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이성의 역사를 한 번 살펴보자. 인간의 호기심은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것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와 우리 그리고 남에 대한 인식은 내가 아닌 그 대상을 알고 싶어했다. 우리의 주변 환경을 알고 싶다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지리학으로부터 시작하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우주, 우리 인간의 본성, 우리 주변에 있는 식량의 원천인 동식물, 그리고 우리몸의 내부 등 등 인간의 이성적인 판단과 연구는 현대의 과학을 이끌어 왔다. 20세기는 물리학의 세기였다고 한다. 물리학적인 많은 발견과 연구로 우리는 과거 우리의 선조들이 다만 상상만할 수 있었던 것들을 이룩했다. 인간은 날아 다닐 수도 있었고, 바닷속으로 갈 수도 있게 되었으며, 달에 까지 사람을 실어 나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커다란 개념(macro)의 연구가 주를 이루었던 시대였다. 그러다가 20세기 중반에 우리는 DNA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좀 더 작은 모습으로 우리의 몸에 감추어져 있는 물질들에 대한 해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것은 과학의 미시적인 부분(micro)인 것이다. 이렇게 작은 부분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인간 게놈지도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신의 영역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질 만큼 사회적으로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이 게놈은 그 안에 우리 인간이라는 종의 진화 역사에 대해 담고 있으며, 또한 개인이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 지에 대한 대답을 우리에게 줄 것이다.
이 책의 원제목은 [Abraham Lincoln’s DNA and Other Adventures in Genetics]이다. 즉 “에이브라함 링컨의 DNA와 또 다른 유적학의 도전들”이란 뜻이다. 이 책은 총 24개의 글들의 모은 것이다. 그 중 가장 처음의 글이 에이브라함 링컨에 관한 것인데, 그 내용을 보면 그가 마르팡 증후군 환자였을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마르팡 증후군은 2만 명 당 한 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한 유전병으로 이 질병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다양한 합병증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1962년 한 내과의사는 7세 소년에게서 마르팡 증후군을 발견한 뒤 소년의 가족의 유전자를 추적해 보았다. 마침내 그 소년이 링컨 대통령의 고조부인 모데카이 링컨 2세의 8대손임을 밝혀 냈다. 이는 링컨이 마르팡 증후군을 가질 가능성을 내포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링컨이 마르팡 증후군 환자였다는 증거는 없다. 또한 링컨은 우울증으로 고생한 흔적이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미국의 대통령직을 잘 수행했다. 링컨이 마프팡 증후군 환자였다는 것이 확인될 수 있다면 오늘날 그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은 시작이 된다. 이외에 유럽 왕가의 유전병(잘 알려진 것은 영국 왕실의 혈우병)과 물랭루즈 그림으로 위대한 미술가인 툴루즈 로트레크의 근친혼으로 인한 기형 등은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질병을 딛고 이룩한 천재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러시아 마지막 황제인 로마노프 왕가의 가족은 혁명당시 살해되었는데, 이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굴하여 DNA 검사를 통해서 그 유골이 로마노프 왕가의 것이었다는 결론을 내린다는 것에 대해 유전자 검사의 능력에 으스스함까지 느껴졌다. 이렇듯 이 책의 처음 네 개의 글은 유전자의 역사적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두 번째 장에서는 법정에서의 증거로서 DNA가 적극적으로 채택 되어 짐에 따라서 나타나는 새로운 법 적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유명한 OJ 심슨 사건처럼 유전자 검사가 부정확하다는 논증을 성공적으로 내세워 무죄로 풀려난 이야기와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뭔가 특이한 유전자가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정신병, 성격, 재능, 게이 유전자 등 인간에게 발생하는 질병이나 특별한 능력을 과연 유전자가 그것을 결정하느냐에 대한 네 개의 글은 이 책의 세 번째 장을 장식하고 있다.
네 번째 장은 유전 공학의 발달로 인한 유전자 변형 생물체를 만듦으로 인해 우리에게 새로운 식량을 공급해 주고 또한 유전자를 활용해 동물들을 멸종에서 구하는 것 이라든지,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이종간 장기 이식 등이 소개되고 있는데 유전자 변형 생물체가 건강과 환경을 해친다는 증거가 별로 없다고 하면서 이의 도입이 인간에게 좋은 것이라고 보면서도 이에 대한 부작용 및 종교적, 윤리적, 도덕적인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함께 지적하고 있다. 특히나 유전자요법이 발전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것과 건강한 사람의 능력을 강화하는 것의 경계를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 진다는 지적은 충분히 미래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부분으로 우리 인류가 프랑켄슈타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선을 잘 그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장에서 소개하는 글들은 유전학의 혁명적 발전에 따라 유전자로 인해 발병하는 질병에 대한 치료와 이의 상업성, 또한 이데 따르는 문제점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유전자 검사의 공개에 따른 프라이버시 문제, 인간 유전자 검사의 기본이 되는 냉동배아의 법적 위치 문제(즉 냉동배아를 인간으로 보느냐 아니면 하나의 개인재산으로 보느냐), 복제양 돌리의 탄생으로 인한 인간 복제의 가능에 따른 문제, 우생학의 적용 문제 등 유전자 공학의 발달로 말미암아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소상히 소개해 주고 있다.
유전자는 이제 우리의 옆에까지 와있다. 이런 부분을 모르고서는 우리의 미래를 걱정하고 준비할 수 없을 것이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 지구인들에게 유전자 공부는 필수적이다.
[인상깊은구절] 인류의 역사에서 진화의 방식이었던 유전자 재조합과 생식이라는 매커니즘을 우회할 수 있다는 발견보다 더 극적인 것이 또 있을까? 궁극적으로 인간은 복제 덕분에 엄청난 결과가 나타날 과학적이고 문화적인 항해를 떠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한참 먼 앞날에 인류는 스스로 진화를 이끌어갈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윌무트의 실험은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돈다는 증명만큼 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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