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역사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가끔 지루한 책도 접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역사 이야기는 사실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팩션이 더해져서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흥미있게 읽었었다. 한 때 역사소설을 좋아하지 않았고, 역사 소설을 싫어했던 나는 요즘 들어 역사 소설에 푹 빠져 있다. 그렇기에 더욱 재미있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표지가 아주 매력적인 책을 접했다. 「연화전」이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연화전」은 역사 소설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으로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부분의 역사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배경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팩션적 역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18세기 배경의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책의 첫 장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놓을 수가 없던 책이었다. 그만큼 재미있었고, 생소하게 다가온 책이었기 때문이다.
심간지당은 ‘청운계’라는 조직을 이끌었던 과부이다. 여기서 ‘청운계’라는 것은 ‘연화전’이라는 책을 출판한 소설 창작 모임이었다. 등장인물들은 얽히고 얽혀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있게 진행된다. ‘연균’은 최 대감의 둘째 아들이었으며, 여자를 밝혔기에 그에게는 한 명의 처와 두 명의 첩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마음에 둔 여인이 있었다. 그리고 최 대감의 집에는 큰 며느리 ‘연화’가 있었지만, 그녀는 혼례를 올리기도 전에 남편의 죽음으로 짚으로 엮어 만든 인형과 혼례를 치러야 했다. 남편은 십 년 전 혼서지가 교환되던 날 누군가에게 살해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과부로 살아가고 있던 그녀였다. 하지만, 시어머니가 ‘서황사’로 가라는 명령에 걸어서 그 길을 걸어서 ‘서황사’ 절에 도착하고 뜻밖의 말을 듣게 된다. 또 다른 과부였던 ‘심당지간’은 남편이 지병으로 젊은 나이에 죽었지만, 세 아들은 모두 지방관 출신이었으며, 과거시험과 관련된 유학 서적들을 베껴 적으며 자식들 공부를 시킨 것이다. 그리고 주막 주인인 ‘매월’은 이야기를 잘하는 솜씨를 가지고 있었고, 노래도 곧잘 했다. ‘청운계’ 모임은 ‘매월’의 주막 방 한 칸에서 과부들이 모여 열렸으며, 그런 그녀에게는 사랑의 상처가 있었다.
‘청운계’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연화’는 세간에서 유명세까지 얻었으며, 궁중까지 흘러들어 갔다. 그리고 궁녀 몇 명이 궁을 탈출하는 사건까지 생겼다고 한다. 그 정도로 ‘연화’가 지은 「연화전」의 내용은 어머니로서 또는 아내로서 역할을 해야 할 여자들이 자신들이 꿈꾸는 바를 이루려고 탈출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연화’를 찾으라는 어명이 내려졌고, 결국 그녀를 찾았지만, 열녀 표창을 받은 과부였던 것이다. 그리고 놀랄만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역사를 배경으로 정말 재미있는 책을 만나서 너무 즐거웠다. 책은 단숨에 읽어 내려가 졌다. 내용도 흥미진진하고 새로웠기에 그 시대의 여성의 모습과 제도가 어떠한지를 알 수 있었고, 책을 읽는 동안 감칠맛 나는 느낌의 책이었다.
|
|
"풍속을 어지럽히고 사람을 해한 죄로 청운계라는 아녀자 집단을 잡아들여 참수형에 처한다. 소설[연화전]은 세상의 질서에 맞지 않아 왕명으로 수거하여 모조리 소각한다." 조선시대 소설이 문제가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많은것에 제약이 있었고 임금의 목소리가 곧 법이었던 그 시절 남자는 하늘이었고 여자는 그에게 종속된것들이었다. 감히 내 목소리를 낼수도 없었고 그렇게 해서도 안되는 시절이었다. 내가 그 시대에 여자로 태어났다면 못 견뎠을듯 싶다. 18세기 그 시대의 여자들또한 하고 싶은것도 많았을것이고 재주가 있는 사람들도 많았을것이다. 한남자의 부인으로 평생을 살아야 하고 그 남자가 첩을 두어도 아무소리도 못하던 그런시대.. 차라리 지아비가 있는 사람은 괜찮다. 과부라고 하면 남편도 없고 평생을 수절해야 한다. 더불어 신랑을 위해 자결이라도 한다면 시댁에서는 더바랄것이 없다. 이 이야기는 심간지당이라는 여인을 바탕으로 구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나는 심간지당이라는 여인이 참 마음에든다. 살아있으면서 열녀비를 받아서가 아니라 누구보다도 당당한 과부이기 대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시대 여자가 책을 만드는것은 감히 상상도 할수 없는 시절이었다. 연화의 할머니는 이야기를 너무나 잘 만드셨다. 좋은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셨고 이야기가 살아움직이는듯하였다. 그런할머니가 어느날 돌아가시게 되고 그 많은 책들이 한더미의 재로 변하게 된다. 연화는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머니에게 왜 책을 태우냐고 묻자 여자는 흔적을 남겨서는 안된다고 한다. 거기다가 책을 만드는것은 남자들만이 할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연화는 할머니의 손녀답게 이야기 만드는것을 잘한다. 그러다 혼기가 차고 결혼을 하게된다. 하지만 결혼하기 전 신랑은 죽게되고 결혼날 짚으로 만든 인형과 첫날밤을 보낸다. 그로부터 10년 시댁에서는 지아비를 따라 자결하기를 바라며 며느리를 한 절로보내게 된다. 연화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어려움에서 심간지당을 만나고 청운계를 알게된다. 과부들의 모임.. 그리고 스스로의 욕정을 숨기지 않는다. 나는 이것이 그들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일찍 지아비를 잃고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런 사람에게 은근히 죽음을 강요하는 그런시대라면 얼마나 잔인한것일까? 이 책은 공모전에서 당선된 책이라고 한다. 유난히 많은 작품이 제출되었다고 하니 그중에서도 좋은작품 골라내기란 더욱더 어려웠을것이다. 23살의 작가가 썼다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정도로 흡입력이 강한 소설이었다. 조선시대 무언가를 감추고 인내하고 살아야만 했던 여인들이 과연 그렇게만 살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긴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만나보니 오히려 현실감이 더 있는 이야기였다. 이화글빛문학상을 수상할만하다라고 느낀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작품을 만날수 있게끔 많은 신인이 발굴되어도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연화전이란 이름으로 당당히 세상에 빛을 본 소설이고 그리고 그 저자가 열녀문을 받고 죽어버린 한 집안의 며느리였다는것이 더욱더 가슴에 남는 시간이었다.
|
|
연화전은 실제 있었던 사건이다.
"풍속을 어지럽히고 사랑을 해한 죄로 청운계라는 아녀자 집단을 잡아들여 참수형에 처한다. 소설<연화전>은 세상의 질서에 맞지 않아 황명으로 수거하여 모조리 소각한다. 영조 42년(1767년)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옛날 아녀자로 살아가는 여인들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꽃다운 나이에 예쁘게 피워보지 못하고 살아야 했던 아낙들... 그리고 과부들의 이야기는 지금의 현실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열녀문을 받기 위해 과부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양반가들의 형태는 정말 비극이었다. 그러한 현실에서 살아가기 위해 죽은 듯이 살았던 여인들의 이야기들의 이야기가 그 시대 야한 소설이 등장했는지도 모르겠다. 연화라는 소설의 작가처럼 여자이지만 글을 쓰고 싶고 배우고 싶었던 현실에서 여자들은 절대로 글을 배우면 죽은 자에게 시집을 가야한다는 어머니의 말처럼 너무나 잔인했다. 그것은 아마도 똑똑한 여자는 팔자가 드세다는 말인 것이다. 드센 팔자... 이 이야기에서 남자들은 열 여자 거닐 수 있는 사회의 풍속이 여인들에게 외로움을 주고 있었고 그로 인해 그들은 항상 외롭게 살다갔다. 양반가의 며느리라는 이유로 아니면 양반가의 과부라는 이유로 그들은 여자로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외롭고 가문을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삶이었다.
연화속에 등장하는 연화와 연화의 시동생 그리고 심간지당이라는 여인들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시집오기 전에 남편은 죽었지만 그래도 시집을 와야 했던 연화 형수를 사랑하는 시동생인 연균은 형이 죽은 지 10년째에 종친들이 영화가 남편을 따라 죽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형수에게 도망가라고 하지만 형수는 현실을 받아들려 죽으려 한다. 그러나 연균은 그런 형수를 그렇게 죽게 하고 싶지 않았고 그로 인해 연화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겁탈을 하려하지만 심간지당의 극적인 도움으로 겁탈을 당하지 않고 죽지도 않았다. 그녀는 심간지당과 함께 지내면서 과부들을 위한 글을 쓰면서 삶이 행복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심간지당은 누구인가? 3명의 자식들을 모두 과거에 장원급제를 했기에 나라에서 열녀 표창을 하사 받는다. 그녀는 자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며 과거 시험에 노하우가 생겨서 초집을 만들기까지 한다. 그로 인해 그녀는 그녀가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며 불쌍한 과부들의 모임을 만들게 된다. 그 모양새는 웃기지만 그 당시에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행동들이었다. 여자들이 1년에 한 번씩 남자 사냥을 한다. 과부들은 서로 뽑기를 해서 하룻밤을 남자와 보내는 행위를 하는데...
연화전이라는 책이 나오면서 과부들과 외로운 여인들은 지루한 생활을 즐겁게 책을 읽는 시간으로 보낼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정말 위험한 일을 하기에 항상 조심을 해야 했다. 과거 그녀들의 삶을 보면서 우리의 역사 속에 있었던 사건들을 다시 한 번 읽을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
|
풍속을 어지럽히고 사람을 해한 죄로 청운계라는 아녀자 집단을 잡아들여 참수형에 처한다. 소설 <연화전>은 세상의 질서에 맞지 않아 왕명으로 수거하여 모조리 소각한다. 영조 42년(1767년)
제3회 이화글빛문학상 수상작답게 <연화전>은 뚜렷한 문제를 다루며, 그러나 지루하지 않게 마지막까지 탄탄하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작가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여성의 억눌린 성적 욕망, 정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소재에 가장 잘 맞는 대표적 인물은 당연히 과부였다. 주인공 연화도 과부요, 풍속을 어지럽혔다던 청운계 여인들도 대외적으론 수절하는 과부였다. 과부하면, 또는 아녀자하면 역시 은장도는 뗄래야 뗄수 없는 필수 아이템이 아닌가 싶다. 주인공 연화도 역시 은장도를 가슴에 품고 몇번인가 죽음을 택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리 쉽게 죽을 수는 없는 운명인가보다. 자의에 의해, 타의에 의해 은장도를 목에 대었지만 매번 누군가에 의해 무산되곤 했다.
혼담이 오갔다는 이유로 이미 죽은 몸과 혼례를 치른 그녀, 연화. 시댁에선 쓸모없는 사람이라 여기는지 꺼림칙하게 여기는지 많은 여인네들이 살고 있지만, 그녀에게 한 마디 말도 섞지 않은채 울타리 밖으로 밀어낸다. 상황을 받아들인 그녀 역시 혼령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살았지만 아무렴 사람인지라 소설이라도 읽고 살아야 숨통이 트이는가 보다. 계집 종이 구해서 반분대 아래 숨겨둔 책을 달밤에 몰래 읽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그런데 결혼 10주년이 되는 날. 시어머니 손에 등떠밀려 남편의 위패를 모셨다는 서황사로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한바탕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진다. 그녀의 자결로 열녀상을 받아 연균을 출세시키겠다는 최 씨 가문의 일념은 그녀를 사지로 몰았지만, 연균이 그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모두들 출세에 관심 없는 한량이라 욕하지만, 유일하게 그녀에게 귀뜸해주고 서황사로 쫓아와 자결을 막은 것도 연균이었다.
연화의 인생이 바뀌는 계기가 서황사 사건이었다. 우연한 만남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으나 그곳에서 심간지당을 만나고, 새 삶을 살게 되는 연화. 하지만 조금 아쉽다. 이야기가 좀 더 전개된다면 그녀의 팜므파탈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마지막까지 연화는 그냥 연화였다. 다만 손에 붓이 쥐어지니 그 마음을 종이에 담은 것이리라. 청운계에서 행하는 소동 등을 봤을 때 분명 여성에게 금기된 소설, 납치, 강간 등으로 부도덕하고 부정한 짓을 하는 것처럼 보이나 어찌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작가는 두 가지 이야기를 교체해가며 진행시키지만 플롯도 정교하고 이질감없이 매끄러웠다. 분명 주인공은 연화지만, 모든 과부를 대표하는 하나의 이야기였다. 결혼 전 남편이 살해당했지만 그녀는 죽은이와 혼례를 치르게 된다. 지금 같으면 이런 섬뜩한 상황이 이해되지 않겠지만, 당시엔 가능하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혼담이 오갔다는 이유만으로 부정탔다며 다른 집에서 혼인을 원치 않는다는 몹쓸 미신 말이다.
사실, 소설이 결말로 치달을수록 앞으로 전개될 것이 뻔하겠다 싶었지만 결말은 좀 의외였다. 이야기를 전개해나갈 플롯때문인지 아니면 예상을 뒤엎으려는 작가의 발상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론 살짝 여운이 남는다. 맨 처음엔 그녀의 인생이 가장 기구하지 않나 싶었지만. 모임의 주축인 심간지당은 물론이고, 심복인 춘삼과 주막을 운영하는 퇴기,매월. 그리고 그외 청운계 여인들까지 한스런 세월을 다 얘기하자면 끝이 없다.
연화전에서 주목할 것은 플롯이었다. 신기하게도 '살해된 연화의 남편'이야기는 처음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신선하게 이어진다. 혼인한 그녀의 이야기에서 시작되고, 다른이의 인생에서 실마리가 풀리며 그 이야기가 끝이 난다. 연화의 남편에 대한 미스터리는 다른 이의 인생을 엿보는 식으로 하나씩 벗겨나간다. 그것이 연화전의 결말을 말해주는 듯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신문에서 발췌한 '우리 역사 다시 보기'를 실어 이야기의 힘을 얻는 등 작가의 노력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여성앞에 당당히 남녀는 평등하다 말할 수 있을까? 시대가 바뀌며 여성이 주도하는 회사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나 남성우월주의는 만연하다. 여성도 당당하게 성적 욕망을 표출할 권리가 있다! 라고 말하는 듯한 작품, <연화전>. 이 소설은 자칫 <음란서생>과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을 떠오르게도 하지만, 그만큼 트랜디한 욕구도 충족시켜주며 그 나름의 매력을 발산한다. 처녀작이라하면 놀라울 정도로 깔끔한 문체로 단숨에 읽혀지는 책, <연화전>은 색다른 시도가 빛나는 작품이다.
|
|
제3회 이화글빛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보고 선택하게 된 책이다. 사실 무슨 수상작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를 하고 읽어보면, 기대가 커서 그런지 실망했거나 당황했거나 또는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곤혹스러웠던 적이 몇 번 있다. 이 책도 그러면 어쩌나 걱정하는 마음으로 첫 장을 열었는데, 생각보다 술술 읽혀지는 문체와 재미있는 줄거리 때문에 금방 다 읽어버렸다. 이야기가 한창 진행될 때 끝나 버리는 것 같은 결말부분의 아쉬움과, 과부들의 비밀스러운 모임인 청운계의 활동 분량이 적어서 불만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즐거운 독서였다.
책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시대가 안겨준 감옥 아닌 감옥에 갇혀 사는 여인들이다. 그들의 갑갑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흰 저고리와 흰 치마 속에 입는 비단옷들이다. 그런 여인들이 모여든 청운계라는 모임은 왠지 모르게 익살스러우면서도 안타깝고 슬프다. 그렇게 밖에 해소할 수 없었던 그들의 일상 속에서의 답답함이 느껴지는 듯도 하다. 마지막에 반전처럼 등장하는 매월이의 사랑이야기도 왠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책을 읽으면서 소설 속 주인공 연화의 이미지를 떠올려 보았다. 특히 악몽으로 이어지는 결혼식 장면은 생각만으로도 오싹하다. 죽은 남자에게 혼인이야기가 오고갔다는 이유로 억지로 끌려 시집을 가는 모습과, 짚으로 만든 인형과 첫날밤을 보내는 장면, 10년간 가족도 벗도 없는 시댁에서 홀로 지새웠을 무수한 밤들이 떠오른다. 내 상상 속 연화는 살결이 희고 가냘픈 몸매에 어딘가 모를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작은 소녀 같은 이미지다. 왠지 다가가 어깨를 안아주고 싶은 여인상이다.
그런 연화의 가슴속에 홀로지내는 10년의 세월동안 혼자만의 이야기가 무수히 써졌다 지워지고 써졌다 지워진다. 그렇게 쌓이고 쌓였던 이야기가 글로 써져 책으로 만들어진 게 “연화전”이다. 이 연화전은 어머니로서 또는 아내로서 살아야 할 여자들이 자신들이 꿈꾸는 무언가를 위해 탈출을 한다는 내용이라고 간략하게 나온다. 집의 가장 안쪽에 자리한 안채에서 살아있으나 죽은것 처럼 지내야 했던 연화가, 꿈을 찾아 떠나는 여인의 이야기를 쓰면서 느꼈을 자유로움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연화가 쓴 소설 “연화전”을 읽어보고 싶다. |
|
내가 좋아하는 보랏빛 표지의 의미심장한 글씨체의 제목 [연화전]. 이화글빛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아니더라도 전(傳)이라는 글자자체가 품고 있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갔다. 그리고 책을 읽어나갔다. 오랜만에 앉은 자리에서 쉽고 빠르게 한권을 뚝딱 읽어버렸다. 책은 이야기, 소설에 대하여 우리가 지금 너무나도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그것들이 금지되었던 시대의 살았던,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살고 있지만 싶게 펼쳐 보일 수 없었던 사람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조선시대 규방에서 수를 놓거나, 바느질을 하거나, 수다를 떠는 것만이 세계가 되어버린 여인들과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억누르고 잠재워야 하는 것을 강요받았던 여인들, 그리고 조선시대의 그 답답한 윤리에서 강요를 받아온 재능을 가진 여인의 연화의 이야기들을 풀어 가고 있다.
책의 구성이 아주 독특한데 번갈아 가며 <연화전>으로 연화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풀어가고 "연화의 이야기"로 연화 자체에 초점을 맞춰 풀어가고 있다. 나중에 정신없이 이야기를 창작하던 연화의 모습에서는 <연화전>이 바로 연화가 쓴 책의 일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소설의 내용은 그렇게 혼합이 되어 마치 한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본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역사적인 시대적 상황을 모티브로 하지만 마치 현대소설을 읽는 듯 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소설은 "여성"과 "이야기"에 초점을 확고하게 맞추고 그것을 하나로 묶어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지금 현재가 인류의 역사 중에 가장 자유로운 시대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재의 여성으로서 나는 그 시대 규방안에서 책을 통해 세상을 유람해가는 그녀들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지금 내가 참으로 행복한 세상을 살고 있다는 당연한 안도가 느껴졌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이 자유를 더욱더 즐겁고 행복하게 누려야 된다는 다짐 역시 하게 되었다. 아주 오랜만에 술술 읽을 수 있었던 재미있는 책 한권으로 다시 한번 독서의, 그리고 글쓰기의 즐거움을 생각해 보았다. |
|
제목과 표지를 보면 내용은 짐작할수 없지만 고대소설의 분위기가 많이 느껴진다. 오랜만에 읽은 소설책 인데 다 읽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간결한 문체와 스토리의 전개가 빨라 소설을 읽을때 편안하고 재미나게 읽혀지는 소설이다 "풍속을 어지럽히고 사람을 해한 죄로 청운계라는 아녀자 집단을 잡아들여 참수형에 처한다. 소설<연화전>은 세상의 질서에 맞지 않아 왕명으로 수거하여 모조리 소각한다. 영조42년(1767년)"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연화전에서 뭔가 대단한 역사적 사건이 전개되겠구나 하는 첫 느낌을 가지고 소설을 읽어 나갔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서로 얽히고 얽혀가는 과정들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보였다. (학교에서 배운 고대소설의 특징인 우연성이 잘 맞물려 든것 같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연화는 어린나이에 혼례도 치르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간 남편에게 시집을가 평생을 독수공방하게 된다. 다른 아낙들이 빌려온 당시에 떠돌던 소설을 읽고 허공에 자기만의 소설을 써는게 삶의 전부인 과부의 인생인 것이다. 청운계라는 과부들의 계모임(일종의 문학동아리) 계주인 심간지당의 도움으로 자신의 글을 책으로 펴내고, 글로써 자신의 한을 풀어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는 내용이다. "여자는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면 안된다.글은 여자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라는 어머니의 말씀은 그시대의 여성이 겪는 사회상을 잘보여준다고 볼수있다. 이런 시대에 당당히 자기의 이름 석자를 제목과 함께 표지에 새겨 발간한 연화는 시대를 거스러 시대의 틀을 깨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화글빛 문학상이라는 생소한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신인작가의 작품이지만, 심사평에서도 기성작가가 별다른 차이가 없을정도의 실력을 갖춘 작가의 작품이라고 평하고 있다. 조선시대라는 배경과 현대적 문체가 잘 어우러져 물처럼 줄줄 흘러가듯 읽혀지는 소설이다.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으로 한국 문단을 이끌어 가는 작가로 발돋움 할수 있기를 바라며...
|
|
아직 등단하지 않은 젊은 작가의 책을 읽는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완전하지 않지만 또한 그것이 큰 매력으로 작용을 하기도 한다. 연화전은 제3회 이화글빛문학상 수상작이다. 소설이라고는 단편소설 몇작품만을 쓴 작가지망생의 작품이다. 시대적인 배경이 18세기의 여성들 그것도 과부들의 이야기라는 것이 독특하다. 역사적으로 18세기 조선의 여성들을 보면 그 위치가 절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남편에 귀속되어 삶을 살아야 했던 전 근대적인 시대였다. 물론 몇몇 작품이 전해지긴 한다. 허난설헌 같은 당시 상황으로 보면 특이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여성들이 문학의 전반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문제가 되는 사회였다. 그렇게 때문에 전해지는 작품들 역시 작가미상의 작품 몇 몇이 존재할 뿐이였다. 그러한 시대의 여성들(과부들)의 이야기가 여기 연화전에 있다.
연화전은 논픽션과 픽션사이를 넘나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영조42년(1767년) "풍속을 어지럽히고 사람을 해한 죄로 청운계라는 아녀자 집단을 잡아들여 참수형에 처한다. 소설 <연화전>은 세상의 질서에 맞지 않아 왕명으로 수거하여 모조리 소각한다." 라는 몇줄의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쓰여졌다. 소설자체에 연화라는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것 자체가 당시 상황에는 너무나 위험한 발상이 아니였다 싶다. 여성들의 문학활동에 대한 제약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아마도 왕명으로 수거하여 소각 당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주요등장인물을 보면 작품명에 등장하는 연화가 있다. 연화의 남편은 혼서지가 교환되던 날 누군가에게 살해가 되었고 단지 혼서지의 교환만으로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어 버린 것을 보면 당시 여성의 존재가 얼마나 미약한 존재였는지 보여준다. 열다섯의 나이에 짚으로 만든 인형과 결혼을 하고 10년간이나 살았지만 시종들에게까지도 무시를 당하고 결국 시동생인 연균과 시댁의 알지못한 강압에 의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열녀문을 하사받도록 하는 역활을 맡게 된다. 하지만 심간지당이라는 과부의 도움을 받아 그 위기에서 탈출하고 문학이라는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게 된다.
심간지당은 젊은나이에 지병으로 죽고 그의 아들들이 연이어 장원에 급제하면서 조정으로부터 열녀표창을 받았다. 어느날 젊은 서생의 만남을 통해 소설책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소설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고 오래된 지기인 매월과의 만남을 통해서 과부들이 모이는 청운계라는 모임의 수장이 되어 정기적인 모임을 갖게 되었다. 심간지당의 종인 춘삼을 통해보면 당시의 폐쇄적인 상황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다. 재가한 어머니 덕분에 그의 신분은 과거도 볼 수 없고 대리시험으로 근근히 살아가게 되었다. 능력보다는 신분이 사회진출의 제약을 받게 만드는 당시의 상황을 보여준다.
18세기의 여성들이 문학작품을 짓는 다는 것만으로도 사회적인 큰 이슈가 되었다. 심간지당이라는 인물과 연화를 통해서 당시 여성들의 모습을 볼수 있다. 정시은 작가는 연화전을 통해서 당시 여성들의 모습, 사회상, 스스로 사회적인 제약을 타파해 나가고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 개척정신을 보여준다. 여성이 개인으로서 꿈을 펼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던 시기에 가부장제에 대한 반역을 꿈꾸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녀들의 욕망을 소설의 소재를 삼아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젊은 작가가 역사물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많이 어려웠으리라 생각이 된다. 이 작품을 통해 좀더 탄탄하고 좀 더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개인적으로 역사물을 좋아하기에 김훈과 같은 그런 작가가 되길 한번 빌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