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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의 궁극적 목표는 언제나 '인간 조건의 개선'이다. 그 간단명료할 수도 있는 목표를 향해 철학자들은 사유를 거듭해왔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일상인들에게 철학은 대체로 저만큼 떨어져 외따로 존재하는 것, 형이상학의 추상적 난해함으로 다가오기가 십상이다. 나 또한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철학한다는 것은 상아탑에 틀어박혀 우리 삶의 이면의 진리를 머리싸매고 고민하는 것인 줄 알았다. 아니, 머리로는 철학이 우리 곁에 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을 하면서도 실제로는 그렇게 접근하지 못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고정관념을 흥미있고 유쾌하게 깨뜨리고 있다. 김동인, 김유정, 현진건 등의 우리에게 친숙한 근대 작가들로부터 신경숙, 박완서, 최윤 등의 현대 작가들, 또 도스토예프스키, 나다니엘 호손, 볼테르, 밀란 쿤데라, 파트리크 쥐스킨트에 이르는 외국 작가들까지 아우르는 소설들을 그 통로로 삼아 '내 머리로 철학하기', 나아가 '철학을 껴안고 살아내는 삶'의 지혜들을 역설하고 있다. '상식' 또는 '문화'라는 이름, 혹은 정설로 되어있는 듯한 우리의 주위 환경에 대한 새삼스러운 문제 제기- 그토록 확실해보이던 나의 삶이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산산이 부서졌던지.
물론 이 책을 읽어내자면 어느정도의 혼란이 뒤따를 것임을 나는 말해둔다. 그러나 아마도 그것은 '즐거운 혼란'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당신이 닫혀있는 삶의 방식을 고수하려고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것이야말로 삶 중에서 철학의 지혜가 불러일으키는, '철학의 본령'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지만은, 여기서의 철학은 그렇게 딱딱하게만 읽어낼 것은 아니다. 여기에 이 책의 장점이 있다고 본다. 자칫 경직되기 쉬운 철학의 언설들이 한껏 부드러운 문학 속에 자연스레 담아내는 우회로를 통하고 있기 때문에 한결 이해하기 쉬워지며, 또 그 철학이란 것이 중뿔나게 일상에 간섭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삶에 함께 하며 그것들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방법에 다름아님을 자연스레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옆의 TV에서는 '당신은 모르실거야'란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당신은 정녕 알고 있는가. 우리 삶의 일상적 틀이 갖는 폭력성을, 그리고 철학하며 살아내는 것이 창백한 본질과 진리를 머리로 이리저리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네 삶에 구릿빛 얼굴을 드러내는 '지혜'의 그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작가는 삶이 앎에 우선한다는 언급을 하고 있거니와, 철학한다는 것도 이러한 측면에서 '지식'을 성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혜'의 경지에 도달함으로써 인문학에서의 발전뿐 아니라 그것 자체로 인생의 묘미를 획득하는 과정임에 다름아닐 것이다. 그 방법상으로 문학 속에 담긴 철학의 의미를 들추어봄은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문학이 철학과 떨어져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문학과 철학의 두 장르가 공히 백색의 이론이 아니라 인생의 구석구석에 뿌리를 두는 것임에 주목할 때, '소설 속의 철학'을 색다르게 해석함은 어쩌면 인생을 살아내는 데 있어 가장 손쉽고도 재미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닌가, 라고까지 생각되는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태연하게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이성을 최후까지 갖는 것이다." 하지만 K가 최후까지 매달렸던 이성의 힘과 법의 정의는 보여주어야 할 기적을 끝내 보여주지 않는다. 집행인의 칼이 그의 가슴을 찌르려는 찰나 마지막으로 그가 '목을 돌리고 주위의 동정을 살펴보았'지만 구경꾼 하나가 먼 곳에서 창문을 열고 연민의 눈길을 던져왔을 뿐이었다. 실존주의의 맥락에서 보면 이 심판에서 문제되는 것은 '어처구니없이 부조리하다'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 삶의 문맥 자체가 그토록 부조리하고 불합리하며 헤아릴 수 없는 모순과 역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록 '허망한 정열'로 그치게 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것들에 마지막까지 시지푸스적 저항과 반항을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개 같은!"이 무엇을 향한 저주인가가 분명해지게 된다. 그것은 자신의 심장에 세 번이나 칼질하는 형 집행인에 대한 것이 아니다. 또한 얼굴을 보인 적 없는 재판관, 소송을 제대로 열어주지 않은 법정, 어처구니없는 모순으로 주어지는 이 운명에 대한 것도 아니다. 결국 최후의 순간에 이 사실을 깨달은 요제프 K 자신에 대한 것이다. 그 |
|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판되는 '문지스펙트럼'시리즈의 책을 자주 사는 편이다. 작은 문고판으로 된 책이지만 이 시리즈의 책들은 작지만 아주 꽉 찬 내용으로 되어있어서 읽을 때마다 많은 것들을 얻고 또한 책을 잘 샀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책들이다. '소설속의 철학'은 한국소설과 외국소설 여러편들을 통해서 그 속에서 나타나는 철학들을 살펴보는 책이다. 우리들은 철학이라고 하면 아주 딱딱하고 어렵고 어떤사람들은 고리타분하다고 말하기도하는데 철학은 우리의 삶에서 뗄레야 뗄수 없는 분야이다. 철학과 사상이 포함되지 않는 분야가 있을까? 우리들이 쉽게 접하는 텔레비전이나 영화에도 이런 것들이 들어있다. 문학에도 마찬가지이다. 그 문학작품안에 수많은 철학들이 살아숨쉰다. 어떻게보면 작가는 문학으로 말한다기 보다는 문학을 통해서 작가자신의 사상, 작가의 철학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소설들을 통해서 깊이있는 철학의 세계를 접하므로 우리들이 그 소설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고 또한 문학을 통하여 철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비록 작은 책이지만 큰 책들 못지않게 훨씬 유익한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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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지 스펙트럼'을 사랑한다. 가방에 넣어도 절대 무겁지 않은 크기, 언제 어디서건 부담없이 꺼내 읽을 수 있는 가벼운책.. 물론 '할리퀸'이라는 비슷한 사이즈의,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있는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문지스펙트럼의 책은 정말 강력하게 사.볼.만.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전권을 구입할 예정이다.
'소설 속의 철학' 역시 문지 스펙트럼 답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한 책이다. 백치 아다다, 봄봄, 날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풍금이 있던 자리, 돈키오테, 로빈슨 크루소, 백경,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싯다르타.... 모든 사람들이 적어도 이중 서너권정도는 접했을 고전들이다. 이 고전들을 통해, 그것이 함유하고 있는 철학적 의미를 알게 된다. '익숙한' 것들에서 '새로운'것을 배우는 최고의 학습법을 구가하는 셈이다.
'철학'을 배운다 해서 어려운 책일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책을 보고, 느끼는 감정들, 그 모든 것들이 철학이다. 이 책에서 이왕주씨는 '봄봄'에 대해 이러한 철학적 성찰을 적어두었다. 색시가 될 점순이의 키가 어서 빨리 자라길 바라는 나와 어떻게서든 공짜로 더 부려먹으려는 장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란, 어제와 오늘을 특별한 존재로 기다리는 삶과 차별없는 동일함 속에서 받아들이려는 삶이라고. 그것이 장미와 종달새, 주판과 문법이란 양태로 드러나는 것이라는.
'봄봄'을 읽고 이런 생각을 해봤던 적이 없던 사람이라면, 참 많은 생각을 해보는 좋은 독자일 것이다. 그러나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어떤가? 그런 신선한 생각을 마구마구 맛볼 수 있게 해주고, 어쩌면 당신에게도 그런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해줄지 모를,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은데? [인상깊은구절] K는 유죄다. 아무 죄 없이 무고하게 죽은 게 아니라 마땅히 죽어야 할 죄로 죽은 것이다. 니체에 따르면 저항과 거부가 없는 무조건의 순종은 디오니소스적 열정으로서 해방되어야 할 생에 대한 모독이다. 그러니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인 것이다. 따라서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K의 다음과 같은 독백은 그가 그러한 죄인임을 보여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
| 소설 속의 철학. 그 얼마나 멋진 이름인가! 멋진 이름이라는 아주 지극히 단순한 생각에서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소감이란..... 아주 괜찮다는 것이다. 그 옛날의 문고판 책들의 유용성을 다시 느껴볼 수 있다는 것도 이유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한 책의 선택과 그 속뜻이 참 많이 도움이 된 이유이다. 솔직히 나는 국내 소설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타입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좋지 않은 습관들에 동요가 생기기도 했다. 처음에 책을 읽을 땐 어렵기도 했다. 솔직히 내가 느끼지 못하고 발견 하지 못했던 많은 문제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책속에 소개된 책들을 읽을때 내가 발견 하지 못했던 이면들을 소설 속의 철학 에서 발견하면서 나는 잠시 내가 책(소개된)을 헛 읽은 것은 아닌가 하는 일말의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다. 어찌보면 철학전공의 저자들에 대한 어줍잖은 열등감이었는지 모른다.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소설 속에 담긴 심오한 철학을 다시 곱씹을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는 책이었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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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책이지만, 그 내용만은 어느 두꺼운 책보다도 머리속을 꽉 채웠다. 소설은 소설다운 맛으로, 철학은 철학다운 맛으로, 아니 둘 다 어려워하면서 끙끙대며 읽어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을 대하면서 소설과 철학을 그처럼 내 삶의 가까이로 끌어 당겨 본적은 없을 것이다. 아마도 나의 독력 때문이 아니라, 저자들의 빼어난 글 솜씨에 있을 것이다. 소설과 철학은 각기 가는 바가 다르다. 소설은 세상 사람들의 삶들을 돌아보면서 거기에 허구라는 장치를 통해 세상을 재 조명한다. 철학은 삶 본령은 무엇인가 혹은 삶을 어떻게 영위해야 하는가 등등 어찌보면 "메타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잘 어울리지 않는 분야를 자자들은 너무나 재미있고 쉽게 연결시키고 있다. 저자들은 한국소설과 외국소설들을 철학, 아니 삶의 본령으로 끌어 당겨 융화시키고 있다. 그래서 소설인지, 철학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아마도 저자들은 이와같은 점들을 목표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문학 장르 중에서 가장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소설도 좋지만, 시도 철학과 함께 읽을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들의 또 다른 작품을 기대한다. [인상깊은구절] 자신이 선택하는 삶을 핑계할 수 없게 만드는 그 막막한 자유 때문에 대자는 불안하고, 이 삶은 오직 내가 살아가야 하는 삶이어서 실존은 고독하다. |