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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증적 근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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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국민이 역사전문가가 되어 역사가의 견해를 비학문적 관점으로 난도질하고 있는 근래 또 하나의 근현대사개설서가 나왔다. 겉보기에 별 특이점이 없고 평범한 이 개설서는 <사실로 본 한국근현대사>라는 이름을 달고 객관성을 표방하고 있다.   이책은 육사교장이던 김충배씨가 육사생도에게 읽히기 위한, 이념우선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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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국민이 역사전문가가 되어 역사가의 견해를 비학문적 관점으로 난도질하고 있는 근래 또 하나의 근현대사개설서가 나왔다. 겉보기에 별 특이점이 없고 평범한 이 개설서는 <사실로 본 한국근현대사>라는 이름을 달고 객관성을 표방하고 있다.

 

이책은 육사교장이던 김충배씨가 육사생도에게 읽히기 위한, 이념우선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태생적 한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근현대사는 한쪽입장의 서술보다는 양쪽의 해석을 망라하고 그중 역사적 사실을 위주로 해서 설명하려한 노력이 돋보인다. 여러 사람의 공저이므로 일관성이 부족한 단점과 치우치지 않은 장점이 공존하고 있다.

 

어쩌면 이념이 없는 역사란 무의미한 기록의 나열일 수도 있다. 랑케는 기록의 나열 속에서, 기록이 정확하다는 전제하에 어떤 선입견도 배제하면 순수한 역사적 사실=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고 믿었고 그것이 과학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실증사학이다.  해석을 중시하고 나온 사람이 EH 카였으나 우리나라에 수입된 근대역사학은 일본을 통해 들어온 독일의 랑케사학이었으므로 사료를 중시하였다.

 

지금은 역사학의 연구방법론이 다양해지고 사관도 복합적이지만 아직도 실증사학 - 원래의 실증주의든 사료중심주의든 간에 - 을 최고의 가치로 보는 역사가들이 있다.  안병직이나 이영훈은 정통역사가는 아니고 경제사를 공부한 경제사가지만 사료중심의 수량경제를 통해 과거를 보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주장은 역사가들이 학문적으로 논박할 일이지 포풀리즘 식으로 자기감정에 어긋난다고 아무나 나서 막말을 해댈 일은 아니다.

 

이 책은 근년의 이러한 분위기에서 출간되었다. 군계통에서 나온 역사서라 보수적 성향이 들어있을 것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가장 큰 특징은 비교와 설명이다. 기존의 쟁점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소개하고 교과서처럼 설명을 붙여 서술하고 있다. 앞서 말한대로 사서의 단점이자 장점이 되는 부분이다.

다음은 사료의 충분한 이용이다. 사료를 통해 독자의 주관적 해석도 가능하게 하였고 그럼으로써 균형잡힌 서술임을 강조하고 있다.

다음은 현대사 - 현대정치상황에 가까운 - 서술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남북관계에 주안점을 두고 국제 역학관계와 경제상황까지 두루 서술하고 있다.

 

내용면에서는 동학농민운동이나 광무개혁 등의 표현으로 그 역사적 성과를 인정하였고 토지조사사업이나 산미증식계획은 일제의 식민지수탈임을 명확히 밝혔다. 정신대문제의 경우 여성을 징발하여 일본군의 성노리개를 삼았다고 표현하였으나 구체적 서술에서는, 1938년까지는 여공 종업원 모집 등을 구실로 하는 인신매매 수법을 사용하였고 이후에는 헌병 경찰의 도움으로 강압적으로 위안부로 동원하였다고 밝혀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였다.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해서는 따로 항목을 설정하여 조목조목 비판하였고 의열투쟁이 테러와 다른 점을 설명하였다.

 

815이후 진주한 미소 양군의 성격은 모두 점령군으로 설명하였고 분단의 원인과 책임에 대해서도 균형잡힌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뒤이은 419혁명과 516군사정변, 518민주화운동등에 대해서도 현재까지의 일반적 사회적 평가와 대체로 일치한다.

그러나 반민특위에 대한 평가는 단호하지 않은 점이 있고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의 의의는 다소 강조된 부분이 있다.

옥에 티라 하면 후반부에 가서 오자나 틀린 표현이 눈에 띄게 많아진다는 점을 들겠다.  사서답지 않다.

젊은이들 특히 군장병을 위한 역사서라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근현대사를 여러 사료와 적극적인 평가를 이용하여 서술했다는 점에서 여러 사람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k****n 2009.06.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