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상섭 <짖지 않는 개> 광복이후 소련군의 조선남하로 인한 38선의 획정은 월남을 하려고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엄한 방해물이었다. 이런 방해물을 뚫고 38선을 넘는다는 것은 생명을 담보로한 행동이다. 국경선의 깊은 밤을 하루 지새면, 소련군들의 감시가 더욱 심해지고, 자주 총소리가 울리며, 사람이 죽었다느니, 강도질이 횡행한다느니, 새로운 사건이 매번 일어나는 이곳은 정말 불안한 곳이다. 오죽이나 불안하면, 개도 짖는 않을 만큼 불안하다. 광복이후, 이곳은 월남하려는 조선사람,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해서 뒤늦게 일본으로 가려는 일본인들 그리고, 그들을 감시하는 소련군들이 같이 엉켜 지내고 있다. 밤에 울리는 바람소리도 겁탈과 위협을 가하는 것 같다. 우리조선인도 우리지만, 일본인들의 모습 또한 비참하기 그지없다. 이 단편 소설은 광복이후 국경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불안한 의식과 긴장된 의식을 짖지 않는 개에 비유하여 극한적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금반지> 나는 여동생이 입원한 병원의 이자라는 간호사를 좋아한다. 그 간호사 또한 나를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다. 나는 그녀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느낀다. 서로 포옹까지도 은근히 하였다. 나는 동경유학을 다녀온뒤 은행에 취직하였다. 나는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지 않았다. 그러던중, 입원해 있던 여동생이 사망한다. 내가 병원을 나서고 두 시간 후에 사망한 것이다. 그것도 뜬눈으로 말이다. 보려는 오빠를 보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 짐작하는 어머니의 말씀이다. 69p-- 보이려는 사람에게는 감은 눈도 떼주고 안보이려는 사람에게는 뜬눈도 가리우는 운명이 아닌가. 그후 나는 한동안 그 병원을 찾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그녀를 잠시 잊게 되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눈병으로 그 병원을 다시 찾게 되고, 그녀를 자연스럽게 만난다. 나는 그녀에게 고백을 하기위해 편지를 쓰고 병원에서 그 편지를 전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편지를 전하지 못한다. 결국, 그녀에 대한 내 생각은 “결혼상대가 제 혼자만 있을까”라며 자기 위안을 한다. 시간이 흘러서 어느 늦가을 퇴근길 전차에서 나는 그녀를 우연히 만난다. 그녀의 왼손가락에는 금반지가 끼워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