아보지 못할까봐 두려웠던 것이다.(p.96)' 그런 그에게 대박을 터트릴만한 건수가 하나 들어온다. 무고한 의뢰인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수임료마저 두둑하게 챙겨줄 수 있는 재력을 가진 것이다. 그는 술집에서 만난 매춘부와 약속을 잡은 뒤 그녀의 집에 찾아갔으나, 정신을 잃고 쓰러진 뒤 깨어나보니 그녀를 폭행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할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무고한 의뢰인'의 누명을 벗겨주리라 결심한다. 그러나, 이 의뢰인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악랄하고 빈틈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미꾸라지같은 녀석이었는데.. 과연 속물 변호사 vs 악랄한 의뢰인의 대결은 누구의 승리로 끝나게 될까?
주인공 미키 할러는 그런 속물 변호사로, 일단 수임료부터 내놓으라는 듯 고객을 돈 뱉는 기계로 생각(이라고 하니 좀 너무하긴 하다. 그러나 그 정도로 속물은 맞다.)할 정도다. 사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할러 역시 '나쁜 놈'인 것이다. 하지만 제 할 일은 확실히 한다. 열심히 조사하고 공부해 빈틈을 발견하고, 법정에 선 순간 배심원단에게 어필하기 위한 몸짓과 대사까지 하나하나 연출할 정도로 세심한 변호사다. 검찰 측을 꼼짝 못하게 하며 형량 거래를 시도해 의뢰인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겨주곤 하는 것이다. 어쨌든 그런 그에게 엄청난 적이 나타났으니 그것이 바로 이번 '무고한(것처럼 보이는) 의뢰인', 루이스 로스 룰레였다.
정말 현실적인 주인공을 등장시켜 속물이지만 선과 악, 정의와 불의, 양심과 죄책감 사이를 헤매는 고뇌를 그려냄으로써 생생하게 등장인물을 묘사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집필 기간이 가장 길었다는 이 작품은 법정 공방을 준비해가는 과정에서부터 끝까지를 상당히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법정 스릴러의 묘미는 그야말로 서로 대립하고 있는 양측의 자료와 증거의 수집과 이를 적절하게 써먹을 수 있는 타이밍 그리고 그것들이 자신의 의뢰인을 보호해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장치인 양 꾸며내고 배심원의 마음을 설득해내는 말빨에 있지 않겠나.
원고측 피고측 사이의 팽팽한 신경전과 기싸움, 이를 중재하는 판사와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판결을 내리는 배심원단의 모습. 재판의 배심원단을 선정하기 위해서도 그들 하나하나의 면모를 따져가는 것 역시 배심원 제도가 없는 우리나라와 달라 상당히 신선했다(물론 우리나라의 법정과 친해서 신선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도 아마 충분히 신선할 듯...). 증인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교묘한 질문을 이용해 스스로를 옭매이게 한다거나, 법정모독죄에 분노하는 판사의 모습 등 어쨌든 법정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볼거리를, 그 면모를 마이클 코넬리는 상당히 멋지게 그려냈다. 초짜 검사를 만난 덕분에 그를 옭매어가는 할러의 능력만은 발군인지라 내가 죄를 지으면 할러 같은 변호인을 만나야 하니 돈을 좀 벌어둬야겠다 싶었을 정도.
게다가 적당하게 잘 꾸며진, 법정 밖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반전이나 거래와 교섭 등은 마냥 '정의'만이 서 있는 법정을 두고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할 수 없어, 참으로 씁쓸하게도 오히려 더 현실적이었다. 그런 부분이 영화에 잘 표현이 되었다면 영화도 꽤나 재미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
어쨌든 이 소설은 한 마디로 나쁜 변호사가 더 나쁜 의뢰인을 만나 호되게 당해 그 반격을 펼치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개과천선해 이제는 돈 없는,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누명을 뒤집어썼던 무고한 의뢰인,과 같았던 사람들을 위해 변호를 하고 링컨 차도 팔고-라는 진부하고 감동도 없는 결말이 아니라 쿨하게 여전히 '속물'인 모습을 그려낸 것도 나름대로 깔끔했다. 본격적인 법정 스릴러를 만나본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지만, 존 그리샴과 마이클 코넬리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법정 스릴러를 더 만나볼까? 싶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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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스릴러 책으로 돌아 왔습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리뷰하다 보니 웬지 이런 책이 다시 땡겨서 말이죠. 솔직히 이번주에는 영화가 딱 한 편 밖에 없다는 것도 좀 아쉬운 노릇이고 말입니다. (다음주에는 다행히도 세 편이 버티고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