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어진 우리 시대의 대작가 박경리. 토지가 주는 무게감때문에 다른 작품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절하되기도 한다. 산문집인 이 책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작가 자신의 내밀한 삶의 조각들을 엿볼 수 있다. 수줍음을 많이 타고 낯가림이 심한 성격은 토지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이용의 손녀, 상의를 떠올리게 한다.(상의는 바로 자기 자신을 모델로 삼았다는 말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도 있다)소설을 위해 사는 것인지, 삶을 위해 소설을 쓰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작가의 자조적인 고백부터 남편없이 홀로 어린 딸을 키우며 겪어왔던 삶의 어려움과 이 땅에서 작가라는 이름을 달고 사는 것의 신산함을 잔잔히 털어놓는다. 박경리님의 작품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통해 강한 생명 외경을 주요 테마로 삼는 것이 많은데 그러한 작품에 대한 신념이 이 글 속에도 곳곳이 보인다. 비록 아주 오래 전에 씌어진 글이지만, 토속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작가만의 또다른 세계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